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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편-10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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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c> |
== # 11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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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517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1)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7 20:17 읽음:727 추천:100 비추천: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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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길이었다. |
맞은편에서 |
도서관에서의 그 여중생이 오고 있었다. |
아래는 교복 치마에.. |
윗도리는 체육복 차림.. |
머리에 |
하복 반바지를 쓰고 있다. |
"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
"너 왜 머리에 그런걸 쓰고 있냐?" |
"내 스타일" |
이상한 애다. |
"너 그렇게 안해도 충분히 웃기게 생겼어" |
"남 말하지 마요.." |
머리에 츄리닝 바지를 쓰고 째려보는 모습이.. |
너무나 눈에 거슬려서.. |
반바지를 확 벗겨 버렸다. |
그 애는 얼른 머리를 가린다. |
"어라 왜 그러는데?" |
손을 떼보니.. |
이마의 일자 가위질이 포인트인.. |
간난이 스타일.. |
[주 : 비달 사순 스타일 이라고 하기도 한다] |
"우하하..." |
"웃지 마요 짜증나게" |
확 째려 본다. |
"어쩌다 이 꼴이 되었냐?" |
"엄마 따라 미용실 갔다가요." |
어제는 엄마가 하도 예쁘다고 하는 바람에.. |
진짜 그런 줄 알고 신나서 학교에 갔다가 망신 당했다고 한다. |
"큭..어울리네.. 그럼 이만" |
가던 길을 가려고 하니.. |
"잠깐! 모자좀 빌려줘요" |
나는 야구 모자를 쓰고 있었다. |
"안돼.. 널 언제 또 본다고 빌려주냐" |
"금방 드린 다니까요" |
까치발을 하고.. 내 모자를 벗긴다. |
써보더니.. |
"아 머리는 대따 크네" |
-_-;;난.. 성인 남자거든.. |
"모자 예쁘네요" |
옛날 디자인의 오클랜드 모자. |
MLB 모자 중에 제일 예쁘다. |
그 애는 마음에 드는 듯.. |
유리문에 비춰보며.. |
"나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
과연 좀 귀엽기는 했다. |
다시 모자를 빼앗으며.. |
"안 돌려줄 생각인 것 같군." |
"돌려 줄거란 말예요 내놔요 내놔.." |
팔을 위로 들자.. |
폴짝 폴짝 뛰어서 모자를 나꿔채려 한다. |
꽤 재밌었다. |
"자 이거 잡으면 줄게.." |
이리 저리 뛰어 다니다가.. |
열받았는지.. |
"더러워 안써 안써" |
하면서 머리에 반바지를 푹 뒤집어 쓰고 가버린다. |
저거보단 간난이 머리가 나을텐데..-_-;; |
뒤 돌아서 몇걸음 가니.. |
"얍" |
무언가 뒤에서 등을 짚더니.. |
모자를 벗겨간다. |
"우헤헤.." |
-_-+ |
그 애는 |
뒤를 돌아보며 달아나다가.. |
돌부리에 걸렸는지.. |
철퍼덕 넘어진다.. |
-_-;; 아프겠다.. |
아무튼.. |
그 애가 놓친 모자를 주워 |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썼다.. |
"조심하지 그랬어..." |
가던 길을 가려고 하니.. |
그 애가 벌떡 일어난다. |
"나쁜 놈!" |
-_-;; 어허 쪼그만거 한테 별 소릴 다 들어보네. |
무시하고 가니.. |
그 애는.. |
나에게 돌진해서.. |
내 허리에 강력한 박치기를 날린다. |
"억.." |
"쌤통이다" |
뻑큐를 날리며 달아난다. |
-_-+ 저걸 그냥 |
쫓아가서 잡았다. |
"놔요 놔" |
"뭐하는 짓이야 깜짝 놀랐잖아" |
"사람이 넘어졌는데 쳐다도 안보고 가니까 그렇죠" |
"니가 까불다 그런거잖아" |
자세히 보니.. |
사지의 관절에서 피가 철철.. |
-_-;; 이 꼴로 잘도.. |
시라소니 박치기를 흉내 냈겠다.. |
"안 아프냐" |
녀석은 그제서야 통증을 느끼는듯.. |
얼굴을 찡그리며.. |
"아야.. |
조금 불쌍했다. |
근처 약국으로 데려가.. |
빨간약을 샀다. |
"자 발라" |
"발라줘요" |
"애냐? 니가 발라" |
"아저씨 땜에 이렇게 된거잖아요" |
그런거였을까-_-? |
자리에 앉히고.. |
빨간약을 발라 주었다. |
"앗 따거" |
약을 다 바르고 나니.. |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아파 죽겠다고 난리던 그 애.. |
씩씩하게 일어나서.. |
"다 나았다!" |
약효 즉빵!? |
머리에 반바지를 덮어쓰고.. |
사지에 빨간약을 바른 그 꼴은.. |
무엇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했다. |
나는 빨간약을 주며.. |
"그럼 이만 가라 이거 가지구" |
"그건 아저씨 허리에다 발라요" |
약국 문을 열고 나가.. |
"그럼 빠빠이~" |
뛰어가는 그 애의 뒷모습을 보니.. |
문득.. |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오늘의 유혈 사태는 왜-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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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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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610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2)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8 15:20 읽음:521 추천:100 비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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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
진이와 같이 영어 학원에를 다니기로 했다. |
아침 9시 반부터.. |
TOEIC와 회화를 한 시간씩 수강한다. |
2주 쯤 되었을 무렵엔.. |
진이는 처음 영어 배운 초등학생 처럼.. |
만날 때도.. |
전화를 할 때도.. |
영어를 섞어 쓰기 시작했다. |
"Hello? This is Ye-Jin" |
"응.. 헬로?-_-" |
"What are you doing now?" |
"놀아" |
"Play alone No.... Play with me.." |
-_-;; 뭐 수준은 이정도였다. |
진이는 늦잠을 좋아하는 데다가.. |
동작이 워낙 느리고.. |
아무리 급한 길을 가다가도.. |
뭔가 주의를 끄는게 있으면.. |
멍하니 서서 쳐다보는 버릇이 있었다. |
그대로 놔두면 1교시는 반드시 결석.. |
덕분에 나는 3~40분씩 미리 일어나서 진이네 집에 데리러 가야했다. |
그나마 |
"아주머니..진이 데리러 왔어요" |
"아직 자는데" |
30분 쯤 후에야.. |
부시시한 머리로.. |
눈을 비비며 나타난다. |
"아함...안녕?" |
"에이 눈꼽 좀 봐 디러" |
"으아.." |
이런 날이 많았다. |
그러던 어느날.. |
누나가 자고 있는 날을 발로 차서 깨운다. |
"야 나가봐.. 너 때문에 깼잖아 자식아" |
"뭐야..." |
졸린 눈을 비비며.. 나가보니.. |
진이였다. |
상냥하게 인사한다. |
"Hi" |
스트라이프 반팔 티셔츠에. |
하얀 반바지를 입었다. |
그 동안 거의 츄리닝에 야구모자 푹.. 차림이었는데.. |
오랜만에 보는 깔끔한 모습.. |
"왠일이야?" |
"응.. 맨날 니가 데리러 오는 것 같아서.. 미안해서 |
오늘은 내가 왔어요~" |
어께까지 으쓱대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
그..그거야 좋지만..-_-;; |
지금은 여섯시 반도 안됐잖아.. |
뭐 아무튼.. |
"그래..그럼 잠깐 들어와.." |
"여기서 기다릴래 새벽에 어떻게 들어가.." |
"나 씻고 할려면 오래 걸려 괜찮으니 잠깐 들어와" |
진이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
아침 드라마를 보던 엄마와 누나가 쓰윽 쳐다본다. |
"엄마 진이예요... 얘기 드렸죠.. |
학원 간다고 저 데리러 왔어요 |
잠깐 들어와 있으라고 할게요" |
진이는 꾸벅.. |
"죄송합니다 일찍부터.." |
엄마는 대략 황당한 표정.. |
"그래요 어서 와요.. 학생 부지런하기도 하네.." |
"어라?" |
누나는.. |
벌떡 일어나더니.. |
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
"너 이거랑 사귀는 사이였냐?" |
나는 손을 탁 치며.. |
"만지지마" |
"어머 웃겨.." |
누나는 진이를 보며.. |
"뭐 아무튼 잘 됐다.. 너 '밍밍' 혹시 집에 모아 둔거 있니?" |
고개를 끄덕끄덕 거린다. |
"와 잘됐다.. 그거 나 좀 빌려줘.." |
"네.." |
그 때 안방 문이 열리며.. |
아버지가 나오신다. |
"으아함" |
팬티와 런닝 셔츠 차림.. |
"우아아 저 아저씨가 미쳤나봐" |
누나는 달려가더니 얼른 아버지를 방으로 밀어 넣는다. |
"뭐... 뭐냐 왜 그래" |
"아빠 집 안에서 옷 좀 입고 다니라고 했죠" |
"어떠냐 늘 이래 왔는데" |
이래저래 남 보이기 쪽팔린 집안 이었다. |
진이를 내 방에다 앉혀 놓고.. |
씻고 나오는데.. |
엄마가 말씀하신다. |
"진이도 같이 와서 아침 먹자고 그래라" |
"네. 물어 보구요" |
진이에게 물어보니.. |
"그래두 될까..." |
그래서 식탁에 둘러 앉은 다섯 사람.. |
"뭐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먹어요 진이 학생.." |
"잘먹겠습니다." |
우리 집은 아버지 부터 모두 매운걸 좋아해서.. |
식탁은 대체로 빨간색이다. |
진이는 매운 걸 잘 못먹는다. |
몇 가지를 집어 먹어 보더니.. |
포기하고 맨 밥만 먹기 시작.. |
"진이 학생 반찬이 맛 없나봐.." |
"아뇨 맛있어요" |
엄마에 말에.. |
당황한 진이.. |
얼른 앞에 있는 오징어 젓갈을 집어 먹고는.. |
알약을 삼키듯 얼른 물을 마신다. |
"으..아.." |
누나가 눈치를 채고는.. |
"너 매운거 못 먹는 구나?" |
진이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거린다. |
"하긴 우리집 음식이 좀 그렇긴하지.." |
누나는 물을 한 그릇 떠다 주더니.. |
"여기에 씻어서 먹어.." |
-_-;; |
"아...아녜요.." |
"괜찮아.. 나도 많이 그랬어.." |
멸치 볶음을 씻어서 숟가락 위에 올려준다. |
"자 아.." |
저 여자가 왠 일로 저렇게 상냥하지? |
얼떨결에 받아 먹고.. |
꼭꼭 씹는 진이를 물끄러미 쳐다 보던 누나.. |
"나도 여동생 있었음 좋겠다..." |
엄마의 팔짱을 끼며.. |
"하나 나아 줘"" |
"너네 셋 키우는데만도 질렸는데 무슨 헛소리냐.." |
나를 가르키면서.. |
"그러게 저런건 필요 없다구 그랬잖아 내가" |
이건 비화지만.. |
누나는 내가 태어 났을 때.. |
이름을 캔디로 하자고 3일 동안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
천만 다행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
그 때 자기 마음대로 안 된 것에 앙심을 품고.. |
나를 계속 괴롭히는 것이리라.. |
이런 분위기 속에서.. |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정신이 없는 진이.. |
거의 맨밥을 먹다시피 하고는.. |
"잘 먹었습니다." |
옷을 챙겨 입고.. |
문 밖으로 나오니. |
"진이야 또 놀러와~ 밍밍 가지구와.." |
누나가 밖에까지 따라 나오면서 인사한다. |
왠지 모르지만 완전히 맘에 든 모양이군.. |
학원 가는 전철 안에서.. |
진이가 문득 말한다. |
"너네 언니 처음엔 무서운 사람 인 줄 알았는데.. |
좋은 사람이다아...." |
이 것만은 절대 동의 못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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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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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763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3)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30 02:02 읽음:670 추천:100 비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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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다. |
여름을 맞아 어딘가 놀러가지 않을 수 없다는.. |
은경의 말에.. |
어디를 갈까 하다가.. |
설악산을 넘은 다음.. |
속초 바닷가에서 놀기로 했다. |
"진이도 데려와" |
녀석들의 강력한 요구에.. |
진이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다.. |
"놀러가는 건 좋긴 하지만.. |
난 사람들 많은거 싫은데.." |
한 자리에 세 사람만 모여 있어도 |
정신 없어하는 진이였다. |
"은경이도 너 보고 싶데.." |
"그..그래? 그럼 그럴까..?" |
썩 내켜하지 않는 투로 승낙.. |
이리하여.. |
상봉 터미널에 모인 우리.. |
진이는 자기 덩치 만한 베낭을 지고 |
낑낑대며 나타났다. |
"그게 다 뭐야?" |
"응.. 뭐.. 먹을거랑 입을거지 뭐.." |
피난가냐-_-? |
저게 결국 내 짐이 될 걸 생각하니 아찔.. |
아무튼 버스에 오르니.. |
날씨는 쾌청에... |
조금 들 뜬 기분.. |
승용이가 말한다.. |
"야 뭐 하고 놀자" |
버스 안이고 하니.. |
침묵의 공공칠 빵을 하기로 했다. |
극구 빠지겠다는 진이를 억지로 끼워넣고.. |
게임 시작.. |
했지만.. |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
서로 아무 말도 안하고 삿대질 하는 걸.. |
멀뚱 멀뚱 보고만 있는 진이. |
등짝이 남아나질 않음.. |
"아파..." |
살짝 보니 빨갛다.. |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 |
"이건 무리다... 일방적 폭력 행사야" |
다들 동의하는 눈치.. |
"그럼 진이가 할 줄 아는 게임을 하자" |
색마가 제안.. |
"뭐 할 줄 알아 진이야?" |
진이는 한참 곰곰히 생각 하다가.. |
"아 그거!" |
제목은 모르겠고.. |
어렸을 때 해본 게임이란다.. |
설명.. |
우선 '비 바람이 치는 바다~' 노래에 맞추어.. |
옆 사람과 짝짜꿍을 한다.. |
하다가 노래가 끝나면.. |
가위 바위 보 중 하나를 낸다. |
이긴 사람은 가만 있고.. |
지는 사람 끼리 다시 한판 더 한다.. |
제일 마지막에 지는 사람이 패배자.. |
설명을 다 들은 애들의 표정은.. |
그게 어쨌다구-_-..였다. |
썰렁한 분위기를 모면하고자.. |
"해.. 해볼까? 의외로 재밌을 수도" |
재미 없었다. |
"좀 잘까? 산 오르려면 피곤할텐데.." |
그래서 그냥 자기로 했다. |
한 숨 자고 일어나니.. |
목적지인 용대리에 도착.. |
버스에서 내리니.. |
은경이가 비명을 지른다. |
"버너!" |
-_-;; |
우리는 한 참 격렬한 토론을 하다가.. |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아무튼 첫 날은 등산 코스 밑의.. |
백담 산장에서 1박 하기로 했다. |
"뭐 먹을거 없냐.." |
산장지기에게 부루스타를 빌려.. |
진이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
그 큰 베낭에서는.. |
산해 진미가 쏟아져 나왔다.. |
"집에서도 이런거 못 먹어 봤는데.." |
다들 감탄하는 눈치.. |
밥을 먹고 일찌감치 잠 들려 하는데.. |
한 무리의 남자들이 도착했다. |
모 대학 역도부였다. |
뭐가 꼬였는지 열받은 듯.. |
한 녀석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
그러자 다른 녀석들도..따라서 소리를 지른다. |
험악한 분위기.. |
"저 녀석들 뭐가 저리 시끄러?" |
"새끼들 매너도 없네" |
우리는 불평을 해대었고.. |
특히 승용이 녀석은.. |
당장이라도 뛰어 나갈 듯한 태도였다. |
그런데.. 알고보니.. |
녀석들.. 우리와 한 방 이었다. |
더 이상 한 마디도 안하고 잠 들었다. |
다음날 새벽.. |
일찌감치 짐을 챙겨 나섰다. |
어제의 만찬으로 많이 줄기는 했지만.. |
진이의 베낭은 여전히 한짐.. |
진이가 저걸 들고 산에 오르다간 죽을게 틀림 없다. |
"가방 바꿔 들자.." |
"정말?" |
그 가방을 직접 메어 보자.. |
나도 죽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등산로가 길기는 했지만.. |
워낙에 경치가 좋아서 지루하진 않았다. |
진이는 혼자서 신나게 재잘거린다.. |
"가도 가도 끝없는 정글.. 우린 길을 잃었다" |
"지금은 조난 30일 째.. 식량이 떨어져 간다.." |
뭐..뭐하는 거지-_-? |
"동료들은 모두 죽었고 우리 둘만 남았다.." |
"우앗! 티라노 사우루스를 발견했다! 쫓아온다!" |
알고보니...조난당한 모험가 놀이.... |
한참을 떠들며 걷더니.. |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들어진 모양이다. |
"다리 아파 요오.. 쫌만 쉬어요..~" |
쉬엄 쉬엄 오르다 보니.. |
선두 그룹과는 한 참 뒤 떨어져.. |
오후 늦게야 두번 째 숙소인.. 소청 산장에 도착했다. |
돌아보니.. |
발 아래 펼쳐지는 운해.. |
"우~아.. 멋지다.." |
"오길 잘했다 그치?" |
진이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 끄덕 한다. |
이리하여.. |
그녀는 곰? 설악산 로케이션..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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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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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859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4)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31 00:34 읽음:579 추천: 90 비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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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궁금증에 대한 대답... |
간단 합니다.. |
살짝 셔츠 목 부분을 제끼고.. 보았다.. 입니다. |
역시 딸리는 표현력 ^_^;; |
한 여름이지만.. |
산 위의 밤은 추웠다. |
우리는 긴 팔 옷을 입고.. |
산장 바깥에 모여 앉았다. |
밤 10시가 되면.. |
자가 발전기가 꺼지고.. |
멀리 속초시의 불 빛 외에는.. |
모든 전기 불이 나간다.. |
순간 |
하늘에서는.. |
전등 불을 켠 듯.. |
갑자기 별들이 나타난다. |
"와..." |
저마다 가벼운 탄성.. |
"예쁘다.." |
진이는 감탄스럽다는 표정으로.. |
고개를 90도로 꺽어 하늘을 쳐다 보다가.. |
너무 뒤로 넘어간 탓에.. |
"아얏.." |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
하필 짱돌이 박힌 자리였다. |
은경이가 문질러 보더니.. |
"만져봐 혹났어" |
저마다 한번씩 만져본다. |
"하지마 아파.." |
우리는 진이가 싸온 과자를 먹으며... |
한참 별을 구경했다. |
"나 이제 잘래.. 피곤해" |
은경이가 먼저 일어난다. |
승용과 색마도 뒤이어 일어났지만.. |
진이는 아직 별을 보며 감탄중.. |
"이렇게 하면 별 밖에 안보여.." |
고개를 또 90도로 꺽고 있길래.. |
나는 뒤에서 무릎으로 등을 받쳐 주었다. |
한참을 넋놓고 하늘을 바라보던 진이.. |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
내 무릎에 손을 올리고.. |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
"화장실 가자" |
철제 계단을 내려가면 |
간이 화장실이 있다. |
"너무 어두워.." |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 되었다. |
"거기 있지?" |
"응" |
잠시 후 나온 진이.. |
"넌 안들어가?" |
"괜찮은데 아까 다녀 와서" |
"다녀와.. 안무서워 내가 지켜줄게" |
피식 웃음이 나왔다. |
"그래" |
안나오는 소변을 억지로 보려니 |
발동 시간이 좀 걸린다. |
진이는 밖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다 됐다" |
내가 나오자.. |
진이는 하품을 한다. |
"이제 우리도 자러 가자" |
"응" |
진이는 내 손을 꼬옥 잡는다. |
참 작고 따뜻하다. |
난 진이를 돌아보며.. |
잠시 미소 짓다가.. |
"손에 오줌 묻었는데.." |
라고 말 해 주었다. |
"으앗.." |
얼른 손을 빼는 진이.. |
"하하하" |
"씻어야돼" |
손을 씻으려면 꽤 먼 샘 까지 가야된다. |
"농담이야 그냥 자자" |
"안돼 디러.." |
결국 어두운 길을 더듬어가며 샘가 까지 가게 되었다. |
진이는 손을 씻고는.. |
"자 너두 씻어.." |
내 손을 잡고 물 속에 집어 넣더니.. |
뽀득뽀득 씻어 준다. |
-_-;; 그렇게 더럽냐? |
물이 얼음장 같다.. |
진이는 손을 호호 불다가.. |
"손시려.. |
내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
나는.. |
"나두..손시려.." |
하면서 티셔츠 밑으로 손을 넣었다. |
진이는 화들짝 놀라며.. |
"차가워 빼.." |
내 배를 토닥거리다가..밀쳐 내려 한다. |
더욱 힘을 주어 끌어 안아 버렸다. |
허리에 손을 대고 있으니.. |
조금씩 녹는다.. |
"따뜻해.." |
잠시 버둥거리다가 진이도 가만히 안겨 있다.. |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
그러고 보니 상당히 $#@%#한 자세가 되었군.. |
아무튼 좋다.. |
"진아.." |
느끼하게 부르며.. |
손을 점점 %@#$% 하며... |
$%!@$!@ 하니.. |
무언가 말랑말랑한 것이 만져진다. |
"진아.. 너.." |
진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
나를 올려다 보았다. |
어두워서 표정은 안보이고.. |
눈 동자만 반짝인다. |
"배 나왔다" |
-_-;; 내..내가 무슨 소릴.. |
진이는 나를 밀쳐내고 삐져서 가버린다. |
그래서 아무튼.. |
다음날 아침.. |
은경이가 일찍 일어나 우릴 깨운다. |
"자 정상으로 가야지" |
새벽 안개가 짙게 낀 풀섶을 헤치며.. |
30분쯤 걸었을까.. |
드디어 대청봉이다. |
"에게 이게 뭐야.." |
안개 때문에 아래 경치가 안보여서 그런지.. |
생각보다 썰렁했다. |
우리는 후레쉬맨 포즈로 기념 사진 한방을 박고.. |
잠시 쉬다가.. |
하산길에 올랐다. |
내설악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
굽이굽이 웅장한 폭포.. |
오를 때와는 또 다른 느낌.. |
우리는 멋진 폭포가 나올때 마다 |
걸음을 멈추고 바라 보았다. |
오후 늦게야 산 밑에 도착.. |
승용이 제안한다. |
"하산 후 막걸리 한잔 안할 수 없지" |
진이는 막걸리는 처음이라며.. |
한잔 쭈욱 들이키더니.. |
캬아.. 하는 표정을 짓는다. |
"한 그릇 더줘" |
진이의 술 실력은 익히 아는 터.. |
말리는 나를 밀치고.. |
"그럼 이런 때 한잔 해야지" |
승용과 색마가 번갈아가면서 따라주는 통에.. |
곧 헤롱헤롱.. |
진이는 신났는지..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
나를 홱 돌아본다. |
잠시 째려 보더니.. |
갑자기 내 배를 꼬집는다. |
"너두 배나왔다 뭐" |
그러고는.. |
스르르 잠들어 버린다. |
그런 진이를 보고 있으니.. |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
아무튼 그래서.. |
설악산편 끝.. |
}}} |
== # 15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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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332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5)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1 21:30 읽음:901 추천:100 비추천: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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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내려온 우리는.. |
우리는 예정대로 속초의 해수욕장에 갔다. |
민박집을 잡아 짐을 풀어 놓자 |
모두 피곤했는지.. |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
다음날 아침.. |
"이거 너무 야한가? 어때?" |
은경이는 분홍색 비키니 상의에 청치마를 입고 나왔다. |
아래 위로 훑어보니.. |
음.. |
"그 몸매에 대단한 용기군" |
"죽을래" |
진이는... |
노랑색 원피스 수영복을 위에다 |
흰색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
커다란 물안경에... |
허리에는 튜브를 걸치고 있었다. |
"단단히 준비 했구나" |
"응 바닷가는 오랜만이거든" |
우리 다섯은 바닷가로 향했다. |
돗자리를 깔자... |
진이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먹을 것을 꺼내 놓는다. |
"아직 이 만큼이나 남았어?" |
조난 당해도 한달 쯤은 버틸 수 있을 듯 |
승용은 웃옷을 벗고 |
모델 같은 자세로 드러 눕더니.. |
배에다 힘을 꽉 준다.. |
"왕자 생기지 않냐?" |
가슴에다가 힘을 주자.. |
갑바가 불끈불끈 한다. |
자아도취에 빠진 표정.. |
진이는 울끈불끈 움직이는 것이 신기한 듯 |
멍하니 쳐다본다. |
"못 써 저런거 보면" |
은경이는 얼른 진이의 눈을 가렸다. |
"너 옷 입지 못하냐?" |
"그렇게는 안되지 헬스를 얼마나 열심해 했는데" |
은경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다가 한숨을 푹 쉬며.. |
"어련 하시겠어..." |
진이의 손을 잡고 바다 쪽으로 가버린다. |
"야 같이가" |
우리는 바다에서 한참 놀다가.. |
다시 백사장으로 돌아왔다. |
"진아 모래 찜질 해줄까?" |
땅을 파서 진이를 눕히고.. |
얼굴에 밀짚 모자를 덮어 주었다. |
모두 모여 앉아 모래를 덮어 주다가. |
색마가 한마디 한다. |
"이상적인 몸매를 만들어 주지.." |
가슴 부분에 모래를 쌓아 올리고..다듬는다.. |
완성하고 보니 꽤나 리얼했다. |
우리는 감탄하며.. |
"섹시해" |
"얼굴이랑 좀 언벨런스군" |
"사진 찍어두자" |
"안돼 창피해" |
진이는 일어 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
"잡아" |
팔다리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
나중에 보니 아둥바둥 거리는 진이의 표정이 코믹했다. |
승용이 옆에 땅을 파고 누우며.. |
"자 이제 나 덮어줘" |
녀석의 몸에 모래를 쌓아 올리고 있는데.. |
승용은 씨익 웃으며.. |
"갑바랑 왕자도 만들어줘.." |
어이 없이 쳐다보니.. |
"뭐해? 얼른 나의 나이스 바디를 리얼하게 표현해" |
은경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하게 변한다. |
색마와 나를 돌아 보며... |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
"생매장 시켜 버려 못 떠들게." |
-_- 저 녀석이랑 사귀더니 성격 많이 바뀌었군.. |
아무튼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다. |
"엣퉤퉤.. 입에 모래 들어 갔잖아" |
"뭐하는거야 아직 말 하잖아" |
여자는 나이가 들 수록 잔인해 진다더니..-_-;; |
그렇게 놀다보니.. |
저녁이 되었다. |
여자애들은 샤워를 하러 가고.. |
우리는 대충 씻고 나와 벤치에 걸터 앉았다. |
"이런 말 뭐하지만.." |
색마가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한다. |
"응 말해봐" |
"진이 너무 귀여운 것 같아.. 생각보다 빈약하지도 않고" |
-_-칭찬인데도 이 놈이 말하면 기분 나빠지는 이유는 뭘까? |
색마는 여자 탈의실 쪽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
나는 녀석의 뒤통수를 한 대 치면서.. |
"뭘 상상 하는거야?" |
"안했다..." |
잠시 무언가를 떠올리는 표정을 짓더니 |
"근데 니 덕분에 하게 되었다." |
-_-+ 이 자식 |
헤드락을 걸고 DDT 자세로 돌입하려는 순간.. |
"뭐해?" |
진이와 은경이가 다 씻고 나왔다. |
방금 씻고 나와서인지 뽀송뽀송 하다. |
진이는 내 옆에 털석 앉아서 머리를 빗는다. |
샴푸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
머리에 코를 가져다 대고 숨을 들이쉬었다. |
"음 샴푸 냄새 좋다" |
"뭐하는거야아..." |
진이는 쑥쓰러운듯 웃으며 |
내 턱에다 이마를 '콩' 하고 부딪힌다. |
색마 녀석 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
중얼거린다. |
"귀여워..." |
한 숨을 푹 쉬더니.. |
"나도 여자친구 있었음 좋겠다" |
솔로생활 20년째... |
한 숨이 나올만도 하겠지.. |
연민의 정을 느끼려고 하는 순간... |
녀석은 턱을 내밀며.. |
"나도 박치기 한 번만 해줘" |
-_-;; 벼..변태 자식.. |
"내가 해주랴?" |
"사양이다." |
방으로 돌아와 밥을 해 먹었다. |
당번이어서.. 설거지를 끝내고 돌아오니.. |
승용 은경 색마는 고스톱을 치고 있었고.. |
진이는 은경이 옆에 붙어 앉아 구경하고 있었다. |
"너도 들어와서 광 팔아라.." |
진이도 해보고 싶은 눈치.. |
"가르쳐 줄까?" |
"응" |
30분 설명 끝에 겨우 규칙을 알게 된 듯.. |
"그럼 해봐.. 내가 뒤에서 봐 줄게" |
"아냐 내가 하다가 모르는 거 있음 물어볼게" |
쌩초보는 마음을 비우고 하기 때문에 잘 된다고 하는 고스톱의 속설이 있다. |
진이는 신 들린듯 패를 먹어 나갔다. |
"이거 먹는거야?" |
"응" |
세 판 연속 쓰리고.. |
애들은 어이가 없는 표정.. |
"순진한 척 하면서 사실은 타짜 아니야?" |
나는 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
"잘했어 이걸로 맛있는거 사먹자" |
"나 잘했어?" |
환하게 웃으며 어께를 으쓱 한다 |
"그럼 우린 나갔다 올게" |
돈을 챙겨 자리를 뜨려 하니 |
승용이가 발목을 잡는다. |
"잠깐! 따고서는 어딜가" |
열받은 표정.. |
"놔라" |
뿌리치고 밖으로 나와.. |
아이스 크림을 하나씩 물고 바닷가를 걸었다. |
"꽁돈으로 사먹으니까 맛있다 그치?" |
"응" |
진이는 파도가 빠져 나가면 바다로 달려 나갔다가 |
다시 피해 들어오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
바닷 바람에 머리카락이 살짝 살짝 날린다. |
"나 날쌔지?" |
그다지-_-;; |
"응" |
내 말에 자신감이 생겼는지.. |
이번엔 좀 멀리 까지 뛰어 나갔다. |
좀 위태해 보였는데.. |
결국 파도에 따라 잡히고 말았다. |
"우.. 젖었어" |
"하하 바보 이리와" |
진이의 바지를 걷어주며.. |
"우리 꼭 신혼 여행 온 거 같다" |
"응?" |
진이는 내 쪽을 돌아보며.. |
잠시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
천천히 말한다. |
"나중에 나 꼭 신혼 여행 데려 가야돼..." |
쑥쓰러운듯 혀를 쏙 내민다. |
나는 진이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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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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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634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6)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4 20:21 읽음:571 추천:100 비추천: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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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실은 제가 싸이 월드에 빠져서.. |
나우 접속을 잘 안했습니다. |
늦게 배운 싸이질이 무섭다더니.. |
2학기가 시작 된지도 일주일.. |
교양 수업에 들어갔다. |
필기 도구를 꺼내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
누군가 옆에 앉는다. |
"야" |
"어라? 누나" |
나영 선배다. |
신입생 환영회때 처음 마주친 이후로.. |
꽤나 친해졌다. |
평소에는 여성스런 옷만을 고집하던 그녀가.. |
오늘은 왠일인지.. |
청바지에 딱 붙는 면티 한장 걸치고.. |
머리는 질끈 묶었다. |
화장기 없는 얼굴은 처음 본다.. |
"너 이거 듣냐?" |
"네" |
그녀는 씨익 웃으며.. |
"대출 걱정은 없겠군" |
무리이지 않을까 싶은데-_-;; |
"리포트도" |
...너 나랑 친하냐-_-? |
라고 묻고 싶었다. |
"처음 보네요 수업 두번이나 했는데" |
"수강 변경 기간엔 안들어와도 되잖냐" |
초보와 고수의 차이랄까.. |
출석을 부르자 마자.. 그녀는 책상에 엎드리더니.. |
끝날 때 까지 깨질 않는다. |
그냥 놔두고 갈까 하다가.. |
"누나 강의 끝 났어요.." |
"어 벌써?" |
누나는 부시시한 표정으로 일어났다. |
"저 가요.." |
하고 돌아서니... |
내 옷깃을 끌어 당긴다. |
"나 배고프다 밥사줘" |
"저 수업 있는데요" |
"그럼 돈 줘.." |
-_-이게 선배가 할 대사냐.. |
돈을 줄수야 없고.. |
수업을 째고 같이 밥먹으로 나갔다. |
선배는 핸드백에서 담배갑을 꺼내서 탈탈 털어보더니.. |
" 너 담배피지?" |
내 점퍼 주머니를 뒤적뒤적 하더니 담배를 꺼내간다. |
"돗댄데요.." |
"사줄게 임마." |
밥 값도 없는게.. 호언 장담은.. |
돗대에다 불을 붙이더니.. |
후~ 내뱉는다.. |
뭐 이런게 다있지.. |
우리는 학교 앞 식당에 들어갔다. |
메뉴를 훑어 보더니.. |
"난 오징어 볶음밥" |
"저두요.." |
아무 말 없이 담배를 아껴서 빨다가.. |
음식이 나오자 팍팍 퍼먹는다. |
"배고팠어요?" |
"말도 마라.." |
그녀는 부산이 고향인 자취생이다. |
엄마랑 한판 했더니 이번달 생활비를 부쳐 주지 않고 있는 모양 이었다. |
"자식 굶어 죽는 꼴을 보겠다 이거지" |
그녀는 새삼 분한 표정이다. |
"아침도 안 먹었어요?" |
"아침? 어제 점심에 너 같은 놈 하나 잡아다 얻어 먹은 뒤로 |
소화 기관이 전면 휴업 중이시다." |
-_-;;이런 인생도 있구나.. |
그녀는 볶음밥 한 접시를 순식간에 다 먹어 치웠다. |
"여기 왜 이리 양이 작아?" |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한다. |
나는 내 밥을 좀 덜어서 주었다. |
"왜? 입맛이 없어?" |
하더니 그 마저 다 먹어 치운다.. |
밥을 다 먹은 후.. |
"너 수업 있냐?" |
"아뇨 오늘은 끝이예요" |
"그럼 나랑 어디 좀 가자" |
이건 분명 저녁 때 까지 잡아다 놓겠다는 의도-_-;; |
"전 약속이.." |
그녀는 내 얼굴을 확 째려보며.. |
협박조로 말한다. |
"절박한 선배가 있는데 놔두고 갈거냐?" |
"뭐 하시게요" |
"알바 자리 구하러 같이 다니자구" |
"그거야 혼자서도..." |
"요즘 이상한데가 얼마나 많은데... |
내가 속아서 나가요 알바라도 하면 좋겠냐?" |
-_-;; 학교 앞에 그런데가 어딨다구..말도 잘 갖다 붙이는군.. |
나는 너무나 의지가 약한 걸까.. |
이렇게 강력하게 주장하는 걸 거절하지 못한다. |
선배의 강요로 담배를 한 갑 산 후.. |
열심히 발품을 팔았으나... |
적절한 데가 없었다. |
돌아다니다 보니.. |
이런 문구가 적혀 있는 노래방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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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생 구함* |
일단 들어와 봐. |
시간:왜? 잠 안재울까봐? |
급료:왜? 밥 굶길까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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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구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
하고 돌아서려는데.. |
선배는 눈을 반짝인다. |
"이거다." |
-_-;; 뭐가? |
쇼부를 보겠다며.. |
씩씩하게 들어가더니.. |
잠시 뒤.. |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온다. |
V자를 그리며.. |
"붙었어" |
붙긴 뭘 붙어 고시 쳤냐? |
내 등을 팍 치며.. |
"자 기념으로 밥 쏴라" |
"벌써요?" |
"너 언제 갈지도 모르는데 그 전에 먹지 않음 곤란 하잖아" |
그렇긴 하군-_-;; |
그래서 근처 돈까스 집으로 들어갔다. |
그녀는 돈까스를 맛있게도 먹으며.. |
"너 좋은 투자하는 거야.. 난 은혜는 두배로 값거든" |
"네..." |
밥을 다 먹으니.. |
내 어께를 툭툭 치며.. |
"덕분에 오늘은 잘 버텼다.. 알바비 타면 술 한번 거하게 쏠게" |
"-_- 아뇨..." |
더 이상 친분을 만들어서 좋을게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
"전 이제 정말 가볼게요.." |
"왜? 어디?" |
"여자친구 만나러요.." |
약속은 없었지만... |
오늘은 진이도 수업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
전화라도 해볼까 생각 중이었다. |
"어? 너 여자친구 있었냐?" |
사진을 보여 달란다. |
사진을 보더니.. |
"뭐야 이게.. 원조 교제 하냐?" |
그런 말 할 줄 알았다. |
"저랑 동갑 이예요" |
누나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며.. |
고개를 푹 숙이며.. |
"실망이군...여자친구가 있었다니.." |
소름이 돋는다. |
"저..저.." |
"하하 농담이야 농담.. 귀여운 것" |
내 등을 퍽퍽 친다.. |
"누나도 사실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
그 불쌍한 인생이 누굴까.. |
"네.. 그럼 이만" |
"누군지 묻지도 않냐?" |
"안 궁금 한데요.." |
나영 선배는 큭큭 웃으며.. |
"너야 말로 누나가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하니까 실망 했구나" |
-_-;; 네..그런 거죠 뭐.. |
"맥주 한잔 하면서 자세한 말해줄게" |
정말 궁금하지도 않거니와.. |
이 선배와 더 이상 친한 사이가 되고 싶은 생각은 털끝 만치도 없었다. |
"돈 없어요" |
"내 방에 맥주 한짝 있어 먹을 건 없지만" |
이..이건.. |
순진한 신입생을 꼬드겨 자취방으로 데려간 다음.. |
술을 먹여 @!$!@ 한다는.. |
XXX 소설의 뻔한 레파토리 아닌가.. |
이런 류를 이미 중학교 때 모두 섭렵한 내가 말려 들 리 없지.. |
"그건 안돼죠.." |
그녀는 씨익 웃으며.. |
"왜? 내가 잡아 먹을까봐 그러냐?" |
-_- 이것도 뻔한 대사.. |
아무말 못하고 있으니.. |
"너 누날 그런 사람으로 봤냐?" |
..오빠 그런 사람 아니야... |
다음은.. |
손만 잡고 잘게..겠군-_-;; |
"돼..됐어요.. 그게 아니라 정말 가봐야 되요" |
그녀는 킥킥 웃으며.. |
"어머 얘 좀봐 기분 나쁘네 진짜 겁먹었잖아" |
어쨌든 뿌리치고.. |
지하철 역 쪽으로 가고 있는데.. |
졸졸 쫓아 온다. |
"야 너 여자친구 한번 보여줘" |
"남 데이트 하는데 왜 껴요?" |
"심심하잖아.." |
이대로 놔뒀다간 정말 쫓아 올 것 같아서.. |
지하철 역으로 뛰었다. |
한참 뛰어서.. 없는 것을 확인하고.. |
한숨을 돌리며.. |
전화를 했다. |
"Hello this is Ye-jin speaking" |
"Play with me" |
"hum... I can't... sorry.. homework.. many" |
"homework? Oh..No.. cheer up.." |
"woo... Thank you" |
영어로만 통화 하기로 하니.. |
전화비가 적게 나와서 좋다. |
할 수 없군.. |
집에나 가야지.. |
"뭐야 여자 친구가 외국인이야?" |
"뭐예요?" |
진짜 놀랐다. |
"할 일이 워낙 없다 보니.." |
스.. 스토커?-_-;; |
나영 선배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
"암튼 약속도 없어진 것 같으니. 나랑 좀 놀아줘." |
그걸 알아 듣다니 영어의 고수? |
누나는 갑자기 정색을 하며.. |
"오늘 아무나 붙잡고 얘기라도 안하면 미쳐 버릴 것 같단 말야." |
그 표정이 너무나 절박해 보였다.. |
그래서.. |
"들어와.. 좀 지저분 하다" |
많이 지저분 하다. |
"자 받아.." |
맥주를 한 캔 던진다. |
방을 둘러보니.. 혼자 쓰는 것 같지는 않았다. |
남자 옷도 더러 보였다. |
아무튼.. 술을 몇 캔쯤 마셨을까.. |
"룸메이트 있어요?" |
"있었는데 나가 버렸다" |
"남자였어요?" |
"응" |
아무래도 애인과 헤어진 모양이었다. |
그러고 보니 좀 우울해 보이기도 했다. |
"그랬구나... 얼마나 사귀었는데요" |
"한 일년쯤 되었나?" |
남자는 한살 연상의 우리학교 학생이라고 한다. |
둘 다 지방 학생으로.. |
소개팅으로 만나 사귀기 시작한 모양이다. |
혼자 외롭게 객지에 나와 있다보니.. |
가족처럼 서로를 깊게 의지 했었다고 한다. |
명목상 방은 두개 얻어 놓았지만.. |
서로의 방을 오가며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한 모양.. |
"그런데 왜..." |
"내가 잘못 했지.." |
나영 선배의 성격이 워낙에 불같아서.. |
남자친구는 그게 참을 수 없었다. |
저번 겨울.. 눈 오는날.. |
옆 방의 자취생과 이야기를 하다가.. |
"이렇게 눈 오는날 남자 친구가 창문 밖에서 전화해 주면 좋겠다" |
라는 택도 없는 꿈을 꾸게 되었다. |
꿈까지야 괜찮지만.. |
그걸 실행에 옮기기로 한 두사람.. |
더욱 나쁜 것은.. |
누구의 남자 친구가 먼저 오는지를 걸고.. |
통닭내기를 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
집도 가깝고 하니 자신 있었던 나영선배.. |
"오케~" |
했지만.. |
친구들과 술 마시느라 늦게 도착한 나영 선배의 애인.. |
"뭐야 뭐야 뭐야~!!!!" |
"미안..." |
"가! 가! 가!" |
하고 문전 박대를 해버렸다고 한다. |
-_-;;; |
"너무 했네요 기껏 왔는데" |
"그렇지..정말 내가 미쳤었나봐.." |
후.. 하고 한숨을 쉰다. |
"그 일 때문에?" |
"그건 아냐.." |
발렌타인 데이를 까먹은 나영 선배.. |
일주일이나 지난 후에.. |
갑자기 퍼득 생각이 떠올라서.. |
가나 초컬릿을 하나 산 후.. |
남자친구를 집에 불렀다.. |
"정말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지.." |
"그랬겠죠..-_-" |
그런데 한 달 후.. |
화이트 데이날은 그렇게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더란다.. |
늦잠을 잔 남자친구에게 노발대발.. |
"그것 때문에 헤어지쟤요..?" |
"아냐... 그것 만도.." |
그 일 후로.. 남자친구가 조금씩 자기를 멀리하자.. |
잘못을 깨닫고 부드럽게 대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
다가온 남친의 생일날 |
그러니까.. 일주일 전.. |
선물도 미리 준비하고.. |
정말 예쁘게 화장도 하고 옷도 입고.. |
새벽 같이 남자 친구의 방으로 갔다.. |
그의 방에는 못보던 여자가 누워 있었다. |
"뭐 그렇고 그런 얘기지.." |
그렇고 그런 얘기구나.. |
"누나 성격에 뒤집어 졌겠네요...." |
"아니..." |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
"왠지 그러지 못했어.. |
더욱 절망적인건... |
오빠가 별로..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는 거야.." |
그 말을 하는 나영 선배의 눈에서.. |
눈물이 글썽.. |
"너무 후회돼... 너무 마음이 아파.. |
난 왜 이렇게 성격이 그지 같을까" |
그러게 말이예요.. |
할 수는 없고.. |
"성격 나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더라구요.." |
"-_- 그걸 위로라고 하는 거냐" |
문득 내 경우를 생각해 보니.. |
진이와는 싸운 적 한 번 없이.. 항상 사이가 좋다. |
너무나 순조로와서.. |
오히려 어떨 땐..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 때 조차 있었다. |
이런게 리얼한 연애담이라고 할 수 있을까? |
..그러다 보니.. |
열 한시 반이 다 되었다. |
"어라? 벌써 저 가볼게요.." |
나영 선배는 일어나는 내 손목을 덥썩 붙잡는다. |
드디어 올게 왔구나.. |
이제부터.. |
손만 잡고 자려고?-_-;; |
..가 |
아니었다. |
"만원만 꿔주고 가.." |
-_-;; |
그녀가 돈을 갚은 것은 6개월 뒤였다. |
PS. |
요즘 삶이 무료하다 하시던 우리 어머니.. |
드디어 재밌는 걸 찾아 내신 모양 입니다. |
"야 요즘 인터넷에 얼짱인가 그거.. 사진만 올리면 그냥 스타 된다매?" |
"네.. 그렇더라구요.." |
앨범을 뒤지시더니.. |
자신의 사진 한장을 꺼내 주신다. |
"올려라" |
"......" |
"올려" |
"......네-_-" |
상황이 이리 되었습니다. |
잘나가는 얼짱 사이트 좀 가르쳐 주시길.. |
}}} |
== # 17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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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767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7)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5 21:44 읽음:27 추천: 4 비추천: 0 |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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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네 언니의 결혼식 이었다. |
"안녕?" |
"좀 늦었다. 시작했어?" |
"응 얼른 들어가자" |
진이의 정장 입은 모습은 처음 본다. |
"예쁘네" |
"쑥스럽게.." |
그러면서도 |
매우 좋아하는 눈치.. |
진이네 언니는 세 살 터울로.. |
고등학교 때 부터 사귀던 남자와 결혼 한단다. |
"그래도 좀 이른거 아니야?" |
"그치? 아무리 말려도.. |
너무 좋아서 어쩔수 없다나봐.." |
23살 밖에 안먹기도 했지만.. |
어리게 보이는 것은 집안 내력이라.. |
소꿉 장난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
"우리 언니 저렇게 보니까 되게 예쁘다아.." |
"응 그렇네.." |
시종일관 뚫어져라 쳐다본다. |
식이 대충 끝나고.. |
"배 고프다.. 피로연장은 어디야?" |
진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
"부케 받을거야" |
"그거 니가 받아도 되냐? 친구들이 받는거 아냐?" |
"아무나 받음 임자지 뭐" |
너무나 진지하게 결의에 찬 표정이어서.. |
피식 웃음이 났다. |
"시집 가고 싶어?" |
"언니 보니까 나두.." |
"남자는 있구?" |
눈을 동그랗게 뜨며. |
볼에다 바람을 잔뜩 집어 넣는다. |
이건 삐졌다는 뜻의 바디 랭귀지.. |
"선 볼꺼다 뭐" |
"어? 진짜? 난 너한테 장가 가려고 했는데?" |
금새 표정이 풀어지며.. |
주먹으로 내 배를 토닥토닥 거린다. |
"칫 누가 결혼해 준데?" |
"하하.." |
삐... 염장질 금지 |
부케를 받기위해 줄지어 서 있는 여자들 틈에.. |
진이가 껴있으니.. |
모두 어이가 없어 하는 표정.. |
대기중인 여자들은 진이 언니의 직장 동료들 인 듯.. |
모두 올해를 넘기면 꽤나 위험해 보였다. |
고등학교 동창생들인 듯한 사람들도 아예 물러나 있는데.. |
난데없이 조그만게.. 그 자리에 파고 들어갔으니.. |
상당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
그래도 진이는 꿋꿋이 자리를 버티고 서 있다. |
저런 강단이 있었다니.. |
신부가 부케를 던지려 하자.. |
치열한 스크린 아웃 싸움이 벌어진다. |
문득 이 말이 생각났다. |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 |
부케가 날아오자.. |
정신 없이 달려드는 그녀들.. |
결혼 적령기를 넘긴 여자란 참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
진이가 그 틈에서 힘이나 써 볼 수 있으랴.. |
백호와 채치수 사이에 낀 달재 같았다. |
부케를 잡아낸 여자... |
의기양양한 표정.. |
미신에라도 의존하고 싶겠지.. |
진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
"하하.. 할 수 없지 뭐" |
"우우..." |
부모님과 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
피로연장으로 갔다. |
부페식이었다. |
음식들을 보자.. |
진이는 금새 기분이 좋아진 듯.. |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 이거.." |
"-_-응" |
"그리고 이거도 먹자" |
진이가 특히 좋아하는 음식은.. |
새우 초밥. |
한 입 넣더니.. |
싸아~ 하는 표정을 짓는다. |
눈물까지 찔끔. |
"최고~" |
어찌나 귀여운지. |
"너두 먹어봐.." |
"잠깐.. 난 와사비 매운거 못 참아" |
"맛있어" |
다짜고짜 입에다 넣어준다. |
"으윽.." |
나도 눈물이 찔끔.. |
"울어?" |
난 와사비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 |
진이는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
내 등을 툭툭 쳐준다.. |
"울지마 잘못 했어" |
"다시는 그러지마.." |
"응 이제 안그럴게.." |
먹다 보니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
화장실에서 진이 아버지를 만났다. |
소변을 보고 계신데.. |
뒤에서 인사를 했더니 움찔 하신다. |
"어.. 그래 자넨가?" |
"섭섭 하시겠어요" |
딸 둘 집의 첫째인 진이의 언니는.. |
아버지와 무지하게도 싸웠다고 한다. |
가출도 밥 먹듯이.. |
진이와 생긴건 비슷해도 성격은 정 반대. |
"섭섭하긴.. 시원 하지..허허.." |
그래도 표정은 그게 아니신데요.. |
"밥은 먹었나?" |
"네 지금 먹고 있어요" |
"많이 들고 가게.. |
참 인자하신 분이다.. |
다시 들어와 보니.. |
진이는 생글생글 웃는다. |
"어서와~" |
웃는게 어딘가 어색한 것이.. |
-_- 뭔가 이상하다. |
밥을 먹고 있으니.. |
애교 섞인 목소리로.. |
"목 안말라? 물 좀 마셔가면서 먹어" |
"응?" |
물 컵을 보니.. |
색도 이상하거니와.. |
와사비 덩어리가 둥둥 떠다닌다. |
거기다 결정적 증거로.. |
접시위에.. |
새우초밥 몇 개가 분리 된 체 나뒹굴고 있었다-_-;; |
너 지금 이걸.. |
함정이라고 파놨냐-_-;;;;? |
"물 마셔봐..." |
초등학생도 안 걸려들 장난... |
잠시 고민했다. |
"얼른.. 목 막히잖아.." |
천진난만한 표정.. |
저런 얼굴을 보고 있으니 안 걸려 들어 줄 수 없다. |
나는 눈 딱 감고.. |
와사비가 떠다니는 물을 원샷 한 뒤.. |
오버해서 매운 표정을 지었다. |
"크아아" |
"아하 걸렸지롱.." |
손뼉을 치며 좋아라 한다. |
나는 진이의 머리에 꿀밤을 콩 먹이며.. |
"이 악마-_-" |
"헤헤헤 바보" |
그래-_-;; 내가 바보다.. |
밥을 다 먹고 진이가 앞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따라왔다. |
나를 놀려 먹은게.. 매우 신난듯.. |
계속 재잘 거린다. |
"담에 또 해야지~" |
-_-;; 제발 참아 주라.. |
진이는 내 손을 잡고 힘차게 앞뒤로 흔들며.. |
노래까지 부른다. |
"시집 가고싶은 내마음~ 아마 엄마가 아셨나봐~ ♪" |
저건 무슨 노래-_-? |
한편 나는.. |
만약 진짜로 진이와 결혼하게 된다면.. |
매일 아침밥에 와사비를 넣지나 않을지... |
진지하게 걱정 하고 있었다. |
}}} |
== # 18편 == |
{{{ |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856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8)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6 20:25 읽음:184 추천: 24 비추천: 1 |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 |
중간 고사 기간이다. |
나영 선배한테 전화가 온다. |
"야 나 내일 시험 볼 거 책 없어졌다" |
"책이 왜 없어져요" |
내일 시험은 선배와 내가 같이 듣는.. |
생물학의 이해 |
"그게 말이지.." |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선배.. |
너무나 졸려서 |
한숨 자기로 하고 집으로 향하다 보니.. |
책이 너무 무겁더란다. |
좀 쓸데없이 두껍긴 하다. |
"그래서요?" |
집에 가서 공부를 할 것도 아닌데.. |
이대로 들고 간다는 것은 불합리한 짓이란 판단이 든 그녀.. |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기도 귀찮았다. |
"관목 숲에다 숨겨 뒀었거든" |
"그게 사람이 할 짓 이예요?" |
"응.. 난 했다" |
한 숨 자고 다시 그 자리에 와보니. |
책이 없다. |
"나 좀 도와줘" |
시험이 걱정 되긴 하나보군-_-; |
"지금 9시가 다 되어가요" |
"야 이 교수 노망나서 재시 준단 말야" |
정보가 없어서 수강 신청을 한 거지만.. |
이 교수는 정년을 훌쩍 넘긴 살아있는 화석.. |
전설에 따르면.. |
5년 전에 이미 정년 퇴임식까지 치루었다고 한다. |
현재는 학생들에게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을 보여주기 위해 |
강단에 서고 있다. |
"걍 재시 봐요" |
"너 그러는거 아니다" |
"나도 공부 별로 못했어요" |
"너 나 피해다닐 자신 있어?" |
협박에 쉬 굴하는 약한 남자인 나는.. |
밤9시에 책을 챙겨서 학교로 향했다. |
중도 앞에는.. |
나영 선배가 벤치에 앉아 |
여유 만만하게 반쯤 누운 자세로.. |
담배를 꼬나 물고 있었다. |
"반갑다 야" |
-_-;; |
아무튼 공부 시작.. |
책도 하나고 해서.. |
그냥 가르쳐 주기로 하는데.. |
한 참 떠들다 보니.. |
꾸벅 꾸벅 졸고 있다. |
옆구리를 볼펜으로 쿡 찌르며.. |
"이나영!" |
"왜?왜? 나 듣고 있다.." |
-_-;; |
그러다 보니.. |
나도 어느새 스르르 잠들어 버렸다. |
얼마나 잤을까.. |
그녀가 흔들어 깨운다 |
벌떡 일어나 보니.. |
동창이 밝았구나~ 노고지리 우지진다. |
"씨발" |
나영 선배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
"어? 너도 욕 할 줄 아네?" |
"몇 시예요?" |
그녀는 시계를 보더니. |
"아직 6분 남았어 커피 한잔 마시고 들어가면 되겠네" |
"젠장.." |
그녀를 질질 끌고.. |
시험을 보는 강의실로 뛰었다. |
"자네들 시험 시간에 늦으면 되나?" |
"안돼죠.." |
노교수는.. |
그녀의 대답에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더니.. |
조교에게 턱짓을 한다. |
자리에 앉아 시험지를 펴보니.. |
단답식 30문항.. |
1.아메바의 이동 속도는? |
2.플라나리아의 이동 속도는? |
3.꼬마선충의 이동 속도는? |
.... |
이 놈의 속도 시리즈는.. |
3년에 한번 정도 10문제씩 나온다는 말을 |
선배에게 들어 알고 있었지만. |
설마 하고 외우지 않았다. |
욕이 절로 나왔다. |
오늘 욕 많이 하네.. |
아무튼 제끼고.. |
11번 부터.. |
머리를 쥐어 짜며 답을 쓰고 있으니.. |
나영 선배가 벌떡 일어난다. |
"자네는 벌써 다 풀었나?" |
"네" |
저럴 거면서 그 야밤중에 나를 부르다니-_-;; |
어찌어찌 다 풀고.. |
밖으로 나와보니.. |
선배는 담배를 피고 있다. |
"표정이 생각보다 밝네요" |
"나름대로 잘 본 것 같아" |
여기서 잠시.. |
독일 출신의 유명한 심리학자 |
지그문트 폰 고트슈타인 UCLA 교수의 이론을 짚고 넘어가자. |
--------------------------------------------------------------- |
(전략) |
... Comes to seem from statistics. |
College lifestyles of usual. It does not study no matter how. |
70% of test range studies and it enters.. |
Middle-school that 70% memory |
because a preparation which is born is.. |
"It knows to be many that it does not know compared to," It thinks. |
0.7x0.7x100=49 By the formality which is.. |
Real image score.. 49 pieces come out and. |
[reference: Monthly Zo-Sun Aug.1997 361 page "the 70-70 theory"] |
---------------------------------------------------------------- |
다 아시겠지만.. |
혹시해서 번역 해보면 다음과 같다.* |
...통계에서 보여 지듯이. |
보통의 대학생들은 |
아무리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
시험 범위의 70%는 공부하고 들어가며.. |
그 중 70%는 기억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게 많았어" |
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
0.7x0.7x100=49이라는 공식에 의해.. |
실상 점수는.. 49점이 나오게된다. |
아무튼.. |
얼마 후.. |
수업이 끝나자. |
조교가 강단 위로 올라간다. |
"이거 재시 명단입니다. |
여기 있는 학생들은 월요일 오후 7시 까지 301호로 모이세요" |
게시판에 붙여 놓고 나간다. |
나영 누나는 벌떡 일어나더니 |
번개같은 속도로 애들을 밀치고 달려나가.. |
게시판을 보더니.. |
"휴..." |
한 숨을 쉰다. |
운 좋게 넘어간 모양이군.. |
내 쪽으로 오면서. |
비실 비실 웃는다. |
"너 바보냐" |
"왜요?" |
"재시 떴어." |
달려나가서 명단을 보니.. |
정말 있다.. |
-_- 난 정말 바보인 걸까. |
나중에 아는 형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
"너 그거 공부하고 들어갔어?" |
"네 대충은.." |
"왜 그랬냐.. 그거 점수 랜덤이야.." |
일설로는.. |
답안지를 쭉 쌓아놓고 선풍기를 '강'으로 틀어서. |
멀리 날아간 순서대로 점수를 매긴다.. |
라고 한다.. |
"설마요-_-" |
"진짜 라니까.." |
그래서.. |
그 과목은 그대로 포기.. |
주* : It was translated By Altavista |
}}} |
== # 19편 == |
{{{ |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9156번 |
제 목:[혁혁] 그녀는 곰?(19)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9 15:51 읽음:968 추천:100 비추천: 16 |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 |
어쩌다 보니 골초가 되었지만... 나에게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
진이 앞에서는 담배를 피지 않는 것.. |
그래도 어디선가 피우고 들어오면.. |
"아이 냄새나 콜록 콜록" |
귀신같이 알아낸다. |
그래도 별 이야기는 안하고 있었다. |
그런데 어느날.. |
"너 이제 담배 피지마" |
진이한테 들어보는 최초의 잔소리이다. |
"응? 갑자기 왜?" |
"오늘 비디오를 봤는데.. |
담배 피는 사람들은 폐도 시꺼멓구.. |
턱두 반 잘라내야 되구.. |
나중에 죽으면 머리속에서 뇌를 꺼내서 칼로 썰어 버린데.." |
그 이야기를 하고는 몸서리를 친다. |
"응?" |
"정말 이라니까.." |
어디선가 금연 홍보 비디오를 본 모양.. |
"뇌를 썰다니-_-;; 그게 무슨 소리야?" |
"진짜야.." |
뭘 봤는지는 모르겠지만..정말 걱정되는 표정이다. |
"난 니가 그렇게 되는거 싫단 말이야." |
울 것 같은 표정... 깨물어 주고 싶다. |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구.. 갑자기 끊기는 힘들어" |
"안돼~ 안돼~" |
진이는 내 주머니를 뒤지더니 담배갑을 꺼내서.. |
휙~ 던져 버린다. |
"야~ 그거 새로 산건데" |
반사적으로 튀어 나가 담배갑을 주웠다. |
먼지를 툭툭 털며.. 주머니에 집어 넣으려고 하니.. |
진이는 날 째려본다. |
정말 화난 표정.. |
"지..진이야 길에다 휴지를 버리면 어떻해" |
...하고 쓰레기 통에 집어 넣었다. |
진이는 단단히 삐진 모양.. |
나도 담배를 끊어보려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
고등학교 때 냄새나는 화장실 구석에 쪼그려 앉아.. |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
"이게 무슨 짓이야" |
나의 추한 모습에 회의가 들어서.. 8시간 30분 동안 끊었었다. |
역시 무리이다.. |
"진이야 담배 끊은 사람은 독하다구 결혼도 하지 말래.. |
나 장가 못가면 어떻해.." |
말도 안되는 핑계-_-;; |
진이는 내 팔을 잡고 흔들며.. |
"아무도 안해준다구 그럼 내가 해줄게..제발 피지마아~" |
그런 진이를 보니.. |
코끝이 찡해진다. |
내가 무슨 짓이람.. 이렇게 착한 여자친구를 걱정시키다니. |
그래서.... 결심했다. |
진이랑 만날 때는 절대 금연 하기로.. |
"응 이제 절대 안피울게.." |
"정말?" |
정말 안들킬 자신 있다. |
진이는 새끼 손가락을 내면서.. |
"약속" |
"잠깐! 나 담배 끊는 대신 뭐 해줄건데.." |
치..치사한놈-_-;; |
"뭐? 뭐해줄까?" |
"있잖아... 담배 끊으면 매일" |
"매일 뭐?" |
"뽀.." |
진이는 머리를 긁적긁적 하다가.. |
"그 정도야 뭐...." |
앗.. |
-_-;; 더 센걸 부를걸.. |
진이는 갑자기 내 손을 잡고 끌어 당긴다. |
따라가 보니.. 인적이 없는 골목길. |
수줍은 듯이 몸을 베베 꼬다가.. |
"오늘 담배 끊은 기념이야..." |
목을 쭉 빼고.. 까치발을 한다.. |
하지만.. |
키가 닿지를 않는다-_-;; |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
"조.. 조금만 숙여.." |
"아? 응.. 미안" |
나는 허리를 숙이고..진이에게 입을 맞추었다. |
팔을 등 뒤로 둘러..뒷짐을 쥐고 있는 양 손을 꼭 잡았다. |
진이의 어께가 파르르 떨린다. |
좋아.. |
혀를-_- 사용해 보는거다. |
"앗." |
갑작스러운 침입에.. 진이는 놀란듯.. |
이를 꼭 깨문다.. |
"아야.." |
"어맛.. 미안해 아파?" |
아프지 그럼! |
입을 막고 아픔을 달래고 있으니.. |
진이는 내 손을 잡으며.. |
"아퍼? 많이 아퍼?" |
걱정스러운 듯 계속 묻는다. |
그런 진이를 보고 있으니.. |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
나는 짐짓 화난 듯이.. |
"복수할거야." |
진이의 볼을 잡고.. |
다시 한번 입을 맞추었다. |
"자 얼른 내밀어" |
너.. 너무 치사한거 아니야?-_-;; |
"에? 엣?" |
"얼른.." |
진이는 머뭇 머뭇 거리다가.. |
조그만 혀를 살짝 내밀었다가.. |
다시 쏙 집어 넣는다. |
"다시해" |
"왜? 했잖아.." |
"이번엔 보리야" |
"그런게 어딨어?...무..무서워" |
"얼르은~" |
진이는 마지못해.. |
천천히 혀를 내밀었다. |
나는 입술로 진이의 혀를 @$!!@ 했다. |
촉촉하고 따뜻한 느낌.. |
"이.. 이번엔 쌀이야?" |
"응.. 쌀이야" |
몇 분이나 그렇게 있다가..풀어주었다. |
진이는 상기된 표정.. |
"후아.. 온 몸에 힘이 없어.." |
"나도 그래.." |
우리는 손을 잡고 골목길을 빠져 나와.. |
다시 대로변을 걸었다. |
시끄럽게 차와 사람들이 오가지만..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걷다가. |
진이가 나를 올려다보며.. |
"담배 끊을거지?" |
재차 확인을 한다. |
"응.." |
무...물론이지! |
이 약속을 깨면 사람도 아니다.. |
개다.. 그래 개.. |
실제로 그 때 나는.. |
내 평생 최장 기간 금연 기록을 세웠다. |
3일..-_-;; |
나는 개다. |
}}} |
== # 20편 == |
{{{ |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9309번 |
제 목: [혁혁] 그녀는 곰?(마지막) |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10 19:51 읽음:932 추천:100 비추천: 7 |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 |
"진이야.. " |
"응?" |
"너 다가오는 토요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 |
"글세..." |
"우리 처음 만난지 3년 되는 날이야.." |
"어? 정말? " |
다른 커플들은 100, 200일 꼬박 꼬박 잘도 챙긴다는데... |
우리에게는 이렇다 할 기념일 같은 것도 없었다. |
아니... |
솔직히 말하면 아직 사귀자는 말도 제대로 해 본 적 없다. |
그러니 기념일이 있을리 없지.. |
진이는 내 손을 꼬옥 잡는다. |
"벌써 3년이나 되었구나... 우리.." |
솔직히 말하자면 그 날이 정확히 3년인지 아닌지도 자신 할 수 없다. |
나도 나지만... 진이도 참 무던한 애다. |
나는.. |
한 번도 깜짝 이벤트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것을 준비 해 본 적이 없다. |
이벤트는 고사하고.. |
눈 오는날 갑자기 찾아간다는 등의 사소한 것이라도.. |
재미라고는 멸치 지느러미 만큼도 없고.. |
그렇다고 특별히 잘난 것도 없는 내 옆에 늘 있어주는 진이.. |
고맙기만 하다. |
"고마워.." |
진이는 뒷 짐을 지고 에헴~ 헛기침을 한다. |
"그럼 그럼" |
"하하" |
그래서 다가오는 토요일.. |
가까운 남이섬이라도 놀러가기로 했다. |
그 동안 모아둔 돈으로.. |
반지를 한쌍 맞추었다. |
내가 하는 아르바이트라고는 과외 밖에 없었지만.. |
그나마 몇 달 만에 짤리고는 했기 때문에.. |
그다지 좋은 건 하지 못했다. |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 |
완연한 늦가을의 날씨.. |
"안녕?" |
진이는 완전히 소풍가는 복장.. |
"먹을거 많이 싸왔어?" |
"그러엄~" |
청량리 역으로 가서.. 춘천 가는 기차를 탔다. |
자리에 앉자 마자.. 진이는 꾸벅꾸벅 졸더니... |
이내 잠들어 버린다. |
늦가을의 햇살을 받으며.. |
유리창에 기대어 병아리 처럼 꾸벅 꾸벅 졸던 그 모습은.. |
아직도 선명한 사진처럼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
"야 일어나.. 심심해.." |
"우웅.. 쫌 만 더 잘게" |
"안돼 심심해" |
진이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켠다. |
"어제 별루 못잤어?" |
"응" |
나는 씨익 웃으며.. |
"설마 소풍 간다고 신나서 못 잔건 아니겠지?" |
뜨끔하는 표정.. |
"나 어린애 아냐아~" |
진이는 가방을 열어 먹을 것을 꺼내 놓는다.. |
과자.. 초컬릿.. 과일.. 찐계란.. |
끝없이 나온다. |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터구이 오징어" |
따로 챙겨 놓는다. |
"뭐야.. 그건 |
"이건 너 먹음 안돼 내거야" |
"치사하다-_-;;" |
진이는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
"그 대신 이거 줄게" |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꺼낸다. |
"어랏?" |
포장을 뜯어보니.. |
고등학교 가정책이다 |
"이건?" |
"완결편이야" |
그렇구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
프랑소와 이야기의 마지막회.. |
전편에서.. |
프랑소와와 그의 애인은 도피행에 올랐었다.. |
그들은.. |
추적대를 기적적으로 뿌리치고.. |
스페인에 도착 했다. |
"오.. 이거 흥미 진진한데?" |
"그렇지?" |
스페인에서 카르멘이라고 이름을 고치고... |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두 사람... |
하지만 귀족 사회에서 화려하게 살던 프랑소와는.. |
힘들기만 하다. |
그러던 때에 나타난 것이.. |
투우사 페르난도 였다. |
"어? 새로운 등장 인물이네?" |
카르멘..그러니까 프랑소와와 페르난도는 서로에게 어쩔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
카르멘의 애인은 그 사실을 알고 괴로워 하다가.. |
페르난도에게 결투 신청을 한다. |
지는 쪽이 깨끗하게 카르멘을 포기하기로 하고.. |
거기 까지 읽은 나는 책을 덮어 버렸다. |
"더 이상 못 읽겠어.." |
"왜?" |
"왠지 슬프게 끝날 것 같아.." |
진이는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
"음.." |
그러던 사이에.. |
가평역에 도착 했다. |
"자 내리자." |
가평역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남이섬에 도착한다. |
우리는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
"예쁘다.." |
작고 아기자기한 섬이다. |
우리는 섬을 걷다가.. |
인적이 드문 모래 사장에 이르렀다. |
우연히 온 것은 아니고.. |
이 쪽이 좋다고 친구들한테 들었다. |
"진이야.." |
"응?" |
"눈 감아봐.." |
진이는 쌜쭉한 표정을 짓으며.. |
"너 또 쌀보리 하려구 그러지.. 이 뽀뽀쟁이야" |
-_-;;; |
최근에 이미지가 좀 실추 되긴 했다. |
"아니야.." |
"거짓말.." |
"정말.. 얼른 눈 감아봐.." |
그 때.. |
강 쪽을 바라보고 있던 진이는.. |
무언가를 발견 한 듯.. |
"어? 저거 좀 봐.." |
돌아보니.. |
물새가 자맥질을 하고 있었다. |
"그냥 물새 잖아.." |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해..." |
이상 하기는 한 것이.. |
물새는 끊임없이 머리를 물 속에 집어 넣었다 뺐다 하면서.. |
푸드덕 거리고 있었다. |
"쟤 물에 빠진 것 같아" |
말이 되냐-_-;; |
"물새가 어떻게 물에 빠져.." |
"아냐 좀 이상해.. 들어가보면 안될까?" |
중요한 순간에 저 미물이.. |
나는 바지를 걷고.. |
강으로 들어갔다.. |
늦가을의 강 물은 차가웠다. |
물새는 그리 깊지 않은 모래 톱 위에 떠서.. |
내가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았다. |
"음..." |
나는 물새를 안아서 뭍으로 데려왔다. |
진이는 물새를 보자..가벼운 비명을 지른다.. |
"아앗..." |
부리 안에는 낚시 바늘이 꽂혀 있었고.. |
발에는 줄이 칭칭 감겨 있었다. |
줄이 너무 짧아서.. 목을 물 밖으로 뺄 수 없었던 것이다. |
"물새 주제에 물에 빠져 죽을 뻔 했군.." |
그랬다면 그야 말로 개죽음.. |
나는 새의 부리를 벌려 낚시 바늘을 빼고.. |
다리에 감긴 것을 풀어 주었다. |
새는 모래톱에 앉아 날아 가지 않는다. |
"이상해... 죽는게 아닐까?" |
진이는 걱정 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
"좀 쉬면 괜찮아 질거야.." |
진이는 자기의 스웨터를 벗어 새에게 덮어 주었다. |
한 참을 쳐다보고 있어도 움직일 줄 모른다. |
저녁이 되자.. |
날씨는 점점 추워졌다. |
산 그늘이라 옷이 마르지 않아 덜덜 떨렸다. |
진이는 떨고 있는 날 보다 못했는지.. |
"우리..얘 어디 동물 병원에라도 데려가보자.." |
물새 전공 의사가 있을까 싶지만-_-;; |
어쨌든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서.. |
새를 안아 올렸다. |
그러자.. |
새는 푸드득 날아 올랐다. |
"우아~" |
그 순간 진이의 표정이란.. |
새는 멀리 날아가지 않고.. |
우리와 서너 걸음 떨어진 곳에 착지했다. |
"꾸욱~ 꾸욱~" |
뭐..-_- 의성어에 약하지만.. 이런 소리 였던 것 같다. |
"우리 한테 인사 하나봐.." |
정말 그러기라도 한 듯이.. |
새는 자리를 뜨지 않고 우리 쪽을 바라보며.. |
계속 끼룩 거린다.. |
"정말 인사 하나봐.." |
신기한 일이었다.. |
진이는 귀를 쫑긋 하더니.. |
"내가 번역해 줄게.. |
고맙습니다 잘생기고 착한 오빠 복 받을 거예요.. |
예쁜 언니한테 잘해주세요.. 맛있는 거 많이 사주고요.." |
"으..응?-_- 너 새 말도 할 줄 알아?" |
"응.. 쫌 해" |
"하하.." |
잠시 새를 쳐다보고 있다가.. |
빠이 빠이를 하고.. |
"너 춥겠다.. 이만 가자" |
"응.." |
아.. 잠깐.. |
으슬으슬 떨렸지만.. |
할 건 해야지.. |
"잠깐 눈 감아봐.." |
진이는 피식 웃으며.. |
"그렇게 하구 싶다면.. 착한 일 했으니까.." |
하며 눈을 감고 입술을 쭉~ 내민다. |
"그런거 아니래두-_-" |
반지를 꺼내려고.. |
주머니를 뒤졌다.. |
그런데.. |
"없다" |
진이는 눈을 뜨고.. |
"뭐가 없어?" |
"우리 커플링 샀는데 없어.." |
"어? 정말?" |
아까 물에 들어 갔을 때 빠진걸까.. |
내가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 |
진이는 생긋 웃으며.. |
저 쪽으로 달려간다. |
쪼그려 앉아서 무언가를 깨작깨작 거리더니.. |
잠시 후.. |
"여깄지롱~" |
풀꽃으로 만든 반지다. |
정말.. |
코 끝이 시큰해진다.. |
난 정말 복 받은 놈이야.. |
벅차오르는 감정에.. |
진이를 와락 끌어 안았다. |
"진이야 진짜 좋아해" |
".. 나두" |
잠시 그러고 있다가.. |
"자 반지 끼구 가자. .춥다" |
그러고 보니.. 진이도 젖어 버렸다. |
"아-_- 미안" |
진이는 오들오들 떨면서.. |
자기 넷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더니.. |
내 손을 잡고.. |
반지를 끼워준다. |
"앗-_-" |
"튿어졌다" |
"손가락 크기를 계산 안 해 버렸어요오.." |
이.. 이런-_-;; |
그래서.. |
우리가 커플링을 한 것은 결국... |
4주년 기념일.. |
-그녀는 곰? 끝- |
감사합니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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