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나
PDA, 스마트폰 등에서 프로그램을 쓰다보면... 또는 요새는 웹사이트의 인터페이스 중에.. 버튼 하나로 어떤 동작이나 상태를 변경하는 스위치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좀 애매한 경우가 있는 것이...
예를 들어서, "상/중/하" 세 가지 상태를 버튼 하나를 눌러서 상->중->하->상..순으로 로테이션하면서 바꿀 수 있다고 할 때, 그 버튼에 "상"이라고 쓰여져 있다면 그건
현재 상태가 상,중,하 셋 중에 "상"이라는 뜻인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단 두가지 상태나 동작 사이에서 고르는 토글 스위치들의 경우... 예를 들어 on/off 버튼이 있는데,
현재 그 버튼에 "on"이라고 쓰여져 있다고 하면,
- "현재 상태가 on이고, 누르면 off가 된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 "현재 상태가 off이고, 누르면 on이 된다"인 뜻일까요?
당연히 전자라고요? 지금 당장 컴퓨터에 있는 동영상 플레이어 하나 띄워서 동영상을 재생시킨 후, "재생/일시정지" 버튼 부분을 보세요.
- 버튼의 모양이 "||"일 때는, 현재 재생 중이고, 누르면 일시정지가 된다를 의미합니다.
- 버튼의 모양이 "|>"일 때는, 현재 일시 정지되었고, 누르면 재생이 된다를 의미하죠.
요컨데 위의 on/off 스위치의 질문에 대입하면 후자의 형태라는 얘깁니다.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곰플레이어, KMP 세 가지를 지금 다시 확인해봐도 역시 그렇군요.
많은 경우 이런 애매함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동영상이나 음악 플레이어의 경우야, 현재 상태가 어떤지는 눈과 귀로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스위치를 보면서 파악할 필요가 없고, 다른 경우에도 스위치의 상태에 따라서 화면 어느 곳의 모습이나 스피커에서 들려나오는 소리 등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죠.
그렇지만 살다 보면 이런 경우들만 있는 게 아니라서... 오직 스위치를 봐야만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는 경우나, 스위치를 세팅한 후 다른 버튼을 눌러서 동작을 시킨 후에야 그 스위치의 상태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뒤에 언급할 제로보드의 검색항목을 선택하는 경우처럼). 이럴 때 스위치가 애매하게 되어 있으면 시행 착오를 겪게 되죠.
어떤 스위치들은 그래서 나름대로 명확하게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 on/off 스위치라면, on 상태에서는 스위치가 밝게 빛나는 형태로 그려진다던가
- 체크/체크해제 스위치라면 체크 상태에서는 옆에 "v"마크가 표시된다던가 하는 식으로,
일상 생활의 전자기기나 옛날부터 사용해오던 표기법을 반영하는 식이죠. 아니면 하다못해 "상태"인지 "동작"인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말로 표현합니다.
- 켬/끔 은 동작입니다. 각각 "누르면 켜질 것이다(현재는 꺼져 있다)" / "누르면 꺼질 것이다(현재는 켜져 있다)"를 의미하죠.
- 켜져있음/꺼져있음 은 상태입니다. 말할 필요 없이 현재상태가 각각 켜져있음/꺼져있음 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렇게 표기하는 스위치는 여지껏 실제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_-;)
- (그런 의미에서 주인장은 켜짐/꺼짐이라고 쓰여진 스위치를 싫어합니다. 이건 동작인지 상태인지 묘하게 애매해서... 실제로 이걸 상태로 취급하는 프로그램도 본 적이 있고, 동작으로 취급하는 프로그램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나마 그런 노력도 안 하는, 아니 어쩌면 일부러 골탕먹이려는 게 아닐까 싶은 스위치들도 있는데...
주인장이 오늘
Nokia6210s에 깔았던 프로그램 하나는, 버튼이 누를 때마다 파란색/빨간색 두 가지로 바뀌더군요. 저는 당연히 파란색이 on상태인 줄 알았죠 (신호등 생각해서... -_-;) 그런데 어째 분명히 껐는데 자꾸 동작하더라 싶어서 잘 살펴보니까,
- 파란색 버튼 옆에는 "Activate"
- 빨간색 버튼 옆에는 "Deactivate"
라고 표기가 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상단에 타이틀바에도 파란버튼 상태에서는 "(off)", 빨간버튼 상태에서는 "(on)"이라고 되어는 있었는데, 이게 평상시에는 안테나 아이콘에 가려서 안보이고, 90도 눕혀서 랜드스케이프 모드로 했을때야 보이더군요. 그리고나서 몇 번 스위치를 눌러보니까 빨간색 버튼이 좀 더 밝은 것 같기도 합니다만 -_-;;;; 만일 파란색이 아니라 초록색이었으면 정말 입에서 욕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네요. (이것 때문에 화딱지 나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ㅋ 전부터 계속 생각해오던 내용이긴 한데.)
웹 게시판에서 널리 쓰이는 제로보드... 제로보드에서 게시물 목록 아래에 검색어 입력폼이 있는데, "작성자 이름", "글 제목", "글 내용" 등을 각각 검색 대상에 포함할 지 말지 체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로보드 스킨들이 참 다양한데 그 중에 어떤 것들은 도대체 지금 이게 선택된 상태인건지 제외된 상태인건지 구분을 못하겠더군요.
- 작성자 이름 <->
작성자 이름 - 둘 중에 어느게 "작성자 이름"을 검색하도록 체크한 걸까요? 가운데 가로줄을 긋는 것은 태고적부터 내려온 (물론 과장임) "지운다"는 의미인데, 이게 "선택", 즉 체크한 것으로 간주되는 이유를 저는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오래 전 기억이라... 막상 지금 그런 스킨을 사용한 사이트를 찾으려니 잘 안 보이는군요)
- 작성자 이름 <-> 작성자 이름 - 이런 식으로 글자와 바탕색이 반전이 되는 경우는... 그 사이트의 전체 배경색과 잘 어우러지면 그나마 다행인데 안 그러면 구분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
이런 경우는 일단 확실히 검색에 걸릴 단어를 넣어서 검색을 시켜보고서야 이게 체크한 건지 아닌지를 알 수 있지요.
그 외에 유사한 형태로,
- _A__B_ <-> _A__B_ (근데 그 바깥쪽의 바탕화면의 색은 제 3의 색...)
- _A__B_ <-> _A__B_
- A B <-> A B
이런 스위치를 만나면...
시한 폭탄 앞에 두고 빨간 선 자를까 파란 선 자를까 고민하는 요원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됩니다
Comments & Trackbacks
아 저도 느끼던건데, 잘 정리하셨네요.
-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않을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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