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2009-07

마지막으로 [b]

/SK브로드밴드의공유기사용검사

처음에는 클리앙이 해킹당한 줄 알았습니다. 집에서 클리앙에 접속하는데, 익스플로러에서는 링크를 클릭하거나 해서 새로운 웹페이지를 들어갈 때 "틱"하는 효과음이 나잖아요? 그 효과음이 갑자기 연속으로 틱틱틱틱틱.. 이렇게 들리는 겁니다.

그러면서 웹마 작업표시줄에 클리앙이 아닌, 기다란 주소가 순간 떴다가 사라지더군요.

그래서 다시 클리앙 접속을 시도하면서 틱틱 거리는 와중에 ESC를 눌러서 중단시킨후 그 시점에서 "소스 보기"를 해 봤습니다.

다음과 같이 뜨더군요. (여기 옮기느라고 html태그의 부등호 일부는 제가 뺐습니다)

<html>
<frameset rows='0,*' border='0'>
<frame src='about:blank' name='dolla' >
<frame src='http://210.117.121.242:8080/xs_btn/shvn.asp?n=0&u=501301900242&i=0&y=0&m=0&k=0&t=Y&b=1303&x=clien.career.co.kr&s=3600' >
</frameset>
</html>

위 소스를 보면, 브라우저 화면을 두 프레임으로 나눈 후에 하나는 빈 페이지를 보이고 다른 한 프레임에서 이상한 주소로 들어가는데요, 여기 언급된
http://210.117.121.242:8080/xs_btn/shvn.asp?n=0&u=501301900242&i=0&y=0&m=0&k=0&t=Y&b=1303&x=clien.career.co.kr&s=3600
위 주소를 클릭하면 다시 아래와 같은 응답이 나옵니다. (역시 부등호는 대괄호로 바꿨습니다)

<script>top.location.href='http://clien.career.co.kr';</script>

이게 나옵니다. 이건 다시 브라우저의 화면을 클리앙으로 돌려놓는 거죠. 즉 서버 쪽에서 뭔가를 한 후 제 브라우저에는 애초에 가려고 했던 클리앙으로 보내는 거죠.

잠깐 검색해보니 딱히 저게 악성코드나 바이러스의 결과인 것 같지는 않고.. 이런 글들이 있더군요.

요컨데, 공유기를 쓰는지 탐지하기 위해서 웹브라우저로 웹사이트를 들어갈때 특정한 곳을 경유해서 가도록 하고 있다는게죠.

저 블로그 글들은 KT의 경우인데, 저는 SK브로드밴드 사용중입니다. 그리고 210.117.121.242 이 주소를 whois 검색하면 SK브로드밴드 소유로 나오는군요. (웃긴건 shvn.asp 등의 파일명조차 동일하다는... SK에서 KT에 가서 배워왔나;;; 아니면 어떤 하청업체가 두 곳에 다 납품을 했다는 얘기겠군요)

요약하면,

사용자의 공유기 사용여부를 알기 위해서, 웹서핑시 사용자가 입력한 주소로 바로 접속이 되지 않고 ISP 업체의 서버를 경유하면서, 그 와중에 뭔가 이쪽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건데 (아마 브라우저마다 고유의 값을 쿠키로 할당한 후에 그 값을 수집하든가, 내부IP주소를 수집하던가 등등이겠죠? 그래서 자기네 망에 물려있는 하나의 IP에서 다수의 값이 수집되면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식으로)

실제로 공유기 사용을 제한하는 게 옳으냐 아니냐는 해묵은 논란은 일단 젖혀 두고, 사용자의 패킷을 이런 식으로 자기네 맘대로 다른 곳으로 경유시키고 변조하는 게 옳은 건가요? 찾아본 글들에서는 불법이 아니냐고 적었는데 저는 잘 모르겠군요.

저는 처음에 악성코드 탐지된 줄 알고 알약으로 시스템 스캔하고 그래도 잡히는 게 없자 알약 끄고 다른 프로그램 설치해서 다시 업데이트하고 스캔하고.. 이렇게 소모된 시간도 보상받고 싶을 지경이군요.

아뭏든 기분이 상당히 안 좋은데, 106에 전화를 했으나 상담원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 같고, "공유기 검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을테니 그 사람들보고 내게 전화를 하게 해라"라고 하고 끊었는데 과연 전화가 올런지도 의문입니다.

추가로,
  • 좀 더 글들 읽어보니 익스플로러를 쓸 때만인가 봅니다. firefox등을 쓸 때는 괜찮은가보네요. 그러면 이미 내 컴퓨터에 ActiveX가 깔려서 그런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무슨 재주로 그놈을 찾나...
  • URL의 하위주소 ( /zboard/view... 등 )까지 입력한 상태에서는 동작안하나봅니다.
  • 랜덤하게 특정 IP 대역만 조사하는 중이라면 다른 분들은 괜찮을지도 모르겠군요
-- Raymundo 2009-7-1 12:57 pm

상담원 통화 이후 기술팀장님이라는 분이 전화를 주셔서 얘기를 좀 하고, 알아보고 전화주신다 하여 기다려다가 다시 두번째 통화를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탤릭체는 기술팀장님 말씀이고 그 아래 적은 건 제 감상)
  • 자기네가 공유기 현황 파악을 위해서 시행하는게 맞다
    • 이 걸 처음부터 사용자들에게 공지를 하거나 하면 좋을텐데, 저는 제 컴퓨터에 제대로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가 깔린 줄 알고 백신 프로그램을 바꿔가면서 검사하느라 삽질했네요. 기술팀장님도 첫 통화에서는 금시초문이라고 하신 걸로 봐서 저걸 수행하는 곳과 다른 부서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안 이뤄지는 듯
  • 사용자의 다른 정보를 수집하거나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 뭐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당연하겠습니다만... 그리고 실제로도 그럴 거라 믿긴 합니다만...
  • 가정에서 한두대의 PC를 쓰는 것을 제제할 의사는 없다, 다만 사무실 등에서 십수대씩 PC를 공유기를 사용해 쓰는 고객들 때문에 다른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걸 이해해 달라
    • 이 얘기가 몇 번 계속 둘이서 반복되었는데 말이죠... 저는 공유기를 제한하든 말든 그건 나중 문제라는 거고, 애초에 HTTP 프로토콜에 의해 오가는 데이타 패킷이 이런식으로 경로가 바뀌어 다른 곳을 거쳐가게 하는 것이 옳으냐 아니냐가 관심삽니다. 저는 공유기 쓰려면 돈 더 내라는 것보다 오히려 이게 훨씬 더 불쾌해야 맞지 않나 싶거든요. (너무 예민한건가...) 뭐 암튼 더이상 챗바퀴 돌아도 의미가 없다 싶고, 기술팀장님이 뭔 잘못이냐 싶어서 통화를 더 하지는 않고 끊었습니다.
-- Raymundo 2009-7-1 3:3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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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전화 및 홈페이지를 통한 항의를 12:30~12:50 사이에 했고, 지금 갑자기 그 증상이 사라졌다. 과연 항의한 덕일까 아니면 특정 시간대에만 그러고 있었던 걸까. 그러고보니 어제도 오전에는 그러다가 저녁에는 괜찮아 졌던 것 같기도 하고... 내일 오전에 또 살펴봐야겠음.
-- Raymundo 2009-7-1 1:16 pm

어라, 지금 보니까 증상이 사라진 게 아니라... 클리앙과 네이버는 괜찮고 KPUG과 다음 접속할 때는 여전히 나타나고...
-- Raymundo 2009-7-1 1:24 pm

안녕하세요~ 유입경로 보고 왔습니다
음.. 제가 겪은 것으로는, MAC 어드레스 기반으로 잡아낸다고 안내원이 이야기 했기 때문에
가상PC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에는 Linux에서 NIC을 여러개로 가상으로 나누어 쓰는것 조차도 별개의 MAC으로 잡혀서 돈을 물게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구차니 2009-7-1 1:54 pm

안녕하세요 구차니님 :-)

저는 일단 공유기 허용 여부는 둘째치고, 이렇게 뜬금없이 남의 브라우저의 요청 패킷을 이런 식으로 다루어도 되는지 매우 의아한데... 현재 SK 기술팀장이라는 분과 통화를 했는데 이 증상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고 처음 듣는다고 하시는군요. 차후 진행내용도 계속 글 남기겠습니다. KT는 설마 현재까지도 저렇게 패킷을 리다이렉션하고 있는가요?
-- Raymundo 2009-7-1 2:04 pm

밤에 집에 가보면 안 그러다가 어느 순간 보면 또 이러고 있는데... 보아하니 아침 9시부터 이 증상이 나타나는 걸로 봐서 업무 시간에만 수집하는 듯.
-- Raymundo 2009-7-3 9:5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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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두어 주 전에 연구실 선배가 관심을 보이길래, 연구실 후배들이 입을 모아서 "사시면 한 번 써보게 해주세요"라고 했었죠 -_-a

얼마 전에 주문했다 하더만 금요일날 드디어 들고 오셨습니다. 대충 모델은... 인터넷에서 뒤져보니 [이 것]이 같은 모델 같군요.

옆에서 얻어 피워 봤는데... 너무 재밌지 뭡니까 -_-; 진짜 담배를 피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흡입하는 느낌이나 맛 등이 다 부족한데, 생긴 게 진짜 담배처럼 생긴 주제에 빨아들일 때 앞에서 빨간 불까지 들어와요 -_-a

게다가 분명히 연기가 나오는데, 냄세는 안 난단 말이죠. 비흡연자에게 옆에서 맡아보라고 해봤는데도 안 난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그 선배와 제가 나란히 앉는데, 옆에서 중간 중간에 피웠다는데 저는 전혀 몰랐고요. 요컨데, 실내에서 슬쩍슬쩍 필 수 있다는 얘기! (실제로 광고할 때도 금연구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괜히 오해받고 욕 먹을까봐 대놓고 쓰기는 힘들 듯)

뭐 어쨌거나, 간만에 제대로 지름신을 영접하고... 저도 질렀습니다. 인터넷 주문하자니 주말 동안 기다리기도 싫어서, 인터넷으로 모델 몇 가지 구경한 다음에 하나 결정해서 국제전자센터에 직접 갔지요. 정작 구입한 건 다른 모델입니다만... (간만에 오프 매장을 가니 점원 말에 귀가 팔락거려서...;;)

제가 산 건 [이 모델]입니다.

Upload:eciga001.jpg
조립 전의 모습. 제일 왼쪽이 소모품인 카트리지. 그 다음이 카트리지에 들어 있는 액상의 니코틴 용액(?)을 기화시키는 무화기, 그 다음이 배터리.

Upload:eciga002.jpg
배터리 끝 부분에는 저렇게 플라스틱으로 막혀 있고, 흡입할 때 저 곳에 불이 들어옵니다.

Upload:eciga003.jpg
카트리지-무화기-배터리 형태로 조립된 모습. 실제 담배보다 굵고 깁니다. 선배가 구입한 모델은 더 짧아서 실제 담배와 비슷한데, 카트리지 용량이 작은 모양이더라고요. 일단 하루 동안은 교체 없이 썼으면 싶어서 용량 위주로 고르다보니 저 모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검은 색 모델이 있길래.. 멋있어 보여서 -_-; 덥썩.




구입 후 첫 충전은 8시간 정도 해 주라고 되어 있길래... 꾸욱 참고 저녁까지 버텼습니다. 전에 PDA 살 때마다 겪었던, 제일 지루한 시간... (사실 무슨 노트북도 아니고... 그렇게 신경써서 첫 충전을 할만한 물건은 아닌 듯 하지만)

드디어 충전을 마치고, 조립을 하고, 쓰윽 들이마셔 보는데...

Upload:eciga004.jpg

어째서 파란색 불빛이... -_-

매장에서는, 동일한 형태의 하얀색 모델을 가지고 구경을 했거든요 -_-;;; 당연히 불빛은 빨간색이었고... 거기 점원들도 이 모델의 불빛은 파란색이란 걸 몰랐으려나?

이 모델은... "담배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했었나 봅니다.

Upload:eciga005.jpg
음, 내뱉을 때의 모습인데, 연기가 아주 사진을 잘 받았군요.

기본으로 카트리지 4개가 들어 있는데 니코틴 농도가 각각 High, Medium, Low, None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High를 꽂아서 피워 봤는데, 원0.5에 비해서 더 강한 느낌이네요. 냄새는 말보로 필 때 나던 냄새가 납니다. (뭐 제품 홈페이지 보니까 다른 향도 있나 본데, 이 모델용은 현재 말보로향만 있는듯?)




일단 목표는 최대한 진짜 담배는 멀리하고 이걸로 버티는 건데, 그 이후는 아예 끊을 수 있을런지?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보죠 -_-;
-- Raymundo 2009-7-5 12:54 am

배터리나 카트리지를 도중에 교환하는 게 매우 귀찮을 거라는 생각에, 카트리지 용량을 최대화했다는 모델을 선택을 했던 건데 말이죠. 어제 맘먹고 Palm에 카운터 깔아놓고 흡입할때마다 한번씩 버튼 눌러가면서 세어 봤습니다. 광고상으로는 180회 흡입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140번 좀 넘어가니까 영 빠는 맛도 안 나고 연기도 안 나고 해서 교체하게 되더군요. 뭐 180번 광고에 실제 140번 정도라면 이건 봐줄만 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시간으로 따져도 만 하루 이상 버텼고. 그런데 문제는 매번 피울 때 느끼는 성능인데, 한 60번 넘어가니까 그때부터는 연기가 적어지는 게 체감되더군요. 요컨데, 진짜 담배는 한 갑을 개봉하고 첫번째 개비를 피나 마지막 개비를 피나 성능(?)이 같은데, 이건 카트리지 교환 직후, 반나 후, 하루 후의 성능이 달라지는 거죠. 이건 꽤 단점인 듯.
-- Raymundo 2009-7-8 1:1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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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불빛을 보니.. 왠지 Blue LED를 물고계시는듯한 느낌이..
-- philia 2009-7-6 9:57 am

LED가 과열되어 연기가 모락모락? ^^;
-- Raymundo 2009-7-6 10:31 am

오늘 저녁 뉴스에 전자담배.. ㅎㅎ
-- Zehn02 2009-7-9 11:31 pm

그러게 -_-;;; 매우 심란하구려. 내가 산 제품 제조사에 올라온 거 보니 자기네 건 아니라고 하긴 하는데 [1], 애초에 많이 쓰이는 제품이 아니다보니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는 않을 것 같음.
-- Raymundo 2009-7-10 9:1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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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출산

여기 일기에는 처음 쓰는 건데, 한 달 여 전에 마눌님과 집 근처 가게에 가서 제브라 다니오라는 열대어 네 마리를 사 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인터넷으로 세 가지 종류의 열대어 열 마리를 더 주문해서 (생물을 택배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총 열 네 마리가 되었는데, 그 중 다섯 마리는 저희가 물관리를 제대로 못 한 건지 걔네들이 적응을 못 한 건지 배달되어 온 다음날부터 하루에 한 마리씩 죽어나가서 맘을 아프게 했었지요. 다행히 남은 아홉 마리는 그 후 석 주 이상을 잘 살아주고 있습니다.

(사실 주인장은 애완동물을 길러 본 적이 없고 - 거북이 두 마리를 잠시 길러보다가 Danny에게 넘겼었군요 - 잘 기를 자신도 없어서 반대를 했었습죠. 현재도 아침에 먹이 주는 정도만 하지 물을 갈아주고 수초를 사서 넣어주고 하는 건 다 마눌님이 하고 있어서 저는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구피 암컷 두 마리가 배가 불러 오더군요. 최근 일주일은 "이러다 배가 터져버리는 게 아닐까;;" 싶었지요.

Upload:20090706_3.jpg
(어제 찍은 사진입니다)

보아하니 알을 밴 것 같고 조만간 낳을 것 같긴 한데, 산란을 돕기 위해서 뭘 해 줘야 할 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 역시 마눌님이 인터넷에서 이것 저것 찾아보고는 치어를 받아 둘 산란통(그냥 어항 안에 낳으면 어른 물고기들이 다 잡아 먹어 버린다고 해서 -_-;;)도 사 오고.. 매일같이 암컷의 상태를 주시하면서 기다렸죠. 그런데 영 낳을 생각을 안 하면서 주말을 보내더군요. '이거 혹시 먹이를 많이 줘서 똥배 나온 거 아닐까' 싶기도... -_-;

오늘 아침에 집을 나오기 전에, 암컷을 산란통에 옮겨 놓았습니다. 오후에 먼저 퇴근한 마눌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새끼 열 네 마리를 낳았다더라고요. 산란통 안에 꼬물꼬물 거리고 있다고... (이번에야 알았는데 이 구피라는 친구는 어미 배 안에서 부화하고 치어 상태로 낳더군요.)

순간 사알짝 뭉클해지면서 '녀석 기특하네' 싶었습니다... 치어 하나가 산란통의 칸막이 틈사이로 용케 올라왔다가, 잡아먹으려고(아마도) 달려드는 어미를 피해 다시 칸막이 아래로 도망가더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 아주 잠깐 말이죠 -_-;;; 부인, 우리 집에 지옥을 들여다 논 게요?

어쨌거나 신생아(?)들 사진입니다:

Upload:20090706_1.jpg
(산란통 바닥에도 물을 순환시키기 위한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도 너무 커서 치어가 빠지지 않을까 해서 모기장 천을 깔아놨었습니다)

Upload:20090706_2.jpg
(저 작은 몸으로 바닥에서 움찔거리며 있더니, 몇 시간 지난 지금은 나름 헤엄도 열심히 치기 시작했습니다)

날라리 신자이긴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고 있는 동안은 조물주를 경배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더 많은 사진이나 그간의 이야기는 마눌님 블로그에 있습니다:
-- Raymundo 2009-7-6 9:58 pm

구피 암컷이 두 마리였고 둘 다 배가 불렀었는데... 다른 하나는 영 낳을 기미가 안 보이네요. 어제밤 산란통에 두고 잤는데 아침에 보니까 치어 한 두 마리가 생기긴 했는데, 먼저번 암컷이 낳은 치어들과 비교하면 난황도 거의 없이 몸체만 앙상하게 있고... 좀 이상함.
-- Raymundo 2009-7-8 1:1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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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가수가없어

지난 주 무한도전 듀엣가요제를 보면서 느낀 건데...

난 안 될 거야 아마 아 이게 아니고...;;

주인장은 예체능, 정확히는 음악 미술 체육 세 종목 모두 다 정말 소질이 없는 데다가... 그래서 그런지 관심도 별로 없고 아는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쓰고 나니 정말 나는 삭막하게 살고 있구나...)

대중가요 분야도 마찬가지다보니... 아직도 '가수' 하면 떠오르는 건 이문세 이승환 등 발라드 중심의 가수들, 게다가 데뷔한 지 꽤 된 사람들이고... 아마도 H.O.T 때부터
  • 새로 나온 그룹이라면 - '음 애들이 나와서 춤추며 노래하나보군'
  • 가수/그룹 이름이 영문이라면 - '음 춤추며 노래하나보군'
  • 이름이 영문이 아니고 솔로라면 - '음 춤추며 노래하려나? 암튼 잘 모르겠군'
이러고 있습죠... -_-;;;

그래서 무한도전 가요제를 볼 때도 말이죠... 이정현이야 "꽃잎"때 워낙 인상이 깊었던 터라 (근데 가수하면서부터 관심 없어졌음-_-;) 알고 있고, 윤도현씨나 소녀시대는 뭐 모를래야 모를 수 없겠고 (소녀시대 멤버들 이름은 모름), 그 외의 분들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노브레인, 에픽하이, 드렁큰타이거, 애프터스쿨... 다들 이름을 들어보기는 한 것 같은데, 다들 위 조건에 딱딱 맞아떨어지니, 옛날에 이름 들을때도 '음 애들이 나와서 춤추며 노래하나보군'했었던 거죠. -_-;;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이름도 처음 들어봐!'인 경우는 없더군요)

막상 듀엣가요제 본무대가 시작해서 하나씩 듣다보니...

아니, 타이거JK와 윤미래 부부 너무 멋있어... (윤도현씨와 노브레인과 에픽하이는.. 음 역시 제 취향이 아닌 듯)

그래서 조금 반성을 했습니다. 제가 지난 세월 이름만 듣고 편견을 가지고 관심을 두지 않는 바람에, 저런 멋진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놓쳤을까 하고 말이죠.

근데 뭐 오늘 저녁에 어느 방송사에서 음악프로 생방송하는 걸 보고 있으니... 역시 별로 관심이 가지는 않는군요;;; 그리고 윤미래씨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좀 검색을 해봤는데... 아아 '업타운'이었구나... 근데 역시 내가 관심을 갖기에는 너무도 내 취향과 먼... 나중에 "하루 하루" 부른 건 참 좋더구먼요. :-D

결론은... 난 안 될 거야 아마? (음 결국 이게 맞나)
-- Raymundo 2009-7-17 9:0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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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가수도 없고 노래도 모르겠고 재미가 없어서 당신 화장실 간 사이 채널 바꿨더니 다시 틀자던 사람이.. 남자 그룹 나오니까 시큰둥해졌잖아요.
-- Zehn02 2009-7-17 11:15 pm

당연하지...;;;
-- Raymundo 2009-7-17 11:1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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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물론 나도... 남들이 웃자고 한 말 중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말이거나 기타 이런 저런 이유로 발끈하기도 한다만...

클리앙 자게에 웃자고 글 하나 올렸다. 평소에 클리앙 자게에 올라왔다가 리플 주루룩 달리면서 싸움 나고 글이 삭제되는 (그래서 아예 명시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정치','종교' 주제들이나 최근에 클리앙 회원들을 설래이게 하는 '아이폰' 떡밥 등을 망라한다고 한건데...

오 하느님
아이폰이 다음 주 월요일 국내 출시된다는데
군대 갔다온 흡연자들만 구입이 가능하다더군요,
이건 정치인들 탓일까요?

순서대로 '종교' '아이폰' '군대' '담배' '정치', 그리고 은근슬쩍 '질문글을 자유게시판에 쓰는 행위'까지 포함한... 나름 '음 명작이군'하고 자뻑하면서(;;;) 올렸는데,

사실 마지막 문장이 저게 아니라 원래는
이건 대통령 탓일까요?
였는데, 쓰면서 약간 걱정을 하긴 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정치인들'이라고 쓰자니, 종교는 '오 하느님'하며 넣어놓고, 정치는 대놓고 정치인이라고 하면 운치(;;)가 없어보이고, 그렇다고 국회의원이라고 하자니 생뚱맞지 않은가. 그리고 애초에 처음 세 줄이 어처구니가 없는데, 마지막 줄에 딱히 발끈할 사람이 있겠어...하면서 그냥 올렸다.

역시나 눈에 거슬려 하는 사람이 있더라 OTL

근데, 내가 우려한 건 "아니 대통령이 잘 하고 있는데 클리앙 사람들이 이유 없이 까고 있다는 거냐"는 식의 반발이었는데 말이지... 인간적으로 이 상황에서는 그렇게 항의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Upload:20090718_1.png
(이런 쪽지를 받았습죠)

-_-;;

백번 양보해서 이 글이 비아냥이라면, 그건 자게에서 대통령을 언급(주로 안 좋은 쪽으로)하는 사람에 대한 비아냥이 됐으면 됐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대통령에 대한 비아냥이 되는데 -_-;;

Upload:20090718_2.png
(역시 쪽지)

도대체 누가 대통령탓일까요라고 물었다는 거지? 내가? 내가 물었다면, 가 대통령탓일까요라고 물었다는 거지? 아이폰이 다음 주에 나오는데 군대갔다온 흡연자만 구매가능하다는 거????




그래도 이 분 덕분에, 이걸 진짜 그렇게 해석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함. 난 정말 설마설마했지...
-- Raymundo 2009-7-18 1:0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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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야, 아침에 보니 삭제됐네ㅋ
-- Raymundo 2009-7-18 8:38 am

음.. 사실 이해가 안됨. 여하튼.. "아무개 탓일까요??" 라고 묻는다면.. 몇번을 읽다보니 반문으로 들리긴 합니다만.. 비아냥으로 들리는게 더 먼저일듯.. 근데.. 사실은.. 여전히 이 글 자체가 이해가 안 감. (이러느라 어제 늦게까지 잠도 안 잔거요..)
-- Zehn02 2009-7-18 9:29 am

아니 이 당시는 당신도 깨어있을 때였고;;;; 이 일기 쓰느라 잠이 늦어진 건 맞긴 하지만...;;;
-- Raymundo 2009-7-18 9:34 am

글 지워졌다고 은근히 상처받은 주인장.. 풉..
-- Zehn02 2009-7-19 4:34 pm

=ㅅ=;;;
-- Raymundo 2009-7-19 6:4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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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앞거대재떨이

301동 2층 정문으로 나오면, 현관 바로 옆에 커다랗게 환기구 같은 공간이 있고 그 위에 배수구 덮개로 덮여 있습니다.

Upload:p0027.jpg
(사진 오른쪽에 절반 정도가 잘렸음)

덮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한 10미터 정도 아래에 바닥이 보입니다. 은근히 높아서 아찔하죠. 저는 겁나서 그 위에 잘 안 올라갑니다.

암튼, 정문 바로 옆이 301동 흡연자들이 나와서 담배 피는 곳인데, 그 자리에 저런 게 있으니까... 사람들이 꽁초를 저기에 휙 던집니다. 도대체 왜 바로 옆에 멀쩡하게 휴지통 겸 재떨이가 있는데도 저기에 버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만... 몇 달에 한 번씩 싹 청소해간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또 버리니까 항상 바닥에 담배꽁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죠. "세계 최대 크기의 재떨이"라는 농담도 있고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그 앞에 종이가 하나 붙었더라고요. 이 공간은 건물 지하에 있는 전기실의 환풍을 위한 공간이자 (세상에나, 꽁초 썩는 냄새가 가득할텐데... 차라리 환기를 안 하는게 나을 듯. 실제로 안 할지도?) 배수구이기 때문에, 꽁초 때문에 배수구가 막히면 전기실에 물이 넘쳐 사고가 날 수 있으니 버리지 말아달라...고 적혀 있더군요. 아마 최근에 폭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생길 뻔 했나보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렇게 A4용지에 적힌 글귀 가지고는 큰 효과를 보기 힘들 것 같고... 배수구 덮개 위를 다시 모기장 정도로 구멍이 작은 철망으로 덮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래도 버리는 사람이 있긴 하겠지요. 그렇지만 만일 모르고 버린 사람이라면 바닥으로 휙 떨어질 줄 알았던 꽁초가 안 떨어지고 위에 놓이는 걸 보고 다음부터는 안 버릴 수도 있는 거고, 막혀있든 말든 여전히 버리는 못된(-_-;) 인간도 있겠지만, 지하로 떨어지지 않으니 청소하기도 쉽고 배수구가 막힐 일도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 Raymundo 2009-7-22 6:15 pm

철망 생겼습니다. /건물앞거대재떨이2
-- Raymundo 2009-9-21 5:3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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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덮개를 없애버려.. 구멍이 작으면 넣고 싶잖아요. 아님.. 밑에 기름을 잔뜩 부어 버리는 거에요.
-- Zehn02 2009-7-22 11:42 pm

무서운 인간...
-- Raymundo 2009-7-22 11:4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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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연구실 공용 서랍장 안에 있던, 도대체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도 알 수 없는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들이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한 장을 통해 볼 때는 적당히 광채도 나고, 두 겹으로 하면 딱 윤곽만 어여쁘게 보이는군요.

구경하고 있으려니까 지나가던 교내 용역직 분들이나 학생들 몇이 잘 보이냐고 물어오길래 빌려주고 그랬습니다. 제일 절정인 시각에 들고 나갔으면 건물 앞에 있던 학생들에게 팔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

카메라가 없어 사진은 못 남겼지만 (휴대폰으로 시도는 해 봤는데 영...), 어릴 적 봤을 때와 비슷하게 여전히 경이롭군요.




그리고 오후가 되자... 역시 일식은 망국의 징조인가 싶어졌습니다;
-- Raymundo 2009-7-22 11:3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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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얼핏 암담한 미래가 보이려고 하는데 이거 초능력일까요. 정작 개기일식은 못봤는데.
-- izlei 2009-7-23 1:26 am

오오 미실 새주 오오~ (이거 참 농담할 기분도 안 나게시리 암담하긴 합니다만;;;)
-- Raymundo 2009-7-23 2:2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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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출산2

처음에 구피 한 마리가 새끼들을 낳고, 어느 순간 보니 제브라 다니오의 치어들이 수조 벽에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알 상태로 낳아서 바닥에 깔려서 못 알아본 듯. 치어도 구피보다 아주 작더군요) 그리고 다른 구피 한 마리도 치어를 스무 마리쯤 낳았습니다. 여기까지가 한 3~4주 전.

그리고 오늘은, 처음 새끼를 낳은 구피가 또 새끼를 낳기 시작했다는군요. 최근 일주일 동안 또 배가 엄청나게 불러 있어서 '이러다가 배가 터지는게 아닐까 -_-;'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수시로 수조 바닥 근처에서 가만히 멈춰서 주인장 내외를 긴장시키더니 또 휙 가버리기를 여러 차례 했었는데, 오늘 주인장이 학교 간다고 집을 뜬 후에 마눌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낳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구피의 산란이 총 세 차례 있었는데 그걸 다 못보고 놓치네요 ㅠ,.ㅠ

근데 이번에도 전화기 너머로 마눌님 하시는 말씀.

"세번째 치어는 사산했는데 나오자마자 어미가 먹어버렸고... 네번째는 잘 나와서 어미 피해 도망을 가다가... 제브라한테 먹혔어요"

어항 속은 지옥인가
-- Raymundo 2009-7-27 11:3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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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부터 한동안 탄생하는 족족 사망하셨음. -_-;; (대부분 어미 입으로..)
-- 이 녀석 출산을 하고도 배가 꺼지지 않는 이유를 알았음.
-- Zehn02 2009-7-27 8:35 pm

제가 키운 구피들은... 사산한 치어는 안먹고 살아있는 치어들만 먹더군요. -_-;
-- 서늘 2009-7-31 6:11 pm

맞아요 맞아! 이 무서운 놈들...
-- Raymundo 2009-7-31 6: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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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가서과학을

자라면서 "타임 머신"에 관한 소설이나 영화, 만화를 한번 이상은 접하게 되고, 또 누구나 상상해봤지 싶다. 주인장도 예외는 아니고... capcold님 블로그에 언급된 티셔츠를 보면 외국 사람들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과거에 가서 다 "내가 발견(발명)했소!"라고 주장할 수 있다면 멋지겠지 ^_^

우리 나라는 특히나 근대화가 늦고 열강의 지배를 받았던 역사가 있고, 또 거슬러 가면 중국이나 일본의 침공을 받은 적도 여러 차례 있고... 사극을 보면서 '으이구 저 때 ***를 알았더라면' 싶어 답답할 때가 있는데, 그래서 종종 저런 것과 비슷한 생각을 해 보곤 했다. 내가 딱히 위대한 공헌을 세워서 이름을 날리겠다는 마음보다는, 제국을 만들고 식민지를 건설..하는 건 원치 않더라도, 좀 '잘 나가는 나라'를 만들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주인장의 국사 실력은 고등학교 때 이후로 점점 퇴보하고 있어서... 용어나 기타 등등 오류가 매우 많을 듯 함)

근데 과거로 불쑥 돌아가면 이상한 옷을 입고 말도 희한하게 하는 미친놈 취급 받을 테니 당장 시작부터 문제... 그러니 과거의 특정한 인물이 될 수 있다면으로 해보자.

일단 평민이나 천민으로 태어나면, 뭐 좀 해보려다가 곤장 맞고 황천갈 지 모르니 곤란하다

양반으로 태어나도...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언제 높은 관직까지 올라갈 것이며 높은 관직 올라가려면 엄한 것들 붙잡고 공부해야 하니 아무래도 시간이 없겠지. 그럼 역시 왕족이어야 할까. 세자는 좀 일거리가 많을 것 같으니 둘째 아들 정도면 좀 나으려나. "저는 백성들을 위해서 실용적인 학문에 힘써볼까 합니다" 하고 뒷전에 물러선 후에 연구와 교육을 겸하는 기관(집현전+성균관 같은?)을 하나 맡는거지.

근데 한창 전쟁통이거나 흉년에 민심이 영 아니거나 아버지, 즉 왕이 형편없으면 이것도 곤란하다. 세종대왕 때라면 좀 무난하려나.

말빨이 좀 먹히려면 열다섯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고, 예순까지 정정할 수 있다면 (이것도 당시에는 어렵겠지만) 45년이 주어진다. 45년 동안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테크트리를 타야 하는데...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의학 중에서, 생물과 의학은 당장 내가 아는 게 없으니 -_-; 포기. 다만 저 링크와 리플에도 언급되었던 끓는 물에 살균하는 것과, 피를 뽑는 치료법 금지는 확실히 해둬야겠다. 안 그러면 당장 내가 사소한 외상이나 질병에 걸렸다가 그대로 - 그것도 아주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다가 - 세상을 떠버릴수가 있겠다. "균"의 존재에 관한 것만 인식시킬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일단 현미경을 만들어주고 이후에는 의원들에게 떠넘기자.

"부국강병" 같은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시대가 시대이고, 약 170년 후에 임진왜란이 일어날테니, 일단은 군사력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는... 아무래도 대포빠른 운송수단빠른 통신수단이려나.

근데 정말 내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사"에 무지하구나 싶은게... 고려나 조선시대에 대포는 사거리에 따른 화약의 양 같은 것을 규격화해두었을까? 발사각도와 초속도에 따른 사거리의 변화에 대한 계산법이 있었을까? 당시의 수준에 대해 전혀 모르겠다

대포는 그 당시에도 있었으니, 이걸 "더 위력적인 포탄을, 더 멀리 날리는" 기술, 좀 더 정확히는 그런 기술을 찾아낼 수 있는 기반학문을 깔아놔야겠다. 그러자면, F=ma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지? 그런데 숫자를 "二千三百七十五" 이런 식으로 기록하면서 어느 세월에 계산을 할 것인가. 따라서 아라비아 숫자의 표기법을 슬쩍해와야겠다. 그러고보니 신라 때 이미 인도나 아라비아와도 교류가 있었네 마네 하는 것 같은데 왜 그런 건 안 들어왔을까.

그런데 속도와 가속도를 다루려면... 미분과 적분을 또 해야 할텐데;;; 최대한 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_-;

빠른 계산을 위해서는, 음 주판보다 더 빠른 계산도구가 있으면 좋겠는데, 전자계산기는 무리니 패스하고... 중간 단계에 뭐 없던가? -_-?

다시 대포 얘기로 돌아와서, 포탄을 날리기 위해서도 화약이 필요하고(장약), 떨어진 포탄이 폭발하게 하기 위해서도 역시 화약이 필요하다. 화약 만드는 법은 당시에도 있긴 했는데, 이건 어느 정도 수준이었을까. 정확히 원하는 위력의 화약을 만들기 위한 원료의 양이나 혼합법을 계산할 수 있었을까?

포탄을 멀리 날려보내려면 장약이 더 강하게 폭발하고, 포신이 길어서 힘을 더 오랫동안 가하면 될 거다. 그러자면 이번에는 그런 폭발을 견딜 수 있는 포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철에 탄소를 섞어서 경도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음은 당시에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겠지만, 이런 식의 재료의 물성에 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시켜야겠다. (음 학부 때 공부 좀 열심히 해 둘 걸. 지금은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어서...)




빠른 운송수단을 위해서는 일단 증기기관... 이건 뭐 일단 기본 아이디어를 알려주면 장인들이 나름 잘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이런 운송기관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없구나. 통신수단은 아무래도 전신이려나? 그러면 전기부터 시작해야 할텐데, 당장 발전기를 위한 자석은 어떻게 구해올 수 있을까. 링크의 글에서처럼 철을 가열한 정도로는 너무 약하지 싶은데.

암튼 급한 것부터 하려고 해도 그 기초부터 시작할려면 챙겨야 할 게 한도 끝도 없어보인다...;; 그리고 45년 후에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묻혀버리면 안 될 테니, 계속 이런 연구를 진행해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놔야 할텐데...

  • 이렇게 숫자놀음하고 뚝딱거려 뭐 만들고 부수는 일만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니, 아무래도 돈은 국가가 대 줘야 할 것이고,
  • 양반들이 이런 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는데 안 되면 평민에서 뽑아야 할텐데... 머리 좋은 평민을 등용할 수 있는 시험 제도가 있어야 할 거고,
  • 근데 장영실 예를 들지 않더라도, 평민들이 뭐 만들었다고 하면 제대로 봐주기나 하려나? 그러면 저 시험에 합격하면 양반 신분을... 이런건 무린가.
  • 되도 않는 거에 푹 빠져서 허송세월하면 안 되니 논리학실험 방법론 이런 것도 정립을 해 둬야 제대로 검증할 수 있겠다
  • 옛날 장인들이 그랬듯이 자기가 발견한 거 혼자서 죽을때까지 안고 가버리면 곤란하다. 자기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을 때 더 이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만들어야겠다. 특허?

뭐 대충만 상상해도 이런 식으로 흘러가던데... (네, 주인장은 자주 이런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한답니다 -_-;;)

내가 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서 진짜로 이를 악물고 저런 걸 추진한다고 해보자...

"왕자가 근본을 알 수 없는 이국의 학문에 현혹되어 나라의 재산을 탕진하고 반상의 구분을 문란케 하며, 태평천하에 병기를 개발하는 것은 곧 임금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 상소가 쏟아지고, 조만간 귀양을 가거나 목이 잘리지 않을까.

-- Raymundo 2009-7-31 1:4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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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과 주판.. 이라고 하려고 했는데, 주판보다 빨라야 한다니.. 패스..
-- Zehn02 2009-7-31 11:45 am

>> 학부 때 공부 좀 열심히 해 둘 걸
그러게요. 당신 나름대로 군 제대 이후로는 재료공학부 아니었소..??
-- Zehn02 2009-7-31 11:46 am

그니까 하는 말이지 -_-;;
-- Raymundo 2009-7-31 1:40 pm

복거일 "역사속의 나그네" 생각나는군요.
-- Nyxity 2009-7-31 5:55 pm

진짜 레이드 던전에서 수리로봇 처음 본 반응들이 나올듯....
-- 서늘 2009-7-31 6:10 pm

서늘/ 비유가 아주... 새콤합니다!

Nyxity/ 음 역시 누군가 먼저 썼군요 -ㅅ-;;;
-- Raymundo 2009-7-31 6:1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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