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요즘말많은퍼머링크

마지막으로 [b]

/요즘말많은퍼머링크

"홈페이지 만들기"라는 얇은 책을 하나 펼쳐놓고, 메모장으로 단순하기 그지없는 html 파일을 작성하여1, FTP프로그램으로 올리고, 넷스케이프3.0으로 보면서 환호하고 뿌듯해했던 그 당시를 기억하는지.

그 때 그렇게 작성해서 올렸던 웹페이지들의 주소야말로 진정한 퍼머링크였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 당시 웹페이지들의 URL은 html파일의 경로였다. 내 소개는 intro.html이었고, 내 취미 페이지는 hobby.html이었고, 이웃들 모음은 link.html이었고... 홈페이지 서버를 몇 번을 옮겨 다니더라도, 그 html파일을 백업했다가 다시 FTP로 새 서버에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오히려, 개인도메인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2 도메인 이름이 바뀌는 게 문제였으면 문제였지, 도메인 내에서 각 페이지들의 경로는 똑같았다. 또한 그 경로명은, 지금처럼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3가 아니라 페이지의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다. (뭐 가끔 보면 내 소개는 1.html이고 이웃들 모음은 5.html이고 하는 식으로 만드는 사람도 있긴 했다 ^^)

SK의 이글루스 인수 소식 이후, 대규모의 블로그 이전(가히 exogloos라 부를 만하다)으로 인하여 수많은 링크들이 깨지게 될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견을 내어 주고 있다.

처음 얘기한 10년전 홈페이지 얘기는 물론 농담이 반이지만 (말을 바꾸면 진담도 반은 있다-_-;;),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기회가 되어 꺼낸 얘기고...

블로그 얘기로 넘어가서,

  • 네이버 블로그의 포스트 주소는 blog.naver.com/사용자ID/의미를알수없는일련번호
  • 이글루스의 포스트 주소는 사용자ID.egloos.com/일련번호
  • 태터툴즈의 포스트 주소는 (설치형이라서 사용자ID는 따로 없고, 도메인 뒤에) tt/index.php?pl=일련번호. 일련번호는 1부터 시작
  • MovableType의 포스트 주소는 도메인/archives/일련번호.html4 - 설정하기에 따라 페이지 이름을 URL로 쓸 수 있다고 함
등등인데... 왜 꼭 이렇게 제각각이어야 하는가?

위키위키의 경우는, (위키는 거의 전부 설치형이니, 도메인과 CGI프로그램 이름 부분은 설정하기 나름이긴 한데)

  • 이 곳과 같은 UseModWiki의 페이지 주소는 도메인/wiki.pl?페이지이름
  • MoniWiki의 페이지 주소는 도메인/wiki.php/페이지이름
  • WikiX의 페이지 주소는 도메인/index.php?display=페이지이름
거의 모든 경우 URL의 끝이 "페이지이름"으로 끝나고, 이런 공통점 덕분에 인터위키라는 게 가능하다.5 블로그는 그러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가상의 예를 들어서,

  • 네이버 블로그의 포스트 주소는 blog.naver.com/사용자ID/사용자ID-일련번호
  • 이글루스의 포스트 주소는 사용자ID.egloos.com/사용자ID-일련번호
라고 하자. 그러면 주소의 마지막의 "사용자ID-일련번호"는 전체 사이트에서 유니크하다는 것이 보장이 된다. (사용자ID야 사이트 내에 유일할 것이고, 한 사용자가 작성한 글들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일련번호도 유일할 테니)

이 때 이글루스 사용자(예를 들어 hong이라고 하자)가 이글루스를 떠나 네이버로 이전을 한다면6,

  • 일단 이글루스에서 쓰던 아이디와 동일한 아이디로 네이버에 가입을 하고 (이미 아이디를 선점당했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낭패. 다른 곳을 찾을 수 밖에)
  •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쓸 때, 저 일련번호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현재는 글 쓸 때 제목과 내용 정도만 사용자가 지정을 하는데, URL까지도 지정을 할 여지를 주자는 것. 사용자ID가 유니크하기 때문에 다른 사용자와 저 항목이 겹칠 염려가 없다. 자신의 글들끼리만 겹치지 않게 하면 된다.
  • 기존에 이글루스에서 썼던 글을 재주껏 (보통은 긁어 붙이겠지) 옮길텐데, 각 포스트마다 이글루스에서의 일련번호와 동일한 번호를 택해서 네이버에 올린다.

이런 방식으로 이전을 했다면, 이제 저 사용자의 이글루스 포스트를 링크하고 있었던 또 다른 사용자는 (예를 들어 주인장의 홈에, hong.egloos.com/hong-123456 이란 포스트가 링크가 되어 있었다고 하자)

  • 내 홈페이지에서 "hong.egloos.com"이라는 문자열을 찾아서, "blog.naver.com/hong" 으로 고쳐준다. 링크가 여러 개라면 이것도 고역이긴 하지만, 적어도 각각의 포스트에 대하여 일일이 웹서핑하고 바뀐 주소를 찾아서 복사하고 붙여넣기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편하다. 클립보드에 한번만 복사한 후 계속 마우스로 긁고, Ctrl+V로 붙여넣기만 반복하면 되잖은가. :-)
  • 위키의 인터위키와 같은 방법을 쓴다면 그야말로 no problem. 애초에 각각의 링크는 "hongblog:hong-123456" 과 같은 식으로 되어 있고, 이제 hongblog라는 태그에 해당하는 주소를 "hong.egloos.com/"에서 "blog.naver.com/hong/"으로 바꿔주면 그걸로 모든 링크가 자동으로 바뀐다.

MT처럼 아예 포스트를 html로 저장해 버리는 경우는 좀 애매해지기는 한데, 이건 인터위키 형식을 좀 더 발전시켜서 인자를 URL 중간에 치환하게 하면 되겠다.

hongblog     hong.com/archives/%s.html
이렇게 정의하게 하고, hongblog:hong-123456 이라고 쓰면 저 "%s"자리가 치환되어 hong.com/archives/hong-123456.html로 바뀌게 하면 된다.

웹 서비스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잘 아는 게 아니지만, 적어도 저 URL형식을 바꾸기 이해서 서버 내의 데이타 저장 방식을 통채로 갈아 엎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간에 간단한 변환 과정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되던가, 좀 더 안 좋은 상황이라도 일부의 수정만으로 되지 않을까. 내부 구현과 외부 인터페이스를 별도의 계층으로 만드는 이유가 뭔데.

뭐, 어찌돼었던간에 이번 사태를 통해 뭔가 발전하기를 바란다. 나야 뭐 이글루도 안쓰고 싸이도 안쓰니 이번 일은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이긴 한데, 이 홈페이지에도 수많은 외부 링크들이 있고 그 중에 이글루스 포스트들도 많기 때문에 그것들이 와르르 깨지는 것은 참 가슴이 아프다. 웬만하면 블로그 폐쇄나 이전 같은 조치는 좀 미루어 주셨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 있음. :-)

-- Raymundo 2006-3-12 1:32 am


  • yy : 잘 봤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ID도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타이틀을 이용하여 만든 퍼머링크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ttp://www.techcrunch.com/2006/03/11/livelocker-social-bookmarks-and-ratings-for-rich-media/ 이런 것처럼요. - 2006-3-12 2:02 am
  • yy : 포스트의 제목이 결국 위키의 페이지이름과 가장 잘 대응된다고 봅니다. - 2006-3-12 2:03 am
  • Raymundo : yy/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URL이 내용을 반영해 주는 것이 제일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용자ID가 그래도 필요한 이유는, 포털에서는 동일한 타이틀의 포스트를 서로 다른 사람이 올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 2006-3-12 2:04 am
  • Raymundo : 이번 글 같은 경우는 퍼머링크의 형식이 어떤 게 옳으냐보다, 어쨌거나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때, 하나의 포스트는 동일한 (그리고 유니크한) 값에 의해 URL을 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고요. - 2006-3-12 2:05 am
  • intherye : wordpress에서 slug라는 게 비슷한 게 아닌가 추측하며 나름대로 이용중인데, 맞겠죠? 페이지 고유주소가 slug에 지정한 문자열로 끝납니다. 다만, 바로 앞에 작성일자도 붙어버려서 인터위키 같은 기능 구현은 어렵겠더군요. - 2006-3-12 2:12 am
  • yy : 아하. 그러네요. 동의합니다. - 2006-3-12 2:13 am
  • isil : 2003년에 써본 기억으로는 MovableType도 페이지이름으로 페이지를 만듭니다. 설정하기 나름이죠. 가입형인 blogger.com도 그렇고요. 둘다 외국산이라 한글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을 뿐입니다. - 2006-3-12 5:38 am
  • isil : 확실히 웹 문서에 정말로 고유한 주소를 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네요. (글 쓰다가 마우스로 클릭 한번 잘못하면 편집화면으로 넘어가버리는군요.;;;) - 2006-3-12 5:52 am
  • 비둘기 : 인터위키 개념은 정말 재밌죠. 원하는 아이콘도 붙여줄수 있고요 :-) 말씀하신 아이디어가 참 좋네요. - 2006-3-12 7:08 am
  • Raymundo : isil/ 아 그런가요? 제가 전부 설치&가입해보고 쓸 수가 없어서 다른 홈페이지에서 봤던 것만 가지고 적느라 몰랐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첨가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마우스를 페이지 화면에 더블 클릭하면 편집 화면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코멘트를 적고 있는 와중에 다시 더블클릭할 일이 거의 없어서 그렇게 쓰다가 날리게 될 걸 생각하지 못했네요. 송구스럽습니다. ^^;;; - 2006-3-12 10:47 am
  • Raymundo : 비둘기/ 안녕하세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6-3-12 10:47 am
  • Raymundo : intherye/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나요? ^_^ - 2006-3-12 10:48 am
  • Nyxity : 아아..생각하다 귀찮아서 안적은 구체적 사례를 이렇게 친절히 적어주시다니.. - 2006-3-12 12:45 pm
  • Raymundo : Nyxity/ 사실 저도 처음 세 단락까지 적었을때 "귀찮은데 여기서 끝낼까" 하고 무척 갈등했습죠. - 2006-3-12 4:56 pm
  • forXtra : 동의 한 표입니다.^^; 시스템은 물론 사람(작성자, 구독자)을 위한 링크가 도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링크가 타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해서 생명력이 길어진다면 더욱 좋고요. ^.^ - 2006-3-12 10:07 pm
  • 아이아 : "왜 꼭 이렇게 제각각이어야 하는가? " 그 이유를 몰라서 이러한 글을 쓰셨나요? 왜 각 회사들마다 고유의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지 진정 모르셔서 그런 일을 쓰셨나요? 중복되고 비슷한 부분은 다 있습니다. 하지만 그 표현 방식이 모두 동일 해야 된다는 생각은 잘못 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통합" 의미는 좋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 또한 없을거라 혹은 이 정도는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세상에는 사람이 많다. 존중해 주어할 부분도 있고 듣고 이해할 부분도 있다 라는 생각을 해 야 되겠지요. - 2006-3-13 12:01 pm
  • Raymundo : 아이아/ 새겨 듣지요. 근데 "그 이유를 모른다"고 대답하면 자세한 설명 해 주시겠습니까? :-) - 2006-3-13 1:18 pm
  • Raymundo : 아이아/ 하나 더, 이유만 모르는 게 아니라 "그에 따른 문제"도 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기존의 시스템을 변경하려면야 비용이 들겠지요. 그건 본문에 언급했고, 기술적인 것 외에 논리적인, 또는 문화적인 등등 기술 외의 문제가 있는 걸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존중이나 이해를 말씀하시는 걸라 봐서) 그 역시도 가르쳐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 2006-3-13 1:23 pm
  • 가루 : 복잡한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 저는 돌아다니다가 죽은 링크가 있으면 주소를 구글검색해서 뱉어주는 결과를 쓰는데... 억지로 지운 페이지이면 보여주기 싫은걸테니 할수없구요--;;; (근데 댓글칸이 한줄이라서 좀 불편;) - 2006-3-14 9:30 am
  • Raymundo : 가루/ 고민은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_^ 예전부터 불만이던 사항이라 희망사항을 얘기해 본 거죠. - 2006-3-14 6:49 pm
  • Raymundo : 음, 우연히 근 일년 만에 이 포스트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위에 "아이아"라는 인간은 끝끝내 답을 안 해줬었구먼. 저 당시에 공손하게 대응할게 아니라 "이 뭐 ..."라고 해 줄 걸 그랬나. - 2007-1-12 9:32 pm
  • geni4u 로부터의 트랙백 2006-3-18 5:1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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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때는 태그 대여섯개만 알면 됐었는데... 테이블이나 프레임은 아주 고급 스킬이었지. 그러고보면 여전히 대여섯개밖에 모르고 살고 있군. 스타일쉬트니 자바스크립트니 하는 것들 다 알고 사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2. 거의 모든 홈페이지 주소는 "회사또는학교도메인/~자기아이디/"였는데, 요즘은 홈페이지URL에서 "~"마크를 보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3. 10354.html 또는 ?num=10354. 어느 쪽이든 페이지 내용과 관계없기는 마찬가지
4. MT의 경우 이렇게 각각의 포스트를 html로 따로 저장을 하고 있는데, 이 방식과 DB를 이용한 방식을 두고도 장단점에 관한 얘기가 많았었다. 블로그포스트저장방식 참조
5. 장점만 있는 건 아니라서, 한글 등 멀티바이트 문자로 된 제목의 경우 URL에 넣을 때 인코딩 방식의 차이에 따라 호환성 문제의 소지가 있다.
6.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글루스에 있다가 이번 일로 떠나는 사람들이 설치형을 택했으면 했지 네이버로 갈 것 같지는 않다 ^^;

마지막 편집일: 2012-2-11 12:25 a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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