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잘못일까뜬금없는 "군대 이야기" 같습니다만... 아까 저녁에 갑자기 생각난 기억이 있어서... 그냥 끄적거려 봅니다. 주인장이 군대에서 한 일은 포병 부대의 운전병이었고... 훈련을 나가면 부대 근처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훈련장을 이동하며 포를 배치하고 사격을 하고 또 이동하고..를 반복합니다. 한 대대 안에는 4개 포대(보병의 "중대"에 해당되겠죠. 1,2,3중대와 본부중대... 포병은 알파,브라보,찰리 포대와 본부포대)가 있고, 한 포대에는 포가 여섯 문이 있으며, 각각의 포는 "포반"이라 불리는 (보병의 "분대") 열 명 약간 넘는 인원이 운용을 합니다. 주인장 같은 운전병은 평소에는 수송분과로 따로 생활을 하다가, 훈련 때는 각각의 포반에 한명씩 출장(?)가서 포반 인원을 태우고 포를 뒤에 끌고 차를 몰지요. 한 훈련장에서 다음 훈련장으로 이동을 할때, 각 포반에서 유도병(정확한 명칭이 뭐더라만..) 한 명씩 모여서 차 한 대를 타고 먼저 이동합니다. 거기 가서 자기네 포가 놓일 자리를 지시받고, 본대가 오기를 기다리게 되지요.(나름대로 끙끙대며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왼쪽의 1번 포1부터 진지에 진입해서 4번 포까지는 제 위치에 도착해서 분리된 상태이고, 5번 포는 이제 막 제 위치에 도착했고, 6번 포는 지정된 위치를 향해 아직 이동 중. 여섯 문의 포는 위와 같이 지그재그 형태를 이루며 배치됩니다.) 위 그림처럼, 도로를 따라 본대가 오면 유도병들은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자기 포반의 포차를 유도하여 지정된 장소로 오게 합니다. (무거운 군장 차고 열심히 차 앞에서 뛰어가는 걸 보면 참 불쌍) 포가 지정된 위치에 놓일 때 차를 정지시키고, 그 다음은 적재함에 타 있던 나머지 포반 인원들이 와르르 내려서 포를 차량에서 분리하고, 다리를 벌려서 바닥에 내려놓고 말뚝 박아서2 고정시키고, 포탄을 비롯한 각종 물품을 차에서 내리고 (운전병은 물건을 내리는 일을 도와주죠), 지정된 사격목표를 향해서 포신의 좌우 상하 각도를 조절하고 등등 사격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정된 자리에서 어긋나게 포가 위치한다던가, 이동 도중에 참호 등 장애물에 포 바퀴가 걸려서 (그림에서는 생략했지만 허허벌판이 아니라 차 한대 간신히 지나갈 통로를 거쳐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차례 전후진을 반복하게 된다던가 하는 일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차 뒤에 트레일러를 끌고 가는 식이 되다보니, 내륜차 등의 영향을 크게 받거든요. 후진하는 건 멋대로 꺾이는 포 때문에 상당히 피말리는 일이 되고요. 자리가 조금 어긋나는 거야 뭐 대수겠냐 싶겠지만, 포가 놓일 자리는 평평해야 해서 먼저 간 사람들이 열심히 삽으로 깎아뒀는데 그 위치에 안 놓여서 포가 기운다면 곤란하고, 주변에 여유공간이 없다보니 다리를 제대로 벌릴 수가 없게 된다거나 이러면 큰일이지요. 이런 경우에, 누가 잘못한 걸까요? 운전병 입장에서는 유도병의 유도가 신통찮다고 생각하게 되겠고, 유도병 입장에서는 자기는 잘 유도했는데 운전병이 운전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하겠죠. 답을 보시기 전에 잠깐 생각을 좀 해 보시고... . . . . . . -- Raymundo 2007-1-13 1:0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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