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2005-01-19

마지막으로 [b]

/2005-01-19

파란만장 제주여행기

다녀왔습니다.

제주도에 다녀오는 것이나 제주에서 쉬면서 어머님 생신을 같이 보내고 온 것 자체야 전혀 파란만장할 것이 없는 아주 평온한 일정이었는데... 거기에 곁가지로 발생하는 사건들이 아주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네요.

장황하게 쓰려고 하면 못 쓸 것도 없지만 일단 제 자신이 귀찮아서... 짧게 요점만 정리하면

  • 내려가기 이틀 전인 15일 토요일. 밤에 야참을 먹다가 딱딱한게 씹혀서 뱉어보니 이빨 조각이었음. -_-; 작년 봄 학교 보건소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윗니에 충치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치과를 가야지가야지 하면서 지금껏 미뤘던 것이 생각남. (치과는 제 때 갑시다)
  • 17일 당일 집에서 너무 빠듯하게 출발했는데 버스가 좀 막힌다 싶더니만 결국 비행기 놓침. -_-;; 다행히 평일이라 자리는 많았고 30분 후 출발하는 비행기로 갈아탔으나, 인터넷 구매 때 받은 할인율이 적용이 안 되어 차액 추가 지출
  • 제주에 도착하마자 치과에 갔는데, 부러진(부서진?) 이빨이 왼쪽 위 끝에서 두번째, 얼마나 썩었는지 직접 보지를 못해서 모르겠는데, 태어나서 지금까지 수도 없이 치과를 들락날락거렸는데1 이번이 제일 아팠음. 간신히 신경치료를 마치고 본을 뜬 후 다음날 금으로 봉하기로 함.
  • 18일 오후 4시경 찾아가서 금으로 문제의 이빨을 봉하고, 겸사겸사 약간 충치가 진행된 오른쪽 아래 어금니도 간단히 치료.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했는데... 왼쪽 위 사랑니(즉 치료받은 이빨 바로 옆의 것)도 심하게 썩었는데 도저히 치료하기 힘든 위치라고 그냥 뽑자고 함. 주인장은 사랑니도 다 똑바로 자랐기 때문에 예전에 뽑을 때도 아주 쉬었던 터라 금방 끝나려니 하고 수락을 했음.
  • 이 사랑니를 뽑는데 1시간 이상 걸림... -_-;; 당기다 안 되어 결국 이빨을 쪼개어 조각을 내어 하나씩 뽑음. (그래도 잇몸을 째는 사태까지 발생하지 않아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함) 위치가 제일 안쪽이다보니... 입술을 젖히느라 집어넣은 기구때문에 입술과 볼은 얼얼하다못해 아프고(치과에서 처음으로 눈물과 함께 신음 소리를 냈다.. 이빨이 아니라 볼이 아파서.. ㅠ,.ㅠ) 왼쪽 입가와 입 속에는 크고 작은 상처가 나서 현재도 입을 벌릴 때마다 쑤심.
  • 치료가 끝나니 6시 반. 어머님 생신 겸, 결혼한 주인장 내외의 제주 방문 겸, 연구실이 휴가철이라 고향에 내려온 주인장의 동생 식사 대접 겸 해서 작은 아버님 댁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시간이 6시 반. 부랴부랴 작은 아버님 댁으로 이동. 눈은 시뻘겋게 충혈이 되어 있고,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서 번들번들...
  • 작은 댁에 가니 숙부님 내외, 사촌 남동생, 주인장의 부모님, 주인장의 동생, 그리고 Zehn02양이 거나하게 차려진 상 앞에서 이미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주인장은 입에 솜을 물고 있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_-;;;; 생선회(!) 새우구이(!!) 전복(!!!!)까지 있었는데... OTL (뭐 전복하고 새우는 좀 얻어와서 밤 9시에 혼자서 부엌에서 두둑하게 먹긴 했는데.. 그 후에 다시 잇몸에서 피가 줄줄 나오기 시작해서 입에 솜을 문 채로 잠을 자다. 나이가 들수록 피도 잘 안 멎는 듯)
  • 이 와중에 전화기가 갑자기 말썽을 부림. 치과에서 나와서 전화를 꺼냈더니만
    Upload:Set208_02.jpg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오기도 하고, 암튼 매번 껐다 켜거나 폴더를 닫았다 열 때마다 희한한 화면이 나옴. 글자가 좌우로 뒤집히질 않나.. 화면에 바둑판이 그어지지 않나..
  • 오늘 서울 집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고치러 갔는데, 처음에는 AS기사와 주인장 둘 다 케이블 문제라고 추정. 3만원 정도의 수리비가 든다길래 고쳐 달라 함. 근데 고치다가 기사가 주인장을 보며 매우 미안한 표정을 짓더니, 액정 쪽에 문제가 있다며 액정을 갈려면 6만***원이 든다고 함. -_-;;;; 근데 주인장이 대답할 틈도 없이 이어지는 말이, "근데 그러면 너무 부담되시겠죠? (당연하지, 만 3년 된 전화기에 얼마 전 배터리 2만8천원도 무지 아까워하며 샀구먼) 그래서 이걸 쓸까 하는데요... 이러면 부품비 없이 11000원이면 되겠는데요" "그렇게 해 주세요" "예~" 그래서...
    Upload:Set209_01.jpg
    이렇게 가로줄이 그어져 있는 중고액정을 장착한 전화기가 되었습니다. -_-;; 핸드폰의 주 용도가 시계였는데 시계가 잘 안 보이니 아쉽군요. -_-;;;;

요점만 쓴다고 써도 장황하군요. OTL


  • 현정 :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덩달아 하영이 맘도 아팠겠어요...음...그런데, 난 왜 재밌는 것이야~~ - 2005-1-23 12:46 pm
  • Raymundo : 현정/ 이게 바로 살신유머라고 하는 게지. - 2005-1-23 4:40 pm
  • Zehn02 : 어.. 나는 내 사정이 또 따로 있었기 때문에 맘이 아주 아프지는 않았어요.. 나도 박모씨를 보며 재밌었는걸요.. - 2005-1-23 11:52 pm
  • Zehn02 : 오히려.. 사랑니 뽑았다는데, 어.. 잘됐네요.. 그랬다가 박모씨가 조금 울컥했을지도 모르겠네요.. - 2005-1-23 11:5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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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주인장이 단 것은 좋아하고 양치질은 게을러서.. 어렸을 때부터 충치는 많이 났는데 다행이 매번 조기에 찾아가서 딱히 큰 치료를 받은 적은 드물었다. 어릴 때 가장 싫어하는 병원 중 하나가 치과라는데 주인장은 치과는 재미있는 곳으로 생각했음. 정작 아픈 것은 대학교 올라온 이후... 아무래도 게으름 피우다 평소에 통증이 느껴질 지경이 되어서야 찾아가니...

마지막 편집일: 2012-2-11 12:25 a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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