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2003-11-27

마지막으로 [b]

/2003-11-27

한 번 더 강철민 이병

(오늘 역시, 평범한 소시민 내지 애국애족충국하며 사는 사람은 읽지 말고 넘어가 주기를 간절하게 바람)

클리앙의 어느 [게시물]에 주인장이 단 리플:

현역군인의 신분이 만만한게 아닌것처럼, 인간의 존엄도 만/만/한/게/ 아/닙/니/다. (저번에 이 논쟁에서는 인간의 존엄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이 담보된 이후에 따지는 거라고 누가 그러셨는데... 자신의 안전을 버리고 옳은 길을 가기에 존엄한 것이고 인간인 겁니다)

원래 할 말 할 줄 아는 사람이, 행동해야 할 때도 제대로 하는 법입니다. 제 생각에는 만일 실제로 "방어를 위한" 전쟁이 발발한다면 강이병 같은 사람이 누구보다도 제대로 싸울 거라 생각합니다. 만일 방어를 위한 정당한 교전을 해야 되는 데도 강이병이 "나는 싸우기 싫소"라고 적군 앞에서 도망치면 그때 총으로 쏴 주면 될 일입니다. 지금부터 나라가 망하네 군이 무너지네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만일 "부당하게" "남을 공격"하는 전쟁이라면, 저는 강 이병 같은 사람 수백 수천 수만이 나와서 명령을 거부했으면 좋겠습니다. 2차대전까지 국민들은 그저 제 나라가 이기기만을 바랬었고, 베트남과 작금의 이라크에 대해서 국민들(중 일부지만)이 반전을 외치며 자국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번 전쟁부터는 군인들이 그렇게 해주길 바랍니다. 이미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거부했고, 미국 예비역 장교가 이라크전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나라 무너지는 게 순식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람 생명 소중하게 여길 줄 모르고, 남의 나라를 쳐서 잘 살아보겠다는 나라라면 무너지는 게 낫습니다. (정당한 방어의 전쟁에 대해 하는 말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물론 제가 지금 먹고 살 만 해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일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저 역시 그저 제 삶에 불이익이 오는 게 싫어서 덮어놓고 눈가리고 귀가리고 입막고 애국충성 하는 신민으로 살 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 지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고, 당장 지금은 말이라도 똑바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먹고 살려면 도둑질이라도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먹고 살기 힘들때가 된 후에 마지못해 할 일이지 그렇지도 않은데 대놓고 도둑질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저번 논쟁에서도 밝혔지만 제 입장은 "현역 군인으로서의 그의 행동을 처벌하는 것까지는 - 제 맘에는 안 들지만 - 반대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가 나라를 말아먹기라도 한 것처럼 비난하는 것에는 절대 반대한다" 입니다. 진짜 나라를 말아먹는 것들은 기업 돈 돌려 상납하고 그 돈 받아 쌈박질이나 하고 지나 지 자식은 군대에 보내지 않으면서 국익을 위해 군인을 사지에 보내야 되네 마네 하는 것들입니다. 그들에게 가야 할 비난이 엉뚱한 사람에게 몰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만일 제가 이라크 국민이었다면, 대한민국의 강철민 이등병에게 고개숙여 감사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제가 대한민국 국민이더라도 역시 그에게 감사하고 경의를 표해야 합니다. 그의 행동은 제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에 관계 없이 평가받을 법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 Nyxity : 동의한표 - 2003-11-27 8:5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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