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골든벨
처음으로 골든벨을 울리는 것을 봤습니다. 38번째라는데 그동안 그 프로그램을 자주 보지도 않았지만 한 번도 못 울렸는데... 대단하네요. 30번쯤 문제에서 이미 4명밖에 안 남았고, 40번쯤 가니 1명만 남은 상태에서 정말 꿋꿋하게...
영부인 모독 발언과 언론
뭐 배경 사건은 다른 데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을 것이고... 민주 공화국에서 '국모' 자격 따지는 거나 그렇다고 "당신은 당당한 국모입니다"하는 거나 이해 안 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이것도 넘어가고...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기사에 달린 리플 중에 흥미로운 게 있었다. 자신이 그 집회 참가자인데, 송 씨의 발언의 요지는 노대통령이 남상국씨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을 비난하는 것이었고, "만일 제가 '고등학교도 안 나온 여자가 국모 자격이 있나'라고 말하면 좋겠냐"라고 했는데 방송에서는 거두절미하고 문제의 발언만을 내 보냈다는 것.
진위 여부야 내가 그 자리에 있던 게 아니니 알 수가 없고, 설령 사실이라 해도 방송에서 본 그 말투나 분위기는 단지 가정법을 썼다는 이유로 옹호받기에는 도가 지나쳤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그 리플이 주장하는 '방송에 의한 왜곡'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것.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외침들이 그런 방송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었던가. 주인장이 학부생이던 불과 몇 년 전에도 도서관 앞에서 집회하는 것에 대해 "그들의 주장이 옳고 공감하므로 이 정도 불편은 참을 수 있다"라고 말한 어떤 이의 인터뷰가 실제 방송에서는 정반대의 뜻으로 나왔고, 장애인 단체가 지하철 선로 위에서 쇠사슬로 자신들을 묶고 시위했을 때, 진압하는 경찰들을 향해 "이 사람들도 인권이 있어요"라고 항의했던 여자는 방송에 "(우리도) 인권이 있어요"라고 나오며 '시위로 인한 불편을 항의하는 시민'으로 비춰지는 바람에 네티즌들에게 곤욕을 치렀던 것이 이삼년 전이다. 하물며 앞뒤 잘라 가운데만 내보내는 것이야...
요새 유명세를 타고 있는 MBC의 "사실은..."을 보면서 주인장도 열광하기는 했지만, 한편 이런 생각이 든다. MBC는 이제 "최소한 공정해지기로" 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붙어야 할 쪽이 어느 쪽인지를, 어떻게 만들어야 잘 팔릴지를 재검토"한 것인가?
원래의 그 리플 얘기로 돌아가서, 그 리플 아래에는 역시나 "알바 즐" 류의 리플이 줄줄이 달렸다. 이 역시 그가 진짜 알바였는지 단순한 집회 참가자였는지는 알 수 없다. 궁금하다. 그 리플을 아르바이트생의 새빨간 거짓말이라 말하며 "민주 수호"를 외치는 이들, 그들은 과연 얼마나 처절해 보았던가? (아,
주인장보고 "그러는 댁은?"하고 되물으면 주인장도 할 말 없다) 탄핵 반대 촛불 시위는 '직접 민주주의의 현장'이며 '제 2의 87항쟁'이고 '축제'라 불리우는 동안 최옥란 씨 2주기 추모 집회는 경찰들에 의해 해산당하고, 안대희 중수부장과 검찰이 시민 단체로부터 보약을 선물받아가며 스타가 되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송두율 씨가 검찰로부터 15년형을 구형받고 있다.
'진보 진영의 파시즘'을 지적하는 소리야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다른 맥락으로 지금의 정국이야말로 '민주라는 트렌디를 뒤집어쓴 파시즘'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P.S. 분명히 해두자. 딴민련, 니네가 제일 나빠!
- HaraWish : 저도 요새 가끔 어리둥절해지곤 해요. 너무 많은 것들이 가려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일단 '그사람들'은 좀 몰아내고, 열린우리당이랑 민주노동당이 건강한 긴장관계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 아참, 한겨레신문에서는 '영부인'이나 '여사'라는 표현대신 '대통령 부인 아무개 씨'라는 식으로 호칭한다고 하더군요. "국민이 뽑은 것은 대통령이지, 대통령의 부인을 뽑은 것은 아니다."라는 이유 때문이라는데 나름대로 수긍이 가던걸요. :) - 2004-3-29 12:49 am
- Raymundo : "대통령 부인"은 "영부인"보다 글자 수가 많으니 귀찮군요. :-) - 2004-3-29 1:50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