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몬티홀 문제(/퍼즐-바꿀까말까)가 며칠 전에 클리앙에 올라왔었습니다. (매우 놀라왔던 것은 이번에는 '극렬한 저항'이 없었다는 점 ^^;)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어떤 분이 비슷해 보이는 문제를 냈는데 이게 또 재밌더군요.
미국의 감옥에 스코필드, 버로우스, 티백1이 사형선고를 받고 갇혔습니다.
사형집행일이 세명모두 정해지지 않은체 사형선고만 받았습니다.
어느날 주지사는 사형집행일을 정합니다.
이와 동시에 세명중 한명에게 사형면죄부를 줬습니다!
그리고 누가 면죄를 받았는지는 감옥의 간수에게만 알려주고
간수에게 반드시 ' 비밀 ' 을 지키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비밀은 절대적 침묵이아니라, 사형수가 자기가 죽을확률에 변화를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비밀을 의미합니다.)
사형집행일 전날밤. 두려움에 떨던 티백은 참지못하고 간수에게 물어봅니다.
" 저는 살아요 죽어요? ㅠㅠ "
간수는 고민에 빠집니다. 왜냐면 비밀을 지켜야하지만.. 너무 딱하기 떄문이죠.
간수가 말합니다 " 스코필드는 죽는다. "
여기서부터가 문제입니다.
1) 그 말을 들은 티백의 생각 : 아싸~ 그럼 남은 두명중에 한명이 사는거니깐 내가 살아날 확률이 1/2로 늘었다!!
2) 말을 해준 뒤 간수 생각 : 흠.. 어차피 스코필드와 버로우스가 동시에 살일은 없잖아? 둘중에 한명이 죽는건 명백한 사실인데 누군지만 가르쳐 줬으니 확률에 변화는 없군. 난 비밀을 지켰어. 티백이 죽을확률은 여전히 2/3이야.
누구말이 맞을까요?
문제를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언급을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일단 간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이 있을테고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간수는 질문한 죄수가 자신이 살 확률을 계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정보를 주면 안 되므로, "***가 산다"라는 대답은 할 리가 없습니다.
질문한 사람에게 "미안한데 너는 죽어"라고 대답할 리도 없겠죠. 즉 항상 질문자를 제외한 다른 죄수 중에서 죽을 사람 한 명의 이름을 댈 거고
만약에 질문자가 살아남게 되어 있다면 나머지 두 죄수 중 한 명의 이름만을 댈 텐데, 이 때는 간수는 랜덤하게(동전을 던져서 결정한다든가) 누구의 이름을 댈 지 결정합니다.
자 어쨌거나, 저 문제에 대한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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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백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티백이 살아남을 확률은 여전히 1/3입니다.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의 가짓수는 다음 여섯가지 입니다. 각각 1/6의 확률로 발생
1) 티백이 살게 되고, 간수는 "스코필드가 죽는다"고 대답
2) 티백이 살게 되고, 간수는 "버로우스가 죽는다"고 대답
3) 버로우스가 살게 되고, 간수는 "스코필드가 죽는다"고 대답
4) 버로우스가 살게 되고, 간수는 "티백이 죽는다"고...대답을 차마 할 수 없어서 "스코필드가 죽는다"고 대답
5) 스코필드가 살게 되고, 간수는 "버로우스가 죽는다"고 대답
6) 스코필드가 살게 되고, 간수는 "티백이 죽는다"고...대답을 차마 할 수 없어서 "버로우스가 죽는다"고 대답
즉, "스코필드가 죽는다"는 답을 들었다면, 해당되는 경우는 1), 3), 4) 세 가지. 그 중에 티백이 사는 경우는 1) 한 가지, 죽는 경우는 3), 4) 두 가지. 따라서 살 확률은 1/3
위의 3)과4), 5)와6)은 간수가 같은 대답을 하는데, 이걸 합쳐서 한 가지의 경우로 생각하게 되면 함정에 빠지는 거죠.
단 한번 발생하는 사형이라서 더욱 헷갈릴 수 있는데, 여러번 반복되는 경우로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900일 동안, 매일 세 명의 죄수 중 두 명에게 곤장을 때린다 (-_-;)
매일 아침 주지사가 주사위를 던져서 세 명 중 곤장을 면할 사람을 한 명 뽑고, 간수에게 알려준다.
티백은 매일 아침마다 "간수님 저 오늘 곤장 맞나요?ㅠ,.ㅠ"라고 묻는다
간수는 티백을 제외한 두 죄수 중에 곤장을 맞을 사람 한 명의 이름을 알려준다. 만약 둘 다 맞을 거라면 동전을 던져서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서 그 이름을 알려준다.
이러면 총 900일 중에서... (물론 현실에서는 확률에 딱 맞춰 300일씩 나눠지지는 않겠습니다만)
300일은 티백이 곤장을 면할 텐데
그 중 150일은 "스코필드가 맞는다"라는 대답을 들을 것이고 -- (1)
그 중 150일은 "버로우스가 맞는다"라는 대답을 듣겠죠
300일은 버로우스가 곤장을 면할 텐데
이 300일 전부 "스코필드가 맞는다"라는 대답을 들을 겁니다. -- (2)
나머지 300일은 스코필드가 곤장을 면할 것이고
이 300일 동안에는 "버로우스가 맞는다"라는 대답을 듣겠죠.
"스코필드가 맞는다"라는 대답은 (1)과 (2) 도합 450일 동안 들을 것이고, 그 중 티백이 곤장을 면하는 날은 150일, 즉 전체의 1/3밖에 되지 않습니다.
몬티홀 문제, /퍼즐-바꿀까말까와의 관계는...
저기 클리앙 게시물에서 주인장과 몇몇이 리플로 의견을 주고받을 때는, "몬티홀과는 다르다"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아무래도 같다고 생각하는 게 맞네요.
조건부 확률 공식을 사용하여 푼 부분을 빼고 나면, 위에 적은 설명 그대롭니다. 사형 대신 "매일 반복되는 고문"으로 바꾸어 생각한 것까지도 나와 있네요.
몬티홀 문제와는 "mathematically equivalent", "수학적으로 동등"하다고 하네요. 역시 같은 문제인 게 맞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티백에게 "버로우스와 너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줄게, 바꿀래?"라고 묻고 티백이 자신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버로우스의 운명과 서로 바꿀지를 결정하게 한다면, 몬티홀에서 도전자가 자신의 선택을 바꿀 기회를 얻는 부분과 똑같아진다...고도 적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