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4-7
연구실 후배들이 듣는 어느 수업의 이야기.
대학원 수업인데도 수강 학생들이 100명 정도 되어서, 도저히 일일이 출석부를 부를 시간이 없는 지경. (출석부나 빈 종이를 돌려서 직접 적게 할 수도 있겠으나 이건 대출이 너무 쉽기 때문에 싫으셨던 듯) 교수님이 내놓은 방안은 다음과 같다.
- 수업이 시작하면 학생들에게 종이를 한 장씩 나눠 준다.
- 이 종이에는 16자리의 알파벳과 숫자로 조합된 인증 코드가 적혀 있다. 종이마다 코드는 다 다름
- 학생은 수업 후에 인터넷으로 수업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신의 학번과 이 인증 코드를 입력한다. 이러면 출석 체크가 됨
이렇게 출석 체크를 할 경우 생각할 수 있는 대출 방안은 다음의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겠다.
- 친구가 받아온 인증 코드를 같이 사용한다 - 물론 이 방법은 통하지 않게 되어 있다. 하나의 코드는 한 번만 사용 가능하다.
- "지각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인증 코드가 적힌 종이를 나중에 따로 한 장 더 받는다 - 이걸 막기 위해서 지각은 무조건 결석 처리를 한다고 함.
- 처음 나눠주는 시점에 한 장 더 받아 챙긴다 - 현재 나눠주는 방식은.. 제일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에게 자기 뒤에 있는 학생들의 수를 세도록 시킨 후에 그 수 만큼 나눠주고 있다고 하니, 앞자리에 앉는 학생과 친하게 지내면 가능할 법도.
- 게다가 앞자리 학생이 학생수를 세는 시점과 종이를 분배하는 시점 사이에 교실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있어서 이 학생들 때문에 숫자가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교수님이 이 문제를 극복할 방안을 생각해보겠다 하셨다니 과연 어떻게 할 지 기대됨. 문을 걸어잠글지도?
위 방안이 실패하면 남은 것은 좀 더 진지한(?) 건데...
- 조교 대학원생을 친분 또는 인맥 또는 금품(-_-;)을 사용하여 매수 - 이게 제일 쉽겠다 -_-;
- 출석 체크 서버 해킹 - 괜히 시도했다가 성공도 못하고 흔적이라도 남으면 출석이 문제가 아니라... -_-;;
- 인증 코드를 직접 만듦
출석 체크시 인증 코드를 어떻게 확인하느냐 하면, 처음에 이 코드들을 해쉬 함수(후배 말로는 SHA1이라 함)를 통해서 41비트의 스트링으로 변환하여 서버에 저장하고, 학생이 코드를 입력하면 다시 해쉬 함수를 거쳐 변환한 후 서버에 저장된 스트링들과 비교해서 맞는 게 있으면 체크가 되는 방식이다. (해쉬를 쓴다는 것과 해쉬 함수가 뭔지를 어떻게 알았냐 하면... 이 후배가 출석 체크 페이지의 URL 뒤에 적당히 디렉토리명을 더 넣어봤더니만 이 스트링들이 저장된 파일이 보였다고 한다. -_-; 이렇게 허술하게 홈페이지 하위 디렉토리에 보관을 하다니.. 깰 테면 깨 보라는 것인가?)
어쨌거나 이 후배의 계산으로는 자기 PC에서 brute force 로 인증 코드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10의 14승년 정도가 걸릴 듯 하다고 하니, 누가 이 불쌍한 후배(3분 지각하는 바람에 결석이 되었는데, 결석이 3번 이상이면 학점이 심각하게 깎인다고 했단다)를 위해서 4*10^14배 빠른 컴퓨터를 좀 빌려 주면 고맙겠음. :-)
- eouia : SHA1 깨졌다고 하더군요. MD5도... - 2005-4-8 12:56 am
- Raymundo : eouia/ 오호, 후배에게는 매우 기쁜 소식이로군요. :-) - 2005-4-8 7:36 am
- 재흥 : 호오... 신기한데요? - 2005-4-8 1:30 pm
- 재흥 : 그리고 이번에 SHA-1 깨진건 기존 방법으로는 collision되는 두 쌍을 찾으려면 - 2005-4-8 1:31 pm
- 재흥 : 2^80번의 연산을 필요로 했는데 그게 2^69번으로 줄어든 거랍니다. 2000배 빨라진거죠... ^^ - 2005-4-8 1:32 pm
- bab2 : 대출자가 제일 앞자리에 앉아있으면 되겠네요..ㅡ.,ㅡ; - 2005-4-8 5:27 pm
- Raymundo : bab2/ 첨부터 맘먹고 작전을 짰다면 그럴 수 있겠는데, 본의 아니게 지각하는 사람을 위해서 매번 앞자리에 누군가를 배치할 수가 없으니 말이죠. :-) - 2005-4-8 5:45 pm
- Raymundo : 재흥/ 그런 거로구먼. - 2005-4-8 5:47 pm
- 일일공이 : '대출 방안'이란 말에 '돈을 왜 빌리지'라는 의문이 나오는 걸 보니...제가 학교를 떠난 지 너무 오래 되었군요...OTL - 2005-4-14 4:57 pm
- Raymundo : 일일공이/ 그러게, 네 말 듣고 지금 다시 보니 내 눈에도 그리 보이는군. -.-; - 2005-4-14 5:5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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