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25택시에 들이받히다(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이제 겨우 1120 km 주행했는데... 한 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침 9:20, 사당에서 낙성대를 향해 1차선에서 가고 있는데, 까치고개 넘어가는 오르막에서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차 앞이 들리더군요. 그 짧은 시간에 이게 꿈일까 생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 출근길이라 빠르게 달리는 상태도 아니었고, 음주 운전을 할 시간도 아니고, 사고가 날래야 날 수 없다고 생각하던 때였으니 더욱 그랬겠죠. 뒤에 있는 차는 소나타3 택시... 나이 지긋한 (나중에 주민번호를 보니 29년생이시더군요) 기사... 일단 면허증을 달라 하여 인적사항을 적은 후에, 차를 옆으로 뺐습니다. 사진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찍을 생각도 못하고 치웠네요. (기사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 별 문제 없었지만 계속 후회했습니다.) 기사와 회사는 그냥 물어주겠다 그러고, 저는 어찌할바를 몰라서 연구실 선배에게 도움 요청을 하니 운전 경력이 많은 선배가 와 주었습니다. 선배의 도움을 받아서 보험으로 하기로 하고, 경찰을 불렀습니다. 영업용 차량은 보험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꼭 경찰에 사고 접수를 해야한다는군요. 잠시 후에 순찰차가 왔습니다.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고, 방배 경찰서에 와서 접수 기록을 작성하랍니다. 어딘지 모르겠다 하니 경찰 한 명이 제 차를 몰고 저는 옆에 타고, 택시가 그 뒤를 따라 골목길을 하염없이 헤집고 나가더니만 이수역 사거리 남쪽으로 튀어 나오더군요. (대단해.. @.@) 경찰서에 가서 저와 기사가 나란히 진술서를 작성하고, 사고 접수를 끝냈습니다. 차 고치고 병원 가고 하는 것은 경찰에서 관여하는 게 아니더군요. 이제 차를 맡겨야겠는데, 아는 정비소가 있어야 말이죠. 대우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거니 제일 가까운 곳으로 역삼센터를 알려 주더군요. 전화를 걸어 위치를 물은 후 오른쪽 뒤가 흉하게 망가진 차를 끌고 찾아갔습니다. (아.. 초보운전 딱지와 파손부위가 같이 있으니 괜히 뒷차가 무슨 생각을 할까 심란해지더군요. 내 탓이 아니야!하고 붙이고 다닐 수도 없고 -_-;) 역삼 서비스센터를 찾아 갔더니만 이런, 거기는 택시공제조합하고는 계약이 되어 있지 않아서, 견적은 내어 줄 수 있지만 수리는 해 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럼 어디를 가야 하냐 했더니 강남역 남서쪽에 있는 서초 센터를 알려주네요. 처음부터 거기를 갔으면 훨씬 더 빨랐을 텐데... 다시 서초 센터를 찾아 갔습니다. 접수를 하려는데, 수리비를 지불할 쪽의 보험접수번호를 알려 달랍니다. 택시회사에 걸었더니만 아직 접수를 안 했다는군요. :-/ 접수 번호를 알려줄 때까지 20여분 기다려야 했습니다. 간신히 차량 수리 접수를 마치고... 차는 다음주 월요일쯤에나 나올 거란 말을 뒤로 하고 가방을 등에 메고 전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병원. 사실 그다지 세게 부딪힌 것도 아니라 특별한 외상은 없었으나, 기분 탓인지 등허리가 뻐근하더군요. 그리고 당일 괜찮다고 넘어갔다가 다음날부터 온몸이 쑤셔도 치료비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식의 말을 들었던 터라, 당연히 병원을 갈 계획이었죠. 이번에는 친구가 이용(?)했던 병원을 소개받아 낙성대에 갔습니다. 정비소에서 물어봤더니만, 정비소에 알려 준 접수번호는 대물보험이고 대인은 따로라 하더군요. 그래서 병원에 도착해서 공제보험(?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네요) 쪽에 전화를 했더니만 이놈의 택시회사가 대물만 접수를 하고 대인은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어 보험 담당자를 바꿔 달라 그랬습니다. 주인장 "오전에 교통사고 난 마티즈 운전잡니다." 그쪽남자 "아, 네네~" 주인장 "보니까 대물만 하시고 대인은 접수 안 하셨더라고요" 그쪽남자 "(갑자기 목소리 및 태도 돌변) 아니 대물만 하면 됐지 대인은 무슨 대인입니까, 아까 기사에게도 안 아프다고 했잖아요" 주인장 "제가 언제 안 아프다 그랬다는 겁니까? 경찰서에서도 허리가 아프니 병원을 가 보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쪽남자 - 안 아프다 했다가 이제 와서 왜 이러냐, 대인은 내 알 바 아니다, 그래 병원에서는 뭐라냐, (이제 X-ray 를 찍을 거라 하자) 그럼 찍고 나서 전화해라, 딸깍...끊긴 전화를 붙들고 잠시 멍~했습니다. 아니 지금 화는 누가 내야 될 상황인데. 그 동네 인간들이 좀 험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당하니 속이 터지더군요. 다시 걸었습니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라는 제 말을 시작으로 또 언성이... 근데 웃긴 인간이, 뭐라 하면서도 물을 것은 다 묻더군요. 병원 이름, 위치, 전화번호 등등. 그러고는 막판에 제가 그러면 이전 대물로 접수된 그 번호를 사용하면 되냐고 (나중에 알았지만 답은 '아니오'입니다) 물었더니 "맘대로 하든지 말든지" 하면서 전화를 끊는군요. 어이가 없어서... 마지막 질문의 대답은 들어야겠기에 또 걸까 하다가, 꾸욱 참고 10분쯤 기다린 후 그쪽 보험쪽에 전화를 걸어서 제 차번호로 문의를 하니 대인도 접수되었다고 새로운 접수 번호를 알려 주더군요. 어차피 해 줄 거면서 인상 다 버려 놓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만일 제가 오늘 전화를 안 걸고 내일에서야 "하루 자보니 아프다"고 했으면 무슨 소리를 했을지... 어쨌거나 대인 보험 접수번호까지 얻었으니 진료를 받았습니다. X-ray 검사 결과는 목 쪽의 인대가 충격을 받았다..는 건데, 기분 탓인지 슬슬 증상이 나오려는지 저녁 7시를 넘어가니 왼쪽 목이 뻐근해지는군요. 이제 금요일가지 방배경찰서에 진단서와 견적서를 갖다 주는 일만 남았나 했더니만, 좀 전에는 그쪽 보험사에서 전화가 와서 진단서 나오고 합의할 때 연락 달라는데... 합의는 또 어떤 식으로 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회사쪽 그 인간을 만나는 일이 생길까 벌써부터 혈압이 오르는 듯 하군요. 아무리 액땜이라 생각하려 해도.. 남들은 범퍼 좀 우그러진 것으로 끝내던데 저는 좀 크군요. 견적이 백만원 넘게 나왔습니다. 범퍼, 트렁크 도어, 우측 면까지 갈아엎게 생겼네요. 방배 경찰서까지 가는 도중에 제 차를 몰던 경관이 "아이구, 1100키로밖에 안 뛴 건데... 아깝네요" 하고 남긴 말이 가슴을 더욱 쓰리게 합니다. 그래도, 크게 다친 사람이 없다는 것과, 1차선에서 받히면서도 용케 중앙선을 안 넘어가서 대형 참사(?)를 막았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입니다.
|
Diary최근 글들
코멘트와 트랙백
옛 글들RSS주요 페이지
이 홈페이지의 인터위키는 다음과 같습니다. GyparkWiki UTF-8 http://gypark.pe.kr/wik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