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솔담배집에 담배가 다 떨어졌는데... 제일 가까운 상점은 시간이 늦어서 문을 닫았고, 한 골목 너머에 있는 다른 아파트 상가에 갔더만 거긴 담배를 안 팔아서... 다시 편의점을 찾아 쭉 나갔다 돌아오다가 옛날 생각이 잠깐 났습니다. 주인장이 군대 있을 때 지급됐던 담배는 솔담배였고, 96년에 88로 바뀌었습니다. 뭐 지금은 잘은 모르겠지만 금연 정책을 펴고 있으니 아마 보급담배라는 게 없을 것 같긴 한데... 당시에 흡연자들에게는 한 달에 15갑을 줬고, 비흡연자에게는 현금을 연초비라는 항목으로 줬는데... 이 연초비가 실제 담배값에 맞춰 주는 게 아니라 담배값에서 세금을 뺀 가격인지 몰라도 암튼 매우 낮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PX에서는 다른 물건은 다 면세로 팔면서 담배는 시중과 동일한 가격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실제로는 비흡연자들도 흡연자라고 신고를 하고 담배를 받은 다음에, 흡연자들이 연초비에 해당하는 돈을 주고 그 담배를 가져가는 식의 거래가 이뤄졌었습니다. 보통 하루에 한 갑을 핀다고 보면 한 달 15갑은 너무 적었으니까요. 암튼 PX에서 담배는 시중가로 파니까... 한 달 월급이 만 원이 안 되던 저희로서는 88 한 갑 사는 것도 꽤나 부담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담배들 중에서... 200원 짜리!!! 솔!!! 한 보루를 사도 2천원이니... 이 어찌 군인을 위한 선물이라 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문제는, 솔담배를 구하는 게 또 쉽지 않다는 것... 당시 시중에서도 구하기 힘들었었겠지만 PX에서도 물량은 적고 수요는 많으니 거의 항상 품절 상태. 그런데 당시 PX 담당 사병이 일병이었고 저는 병장 쯤이었을 때 어쩌다보니 좀 친해졌습니다. 서로 다른 포대에 있다보니 위아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저씨'들끼리인데, 뭐 친하다고 해도 개인적인 얘기를 많이 나누거나 했던 것도 아니고... 음 지금 생각하니 내 쪽에서만 친하다고 생각한 건지도...? ^^; 암튼 오다가다 얼굴 보이면 꼬박 인사 주고받는 정도는 된 상태였는데... 차량 정비를 하기 위해서 트럭을 끌고 본부 수송부로 내려가면서 PX 앞을 지나치는데, 그 PX병이 마침 나와 있다가 저와 눈이 딱 마주치자... 한 손을 입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하길... "박XX 병장님, 솔 들어왔어요 솔~" 저는 저대로 운전석에서 왼손을 창밖으로 뻗어 그 분을 가리키며 대답했죠.. 남들 들을까봐 큰 소리는 못 냈지만.. "올라올 때 들릴테니 남겨두세요! ^o^" ... 그 후로도 몇 번 위와 같은 일이 있었답니다... 음 막상 써놓고 나니 참 피식거리게 되는 일입니다만;;; 당시에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Raymundo 2008-9-2 11: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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