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참, 매트릭스2,3를 볼 때와 비슷하게,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더군요. 스토리는 스토리대로 너무 산만하게 이것저것 들쑤시는 것 같고, 1,2편을 본 지 오래 되어 이전 스토리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런 설명은 부족하고. 뭐 암튼 너무 산만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잭을 구출하는 건 너무도 간단히(? 영화 내에서는 나름대로 멀리 간 것처럼 나왔지만 단지 그뿐) 이뤄지고. 그리고 주윤발은 왜 나이틀리에게 칼립소라 부른게지? 칼립소는 뭔가 한 건 터뜨릴 것 같더니만 배수구멍 열고 사라진 게 전부이고, 멋지게 깃발을 올리던 각 지역 해적들은 그래서 한 게 뭐가 있노. 데비 존스는 바다를 주름잡는 거물인 것처럼 말은 나오는데 막상 2편을 봐도 3편을 봐도 그냥 바보인 것 같고.
참 인상적이었던 것 두 가지. 저승에서 이승으로 돌아오는 방법이 매우 신선했고, 막판에 데비 존스의 심장을 손에 들고 "아 씨바 이거 찌르긴 찔러야겠는데 내가 찌르면 저 꼴 날 테고 이 일을 어쩌나"하는 심정을 말 한 마디 없이 표정으로 표현하다가, 아니나 다를까 윌리엄에게 칼을 쥐어주고 찌르게 한 잭 스패로우는 정말 1편에서 반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