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3-19
저녁에 주인장의 고향에서 같은 성당을 다니던 사람들 몇을 만났습니다. 주인장 부부와, 주인장 동기인 문 모군, 임 모양, 임 모양의 남편이자 다른 동기의 형인 김 모 선배, 이 부부의 어린 자녀 둘. 이쪽 부부가 올 거라는 생각을 제대로 못해서 저녁 식사 장소를 교대앞 곱창 집으로 잡아 버리는 바람에, 애들이 먹을 만한 게 없어 좀 고생을 했지요.
식사 도중에 곱창을 굽던 가스불을 끄자는 말이 나와서, 김 모 선배가 밸브를 돌렸는데 처음에 불이 세지는 쪽으로 잘못 돌렸습니다. 가스밸브란 것이, 항상 (몇 년에 한 번쯤 안 그런 것도 보게 됩니다만) 파이브와 밸브가 일직선이 되면 열리는 거고 수직이 되면 잠기는 것이다보니, 밸브를 잘못 돌리는 것을 보고 "에이~ 형, 집에서 부엌 일 전혀 안 하는구나?"하고 놀리고 싶어지더군요. 근데 기회를 놓쳐서 말을 못하고 일단 통과.
식사 후에, 이왕 교대 쪽으로 온 김에 주인장네 신혼집 구경이나 할 겸 술을 집에서 마시자고 초대를 했습니다. 중간에 상가에서 술과 안주거리를 사서 들어깄지요. 그때까지도 이제나 저제나 놀릴 궁리만 하고 있었는데...
상을 차리는 도중에 임 모양이 싱크대 쪽으로 와서 육포를 자를 가위를 찾더군요. "가위라면 여기~"하면서 건조대 쪽을 가리켰는데, 아앗, 없지 뭡니까. 순간 가위가 건조대 쪽에 없는 경우는 어디에 있었는지 떠올리려고 했으나 도저히 기억이... 여벌 수저를 보관하는 서랍을 열었는데 거기도 없음 OTL.
그 짧은 (주인장에게는 매우 길게 느껴진) 시간이 지나고, Zehn02양이 싱크대 아래의 찬장문을 열어서 문 안쪽에 걸려 있는 가위를 건네 주었습니다...
결국, 가스밸브 가지고 놀리는 것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째서 집안의 물건들은 남자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 것일까요.
- Zehn02 : 아아.. 가위는 당신 친구께서 직접 찾으셨지요. 당신이 전혀 딴 곳에서 헤매고 있길래.."아니 거기 말고 어디.."라고 설명을 했는데.. 여전히 여보야는 딴데서 헤매고 있고, 당신 친구가 알아서 잘 찾았는데요... - 2005-3-22 1:49 pm
- Raymundo : 아 그랬나? -.-a - 2005-3-22 2:0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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