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2003-10-01

마지막으로 [b]

/2003-10-01

연구소 행정실장님댁 집들이

주인장이 속해있는 연구실은 학교 건물인 301동에 방이 두 개, 그리고 별도의 연구소 건물인 '서울대학교 컴퓨터 연구소'에 방이 하나 있습니다. 올해 초에 컴퓨터 연구소 쪽에 있는 방으로 내려와서 생활하고 있지요.

컴퓨터 연구소 안에 행정실이 있고, 컴퓨터공학부에 속한 많은 연구실들이 외부 프로젝트 등을 수행할 때 이곳을 통해서 이런 저런 절차나 서류, 비용 처리 등을 합니다. 이 행정실에 제은태 실장님이란 분이 근무하고 계신데... 정말 세상에 이런 분이 없습니다. 86년부터 컴퓨터공학과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몇 년 전에 컴퓨터 연구소로 옮기셨는데, 과사에 있을 때부터 한 번 본 학생들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았답니다. 저 역시 석사 1학년때 선배의 소개로 한 번 인사를 드렸는데 그 후로 매번 이름을 불러 주시더군요.

이름만 기억하는 걸로 끝나면 이렇게 거창하게 얘기하지 않겠죠. 제 실장님을 보면 정말 놀라운 것은, 서류 작성 등의 일처리를 최대한 도맡아 하신다는 겁니다. 301동에 있을 때 툭하면 과사에서 이거 작성해 달라 저거 제출해 달라 요구하는 게 많아서 이런 저런 문서들을 작성하느라 매우 피곤했는데, 컴퓨터 연구소가 관련된 프로젝트 등에 관련한 문서들은 프로젝트 보고서 자체를 제외하고는 제가 따로 작성한 게 거의 없습니다. 제가 한 것은 기껏해야 영수증들 긁어 모은 정도. 그 영수증들을 가지고 비용 합산하고 관련 서류 작성하고 하는 모든 것을 실장님이 알아서 합니다. 어떤 때는 "이건 당연히 우리가 해야겠군" 하는 문서가 있더라도, 다음날 행정실에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물으러 가보면 실장님이 "그거? 어제 해서 보냈지" 라고 하시는 바람에 "네? 아 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하고 멍..하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학생들이나 연구실 쪽을 위해서 번거로운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뭔가에 6만원을 썼는데 그만 간이영수증을 받았다면 (보통 5만원 이상은 세금계산서를 받아야 합니다) 실장님은 그냥 그 영수증을 받아간 후에, 직접 업체에 전화를 해서 "이러이러하니 세금계산서로 다시 좀 보내 주쇼" 합니다. 세금계산서가 오면 영수증이 있던 자리에 그것을 바꿔 놓겠죠.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다른 공무원이었다면 "간이영수증은 안 되요, 그것도 몰라요? 세금계산서 가져 오세요" 하고 반려했을 겁니다. 어떻게 하든 월급은 똑같이 나오는데, 실장님은 '행정실이 할 수 있는 일은 행정실이 한다'라고 말씀하시며 그렇게 실천하시는 거죠. 출근을 7시쯤 해서 퇴근 시간까지 꼬박 일하고 계십니다. 행정실 갔을 때 스포츠신문이나 보면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네요. (뭐 제가 훨씬 늦게 출근하니... 이른 아침에 신문을 다 보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이쯤 되니... 학생들이 참 고마워하지요. 나이많은 선배들은 개인적으로도 친하게 지내고...

얼마전에 실장님이 일산으로 이사를 가셔서 오늘 저희 연구실 선배들이 집들이(를 빙자한 술자리^^)를 간다고 하더군요. 보아하니 참여멤버들이 나이 지긋하고 술 좋아하는 선배들이고, 저는 술을 매우 싫어하니 먹지도 않을 거고, 장소가 일산이라 가고 오는데 두 시간 이상 걸릴 것임에도 두말하지 않고 따라 나섰습니다. 지난 번 프로젝트 때, 아무것도 몰라서 (입학 후 처음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거였는데 제일 선임이었거든요 -_-) 엄청 버벅댈때 서류 작성이나 비용 처리 등을 실장님이 거의 다 해 주셨기 때문에 제가 신세를 이만저만 진 게 아니거든요.

이리하여... 일산까지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갈 때는 자유로(? 제가 지리를 잘 몰라서, 길 이름이 맞나 모르겠네요)에서 교통사고가 났는지 차들이 많이 막혀 좀 힘들었지만, 도착하니 주변이 참 깔끔하더군요. 식사는 '애니골(애니콜이 아님.. ^^; 이름의 유래는 모르겠음)'이란 동네에 가서 오리고기를 먹고, 실장님 댁에 와서 양주와 맥주를 마셨습니다. 양주는 예전에 랩여행 갔을때 샀던 시바스리갈 18년짜리였는데, 그게 좋은 술이라고는 하던데 저는 원체 술을 못 마시고 좋아하지도 않는터라, 옆에서 콜라만 홀짝홀짝 마셨습니다.

10시 반쯤에 그곳을 나왔는데, 갈 때 탔던 승용차 중 한 대는 방향이 다르고 다른 한 대는 집이 그 근처라서 돌아올 때는 두 명이서 좌석버스로 영등포까지 온 후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어차피 술도 안 마시는데 승용차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중고차구입을 생각만 하고 절차를 밟기 귀찮아서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_-;;)

끝에 가서 피곤하고 졸리긴 했지만 기분은 좋은 자리였습니다. (게다가 웬일인지 술 안 마신다는 구박도 전혀 안 받고..) 면전에서는 쑥스러워서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늘 감사합니다 멋쟁이 실장님!!!

Palm 신기종들의 러쉬

최근에 KPUG 이나 Clien 등의 사이트가 사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너무 느려졌습니다. 한 번 클릭해서 화면이 뜰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되다보니 자연히 발길이 멀어지더군요. 그런데 간만에 들어갔더니 최근에 OS5 를 탑재한 신기종들이 여럿 출시되었나 봅니다. 이제는 뭐가 뭔지 제품 라인업조차 파악을 못한 상태입니다만, 구매 욕구를 상승시키기에는 충분하더군요. 그렇지만... 지금 쓰고 있는 클리에SJ-33 으로도 뭐 불만 없이 살고 있기에... 이번에는 꾸욱 참고 넘길 수 있을 듯 합니다.

  • Nyxity : 저는 Zire71 320*480 의 화면이 매력적이긴한데..내년까진 버틸듯. - 2003-10-2 8:4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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