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Diary/체스와바둑

마지막으로 [b]

/체스와바둑

2005-3-6

주인장의 바둑 실력은... 집 계산을 할 줄 알고, "축"과 "장문"이 뭔지 알고, "패"와 "빅"이 뭔지 알고, "두 집이 있으면 산다"는 게 뭔지 아는 정도. 한 마디로 둘 줄은 알지만 전혀 못 두는 것과 다름 없는 정도인데... (그래도 예전에 인터넷으로 외국인하고 바둑 두면 이기기도 했음 ^^v 상대방이 계가할 때 자기 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정도이긴 했지만...)

어렸을 때 어린이용으로 나온 바둑 책을 하나 사서 본 적이 있는데, 각 장 끝에 바둑 일화나 상식 같은 것들이 한 쪽씩 나왔는데 그 중 이런 일화가 있었다. 뭐 정확히 기억나는 것은 아니고 대충 옮겨 보면,

어느 선비가 주막에 들었는데 밤에 주막 주인이 심심하니까 선비에게 바둑을 청한다.

"선비님, 무료한데 바둑 한 판 어떠시온지요?"
"저는 바둑을 둘 줄 모릅니다."
"그래요? 그럼 장기는 둘 줄 아쇼?"
"장기도 못 둡니다."
"예끼 이사람! 그래도 오목은 두겠지."

여기서의 포인트는 주막 주인이 선비에게 말할 때의 말투. 점점 말이 낮아지고 있다. 그만큼 바둑이 급이 높다는 건데...

어제 KBS의 [스폰지]에서 "조훈현9단이 체스마스터를 이긴 적이 있다"고 하는 내용이 나와서 (게다가 별 다섯개를 받음) 말이 많다.

주인장도 방송을 보면서 설마 싶긴 했는데, 이런 저런 글들을 읽어 보니 이긴 건 맞지만 마스터라고 할 만한 사람은 결코 아니었고, 원래 이런 소문이 부풀려지기 쉽다보니 그게 마스터까지 되었지 싶은데... 어쨌거나 외국에서 가끔씩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나올 때도 화가 나지만, 어이없는 뻥튀기로 우리나라만세로 몰고 가는 것도 맘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

그러고보면 저 어릴 적 읽은 일화는 차라리 귀엽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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