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by Philia님.
주인장은 사실 1년차~7년차까지의 (8년차는 훈련이 없으니) 예비군 훈련을 내내 학교에서 하루짜리로 받았기 때문에.. -_-v 동원이니 직장 예비군이니 하는 건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관심도 없습니다만...
양구에서 군대에 있을 때, 일년에 한 번씩 예비군들이 들어 옵니다. 한 포대에 각 분대마다 한 명씩 들어왔으니 한 10명 정도였나... 주인장이 있던 수송부에도 한 명 왔고, 일병 하나를 시켜서 어디 짱박혀서 잠자거나 하지 않게 감시도 할 겸 어디 갈 때마다 수행원 노릇을 하고, 식당 가면 밥을 타서 가져다 주고 등등을 하게 했지요.
낮에는 훈련을 하는데, 포반에 배치된 예비군들은 연병장에서 간부들까지 보는 데에서 훈련을 해야 했기 때문에 딱히 농땡이치지도 못했을텐데 (물론 성실히 했을리도 없겠지만), 수송부는 차량 정비도 할 겸 대대 정비소에 내려가서 그 옆 공터에서 운전 연습을 하는 거였기 때문에 완전히 감시의 사각지대였습니다. "저기 선배님.. 여기서 후진 연습을 하셔야 되는데 말입니다" "아이구 나 그런 거 못해요.. 그냥 아저씨(-_-;)가 해줘요."하고는 조수석에 앉아서 계속 자더군요. 그 당시에는 '이러다 간부라도 와서 보면 한소리 들을텐데' 싶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누구나 당연히 그러했을 듯. :-)
밤에는 야간 경계까지 시키더군요. 오밤중에 일어나서 근무를 나가라고 할 수는 없으니, 첫 타임(10~11시), 둘째 타임(11~12시), 그리고 마지막 두 타임 (4-5시, 5-6시) 이렇게 네 시간대에 근무나가는 사병들 둘에 예비군 한 명씩 붙여서 배치를 했는데... 초번 근무야 깨어 있는 상태에서 바로 나가는 거니까 상관이 없는데, 그 외 시간대는... 그 시간에 일어날리가 없잖습니까. 불침번들이 예비군들 깨우느라 아주 고생이었을 겝니다.
뭐 일년 중에 유일하게 민간인들이 (훈련 기간에는 군인이 된다지만) 들어와 있는 기간이라 재밌다면 재밌고, 가끔은 예비군들이 PX에 데려가서 먹을 것도 사줘서 행복한 (허억 우리가 그렇게 불쌍했었군 -.-;;;) 기억입니다만... 전 당연히 양구 골짜기 안에 들어올 정도면 집 주소가 근처나 기껏해야 강원도 정도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Philia님 글 보니 서울에서 인제까지 불려 가기도 하는군요. -_-;; 게다가 천막에서 주무셨다니 저런저런. (그 동네가 일교차가 정말 큽니다)
- philian.net 로부터의 트랙백 2006-5-18 11:39 am
- 제목: [다녀왔습니다]
- 내용: 2박 3일간 예비군 다녀왔습니다 :) 그럭저럭 볼것없는 예비군 훈련인건 맞는데, 어쩌다 '피복수리병'이란 희한한 보직이 되었는지 조그만 방에 몇명이 벽에 붙어앉아 현역이 미싱 한대 돌리는것만 줄기차게 보고 왔습니다. 근데 강원도 인제 정말 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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