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2010-06

마지막으로 [b]

/모르겠다

97년, 내가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표를 행사할 수 있었을 때, "후보 단일화"니 "비판적 지지"니 하는 것들은 10년 전의 아득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딱히 열심히 고민해서 아득하다고 결론을 낸 게 아니라, 아득한 단어라고 생각해서 별 고민 안 했다...고 표현해야 맞겠다. 02년에도 나는 딱히 고민하지 않았었다.

근데 지금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후 이건 뭐... 하루하루가 내가 미치지 않는게 이상한 나날이 되니, 이젠 진심으로 고민하게 되더라. 지난 10년 이후 이젠 누가 되어도 최소한의 상식은 지켜질 줄 알았는데...

이번 지방 선거 전후로도 양측의 주장이 다 일리가 있게 들리고, 그래서 딱히 어느 쪽을 선택할 수가 없다. 선거 당일날은 별 수 없이 한쪽을 선택하면서 괴로웠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선거 때마다 괴롭겠다는 생각에 답답하다.
-- Raymundo 2010-6-4 2:5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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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와기도문

며칠 전 트위터에 "f(x)의 NU ABO 노래가 귀에 착 감기더라"는 말을 썼다가 [ozpuregreen]님의 설리 찬양에 말려들어서 덩달아 설래발을 치게 되고, 급기야 어제는 라디오스타에 에프엑스가 나온다고 막 꺄악거리는 트윗질을 일삼게 되었다.

근데 막상 방송을 보니 에프엑스보다 남정네MC 네 명을 더 많이 보여주지 뭔가! 게다가 목소리가 잠깐 갈라져 나오니까 그걸 놀린다고 "JP (일인지하 만인지상, 킹메이커 등으로 불리던 바로 그 JP -_-;;) 성대묘사" 어쩌고 하면서 자기네끼리 웃고 떠들어... -_-;;;;

그래서 오늘 아침에 날린 트윗:
어제 라디오스타 소감 : 이 인간들이 에프엑스 불러놓고 지네끼리 "JP 성대묘사" 하며 껄껄대고 있어 왜 -_-? TV에 남자들 얼굴은 전체방송시간의 10% 정도만 나올 수 있도록 제한하는 법이 필요하다.
2010/06/24 (Thu) 08:38:10

잠시 후 Zehn02 양의 준엄한 일갈:
@gypark 단체로 로리콤들..
2010/06/24 (Thu) 09:08:06 in reply to gypark

다시 주인장:
@zehn02 기도문과 성가에도 나오잖소. 글'로리'아 인 엔첼시스 데오~~~ (벼락맞는건 아니겠지;)
2010/06/24 (Thu) 10:12:12 in reply to zehn02

Gloria in excelsis Deo는 가톨릭 미사 통상문인 KoWikipedia:대영광송의 첫 구절로,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이라고 번역된다. (엑첼시스인데 '엔'첼시스라고 적은 건 오타)

입을 모아 신의 영광을 찬미하고 인간에게 죄를 용서하고 은총을 내려주십사 하는 기도문을 순식간에 로리 옹호의 근거로 삼으면서 사실 조금 찔리긴 했다;;

팔로워 중에 울톨릭 후배가 있었는데:
이 성가를 부를때마다 잊지 못할거 같아요.. RT @gypark @zehn02 기도문과 성가에도 나오잖소. 글'로리'아 인 엔첼시스 데오~~~ (벼락맞는건 아니겠지;)
2010/06/24 (Thu) 14:56:58 in reply to gypark

저런, 애꿎은 후배에게까지 정신적 데미지를 주었으니 해결을 해야지:
@Rubstone 한국어 버전으로 부르도록 하려무나.
2010/06/24 (Thu) 14:58:54 in reply to Rubstone

주인장이 말한 한국어 버전은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으로 부르면 '로리'가 안 들어가니 괜찮겠네...라는 어처구니 없는 지혜로운 해결책이었는데,

다시 Zehn02 왈:
@gypark @rubstone 한국어 버전 : 글로~~~오~~~~~~~~~~~~~~~~~~~리아 인엔첼시스데오... 입니다.
2010/06/24 (Thu) 17:08:32 in reply to gypark

이건 성탄절 성가 중 하나의 후렴구 가사... Zehn02양의 주장에 의하면 "~"의 갯수는 노래 멜로디에 맞춰 들어갔다고 하는데 정확히 맞지는 않는 듯 하다.

음... 생각지 못한 반격인데... 뭐 '로~~~오~~~~~~~~~~~~~~~~~~~리'도 '로리'로 볼 수 있지 않을런지.

P.S. 저는 진짜 "NU ABO"가 좋더라는 얘길 했을 뿐입니다요. 사실 저는 문근영이 더 좋근영.
-- Raymundo 2010-6-24 10: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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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오타였군요. 나는 당신이 그렇게 써 놓았길래, 평소에 내가 잘못 알고 불렀었다고 생각했음.
-- Zehn02 2010-6-25 1: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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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데의색상

(낮에 트위터에 간단히 적었는데, 기록 보존 차원에서ㅋ 여기에도 남김)

어머니가 서울 올 때마다 불편해하셔서,어제 마트에서 비데를 주문했다.오늘 업체에서 전화가 와서 설치일자를 얘기하고, 그쪽에서 하는 말이 "색상이 블랙과 화이트 중에 현재 블랙만 날짜를 맞출 수 있는데 무슨 색상으로 주문하셨어요?"라고 묻더라.

나는 매우 당황했다. 첫째, 어제 주문할때 판매원은 전혀 색상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았고, 둘째로...그 색상이란게 버튼부하고 뒤쪽에 로고 적힌 부분의 배경색이었는데, 나는 머리속에서 새까만 변기뚜껑과 변좌를 떠올렸기 때문이다-_-;;;

빨리 설치하는 게 중요해서 그냥 블랙 달라고 해놓고, 십 여 분 후 깨달을 때까지 '보는 사람마다 뭐라 할텐데' 전전긍긍한 내 상상력에게 위로를.

P.S.업체사람과 두번째 통화할 때 "아, 화이트가 아니라 와인색이었네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 심정은....

몇가지 보충을 하면...

1) "비데 색상"의 의미가 그거라는 걸 깨달은 것도 저절로 깨달은 게 아니라... '도대체 검정색 비데 같은 걸 나는 본 적이 없는데, 나름 흔한가?'하고 회사 홈페이지 가서 제품 사진 (위에서 찍은)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_-;

2) 전화를 준 사람은, 아마 해당 업체의 고객센터 쪽이었던 것 같다. 설치일자를 앞당길 수 없겠냐고 물어봤는데 그 사람이 결정하지 못하고 다시 기사(기사였는지 대리점이었는지)에게 전화해보고 알려주는 식이었으니.

웃긴 건, 내가 그 사람에게 "나는 색상이란게 전체의 색상이라고 잠깐 오해를 했는데, 그게 아니라 스위치 있는 곳의 색상 얘긴거죠?"라고 물으니까, 그 사람도 한번에 그렇다고 대답을 못하고 그걸 또 알아보고 전화주겠다고 했다는 거ㅋㅋ

3) 진짜로 변기가 와인색이면... 손님이 와서 보거나 자다가 잠이 덜 깬 채로 화장실 가면 기절할지도...

-- Raymundo 2010-6-30 8:2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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