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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16

[바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하는 일은, 동영상 파일을 읽어서 초당 프레임 수나 음질 등을 변화시켜 새로운 동영상으로 저장하는 겁니다. 주로 화질과 음질을 떨어뜨리고 대신 동영상 파일의 크기를 줄여서 PDA 등에서 보기에 좋도록 바꾸는 데 쓰입니다. 이런 작업은 설정해줘야 하는 항목들이 많아서 쉽지 않은 작업인데, 이 프로그램을 쓰면 상당히 손쉽고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이나 사용법은 프로그램 홈페이지나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넘어가도록 하지요. (참고: [동영상을 인코딩해보자])

어제 오늘 이 프로그램을 잠깐 돌려보면서, 곳곳에서 보게 되는 개발자의 센스에 감탄하여 여기에 소개합니다.

프로그램 홈페이지

[바닥 홈페이지]에 보면 "문제해결" 섹션이 있는데, 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합니다.

작업을 시작하면 바로 끝나버린다.

(중략)
위에 있는 코덱팩을 깔아도 안되면, 다른 코덱팩은 깔던 말던 해결이 안되므로 게시판에 질문하지 말고 그냥 포기하자.
                                                                          ^^^^^^^^^^^^^^^^^^^^^^^^^^^^^^^^^^^^

인코딩을 잘 하다가 중간에 멈추어 버린다.

파일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파일이 중간에 손상된 경우에 이런일이 종종 일어난다. 
이것 역시 해결이 불가능 하므로 맘편하게 포기한다.
                               ^^^^^^^^^^^^^^^^^

난 초보라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냥 안된다. 다 가르쳐 달라.

남이 만든 동영상 보면 된다.
^^^^^^^^^^^^^^^^^^^^^^^^^^

주인장UseModWiki소스수정을 하여 배포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혀 주는 것도 사용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법입니다만. 저 "문제해결"의 방법들은... 같은 말이라도 "이러이러해서 해결이 불가능합니다"라는 식의 말보다 훨씬 포스가 느껴집니다.

프로그램 설치

"바닥"을 설치할 때는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할 파일이 있고, 추가로 필요에 따라 설치할 코덱모음이 있습니다. 이 코덱모음을 설치할 때 나오는 대화상자를 보도록 하죠.

Upload:badak_shot01.png

그간 얼마나 "깔았더니 동영상이 안 나와요!"라는 식의 질문에 시달렸던 것인지 절절하게 전해져 옵니다. 설치할 때 저런 메시지를 얼마나 꼼꼼히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저런 질문을 올리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

실행

아래 그림은 바닥을 실행했을때의 화면입니다.

Upload:badak_shot02.png

일단 크게 나눠서, 변환할 파일 목록을 만드는 "파일 목록", 실제 작업을 수행을 지시하고, 수행할 때 출력되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작업", 각종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설정"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작업" 패널을 보면, "작업 시작" 버튼을 누르면 변환이 시작되는데, 파일의 크기와 변환 옵션에 따라 변환 작업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를 패널 우측에 보여주게 됩니다.

그런데 그 바로 아래에...

남은 시간을 신뢰하지 말것

... 윈도우즈 탐색기를 사용해 파일을 복사할 때라던가, FTP 를 통해 파일을 전송할 때 등등... 분명히 남은 시간이 "5분30초"라고 나오는데 10초 후에 봐도 여전히 "5분30초".. 30초 후에 봐도 여전히 "5분30초"..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갑자기 "4분"으로 뛰기도 하고, 운이 나쁘면 하염없이 전송이 느려지면서 남은 시간이 점점 늘어나기도 하고... 너무도 숱하게 겪는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프로그램 자체에서 대놓고 "믿지 마쇼"라고 하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아래쪽 "설정" 패널의 경우, "2PASS 인코딩"이라는 항목이 있고 옆에 설명이 나옵니다. 그런데...

... 용량대비 화질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을수 있다고 볼수도 있다 ...
                    ^^^^^^^^^^^^^^^^^^^^^^^^^^^^^^^^^^^^^^^^^^^^
아니 이것은... 과연 좋아질 가능성이 있긴 있는 것인지? 홈페이지에 보면 "노력한것에 비하면 그다지 화질이 많이 좋아지는것 같지는 않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 개발자께서는 회의적인 모양입니다. 프로그램의 문구와 조화를 이루는군요.



"설정" 패널에 보면 "작업 완료 후 알림 메시지"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걸 체크하면 변환 작업이 끝나면 끝났다고 알려주는 음악이 나오나본데... 옆에 "듣기"를 클릭하면 그 음악을 미리 들을 수 있습니다. 눌러 보면...

플레이 버튼을 클릭하세요.

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StarCraft에서 테란의 탱크 유닛을 계속 클릭하면 탱크 조종사가 부르는 노래입니다. Upload:badak_shot05.png



설정

메인 화면에서 "인코딩 환경 설정"을 클릭하면 다음의 설정 화면이 나옵니다.

Upload:badak_shot03.png

웬만하면 그냥 놔두자
3은 작고 4는 적당, 5는 좀 크다

이런 말투는 보통 격식을 갖추지 않은 사용기, 강좌글 등에서 볼 수 있죠. 공식 매뉴얼 같은 곳에서는 "변경하지 않는 것을 추천"과 같이 쓸 겁니다. 프로그램 매뉴얼 문서도 아니고 프로그램 자체 화면에 떡하니 나와 있으니 차마 저 설정을 바꿔볼 엄두를 낼 수 없군요. :-)

영문 설명

메인 화면 하단의 "korean"을 클릭하면 "english"로 바꿀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저를 뜨악하게 만들었던 문구들이 영문으로는 어떻게 쓰였는지 궁금해서 변경해 봤습니다...

Upload:badak_shot04.png

Do Not believe this information
뭔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

use 2Pass encoding
아니, 아까의 그 화려한 "있을수 있다고 볼수도 있다"는 어디로??

상당히 심플해졌군요. ^^;;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위에 적은 부분까지 스크린샷을 만들고 더는 없는 줄 알았는데... 성급했었습니다. orz 아래는 우연히 발견한 것들.

한창 변환을 하다가, 중간에 "중지" 버튼을 눌러 작업을 중단하게 되면,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새 동영상 파일을 삭제할 것인지를 묻습니다.

Upload:badak_shot07.png

한 손에 컵을 들고 녹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녹차가 코로 튀어나올 뻔...



하나 더. 이미 변환된 동영상 파일이 있는 상황에서 다시 (옵션을 바꾸던가 하여) 변환을 시키면:

Upload:badak_shot06.png

평,평범하게 "덮어씁니다"라고 적을 수는 없었던 것인가요...

찬사가 부족하다

지금까지 "바닥"의 이런 저런 재치 넘치는 모습을 소개했는데, 단지 재미있기만 한 게 아닙니다. 간편하게 변환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능은 둘째치고, 이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가 보면 볼수록 감탄스럽습니다.

넓은 화면을 제대로 쓴다 :

어떤 프로그램들은, 실행하면 손바닥만한 창이 뜨면서, 크기 조절도 안 되고, 그 좁은 창에 파일 목록 같은 것을 보여주려니 조금만 경로명이 길어져도 파일의 이름을 구분할 수 없게 되곤 합니다. 그 상태에서 다시 다른 작업(이 경우 변환)을 수행하면 새로운 창이 뜨고, 작업이 끝나면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창이 닫혀 버리거나, "완료되었습니다"라는 창이 새로 떠서 확인 버튼을 누르게 만들고... 또 환경설정 들어가려면 상단의 메뉴 표시줄에서 "도구 - 설졍" 등등 많지도 않은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서 클릭을 두어번씩 하게 만들죠.

바닥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니터 화면을 최대한 쓰면서 (창의 크기가 746*640인데, 800*600해상도의 모니터를 배려할 때 세로가 약간 짧았으면 더욱 좋았지 싶군요) 한 창에 필요한 내용(목록, 작업 진행, 설정 등)을 넣어서 무엇을 하더라도 불필요하게 클릭을 두 번 이상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옵션에 대한 설명이 충실하다 :

옵션 하나 바꾸려고 해도 항목의 이름만 가지고는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항목인지 모르겠고, 항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보려면 별도의 PDF 매뉴얼 파일을 열어야 하던가, 홈페이지에 가야 되던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풍선 도움말을 띄우거나, 메뉴의 도움말을 클릭하여 도움말 창을 별개로 띄워 찾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바닥은 거의 모든 항목에 자세한 설명과, 추천값까지 명시를 해 주어서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몰라도 쓰는데 불편함이 적도록 하였습니다. 게다가 이 역시 커다란 창을 활용하여 따로 클릭할 필요 없이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사실, 위에 나열했던 재밌는 말투 같은 것은, 어찌 보면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도록 배포되는 프로그램에서 쓰기에는 상당히 낯선 것들입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당혹스럽거나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렇지만, 워낙에 기능도 인터페이스도 훌륭한 프로그램이다보니 이런 것들이 재치있는 센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암튼, 정말 멋진 프로그램을 만났다는 생각입니다. :-D

정작 문제는, 주인장은 출퇴근을 차로 하기 때문에 딱히 PDA용 동영상을 만들어도 그걸 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로군요. OTL 앞으로는 자율요일제를 좀 준수해 볼까요...


  • lunamoth : 저도 이곳저곳에 들어있는 배려와 유머?가 재밌더군요. 인코딩하기에 간편한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이 좋더군요. pda 동영상 DIY에 필수일듯 싶더군요 ;) - 2005-6-16 2:22 am
  • Raymundo : lunamoth/ 안녕하세요, 루나모스님 블로그 블로그라인에 등록해서 잘 보고 있었는데 ^^;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5-6-16 9:49 am
  • philia : 팝업창 메시지를 보아하니, 제작자가 이나영&문근영양을 좋아하는것 같네요. 그랬나영? 그랬근영... ^^ - 2005-6-16 10:24 am
  • Raymundo : philia/ 나영체나 근영체를 게시판 리플 등에서 보는 거야 흔한 일인데, 갑자기 튀어나온 대화상자에서 보게 되니까 정말 사래 들리는 줄 알았답니다 ^_^;; - 2005-6-16 10:45 am
  • only+ : 대단한 프로그램이죠. ^^ 저도 아주 잘쓰고있습니다 :D - 2005-6-16 10:59 am
  • Zehn02 :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잖아요, 여보... - 2005-6-16 11:03 am
  • Zehn02 : 또 두번 올라갔네.. - 2005-6-16 11:04 am
  • Raymundo : zehn02/ 한 줄은 지웠어요~ 버스 얘기는 못 들은 걸로... ^^;;; - 2005-6-16 11:30 am
  • Raymundo : only+/ 안녕하세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05-6-16 11:31 am
  • Zehn02 : 일부러 두번 올린 건 아니지만, 두번 올라간 김에 앗싸 그래도 좋다.. 그랬는데.. 그걸 지우다니.. - 2005-6-16 1:09 pm
  • Bab2 : 바닥.. 제 PDA에 빛을 내려준 좋은 프로그램이죠. - 2005-6-19 3:59 am
  • 똥강아지 : ㅋㅋ 잘 보고 가요..^^ 전PDA가 없어서..ㅠㅠ - 2005-6-20 11:43 am
  • bab2 : 제 PDA가 박살이 났네요. 이런..;; - 2005-6-23 9:13 pm
  • Nyxity : bab2//저런.. - 2005-6-23 10:08 pm
  • Raymundo : bat2/ 아이고 저런... - 2005-6-23 10:37 pm
  • bab2 : 근데 동생님껄로 똑같은게 한대 더 있죠. 'ㅅ'~ 동생꺼 뺏어써야될 거 같네요.ㅡ,.ㅡ;; 액정나간 TH-55 장기매매하면 잘 팔릴까요 ㅡ,.ㅡ? - 2005-6-25 6:31 pm
  • Bab2 : 동생이 자기꺼 안줄꺼래요 ㅠㅠ - 2005-6-26 4:38 pm
  • Raymundo : Bab2/ 아니 입장을 바꿔봐도... 소55같은 기종을 뺏기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 ^^ - 2005-6-27 9:14 am
이름:  
Homepage:
내용:  
  • n9704.net_only+ 로부터의 트랙백 2005-6-16 11:00 am
    • 제목: [동영상을 인코딩해보자]
    • 내용: 요즘은 PC가 아닌 손안의 디바이스를 통한 동영상 재생의 시대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PDA는 windos기반의 media player를 사용하므로 특별하게 동영상 재생에 대한 제약이 없는 편입니다. 허나 palm계열의 디바이스들은 멀티미디어 성능 중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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