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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4-26

어떤 글에 다음과 같이 리플들이 달렸다.
갑 : 어쩌고 저쩌고
을 : 이러쿵 저러쿵
병 : 갑// 그건 이래서 저래서
정 : 주저리 주저리

위에서 병의 리플을 문제삼는 경우가 있다.
  • "갑//" 이라는 표현 자체가 보기 안 좋으니 "갑님"..으로 시작해야 된다거나
  • "갑//"은 반말이니 "갑님//"으로 해야 한다거나
등의 이유로 갑 본인 또는 제 3자가 문제를 삼는 것인데...

첫째, "갑//"과 같이 닉네임이나 아이디 뒤에 슬래쉬 두 개를 붙이는 것은 VT모드로 통신하던 시절에 채팅방에서 특정인에게 귓속말을 하기 위한 방법이었다1. 즉 PC통신 상에서 상대방을 호칭할 때 "님"을 붙이는 것만큼이나 오래 된 표현이다. 오히려 저 상황에서 "갑님//"이라고 했다가는 엉망이 된다.

둘째, 저 "갑//"은, "갑을 부르는 호칭"이 아니다. 다음 대화를 생각해 보라.
갑 : 을님, 안녕하세요~
을 : 갑님, 안녕하세요~
이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 다음의 대화는 어떤가?
갑 : 을님, 식사하셨어요?
을 : 갑님, 예, 조금 전에 먹었어요.
위 경우에는, 갑은 매우 어색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_-; 이 경우는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갑 : 을님, 식사하셨어요?
을 : 예, 조금 전에 먹었어요.

위와 같이 1:1로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 제일 처음 부를 때 이외에는 상대를 부를 이유가 없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경우,
갑 : 을님, 식사하셨어요?
병 : 을님, 제가 보낸 메일 받으셨어요?
정 : 을님, 어제 만나서 반가웠어요~
을 : 예, 받았어요.
을 : 예, 조금 전에 먹었어요.
을 : 저도 반가웠어요~
을의 세 개의 리플은 각각 병, 갑, 정과의 대화의 일부이다. 그런데 어느 대답이 누구 질문에 대한 답인지 애매하다. 질문이나 답이 길어지거나, 위처럼 질문과 답변의 순서가 다를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각각의 답변에 호칭을 붙이자니 위에서 봤던 것처럼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이럴 때 쓰기에 딱 좋은 것이 "닉네임//"의 표현이다.
갑 : 을님, 식사하셨어요?
병 : 을님, 제가 보낸 메일 받으셨어요?
정 : 을님, 어제 만나서 반가웠어요~
을 : 병// 예, 받았어요.
을 : 갑// 예, 조금 전에 먹었어요.
을 : 정// 저도 반가웠어요~
"병// 예, 받았어요"의 의미는, "예, 받았어요"라는 말은 순전히 "병"에게 전달할 말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사람들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2는 정보를 전달하고, 반대로 "병"은 꼭 읽었으면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실제로 저렇게 쓰면 병의 눈에 훨씬 잘 띄므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겠다.

요컨데, 1:1로 진행중인 대화이지만, 그 대화가 다른 대화들과 섞여 있기 때문에 명확히 통로를 개설하는 의미에서 붙이는 키워드이지, "갑님,"이라고 불러야 될 것을 반말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일일이 "님" 자를 붙여서 "갑님//"이라고 해 주면 더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주인장 생각에는 더 좋기는 커녕 더 나쁘다. 아이디 옆에 다른 글자가 붙어 있어서 오히려 갑의 눈에 잘 띄지 않게 만들어 버린다),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고 오해하여 불쾌해하거나 나무라는 일이 없으면 한다.

P.S.
  1. 주인장의 경우는 슬래쉬 두 개 쓰는 것마저도 귀찮아서 하나만 씁니다. :-)
  2. 주인장에게 누가 뭐라고 해서 쓴 글은 아닙니다. :-)

P.S.2
  • 1년하고도 11개월 지나서 또 그거 가지고 싸움난 걸 구경함. /2007-03-27


  • Zehn02 : 닉네임 한칸띄고 님 슬래시 두개.. - 2005-4-29 9:42 pm
  • 데지 : //는 원래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특정한 부분에 코멘트, 즉 주석을 달때 쓰이는 것으로 사전적인 의미는 "a comment. 이며, 실제 쓰이는 의미는 "특정 경로(a path)"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해당 닉에게만 예외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Kitel 시절부터 쓰인(딱히 키텔 시절 부터가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래. 무지 엄청 오래된.) 정말 오래된 규칙 입니다. 자매품으로 /\. /|등이 있었으나 몇년에 걸쳐 //로 통일 되었습니다. 해당 아이디에게만 '전달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경칭은 생략하고 사용합니다. 이걸 지금 왜따지는지 전혀 모르겠는 1人. - 2011-1-31 9:56 am
  • Raymundo : 데지/ "지금"이라고 하셨지만 이 글은 5년 전에 쓰인 건데 말이죠 ^^; - 2011-1-31 10:32 am
  • Nyxity : 모리앙에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죠. - 2011-1-31 11:0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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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솔직히 말하면, 주인장은 "/to 아이디" 등으로 귓속말을 했던 기억은 나는데 "아이디//" 형식으로 해 봤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구글링을 해봐도 정확한 출처를 못 찾겠음.
2.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닐 게다. 읽어서는 안 되는 경우라면 메일이나 다른 방법으로 답변을 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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