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2003-11-04

마지막으로 [b]

/2003-11-04

울톨릭 사람들과 서울대 입구역 근처에서 ...

울톨릭 후배들을 만났습니다. 저와 Zehn02, eli, 인갱 이리 넷이서 만났는데, 다들 자기 홈페이지가 있으니 서로 다른 입장과 소감으로 후기 네 편이 올라올 수도 있겠군요. 저는... 주차하느라 고생한 얘기를 중심으로... ^^;

주차의 딜레마. 다른 차들이 이미 세워져 있는 곳은 그 차들 때문에 내 차를 세울 수 없고, 차가 세워져 있지 않은 곳은 왠지 거기 세우면 견인되거나 욕을 먹거나 기타 등등 세우면 안 되는 곳 같아서 못 세우겠다...라는 것이 요새 제 심경입니다. 웬지 저만 모르고 다른 운전자들은 다 아는 주차의 룰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장소 어떤 순간에는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대로변에 차를 세우고, 다른 장소 또는 같은 장소 다른 시간에는 약속이나 한 듯 아무도 세우지를 않고...

서울대 입구 역에 즐겨가는 만화방이 있는데, 차가 생긴 이후에는 차마 주차할 엄두가 안 나서 한 번도 가질 못했습니다. (오늘 가 보니 없어졌더군요. 이런...) 오늘 역시 차를 학교에 두고 버스를 타고 갈까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ㅠ,.ㅠ 혹시 관악구청이 야간에 개방을 하는지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는데 하염없이 통화중이더군요. 그래서 Danny에게 MSN으로 조언을 청한 후 일단 목적지를 관악구청 뒷 편 골목으로 결정하고 출발했습니다.

학교 정문을 나와 관악구청 앞 횡단보도에서 유턴. 바로 오른쪽 골목으로 구청을 끼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좀 더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게 자리를 찾기 쉽지 않을까 싶어서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간 후에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뒷편은 차 한 대만 통과할 수 있는 일방통행길이라 주차는 어림 반푼어치 없는 일이더군요. 차라리 아파트 주차장은 어떠려나 싶군요. 안 들여보내 주려나...

결국 구청 뒷골목까지 내려왔는데, 구청 담벼락 아래에 주차구획이 있긴 한데 거주자 우선 구역인지 번호가 적혀 있는 겁니다. 지난 번의 경험상 이런 곳에 세우면 10분도 안 되어서 빼달라는 소리가 날 테고.. 군데 군데 구획선이 그어지지 않은 공간이 있고 그 자리에는 차도 없길래 앗싸 싶었는데, 그런 자리는 담에 "주차금지"라고 붙어 있더군요. 근데 왜 금지했는지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 곳마다 왼쪽으로 골목이 있는 형태 (즉 'ㅓ'의 가로획과 세로획이 만나는 지점)이었던 것으로 보아, 왼쪽 골목에서 나온 차가 방향을 틀기에 충분한 공간을 주려 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곳을 다 피하고 나면 결국 끝까지 가도 자리가 없을 듯 하여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세워 버리고 말았습니다.

주차하는 것까지는 이렇게 되었는데, 약속 장소로 가면서부터는 계속 걱정이 떠나질 않는 겁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구청 담 아래 주차금지 표지판 아래 세웠으니... 와 보면 차가 없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딱지를 떼는 것은 아닐까. 회전에 방해를 받게 된 차가 긁고 가는 것은 아닐까. 노는 시간 내내 사고력의 20% 정도는 그 걱정을 했지 싶습니다. 다음부터는 정말 차를 학교 내에 두고 나가는 쪽으로 고려해 봐야 할 듯 합니다. 어쨌거나 네 시간 쯤 후에 돌아와 봤는데 별 탈 없었던 듯 하네요.

... 밥 먹고 술먹고 놀았다는 얘기

저녁은 피자헛에서 - 이리 될 줄 알았으면 피자헛 주차장에 가져가도 되는 건데... 근데 한 시간만 무료이니 결국 빼긴 빼야 했겠군요 - 먹고, 그 옆에 주점에 가서 복분자주와 '이탈리안 스타일 조개탕'이란 걸 시켰습니다. 모인 인간들끼리 얼마 전부터 홈페이지에서 복분자주 얘기를 했던 터라 그래 오늘은 이걸로 먹어보자..고 했더니만, 매실주 보다도 더 비싸더군요. 네 명이서 딱 한 병으로 끝냈습니다. 그나마 저는 운전도 해야 되고 어차피 술은 종류와 가격을 불문하고 좋아하지 않으니 사이다 한 캔으로 두시간 넘게...

이탈리안 스타일 조개탕이란... 보통 조개탕과의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우동 내지 국수 사리라 부를 만한 것(안주 이름으로 보건데 이 면발은 스파게티라 불리길 원할 것 같군요)이 들어가 있다는 게 차이점이랄까... 일행 중 두 명이 자신의 디카로 열심히 찍었으니 내일쯤이면 사진을 올릴 수 있겠군요.

일행 중 인갱 양은 몇 달 전 유럽여행을 갔다 온 후 처음 보는 것이고, 엘리 양도 오래간만에 (얼마 전 마을버스 안에서 우연히 보긴 했지만) 여행갔던 얘기, 요즘 사는 얘기, 생각하는 것들 등등을 깊이있게 나눠보고 싶었으나... 결국 가벼운 내용의 수다로, 우리의 이야기보다는 남의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막상 그런 얘기들 꺼내기에는 어색하기도 했고, 주인장 스스로가 요새는 무거운 얘기는 괜히 시작하고 싶지 않아합니다.

예전에 어느 후배가 그런 얘기를 하였습니다. 졸업하고 나서 울톨릭 사람들 만나는 것은 결혼식 같은 행사가 있을 때 정도인데, 그럴 때마다 모여서 옛날 얘기만 하게 되는 것이 과거에 갇혀 버리는 느낌이라고. 아직은 한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은데, 마치 모든 일이 끝난 것처럼 옛날의 추억만을 되풀이해서 얘기하고 회상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되는 이유는, 그 때의 우리의 다짐을 지키며 사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요. 그 무거움을 밀어내고 싹을 틔울 힘이 아직은 없는 것인지, 있었는데 그만 잃어버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니면, 단지 살아남는 것 자체로 힘에 겨운 세상에서, 이상을 얘기하는 것이 과분한 일인 걸까요.

어쨌거나, 잘 놀고, 헤어졌습니다.

클리에용 루미텍터 액정 보호지

집에 돌아와 보니 클리앙 장터에서 구입한 루미텍터 액정보호지가 도착했더군요. 음... ㅈㅍ님처럼 새 PDA가 생긴 것만 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매우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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