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품위음, "말의 품위"라는 제목은 너무 거창한 것 같기도 한데, 딱히 적당한 제목이 떠오르지는 않는군요. 십년쯤 전에 봤음직한 유머를 다시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십년 전에는 마지막 대사가 "이 놈아"로 끝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 돌아다니는 버전은 "개새X야"로 끝난다던가, "바보"가 "병신"이 된다던가, 등등 읽다가(또는 듣다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표현이 되어 있어서 놀라곤 합니다. 내용은 옛 버전 그대로인데 오직 표현만 과격해지더군요. 뭐 제가 어렸을 때 읽은 유머 중 상당수는 어머니가 구독하시던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린 것들이라 그쪽이 순화된 버전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 오늘 점심 식사를 근처 연구동에 있는 매점에 가서 했습니다. 가끔 담배 사러나 가던 곳이었는데 얼마 전에 기숙사 식당 메뉴가 맘에 안 들어서 거길 갔더니만 매점에서 나오는 식사 치고 아주 맛있더라고요. (라면류는 항상 팔고, 점심 메뉴가 매일 하나씩 있음) 게다가 거기에는 만화책들이 있어서 밥 먹으면서 한 권 보고 오기 좋더군요. (^^;; 앞으로도 종종 가야겠네요) 팔극권이 소재인 "권법소년" 한 질 (뭐 뻔하겠지만 군데군데 이가 빠져 있음), 그리고 두시간만에 생각이 나지 않게 된(-_-;) 다른 만화 한 질, "타이의 대모험"이 세 권 있었습니다. 저는 뭐 옛날에 다 봤던 거긴 한데... 오늘은 저는 타이의 대모험을 한 권 뽑아 들었고 같이 간 선배는 권법소년을 들고 보면서 밥을 먹었습니다. 제가 본 장면이, 기억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용기사 바란이 아들 타이의 기억을 지우고 데려가려다가 타이 동료들의 저항에 결국 타이의 기억이 돌아오고 부자 지간에 혈투를 벌이는 장면이었지요. 그런데 읽는 데 계속 대사가 눈에 걸리는 겁니다. 바란이 타이에게 "미련곰탱이 같은 놈"이라고 한다거나, "허접하다고 생각", "열받게 하면" 등 사전에 없는 말들이 자꾸 나오는데, 제가 고등학교 때 주간 챔프에서 꼬박 챙겨 볼 때는 도저히 그런 말을 쓰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15년도 더 넘은 일이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어리석은 놈" "별 거 아니라고 생각" "화나게 하면"과 같은 표현이었을 거로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이게 해적판이냐 하면 그건 아니고, 다만 새로 출간한 것 같더군요. 별로 헐지도 않은 책이고 그림은 우에서 좌로 보는 일본식인데다가, 예전에는 덧칠을 했던 걸(칼에 베이는 장면이나 레오나 공주의 노출 심한 의상 등) 수정 없이 실린 걸 보면 새로 출간하면서 대사도 새로 번역을 했나본데, 일부러 기존 대사와 다르게 하려고 무리를 했나 싶을 정도로 중간중간에 대사의 내용이나 표현이 좀 아니다 싶게 나오더라고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드래곤볼 새로 출간된 걸 볼 때도 마찬가지로, 중반 이후에는 대사들이 무슨 초등학생들끼리 싸우면서 하는 말 같아서 "이게 정식 번역판이 아니었나?" 싶어서 표지를 다시 보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500원짜리 손바닥만한 해적판 대사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 싶은데... ... 독자층을 초중(고?) 학생들 정도로 잡아서 일부러 그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쓰는 표현을 쓴다고 쓴 건지(오히려 독자층이 어릴 수록 정확하고 표준어에 맞는 표현을 써야 되지 싶은데), 번역자의 평소 어휘 구사가 그런 식인겐지, 아니면 원작의 일본어 표현이 원래 그 모양이었는데 -_-; 예전에 출간할 때는 심의 때문에 순화시켰던 건지, 순전히 제 기분 탓이고 예전에 읽을 때도 그런 표현이었던 건지, 알 도리는 없지만 암튼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군요.-- Raymundo 2007-1-17 3:06 pm
Diary/타이의대모험개정판
-- Raymundo 2007-3-29 3: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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