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머면도기
사연은 이렇습니다: 주인장은 수염이 빨리 자라고, 많이 납니다.
그래서 깔끔하게 보이려면 매일 깎아줘야 하지만, 귀찮고, 연구실에 틀어박혀 사는 원생이 어디 잘 보일 일도 없고 해서, 보통은 2~3일에 한 번 정도 깎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이사가 결정된 후, 몇가지 사안을 두고 부동산이나 집주인, 이사갈 집 세입자 등과 좀 협상을 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경험상 깔끔하고 예의바르게 하고 나가면, 부모님뻘 되는 어르신들하고 마주했을때 "네,네" 하고 듣다가 이쪽 말은 씨도 안 먹히고 우리가 손해보는 쪽으로 끝나곤 하더란 말이죠... -_-; 그래서, 일단 첫인상이라도 더럽게 하고 나가보자라는, 소심한 몸부림을 좀 쳐보려고... 면도를 계속 안 하고 버텨봤습죠. 그래서 한 두 주 정도 길렀는데 - 당시 협상은 무난하게 합의가 되었는데, 수염이 영향을 끼쳤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_-;; - 여지껏 수염을 일주일 넘겨가며 길러본 적이 없는데, 열흘 넘게 안 깎아봤더니... 제 눈에는 그럴싸해보이지 뭡니까 (남의 눈에는 어떤지 자신 없습니다만 -_-;) 그때는 결국 동생네 만나러 갈 때 조카 앞에 그 꼴로 갈 수가 없어서 깎고 말았습니다. 이건 [KUZILIUS's 주막 :: 역시 애기가 상전] 참고.
버티면서 보니까...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는 딱 내 맘에도 드는데, 다시 일주일 더 지나고 나면 제가 봐도 영 지저분합니다
"쉬크 쿼트로4 티타늄 트리머"라는, 이름만 들으면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나오는 보스급 로봇이 아닐까 싶은, 한쪽은 날 면도기, 반대쪽은 수염 다듬는 용도의 트리머('트리머'가 흔히 얘기하는 '수염용 바리깡' 정도의 정식 명칭인 듯?)란 게 있더군요. [쉬크 코리아 홈페이지의 제품 정보]를 보니까 제가 찾는 용도에 딱인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다른 날 면도기보다 조금 비싼 만원대! 이번 경우 가격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왜냐하면 샀는데 한두번 써보고나서 '생각보다 귀찮네, 수염이 웬말이냐, 걍 싹 깎자'고 할 때 덜 아까우려면 최대한 싸야죠;;; 저걸 사 보려고, 기대에 차서 학교에서 집에 오는 경로 상에 있는 큰 마트 세 곳을 들렀는데 잘 안 팔리는 물건인지 (하긴 그럴 법 하기도) 다 허탕치고... 결국 전날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마눌님이 선물로 사주겠다면서 대신 결재해주셨습니다 우훗) 이제 오나 저제 오나 하고 있는데 오늘 집을 나왔는데 한 30분쯤 후에 택배가 도착했나봐요. 그래서 마눌님이 저걸 인질로 잡고... 여기까지가 저 블로그 포스트의 사연입니다.
음, 원래는 면도기 사용기를 올리려고 했는데 어째 구입기로만 주절주절... 사용기는 쉬크트리머에 따로 작성합니다. -- Raymundo 2010-2-28 12:55 am
Comments & Trackbacks사용기는.. 여기.. [여기] -- Zehn02 2010-2-28 1:02 am
오호, 그러고보니 수염기르신 후에는 못뵌듯. 깔끔해보여 좋군요 :) -- philia75 2010-2-28 2:47 pm
테러리스트에 사기꾼 추가요. 2mm로 깎고 하루 지나니 더 나아보임 -- 마누라 2010-3-1 12:58 am
메롱.. -- 마누라 2010-3-4 10:2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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