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그래도 '양구'보단 낫다네" 의 그 양구다. -_-;)에 있는 모 포병대대에 운전병으로 근무했다. 흔히 5톤포차라고 부르는 트럭을 몰다가,
96년 12월 26일날 전역하였다. 크리스마스를 세 번 보내다니.. ㅠ,.ㅠ 제대하는 날 새벽에 국회에서는 노농법,안기부법 개악 날치기가 이뤄졌다. 전역 선물치고는 꽤나 더럽군.
요놈이 부대에 있던 155mm 견인포. 내가 했던 일은 이 포를 뒤에 견인하여 끌고 다니는 것이었는데, 정작 그 트럭 사진은 못 찾겠다.
운전병이었다는 말을 하면 첫번째 반응이 "운전 잘 하겠네"인데,
운전다운 운전은 한 달에 한 번씩 훈련나갈 때나 하고 평소에는 부대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게 전부였고
한 번 훈련 나가면 차량이 최소 열 대에서 수십 대가 일렬로 가는 것이었고
길은 죄다 일차선의 단순한 길이었으며
속도는 30km/h 를 넘는 일이 드물었고, (가끔 50km/h 정도를 넘게 달리게 되면 이게 웬일인가 싶다)
군용 트럭이 다가오면 승용차들은 알아서 비켜준다 (받으면 자기만 손해이니..)
고로, 그나마도 제대한 후 6년 동안 대중교통만 이용한 주인장은 운전 못 한다. 게다가, 군대 가기 전에는 겁없이 부모님 차를 몰기도 했었는데, 운전병을 하고 났더니 차를 몰고 싶지 않아졌다. 내가 복무하던 동안에는 부대에서 차량으로 인한 인명 사고가 난 적은 없었지만, 자동차란 것이 얼마나 위험한 놈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한동안은 정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무서웠다...
음.. 페이지를 만들면서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었는데.. 암튼, 군대는 가지 마라. 절대로 가지 마라. 주인장은 최근의 양심적병역거부운동이 매우 반갑다.
이제 주인장 연배의 사람들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방산이나 전문연구요원 훈련을 받으러 4주간 입소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4주 훈련 받는 이들도, 냄새나는 화장실 대변기 옆에서 문을 걸어잠그고 초코파이 먹으면서 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