/2003-10-01연구소 행정실장님댁 집들이 주인장이 속해있는 연구실은 학교 건물인 301동에 방이 두 개, 그리고 별도의 연구소 건물인 '서울대학교 컴퓨터 연구소'에 방이 하나 있습니다. 올해 초에 컴퓨터 연구소 쪽에 있는 방으로 내려와서 생활하고 있지요. 컴퓨터 연구소 안에 행정실이 있고, 컴퓨터공학부에 속한 많은 연구실들이 외부 프로젝트 등을 수행할 때 이곳을 통해서 이런 저런 절차나 서류, 비용 처리 등을 합니다. 이 행정실에 제은태 실장님이란 분이 근무하고 계신데... 정말 세상에 이런 분이 없습니다. 86년부터 컴퓨터공학과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몇 년 전에 컴퓨터 연구소로 옮기셨는데, 과사에 있을 때부터 한 번 본 학생들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았답니다. 저 역시 석사 1학년때 선배의 소개로 한 번 인사를 드렸는데 그 후로 매번 이름을 불러 주시더군요. 이름만 기억하는 걸로 끝나면 이렇게 거창하게 얘기하지 않겠죠. 제 실장님을 보면 정말 놀라운 것은, 서류 작성 등의 일처리를 최대한 도맡아 하신다는 겁니다. 301동에 있을 때 툭하면 과사에서 이거 작성해 달라 저거 제출해 달라 요구하는 게 많아서 이런 저런 문서들을 작성하느라 매우 피곤했는데, 컴퓨터 연구소가 관련된 프로젝트 등에 관련한 문서들은 프로젝트 보고서 자체를 제외하고는 제가 따로 작성한 게 거의 없습니다. 제가 한 것은 기껏해야 영수증들 긁어 모은 정도. 그 영수증들을 가지고 비용 합산하고 관련 서류 작성하고 하는 모든 것을 실장님이 알아서 합니다. 어떤 때는 "이건 당연히 우리가 해야겠군" 하는 문서가 있더라도, 다음날 행정실에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물으러 가보면 실장님이 "그거? 어제 해서 보냈지" 라고 하시는 바람에 "네? 아 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하고 멍..하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학생들이나 연구실 쪽을 위해서 번거로운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뭔가에 6만원을 썼는데 그만 간이영수증을 받았다면 (보통 5만원 이상은 세금계산서를 받아야 합니다) 실장님은 그냥 그 영수증을 받아간 후에, 직접 업체에 전화를 해서 "이러이러하니 세금계산서로 다시 좀 보내 주쇼" 합니다. 세금계산서가 오면 영수증이 있던 자리에 그것을 바꿔 놓겠죠.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다른 공무원이었다면 "간이영수증은 안 되요, 그것도 몰라요? 세금계산서 가져 오세요" 하고 반려했을 겁니다. 어떻게 하든 월급은 똑같이 나오는데, 실장님은 '행정실이 할 수 있는 일은 행정실이 한다'라고 말씀하시며 그렇게 실천하시는 거죠. 출근을 7시쯤 해서 퇴근 시간까지 꼬박 일하고 계십니다. 행정실 갔을 때 스포츠신문이나 보면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네요. (뭐 제가 훨씬 늦게 출근하니... 이른 아침에 신문을 다 보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이쯤 되니... 학생들이 참 고마워하지요. 나이많은 선배들은 개인적으로도 친하게 지내고... 얼마전에 실장님이 일산으로 이사를 가셔서 오늘 저희 연구실 선배들이 집들이(를 빙자한 술자리^^)를 간다고 하더군요. 보아하니 참여멤버들이 나이 지긋하고 술 좋아하는 선배들이고, 저는 술을 매우 싫어하니 먹지도 않을 거고, 장소가 일산이라 가고 오는데 두 시간 이상 걸릴 것임에도 두말하지 않고 따라 나섰습니다. 지난 번 프로젝트 때, 아무것도 몰라서 (입학 후 처음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거였는데 제일 선임이었거든요 -_-) 엄청 버벅댈때 서류 작성이나 비용 처리 등을 실장님이 거의 다 해 주셨기 때문에 제가 신세를 이만저만 진 게 아니거든요. 이리하여... 일산까지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갈 때는 자유로(? 제가 지리를 잘 몰라서, 길 이름이 맞나 모르겠네요)에서 교통사고가 났는지 차들이 많이 막혀 좀 힘들었지만, 도착하니 주변이 참 깔끔하더군요. 식사는 '애니골(애니콜이 아님.. ^^; 이름의 유래는 모르겠음)'이란 동네에 가서 오리고기를 먹고, 실장님 댁에 와서 양주와 맥주를 마셨습니다. 양주는 예전에 랩여행 갔을때 샀던 시바스리갈 18년짜리였는데, 그게 좋은 술이라고는 하던데 저는 원체 술을 못 마시고 좋아하지도 않는터라, 옆에서 콜라만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10시 반쯤에 그곳을 나왔는데, 갈 때 탔던 승용차 중 한 대는 방향이 다르고 다른 한 대는 집이 그 근처라서 돌아올 때는 두 명이서 좌석버스로 영등포까지 온 후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어차피 술도 안 마시는데 승용차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중고차구입을 생각만 하고 절차를 밟기 귀찮아서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_-;;) 끝에 가서 피곤하고 졸리긴 했지만 기분은 좋은 자리였습니다. (게다가 웬일인지 술 안 마신다는 구박도 전혀 안 받고..) 면전에서는 쑥스러워서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늘 감사합니다 멋쟁이 실장님!!! Palm 신기종들의 러쉬 최근에 KPUG 이나 Clien 등의 사이트가 사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너무 느려졌습니다. 한 번 클릭해서 화면이 뜰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되다보니 자연히 발길이 멀어지더군요. 그런데 간만에 들어갔더니 최근에 OS5 를 탑재한 신기종들이 여럿 출시되었나 봅니다. 이제는 뭐가 뭔지 제품 라인업조차 파악을 못한 상태입니다만, 구매 욕구를 상승시키기에는 충분하더군요. 그렇지만... 지금 쓰고 있는 클리에SJ-33 으로도 뭐 불만 없이 살고 있기에... 이번에는 꾸욱 참고 넘길 수 있을 듯 합니다.
/2003-10-03"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거 참, 영화포스터 구하려고 [공식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만 플래쉬의 난무 속에 정작 제대로 된 포스터 이미지를 찾지를 못하겠네요. 영화 홈페이지는 그렇게 안 만들면 안 되는 건지... (메뉴들의 제목은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뭐가 무슨 메뉴인지 파악하기가 힘들어서 좀 그렇지만) 사실 거의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습니다. 배용준? 남자는 관심 없음. 이미숙? 아주머닌데 뭐.. 전도연? 취향 아님.. 직전에 '오 브라더스'를 보고 매우 흡족했던 터라 더더욱 크게 실망할까봐 걱정했는데... 예상 외로 재미있더군요. 배용준이 나름대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 주효한 듯 합니다./2003-10-04juniten 네 집에 사촌들 집합(?) 한줄잡담에 가끔씩 한 마디씩 남기는 juniten 양은 주인장의 사촌동생인데, 몇 년 전에 주인장의 친구와 소개팅을 시켜줬더니만 어찌어찌하여 결혼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과천에 살림을 차렸는데, 오늘 (으음.. 사실 이 일기는 5일날 밤에 쓰는 건데.. 오늘이라 표현하니 꼭 밀린 방학숙제 하는 기분이군요) 그 집에 서울사는 이종사촌들이 모였습니다. 주인장의 외가 친척이 좀 많아서.. 사촌들 중 '극히 일부'가 모였다고 해야 정확할 듯 싶네요. 학교 때문에 대전에 가 있던, 주인장의 동생도 올라와서, 주인장과 동생이 방배동으로 가 juniten 양과 동갑인 방배동 신 양을 만나 신 양의 차를 얻어타고 과천으로 향했습니다. 평소에는 그 시간에 그 방향으로 갈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남부순환도로 방배동에서 사당사거리까지가 장난 아니게 막히더군요. 사당역부터 낙성대를 지나 신림까지 오후에 막히는 거야 매일 봐 왔지만, 단 한 블럭 정도를 지나 과천으로 좌회전하느데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집주인 juniten 이 알려 준 길이 아닌 다른 길을 통해 가는 바람에, 목적지를 찾지 못해서 정부종합청사 안으로 난입할 뻔 하는 사태가... 결국 예상보다 30분은 더 걸려서 도착을 했군요. 뭐 제대로 된 집들이를 하자는 것이 아니었던 터라 빈 몸으로 어슬렁 갔는데, juniten 양이 어찌나 정성들이 음식을 장만했는지... :-) 맛있는 스테이크에 맛있는 샐러드에 맛있는 전까지!! 앞으로 자주 놀러가야 할 듯 합니다. ^_^ 저녁을 먹고 난 후에 주인장이 가져간 '[보난자]'라는 카드게임을 하며 놀았습니다. 여름방학때 연구실 사람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면서, 보나마나 밤에 포커판이 벌어질텐데 돈 걸고 하는 것이 주인장은 질색인터라 대안을 만들어 두려고 구입했던 게임입니다. 여행 때도 나름대로 잘 써먹었는데, 오늘도 저녁 먹고 나서 수다만 떨기 심심하지 않을까 싶어서 들고 갔더니만 열심히 콩을 심느라 두 시간을 훌쩍 보냈습니다. 오히려 게임을 하느라 제대로 얘기를 못 나눈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군요. :-) 소개팅 시켜줄 당시는 '잘 되든 안 되는 둘이서 알아서 해'라는 입장이었던 터라 (소개팅 당일날도 나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전화번호만 넘겨주고 집에서 잤던 걸로 기억합니다 ^^;) 이렇게 알콩달콩살고 있는 모습 보니 참 신기(?)하네요. 앞으로도 잘 살기를~
/2003-10-06다운이의 앞날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 가슴만 아프다./2003-10-07인터넷 공유기 구입 AnygateGW300A 를 구입했는데, 쉽다고들 하더니만 포트 포워딩 하나씩 맞춰주는 것도 꽤 일이로군요. 집집마다 위키를 달자 UseModWiki 사용자 모임 홈페이지가 http://cgi.chollian.net/~royalpink/wiki/wiki.pl 입니다. 오늘 간만에 찾아갔다가, 별 생각 없이 뒤에 디렉토리는 빼고 http://cgi.chollian.net/~royalpink/ 만 넣어봤지요. 푸훕!!! ^_^ 처음에 위키가 도대체 뭐야..하던 때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일년만에 다시 보니까 아이콘, 글꼴, 색상, 글 모두 귀여워 죽겠습니다 ^^ 집집마다 위키를 답시다~/2003-10-08어김없이 찾아온 불청객출처: [마린블루스] 겨울보다 봄가을에 일교차 심하고 꽃가루 날리는 시점을 멀쩡히 보낸 적이 없습니다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제 밤부터 목이 아프더니 코가 막히고 목이 붓고 머리가 띵~하군요. 오늘은 일찍 자야겠습니다. 마린블루스의 감기군은 귀엽기라도 하지.. Palm 신기종 공동구매 지금 쓰고 있는 클리에 SJ-33 이 딱히 아쉬운 데가 없는지라... (DateBk5가 일일 일정 화면에서 작은 글꼴로 출력이 안 된다는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고..) 어떻게 참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텅스텐 E 는 정말 탐나는군요. 예전에 코오롱이 Palm m505 수입판매하다가 관두고 떨이로 팔 때의 가격도 27만원 선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비슷한 가격에 OS5 신품이 나오는 시대가 되었다니... 제품 수명이 너무 짧아요 짧아.. 텅스텐 T3 는 원래 40만원 넘어가는 것은 들고다니면서 막쓰기 들고다니기 부담스러우니 아예 눈길이 안 가고... 사실은, 오늘 일기를 작성하기 시작하던 시점까지는 '사야지 사야지 사야지...' 였습니다만, 위에 "..딱히 아쉬운 데가 없.." 까지 썼더니만 구매의 욕구가 가라앉았습니다. (원래 쓰려던 말은 "딱히 아쉬운 데가 없긴 하지만.." 이었죠 ^^;;;) m505 를 떠난 이유가 '배터리가 매우 아쉬워서'였으니, 이번에는 매우 아쉬운 점이 없는 이상 참기로 하죠. (이러다 며칠 후에 또 맘이 바뀔지도..) 어쨌거나, KPUG에서 텅스텐T3 와 텅스텐E 를 공동구매하나 봅니다. 뭐 그렇다고요. :-)
/2003-10-09연구실 감기 경보 며칠 전부터 선배 한 명이 콜록거리더니, 그 뒤를 이어 제가 감기에 걸렸고... 301동 연구실 쪽도 올라갔더니 환자가 여럿 있군요. 내일하고 모레 일박이일로 교외교육을 간다던데 (학부생과 대학원생과 교수님들이 단체로 가는 MT 비스무리한..) 숙소가 야전병동이 될 것 같군요. 어떤 연구실은 교수님이 학생들을 죄다 교외교육에 보낸다던데 저희 연구실은 다행(?)히... 석사 과정만 가는군요. :-) 내일은 수업도 없고 세미나도 없게 되었으니 부담이 덜하군요. 뭐 하나 하려면 이리 갔다 저리 갔다(무슨 똥개 훈련도 아니고... 이미지원본:[1]) 박사 과정 수료를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학생이 아니라 연구생 신분이 되지요. 매 학기 연구생 등록금을 내는데.. 등록을 안 할 수도 있긴 한데 그러면 교내에 차를 몰고 다닐 수가 없게 되죠. 연구실에 박사 과정 (저보다 나이는 어리고, 연구실 입학은 빠르니 뭐라고 칭해야 될런지) 한 명이 석 달동안 외국에 가 있는데, 오늘이 연구생 등록 마감일입니다. 그 친구는 모레 귀국하고... 그래서 어제 제게 MSN 으로 부탁을 하더군요. 지난 학기 경험에 따르면 38동 농협 (301동에서는 안 된다나) 에 가서 학번과 주민번호를 적어서 돈과 함께 내면 될 거라고. 그래서 오늘 아침에 마을버스를 타고 301동 아래 삼거리까지 간 후 내려서 38동을 향해 터벅터벅 걸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우회전해서 자동화 연구소나 신소재 연구소 앞에서 내린다..는 것이었는데, 하필 오늘따라 302동 소방훈련을 한다고 오전에 그쪽으로 돌아가지를 않는다더군요. 항상 뭔가 꼬일 때는 다른 일이 같이 꼬이는 법입니다) 감기 때문에 속은 울렁거리고 코는 맹맹하고 머리는 띵한 채로 농협까지 갔지요. 있을 법한 고지서 용지가 없더군요. 그래서 직원에게 연구원 등록하러 왔다고 말했더니... "고지서 안 뽑아 오셨어요?" 그럽니다.. 경험상 이쯤 되면 뭔가 쉽게 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른 사람 대신 와서 고지서가 없다고 하고 학번을 불러 줬습니다. 직원이 자기 앞에 있는 컴퓨터에 학번을 입력하더니만 그 학번이 맞냐더군요. 분명히 어제 제대로 받아 적긴 했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연구실에 전화해서 알아봐 달랬더니 맞답니다. 직원이 다시 한 번 입력해보더니 한다는 말이, "조회가 안 되거든요? 출력해서 가져오셔야겠는데요" -_-;;; 학번도 알고 주민등록번호도 알고 돈도 가지고 왔는데, 고지서를 가져오지 않는다면 안 됩니다.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내겠다는데 까다롭기도 합니다. 다시 그 몸으로 연구실에 가서 뽑아올 힘도 없고, 고지서를 뽑으려면 그 짜증나는 서울대학교정보화포털에 들어가야 할 터인데 나는 그 친구의 아이디와 암호를 모릅니다. 스웨덴에 있는 친구에께 물어볼 방법도 없고. 그래도 일단 시도나 해보자, 혹시 학번만 알면 고지서는 과사 홈페이지 정도에서 뽑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라는 생각에 일단 농협 옆에 있는 공과대학 전산실에 들어갔습니다. 공대 전산실은 학부 때 많이 이용했었는데 (제가 컴공 출신이 아니라서, 컴퓨터를 쓰는 숙제를 하려면 여기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오늘 가보니 꽤나 깨끗해지고 모니터도 죄다 액정에 좋더군요. 근데 그 앞에 앉아서 로그인하려 했더니 계정이 없어졌는지 로그인이 안 됩니다.. 계정을 신청하려면 다시 전산실 사무실에 가서 서류 작성하고 신청해야 하는데 당장 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연구실 선배 중에 전산실 조교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선배에게 아이디를 얻으려 전화를 했더니 안 받습니다... ㅠ,.ㅠ 결국 모든 방법이 봉쇄된지라.. 다시 터벅터벅 신기술 연구소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301동에 있는 과사에 가서 고지서를 받아서 내야겠는데, (그나마 다행으로.. 301동에 있는 농협에서도 받아 준다는 확답을 듣고 왔습니다) 이 몸으로 걸어서 올라갈 힘도 안 나고.. 좀 있으면 점심을 먹으러 기숙사 식당에 갈 테니 그 때 선배차를 얻어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점심 먹고 301동에 올라갔더니 12시 40분인데... 생각해보니 이 시간에 과사에 사람들이 있을리가 없지요. 점심시간이니까. 저는 1시부터 3시간 동안 수업이고, 수업 후에 처리하려다가 잘 안 풀리는 날에는 끝장이니 결국은 301동에 있던 후배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가보니 등록을 해 왔더군요. "고지서는 과사에 있디?" 하고 물어봤더니 후배의 대답인즉... "과사에서 다시 공대에 전화를 해서 뭐라뭐라 한참 확인하더니 출력해주던데요" 라더군요. 그말인즉슨... 제가 그 38동 농협에서 바로 옆 건물에 있는 공대 사무실을 갔으면 바로 고지서를 뽑아올 수도 있었다는 얘기로군요. (하긴 공무원들 하는 게 다 그렇듯이... 단대에 가면 또 과사로 보냈을 가능성도 반반입니다) 뭐 농협 직원이 거기까지 알 수 없어서 과사로 가라고 했던 것까지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만... 재작년에 대학원 입학 때는 저야 이미 충분히 학교의 시스템을 겪었기에 확실히 절차를 밟아 갔지만, 타교에서 온 사람들, 특히나 전기 컴공 기계 등 301동에 있는 학과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고생 좀 했을 겁니다. 뭐 하나 빠뜨리면 37동 공대사무실과 301동 과사 사이를 왔다 갔다 해야 했을 테니... 제가 서류 제출하러 들렀을 때도 제 앞 사람이 그 꼴을 당하고 있더군요. :-/ 웬 민방위 그러고보니 어이없는 일이 하나 더 있었군요. 예비군 훈련을 갔다 온게 불과 열흘 전인데, (/2003-09-29) 며칠 전에 집을 나서는 경비원 아저씨가 붙잡습니다. 통지서를 가져가랍니다. 뭔 통지서? 갔더니만 13일날 민방위 교육을 받으러 구민회관에 오랍니다. 예비군 훈련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방위가 나온다니 경악할 노릇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훈련은 끝이라지만 아직 내년 8년차까지는 분명히 예비군이고 그게 끝나야 민방위일텐데 제가 잘못 알았나 싶어서 어리둥절한채로 학교를 갔습니다. 그런데 연구실 사람들은 다들 생판 처음 듣는 소리라 하더군요. 그래서 동사무소에 확인 전화를 하려다가 일도 바쁘고 해서 며칠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주민등록증을 찾으러 동사무소에 갔습니다. 이것도 신청한지 꽤 되었는데 지금껏 미루다가 이제서야 간 겁니다만.. 간 김에 동사무소 건물에 있는 예비군 동대에 갔더니 사병 하나가 벌떡 일어나며 어떻게 오셨습니까 하고 묻더군요. (에구 불쌍하게도... 이제 일병이던데 언제면..) 사정을 얘기하려는데 "민방..."까지만 얘기하니 혹시 민방위 통지서 받고 오셨냐고 묻더군요. 대충 감이 잡히더군요. 아니다 다를까 제 통지서를 받아들고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더니만 와서 하는 말이, 동사무소 직원의 실수로 예비군들에게 죄다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갔다는 겁니다. -_-;; 사람이 실수할수도 있는 거고, 어차피 주민등록증 찾으러 갔던 거니 딱히 헛걸음한 것도 아니고 해서 거기까지는 별 불만이 없습니다만... 이런 사소한 실수에서부터, 주민번호 입력 잘못으로 엉뚱한 사람이 전과자 되고 수배자 되고, 고등학생들 생활기록부가 병무청으로 넘어가질 않나 결국에는 국회에서 양가 아저씨 사건이 터지지 않나, 예전에는 군밤 봉지에 동네 주민들 신상명세가 쭈욱 찍혔던 적도 있건만, 어찌하여 이놈의 윗대가리들은 입만 열면 안전하니 어쩌니 하면서 NEIS 니 전자주민카드니 하는 전(電)화야욕의 꿈을 못 버리고 있으니 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속이 터질 노릇입니다. /2003-10-10대통령 재신임 제가 현실 감각이 없어서 그런지...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는 정말 별 것도 아닌데 너도 나도 호들갑을 떠니까 별 것처럼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은 일들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 것은 진짜로 '별 것'인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네요. 언론도 정당들도 국민들도 다 속된 말로 생까버리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지 않을까... 여러 언론 사이트에서 의미와 파급 효과를 설명하고 예측하고 하고 있지만, 별로 와닿지가 않는군요. 저야 대선 때 다른 후보에게 표를 줬습니다만, 그 많던 노란 목도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지지자들은 등을 돌리고, 반대자들은 한층 더 잔인하게 물어뜯는 속에서 전전긍긍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네요. 뭐가 어찌 되었든, 부디 남은 기간은 옳은 길을 걸어가시기를.
/2003-10-13부모님 상경하시다 토요일날 부모님 상경. 저녁을 같이 먹고, 일요일날 아버님만 출장과 여행을 겸하여 외국으로 뜨시고.. 어머님은 아버님이 귀국하실 때까지 일주일간 서울에 계시다가 (고향집은 누가 보나..) 같이 내려가신답니다. 고로... 일주일간 집에서 밥다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_^. 오늘도 아침 식사까지 하고 나왔더니 지금껏 배가 안 고프군요. 우후후... 그런데 밤에 담배를 피기 힘들다는 불편이 있군요. 부모님 오시기 일주일 전에, 간만의 대청소를 했었기 때문에 꽤 뿌듯했습니다만... "바닥 언제 닦았냐" "일주일 전요" "일주일씩 안 닦은 바닥 걷던 발로 침대에 들어가려면 기분 안 나쁘냐?" "예? 아.. 하하... -_-;;; (청소 전에는 두 달 안 닦은 바닥이었는데요.)" NewsGroup, 기억하십니까? RSS 패치를 적용한 이후에, rss 가 나오는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리더 프로그램 (SharpReader 를 쓰기로 했습니다) 에 추가하는 데 재미를 붙였습니다. 시스템 트레이에 있던 초록색 "#" 모양의 아이콘이 노란색으로 바뀌면 창을 띄워서 새로 올라온 글들을 봅니다. (위키의 경우는 사실 북마크를 사용해 보는 게 더 편합니다만) 그러다보니 영락없이 몇 년 전에 아웃룩 익스프레스 등으로 NewsGroup 을 등록해서 읽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뉴스서버마저 찾기가 힘들어 구글에서 필요할 때 찾아 읽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던 곳인데 스팸에 치이고 웹게시판에 밀려서 잊혀져 가는게 아쉽습니다.
/2003-10-14클리에용 GPS 를 지르다!!! 이제... 차를 질러야 한다... -_-a 뭔가 순서가 이상해... Clien에서 [RoadScan Clie] 공동구매를 하기에 덥썩 물었음../2003-10-15자동차 계약 중고차구입을 한다고 석 달째 계획만 세워놓고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결국 새 차를 사기로 했습니다. 도저히 제대로 된 중고차를 살 자신이 없더군요. 제가 가진 돈으로 새 차를 사는 것은 무리라 결국 부모님의 도움을 받게 되었으니, 정확히 말한다면 새 차를 얻는다고 해야겠지요. 오늘 대우자동차 영업소장과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마티즈MX 일반형+ABS+동반석에어백 이었는데, 마티즈에 ABS 를 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거보게 Danny, "경차에 ABS 가 웬말이냐"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니깐..) 이 옵션으로는 보름 이상 기다려야 차가 나온답니다. 더 큰 문제는, 11월에 출고가 되기 때문에 대우에서 10월에 하고 있는 "일시불 50만원 할인 or 3년 1% 이자로 할부" 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계약하고 돈내는 날짜가 아니라 구매자가 물건 받아보는 날짜를 기준으로 그런 것들을 적용하는 것이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입니다만) ABS 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은, 현재 재고가 있는 것이 마티즈MX고급형+컬러팩+ABS 인데, 동반석 에어백이 없어지는 것은 그렇다치고 기종이 고급형으로 뛰고 게다가 제게 전혀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는 컬러팩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 맘에 안 들어서 고민을 잠시 했습니다만... (ABS 를 빼고 ME 기종으로 하향지원할까 했는데, 차마..) 컬러팩은 영업소장이 부담해 주기로 했고.. 그리고 나면 위에서 말한 차값 할인을 고려하면 결국 비슷하게 비용이 들게 되는 터라 그냥 이놈으로 정했습니다. 몇 가지 느낀 점은..
담임: "어디 가고 싶냐?" 주인장: (속으로는 'N 고, N 고, N 고!!!' 그러나 왠지 그리 말하면 피곤해질 것 같아서) "우물쭈물.. 그냥 보내주는 데 가야죠" 담임: "피식... N 고 됐다" 주인장: ('앗싸!!!') 여전히 겉으로는 좀 맘에 안든다는 표정을... "아 네.." 담임: "껄껄~~ (제 표정을 보고는 자신의 장난이 통했다는 생각에 유쾌했는 듯) O 고다 O 고." 주인장: "...예!?" -_-;;;;;;;교무실을 나오면서 주인장이 얼마나 궁시렁거렸을런지는 두 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게다가 절친했던 친구들 몇 명이 죄다 N 고에 가 버리고, 설상가상으로 예비소집일날 갔더니만 입학도 하기 전에 천자문 열번씩 써오기 숙제를 내지 않나.. 웬 사진기사 같은 험상궂은 사람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미술 선생님이라 하지 않나... (O 고 "빽광"이라고.. 유명하더군요) 암튼 그 후 몇 달간 정말 우울했습니다.
/2003-10-18차 몰고 학교 오기(이렇게 되지 맙시다 [이미지출처]) 차 구입이 정말 순풍에 돛 단 듯... 15일날 계약하고 17일날 받았습니다. (6주를 기다렸다는 얘기도 들었었는데..) 사실 16일날은 하루 종일 괜한 짓을 아닌가 싶어서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뭐 지금도 마찬가지 심경입니다만... 큰 사고 내지 않고 잘 끌고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같습니다. 사고를 내도 혼자 죽든 살든 해야지, 다른 사람까지 끌고 들어가면 안 될 텐데요. 어쨌거나 어제 오후에 집에서 차를 받아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에... 아파트 건물을 한 바퀴 돌아본 후.. 바로 등록증을 챙겨서 전철타고 학교로 왔습니다. 정기주차권을 받아야 교내로 차를 가지고 들어 올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도 역시, 학교 홈페이지에는 신청서와 등록증 사본만 가지고 학교 본부로 오면 되는 것처럼 쓰여 있었지만, 그 신청서 구석에 보면 담당자 확인란이라 하여 학부 사무실에 가서 도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 슬그머니 들어 있습니다. 미리 알아보지 않았으면 본부와 301동을 왔다 갔다 할 뻔 했군요. :-/ 301동 들러 도장을 받고 다시 본부 가서 신청하고... 그리고 Zehn02양 사는 동네에 가서 만화 좀 보며 놀다가... 밤에야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보면 새 장난감(?)이 생겼음에도 바로 대여섯시간을 떨어져 있을 수 있었다니 스스로의 자제력에 놀랐습니다. -_-;;; 연구실에 운전경력이 많은 선배들이 있으니, 한두시간쯤 옆에 모시고 운전에 관한 조언을 청할 계획입니다만, 당장 차를 학교까지 어찌 가져 갈 것인가가 문제더군요. 별 수 없이 오늘 아침에 - 차가 적을 시간에 온다고 평소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나왔는데,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 차가 많을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엄청난 긴장감 속에 집에서 학교까지 끌고 왔습니다. 어제 밤에는 기름을 채워넣을 것을 생각해 뒀는데 오늘은 까맣게 잊고 그냥 왔습니다. ㅠ,.ㅠ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이사온지 2년쯤 되었고.. 학교까지 버스, 지하철, 택시, 남의 차 등으로 왔다 갔다 했었기 때문에 여러 코스를 알고는 있는데... 교차로 진입 전에 언제쯤 어느 차선으로 서야 하는지는 전혀 몰라서 남의 차 눈치 보느라 혼났습니다. 그래서 차가 막히지 않았고 다른 차들이 매너있게 슬슬 끼워줘서 큰 무리 없이 왔습니다.. 경로
/2003-10-20주인장과 마티즈 사진자세한 스토리는 마티즈 파일을 찾아주세요. 주인 허락도 없이 다이어리를 쓰고 말았네요. ^^;; -- Zehn02 2003-10-20 11:36 am
이라크 파병
차 구입 때문에 정신없던 와중에도 사람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더군요. 정확한 URL 은 모르겠지만 오마이뉴스 독자의견이란 글 하나 퍼옵니다.
수렁.. 조회수:924 , 추천:34, 반대:1
isobel(isobel), 2003/10/20 오전 12:58:12
영어 단어중에 quagmire라는게 있는데 수렁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단어는 미국인들에게는 그냥 '수렁'으로 읽히지 않는다. 거의 베트남전 묘사 전용단어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다. 부시가 종전선언하고 나서 미군병사 마구죽어 나갈때, 일부언론에서 이 단어를 사용했는데, 사용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이 단어 안쓰고는 이라크의 현재를 묘사하는게 불가능 하다. 게릴라가 탄탄한 조직력과, 풍부한 물자에 우호적인 주변환경까지 갖추었는데 무서울것이 무엇인가? 반면에 미군은 조금씩이지만 끝없이 줄어드는 아군,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자금지원, 거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지지 않는 민심은 진정 수렁에 다름아니다. 미군은 이 싸움을 이기기 힘들다. 설령 다음 대선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어서, 미군 병사를 빼내 오고 다른 나라 병사들로 채워 넣는다고 해도 그 나라에 미국에 친한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은 별로 안보인다.
이성적으로 생각할때 남한정부는 이나라에 자국의 병사를 보내서 얻을 것이 한개도 없다. 우선 원래 굳어진 이미지 자체가 북한은 좋은 나라 남한은 유태인친구 이런식인것 같은데, 아랍에서 유태인 친구하면 삼족을 멸해야 하는 존재쯤 된다. 그런데 거기다가 그들과 싸울 병력을 보낸단다. 뇌는 어디다 둔건지. 북핵을 생각하도 그렇다. 원래 남한정부는 북핵해결에 있어서 미국이 고려하는 동맹국이 아니다. 혹은 가장 낮은 중요도를 갖고 있는 나라에 불과하다. 물론 가장 높은 중요도는 중국이고.. 이는 부시가 최근에 아펙하러 와서 지껄인 말에도 들어나고, 지금까지 북핵에 대해 말해 온것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핵은 이라크와 같은 방식으론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미 본토에 대한 반격능력을 갖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북한의 뻥카의 위력으로 이 나라는 아직 전쟁에 휘말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라크에 부어넣은 병력때문에 북한에는 더이상 넣을 병력도 없다. 그런데 거기다가 미군을 빼낼 수 있게 남한 병사를 이라크에 보낸다? 제정신이냐? 남한은 이라크라는 수렁에 같이 들어가는 정도가 아니라, 빠져들어가는 미국의 발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그들을 꺼내주고 자기는 수렁 바닥에 눕게되는 형국이다.
베트남에서 미군병사 하나가 북베트남군 하나를 죽이기 위해서 사용한 총알이 수만발에 이른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에게 정글은 그 자체로 너무나 공포스러운 존재였기 때문에 참호에 들어가서 머리도 내놓지 않고 정글을 향해 총만 계속 쏘았다고 한다. 고엽제를 쏟아 붓는다고 해도 결국엔 정글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그 역할을 한국군에게 맡겼다고 한다. 101부대는 침공의 선봉부대였다. 그들은 가장 위험한 지역에 투입되었고, 그 지역들을 지키도록 남겨졌다. 종전선언 이후에도 그들은 계속 전투상태였고 심지어 자살자도 속출했다. 이제 그들을 대신할 한국군이 준비되고 있다. 이미 베트남전 속편은 시작되었다. 단지 정글이 아니라 사막일 뿐..
혈맹좋아하는 자들이여. 이래도 혈맹인가? 국익 좋아하는 자들아. 너희의 아들들의 피가 국익인가? 북핵해결 좋아하는 자들이아. 미국의 무력카드를 하나 늘려주는게 북핵 해결인가?
이봐, 왜들 그래
아끼던 (말만 그렇지 해 준 건 없어서 항상 미안하다) 후배들 홈페이지를 찾아갔는데 하루 아침에 문이 닫혀 있으면 참 가슴이 아프다. 무라에 이어 엘리까지... 좋은 일이 있어 닫은 것은 아닐테지. 힘들어 하는구나 생각만 하면서, 제대로 위로도 해주지 못했네. 어서 다들 기운 내기를.
/2003-10-21오늘은 풍납동으로.. 한동안은 일기가 운행기록부가 될 것 같군요. 마티즈를 구입하는 데 도움을 준 후배에게 답례할 겸 그 집에 놀러 갔습니다. (그 집 부부도 둘 다 울톨릭 후배들이라 가끔 집으로 놀러 갑니다) 이번에도 길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기에 동행한 Zehn02양과 RoadScan 의 도움을 받아가며 무난하게 갔습니다. 퇴근 시간이라 밀리는 곳이 많아 차선 바꿀 때마다 조마조마했네요. 지정 주차제를 시행하는 곳이라.. 그 후배네 자리에 두었는데, 5분도 되지 않아 그 앞자리 주인이 전화를 걸어 뒤로 빼달라고 하더군요. 제가 경계를 잘못 보고 반쯤 앞에 세웠던 겁니다. 그 한 시간 전에, 집에 들러서 후배에게 빌려줄 만화책 한 상자 (그리 많이 산 것도 아니라 생각했는데 박스 하나를 다 채우고 남더군요) 를 싣고 갔습니다. 지금 육아휴직 중이라 집에만 있어서 심심하다고 빌려달랬거든요. 근데 박스를 실으려니 차를 멀리 댈 수가 없어서 집 앞 다른 차들 앞을 잠시 막았는데, 들어가서 만화책 대여섯권을 박스에 담기가 무섭게 차를 빼달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서울에 차가 많은 것도 알고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얘기도 들어왔지만.. 두 번이나 연속으로 불과 십 분도 되지 않아서 차를 옮겨달라고 할 줄은 몰랐습니다. 편하자고 사 놓고 매여 사는 게 아닐까 걱정입니다. 어쨌거나 도착하고 보니, 전철+버스를 이용했을 때에 비해 시간적인 이득은... 마이너스였던 것 같군요.. -_-;;;; 애가 있어 나가기가 불편할 듯 하여 중국집에 요리 세트를 시켰는데, 시키면서 "**** 세트는 몇 명 정도가 먹을 수 있나요?" 물었더니 "두 명이요. 뭐 세 명까지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라고 하더군요. 식당에서 음식의 양을 말할 때는 한 사람 정도 더해서 생각해야 하니 딱 적당하다고 생각하여 그냥 시켰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배달 온 음식을 보니 아까 전화받은 사람 불러서 둘이서 다 먹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 밥 먹고, 6개월 된 하경이 구경(?)도 하고, 얘기 좀 나누고 나니 돌아와야 할 시간이... 누구 신세 망치려고 교차로를 통과하면서 차선이 줄어들어버리거나, 줄지는 않는데 반 칸씩 어긋나 있는 경우 상당히 당혹스러워 집니다. 뭐 뒷 차 눈치 보지 않고 천천히 자리 나는 대로 가자..고 가고는 있습니다만, 오늘 돌아오는 길은 야간인데다가 초행길이라 더욱 긴장되었습니다. 긴장만 하고 끝나면 다행인데, 교차로를 다 통과할 무렵에 저는 바깥쪽에서 두 번째 차선이었는데, 바깥쪽 차선에 주차한 차들이 있으니까 그 차선으로 오던 승용차 하나가 (비싼 차 같았는데 뭔지 모르겠군요) 주차한 차와 제 사이의 좁은 틈을 쌩하고 대각선으로 통과하는 겁니다. 제가 조금만 더 빠른 상태였으면 어어 하다가 그대로 받았겠지요. 더 크게 다칠까봐 왼쪽으로 틀지도 못하고... ㅠ,.ㅠ 운전하며 성격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그리 다짐했건만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오더군요. 뭐가 그리 급한지... 집에 오니 힘이 하나도 없네요. 밀리면 밀리는 대로 힘들고, 차가 없으면 없는대로 이런 난폭한 인간들 때문에 힘들군요.
/2003-10-22용산 전자상가 갔다 오기(이미지 출처: [네이버]) 결론부터 말하면...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아래의 내용은 길을 알고 있거나 지도를 펴 놓고 보면 재미있을 겁니다..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간 적이야 여러 번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좀 묻고 교통지도 보며 감 잡고 RoadScan 에 경로 입력한 후 출발했습니다. 숭실대 앞을 거쳐 상도터널 지나 한강대교 건너 용산 선인상가 앞 굴다리를 지나는 데까지는 아~주 훌륭하게 (물론 제 주위에 있던 차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겠지요) 갔습니다만.. 굴다리 지나 바로 보이는 주차장에 갔으면 되었을 것을... 딴에는 조금이라도 목적지에 가까운 곳에 세운답시고 그 너머 용호로(전자랜드와 원효상가 사이길)를 가로지른 후 오른쪽에 일방통행 골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지도에 있는 주차장은 도대체 어디인지 보이지 않고... 결국 뒷차에 쫓겨가며 이골목 저골목 지나갔더니만 생판 모르는 길(나중에 보니 원효로)에 진입.. 사거리에서 우회전 했더니 고가차도 아래 주차장이 있길래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일단 세운 후에 주차장 직원인 듯 한 할아버지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나가서 우회전해서 가면 상가랍니다. 그래서 다시 진행하여 우회전을 했는데.. 우회전을 하자마자 가운데 차선에 고가도로가 있길래 무시하고 아래로 쭉 갔더니만 길이 막혔습니다. 옆에는 웬 자그마한 공장 같은 건물(역시 나중에 보니 동양제과)이.. ㅠ,.ㅠ 불과 몇 백 미터를 가서 다시 차를 세우고 그 공장에서 얼굴 내민 아저씨에게 다시 길을 물음.. (주변에 차가 없었던 게 그리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직진, 유턴해서 이번에는 고가도로를 타서 내려가니 다시 용호로더군요. 결국 문제의 시발점이었던 사거리까지 와서 왔던 길로 좌회전 했더니 우측에 공영2주차장이라 보이더군요. (워낙 정신이 없던 때라, 그것마저 못 보고 놓칠 뻔 했습니다.. 그럼 어디까지 흘러갔을까나...) 거기에 세우고 원효상가에 가서 볼 일을 보고 나왔습니다.. 근데 제가 구입하려던 것이 제 클리에에는 맞지 않아서 (그걸 확인하러 간 거였거든요) 결국 허탕치고 나왔지요. ㅠ,.ㅠ 흡연구역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집에 갈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강북 쪽 길은 완전히 무지하니 포기. 한강대교를 건넌 후 올림픽대로에 들어갈까 했는데 아직 그런 길에서 빠르게 달릴 자신도 없거니와 제 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것도 포기. 결국 결정한 코스는 한강대교 건너, 상도터널 입구 위에서 유턴, 현충로 진입, 현충원 앞을 지나 이수고가차도를 지나 사평로에 들어가 집까지... 여차하면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서 서울대 입구까지 간 다음 집으로 가도 되려니 하는 생각이었지요. 한강대교는 잘 건넜는데, 상도터널 방향의 왼쪽 차선들은 정체가 심하고, 노량진으로 가는 오른쪽 차선들은 수월해 보이는데, 갈라지기 전에 표지판을 보니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현충로에 진입할 수가 있더군요. 잠깐 망설이다가 오른쪽으로 튀어나갔는데... 현충로로 들어가기 위한 길 주변이 공사중이라 세워져 있는 표지판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ㅠ,.ㅠ 정말.. 울고 싶어졌습니다. 언젠가 유턴이 나오겠지 하면서 가다보니 노량진역 앞에 있더군요. 유턴 신호 기다리는 동안 다시 교통지도를 뚫어지게 본 후 그 이후에는 예정 코스를 따라 왔습니다. 고가도로를 두 번인가 넘어야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차들이 많지 않아서 차선 변경이 늦지 않게 되었습니다. 4시에 학교를 출발해서 6시에 집에 도착했으니... 용산에서 보낸 시간까지 고려하면 무난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공영 주차장에서 경차라고 주차비 반만 낸 것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내일 발표할, 인텔 네트웍 아키텍처 연구소의 문서 왈, In the near future, homes will be equipped with wireless networks that bridge data and consumer electronics networks, interconnecting desktop PCs, mobile laptops and handhelds, High-Definition TVs (HDTVs), DVD players, camcorders, and other multimedia devices.한 구석에서는 오늘을 살아 남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며 살고, 또 한 구석에서는 한 끼 먹을 밥을 걱정하며 살고, 다른 구석에서는 돈으로 범벅이 된 장밋빛 미래를 노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힘이 빠진다. 나는 지금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2003-10-25황산벌계백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하였소. 깨끗하게 먼저 가시오. 내 곧 따라가리다" 계백 처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해야지.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는 것이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는 것 아니던가" (걸죽한 사투리로 말했는데 주인장이 재현을 할 수가 없어서..)
/2003-10-26낙성대 성당, 손끝사랑 주인장이 사는 동네에 있는 성당이... 오늘 성전 봉헌식 행사가 있어서 미사 시간이 매우 길어질 듯 하길래, 학교에 오는 길에 낙성대 성당에 들렀습니다. 건물을 새로 지은 후로는 처음 가 보는 터라 성당 홈페이지가서 약도를 보고, 교통지도를 미리 본 후 갔는데, 미사 시작하기 20분 쯤 전에 도착했음에도 주차장이 꽉 차 있어서 - 게다가 성당 앞은 차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일방통행 -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주차장 입구를 딱 막으면서 세울 자리가 하나 남았더군요. 성당에 들어가서 적당히 앞에서 예닐곱번째 줄 정도에 앉았는데, 저 앞에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울톨릭후배 재은양이 전례자들이 입는 예복을 걸치고 여러 사람들과 서 있더군요. 재은양 앞의 제일 첫 줄 의자 위에는 "손끝사랑"이라는 명패가 붙어 있었습니다. 미사 시간 동안에 기도문이나 성가, 신부님 말씀을 계속 수화로 전달해 주는 자원봉사단이었던 게지요. 성당에서 수화로 청각장애인들이 미사에 참례하는 것을 돕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고, 거기에 후배의 모습이 같이 있는 것도 보기 좋았고... 보기 좋은 만큼 제 자신은 부끄러워집니다. 저번에 (/2003-09-23) 학내 장애인 지원 센타 일도 그렇고,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데도 밝게 웃으며 해 나가는 것을 보면 참 존경스럽습니다. "손끝사랑"... 사람들의 마음처럼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축복이 있기를./2003-10-27군대 이야기, 세번째 에피소드 어쩌다 군대 페이지에 들어갔더니 링크만 만들어 놓고 아직 내용을 만들지 않은 것이 눈에 띄더군요. 성년의날과 설날의비디오에 이어 세번째 에피소드인 마음의편지를 올렸습니다. 근데 쓰다보니 스스로 감정이 북받쳐... ^^; 계속 궁시렁궁시렁거리면서 썼군요. 밤 12시 - 네트웍 러쉬아워 아침 저녁의 자동차 러쉬아워에 이어... 이 시간에 죄다 인터넷만 하는지... Clien 이나 KPUG 등은 아예 접속 포기! 사촌동생들 홈피가 있는 싸이월드마저 글 하나 뜨려면 세월아 네월아이군요. 홈페이지를 따로 서버 빌려서 만들기 정말 잘 했습니다./2003-10-28바쁜 일은 꼭 겹치는 법 학생이 바쁘다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내일까지 발표 준비, 내일까지 학부 프로젝트 중간 과제 준비, 모레까지 제가 듣는 수업의 프로젝트 중간 발표 공동 준비, 글피까지 다른 수업의 프로그래밍 과제 제출. 뭐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한 탓이니 누굴 탓하리./2003-10-29비싼 게 비지떡? 만원짜리 세진키보드, 몇 천원짜리 벌크 마우스 쓸 때는 이런 일이 없더니만... 쾌적하게 살고 싶다고 아X 기계식키보드와 마이크로XXX 광마우스를 샀더니만 키보드는 특정한 키가 한번 누르면 두 번 찍히질 않나, 마우스(작년에는 클릭이 더블 클릭으로 인식되어 교환받았는데)는 왼쪽 버튼이 쑥 들어간 느낌이라 클릭하기가 힘들지 않나... 너무 민감한 놈들이라 그런가, 맛이 가도 둘이서 같이 가는군요. 마우스야 남부터미널 근처 서비스센터에 가져가면 또 새걸로 바꿔 주겠지만 키보드는 택배로 보내려면 귀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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