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2007-06-12

마지막으로 [b]

/2007-06-12

확실히 자기가 경험해봐야만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교내에서 자전거를 타보니, 주인장도 그동안 참 자전거에게는 관대하지 못한 운전자였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행자에게는 최대한 양보를 하려고 하는 편인데, 자전거는 오토바이와 비슷하게 느껴져서 자기가 알아서 잘 가겠거니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근데 제가 직접 몰아보니 - 제가 초보 라이더(?)인 탓도 있겠지만 - 제가 생각해 왔던 것 같이 정지상태에서 빠르게 출발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일자로 주행하는 것도 결코 쉽지만은 않고, 가장자리에 주차된 차 때문에 차도 안쪽으로 들어오는 일은 정말 부담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예 내려갈 때도 인도로 가 봤는데, 어제 적은 것처럼 버들골 옆 인도는 오래된 보도 블럭이 울퉁불퉁해서 온몸이 덜덜덜 흔들리는게 괴롭습니다.

등교할 때 낙성대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우측 인도 또는 차도에 자전거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자주 보입니다. 전에는 "오, 대단해"하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오오오오 대단해!!! 존경스러워!!!!"라고 생각하게 되었달까. (그게 그거 같지만 뉘앙스가 다릅니다 음;;)

오늘도 어김없이 낙성대 언덕을 내려오는 자전거, 올라가는 자전거를 다 보았는데, 거 희한하게 스트라이다(인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자전거인지는 몰라도)가 오르막을 오르는 모습은 상당히 여유있어 보입니다. 책가방 메고 스트라이다 타고 올라가던 학생을 봤는데, 쫄바지에 헬멧 쓰고 싸이클로 올라가는 사람보다 더 편해 보이던걸요. 기분 탓이거나 그 학생의 다리가 매우 튼튼한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전부터도 스트라이다를 보면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혹시 매번 같은 사람을 본 거였을까...)

기숙사 앞을 지나갈때 그냥 연구실까지 차로 가 버리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지만 꾸욱 참고 기숙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낑낑거리며 연구실까지. 그리고 점심 먹으러 자전거로 왔다 가고, 저녁도 마찬가지. 저녁에는 장족의 발전이 있었는데, 연구실로 돌아오는 길에서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끝까지 타고 왔습니다. 마지막 가파른 구간에서는 인도 전체를 갈짓자로 왔다갔다 하고 엉덩이를 떼어서 댄싱(이라고 부를만한 것도 아니었겠지만)도 해 보고 하니 되기는 하더군요. 남들 보기에는 별 거 아니었겠지만 저는 참 기뻤답니다. :-)
-- Raymundo 2007-6-12 11:1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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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서 낙성대가는 길. 옛날 밤중에 많이 다녔습니다. 기숙사 있을 때 술마시다 술떨어지면요. 정말 오래전 이야기지만요. 거기도 많이 변했겠죠.
-- rokea 2007-6-16 2:28 pm

rokea/ 길 동쪽 호암 생활관 아래쪽에는 과학공원인가 뭐 암튼 큰 시설이 생겼고 (한번도 안 가봤네요) 서쪽에는 새로운 교수아파트도 생기고, 인도블럭도 새로 깔리고, 다 내려와서 식당 술집들도 많이 바뀌었겠지만 저는 매일 지나니까 잘 느낌이 없네요 ^^ 저도 기숙사 살 때는 버스도 일찍 끊기고 그래서 친구들과 걸어 오가고 잘 그랬는데.
-- Raymundo 2007-6-16 9:1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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