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그녀는곰/01편-10편

마지막으로 [b]

1. 1편
2. 2편
3. 3편
4. 4편
5. 5편
6. 6편
7. 7편
8. 8편
9. 9편
10. 10편

1. 1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6734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1 22:55  읽음:1523 추천:100   비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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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2 기말고사 기간이었다.

친구들과 동네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야.. 쟤 좀 봐.. 침 진짜 많이 흘린다"

돌아보니..

자그마한 얼굴을 한 여자애가..

입을 헤.. 벌린채..

쌔근쌔근 자고 있었다.

어떻게..

병아리 부리 만한 입으로..

저 많은 침을 흘렸을까..

혼자 보기엔 아까웠다.

친구들을 불러 자는 모습을 감상하고 있으니..

"앗 깬다 깬다"

그 여자애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책상에 얼굴을 붙인채로

'아함' 하품을 한다.

일어나려 하는데..

자기가 침으로 바다를 이루어 놓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모양 이다.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고인 침 위로..

뺨을 스윽 옮긴다.

 "윽 디러"

눈을 꼬옥 감고

다시 잠든 척 한다.

얼굴이 빨개졌다.

자세히 보니..

중학생인 줄 알았는데..

우리 동네와는 좀 떨어진 곳에 있는

'ㅎ' 여고 교복을 입고 있었다.

 "언제까지 저러고 있나 볼까?

친구 녀석 하나가 제안했다.

그것도 재밌겠군..

 "그래 그럼 승용이도 불러와"

그 여자애는

가끔씩 파르르 떨며 실눈을 뜬다.

우리가 갔는지 안갔는지 확인해 보는 듯 하다.

한 30분이나 그랬을까?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씨익 웃어 주었다.

얼른 눈을 감는다.

친구들은 곧 흥미를 잃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지만...

그 여자애는 아직 엎드려서 눈을 감고 있었다.

조금 안쓰러워 졌다..

팔을 쿡쿡 찌르며..

 "저기.. 이제 다갔어요 일어나요"

반응이 없다.

상당히 마음이 상한 모양이다.

 "일어나요.. 공부 해야지"

역시 반응이 없다.

자세히 보니..

그 여자애는..

다시 잠들어 있었다.

음... 

할 수 없지..

놔두고 공부를 하려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일어나"

그 여자애를 흔들어 깨웠다.

그제서야 그 애는 부시시 눈을 뜨며..

 "어?"

내 눈과 마주치자 고개를 획 돌린다.

그 애의 뺨에는..

고개가 돌아간 궤적을 따라..

침이 묻어

반짝반짝 거린다..

휴지를 건내주며..

 "뺨에 물 묻었어요"

그 애는 다시 얼굴이 빨개지며

얼른 휴지를 받아

가방을 들고..

자리를 뜬다..

책상 위에는 배게로 쓰던

국민 윤리 책이 남아 있었다.

 "많이도 흘렸네.."

나는 휴지로 비닐 포장된 표지를 쓱쓱 닦고..

책을 살펴 보았다.

'ㅎ' 여고 2학년 3반 손예진..

책장을 넘겨보니..

필기나 밑줄은 하나도 없고..

쪽 귀퉁이마다..

순정만화의 주인공이 그려져 있다.

그림은 꽤 잘그리는군...

뒤적뒤적 거려보니..

그냥 그림이 아니라..

스토리도 있었다...

시대적 배경은 16세기 프랑스..

혈우병이 걸린 여주인공이 나오는데..

그녀의 이름은 앙뜨와네뜨 프랑소와였다.-_-;;

혁명가와 비극의 사랑을 하게 되는

귀족가문 딸의 이야기로...

마지막장에는 친절하게도...

[다음편은 영어책에]

라는 글 귀도 적혀 있었다.

다 읽고 나니..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 해 봤지만..

영어책을 입수해야 겠다는 생각 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2. 2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6778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2)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2 11:53  읽음:1090 추천:100   비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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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길에..

우연히..

은경이를 만났다.

 "안녕? 오랜만?"

 "어? 임은경"

그녀는 ㅎ 여고 카톨릭부 부장이다.

우리 학교는

여러 서클있었지만.

이름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중..

오직 카톨릭부라는 

Holy한 이름을 가진 서클만이..

근처 여고를 대상으로 활발한 선교 활동을 펴고 있었다.

카톨릭부의 부장은

나의 중학 친구였는데..

녀석은 2학년 중반부터

줄기차게 나에게 가입 권유를 했다.

 "내가 신자도 아닌데 왜 거길 드냐?"

 "얌마 내가 신자라서 부장까지 해먹고 있겠냐?"

하긴..

이 녀석이 성경 한 페이지 읽어 봤을리 없고..

예수가 누구인지는 아는게 신의 은총이지..

아무튼 계속 거부했지만..

그 녀석이 어느 토요일...

 "오늘 'ㅎ' 여고랑 대면식 한다"

라고 했을 때..

더 이상 거부 할 수 없었다.

대면식이란..

같은 업종? 에 종사하는 

근처 고교 학생들끼리 모여서..

동아리의 활동 방향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일..까?

아무튼..

대면식에 나온..

'ㅎ'여고 애들..

싸가지는..

객사하기 딱 좋은편..

그야말로 신의 가호를 빌어주고 싶었다.

그 중 한명.. 눈에 띄는 애가 있었는데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생겨서..

사려깊고 말을 참 재치있게 한다.

그게 임은경..

 "여기까지 왠일?"

 "승용이가 보자고 동아리 일로"

내 중학 친구인 카톨릭부 부장의 이름이 이승용..

은경이를 좋아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불러 대고 있었다.

 "그래 그럼 일 보구 들어가"

 "응 담에 보자.."

인사 하고 돌아서니..

문득

도서관에서 본 만화의 후속편 생각이 났다.

 "은경아"

발걸음을 멈춰서며 돌아본다.

 "왜?"

 "너 2학년 3반 손예진이라구 아냐?"

은경은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아니.. 잘.."

하긴 눈에 띄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럼.. 갈게 안녕"

은경이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가 갈비찜을 해 놓으셨다.

 "맛있겠네"

들고 있던 국자로 손등을 탁 치며

 "아버지 먼저 드리고"

-_-;;

이런 가부장적인 체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귀하게 여길 줄도 모르고"

이래뵈도 딸 둘을 낳은 끝에 얻은 아들이었다.

 "아쉬울 것 없다. 또 낳으면 된다"

다 늙어어서는....

저 자신감이 어디서-_-;;

 "무리일걸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털썩 앉으니..

책꽂이에..

그 애가 놓고간 국민 윤리 책이 눈에 띄었다.

일어나서 

책을 뽑아 펼쳐 보았다.

그러고 보니..

전엔 대충 읽어서 몰랐는데.

앙드와네뜨는 

나폴레옹의 조카 딸이었다.

이게 시대적 배경이 맞는 건가?

아무튼..

그러고 있으니

어머니가 부른다

 "아들 전화다"

승용이었다.

 "그 놈이랑 아직 노냐?"

 "-_-;;"

전화를 받아보니..

 "야 나와 은경이랑 은경이 친구랑 셋이 있어
  버거왕 앞이다"

 "귀찮다"

 "빨랑 나와라 은경이 친구 되게 귀엽다"

그 녀석이 귀엽다고 하는 여자에 대해서

그다지 믿음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ㅎ'여고라고 하니..

문득 그 날 본 여자애 생각이 났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문을 나서는데

 "너 공부 안하고 또 어디가냐?"

일단은 작은 누나라고 부르는 여자.

현재 재수생과 TV 모니터 요원을 겸임하느라 좀 바쁘다.

 "니나 해-_-+"

한 마디 하려다가..

입만 아프지..

무시하고..

문을 나서니

 "엄마 얘 또 어디 나가요!"

다 큰게 그러고 싶냐-_-;;

앞치마 차림의 어머니.
 
부엌에서 나오시며..

 "좀 있음 아버지 들어 오시는데 
  또 맞으려구 이 시간에 기어 나가냐?
  난 이제 안 말린다"

 "금방 올게요..."

-_-;; 이 놈의 집구석
 
버거왕 앞에 가보니..

승용과 은경, 

그리고 은경의 친구가 서 있었다.

음..

가명 붙이기도 귀찮군..

친구 B라고 해두자..

우리는 버거왕에 들어가서 앉았다.

그 무렵 승용은

은경이에게 강한 남자로 보이고 싶어서 안달하는 중...

최근에는 유도도 배우기 시작했다.

그날도 계속되는 레파토리..

 "유도란게 실전 무술이야 실전 무술.."

 "응"

 "한번 잡히면 끝장이지"

 "응"
 
 "어제는 사범이 안나와서 애들 가르치느라 고생 했다"

한 달 배운 것 치고는

유도의 극의를 완성한 듯 했다.

 "오늘 푸샵 100개를 안했더니 팔이 뻐근하네..
  야 팔씨름이나 한번 할까?"

제발 오바하지 말지?

큰 덩치에 비해..

녀석의 팔씨름 석차는 반에서 40/50 정도랄까

좋아하는 여자를 앞에 두고..

뭘 믿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만..

혹시 우정이나 의리 따위를 염두에 두었다면..

그런거 없다는 말을 미리 안해준게 내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가볍게 눌러 주었더니...

나를 험악한 표정을 쳐다본다.

 "컨디션이 영.."

몸이 덜 풀린듯.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한다.

 "-_-;; 볼링이나 치러 가자"

은경이 먼저 나선다.

볼링장은 버스를 타고 세 정거정 쯤에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도..

승용이 녀석은 계속 스트레칭..

꼴사납다.

그 때..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

차 안의 사람들 모두 크게 비틀 거릴 정도로..

좀 심하게 서긴 했다.

그런데.. 스트레칭에 열중하던 승용..

그야말로 철퍼덕 땅바닥에 넘어진다.

아프겠다.

그것 보다.. 좋아하는 애 앞에서..얼마나 쪽팔릴까..

좀 불쌍하기도 했다.

은경도 히죽히죽 웃는다.

녀석은...

잠시 엎드린 자세로 무언가 생각 하더니

벌떡 일어난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먼지를 툭툭 털며..

의연하게 한 마디 한다.


 "씨발 낙법 안쳤으면 클 날뻔 했네"


-_-응.. 

그 사이에 낙법을 쳤구나

다행이네..

아무튼..

볼링장..

우연히 친구B와 은경이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야 너네반 담임 걔 왜 그러냐?"

 "아 그 새끼.."

말하는 싸가지 봐라..

하면서 딴데를 쳐다 보는데..

 "내가 왜 3반이 되가지구.."

음.. 3반..?

그러고 보니..

'프랑소와 이야기'의 작가도

2학년 3반.

 "너네반에 손예진이라는 애 있냐?"

 "아 걔?"

 "어떤 애야?"

잠시 생각하더니.

 "뭐랄까.. 어두운 앤데.. 
  혼자 맨날 그림이나 그리고
  좀 보자고 하면 얼른 감춰버려.."

그런 스타일 일 줄 알았다.

 "걔랑 좀 만날 수 있냐?"

 "왜? 관심있어?"

의외라는 표정

 "아니 그게 아니라 분실물을 습득 했거든"

친구B는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3. 3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6844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3)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2 20:00  읽음:1250 추천:100   비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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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pi님 과연 .. 그렇게 생각하니 스토리의 앞뒤가 딱 맞는 군요
여중생은 님이 완성하신 거나 다름 없습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비추 눌러 드렸습니다..-_-
한 사람에 하나 밖에 안되더군요..

아무튼... 국내 최초의 야설 외전..-_-;;

그녀는 곰? 3부.. 입니다.

...

프랑소와 이야기의 후속편은 끝내 보지 못한채.

방학이 지나갔다.

그 이야기는 겨울 내내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1편을 하도 복습했더니 대사를 외울 정도..
 
 "당신의 부친은 단두대에 목이 잘릴 것이오"

 "꼭 그래야만 하나요 내 사랑이여.."

새학기 첫날 등교길에서..

그 대사를 읇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미친놈처럼 뭘 중얼거리냐"

승용이다.

집이 가까우니 어쩔 수 없지만..

새학기 첫 날 부터 이 놈을 보다니..

 "우리도 3학년이니 슬슬 학교를 먹을 준비를 해야지"

그래...-_-;;

만약 학교를 정복하면 

매점은 날 떼어 주려무나.

 "요즘들어 뽀이 새끼들이 너무 심하게 설친단 말야..
  한 놈 잡아다 대갈빡을 갈아 버리면 좀 잠잠해 질라나?"

주여 이 자를 용서 하소서..

교문에 들어서니..

선도부 녀석들이 녀석에게 인사한다.

카톨릭부장 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상하지만.

녀석은 선도부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차기 선도부장으로도 지목되고 있었다.

선배들한테 비굴할 정도로 깍듯하게 함은 물론..

선도부에 자기 친구와 친한 후배들을 깔아 놓은 탓이리라..
 
 "그래"

재수 없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나도 지각한 날이나

담배피다 걸린 경우에는 녀석 덕을 좀 보고 있었다.

녀석과 헤어져.

새 교실로 찾아들어갔다.

어제 너무 잠을 설친 탓인지..

자리에 앉자 나른해졌다.

들어가자마자 엎드렸다가

깨보니 밥 먹으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밥 안싸왔군"

매점에 가보니 

지옥의 아귀 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다.

굶자..

다시 교실로 돌아와서 잠이 들었다.

누군가 청소 하라고 깨운다.

청소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야"

 "어? 여긴 왠일"

은경이었다.

학기 첫날부터 우리 학교 앞에 나타난 것이..

승용이 녀석과 잘 되어가는 모양이었다.

 "너 전에 2학년 3반 손예진인가 찾는다고 그랬잖아"

 "응 그랬었지"

 "걔 우리반 되었더라?"

그렇군..

 "뭐 전해줄 거 있다며."

 "지금 없는데"

 "그럼 승용이한테 줘 내가 전해 줄게"
 
 "응"

하고 돌아서다가..

생각해보니.

그냥 주면 후속편을 못 보잖아..

 "그것 보다.."

 "응?"

 "직접 봤으면 하는데"

 "그래? 그럼 내가 내일 가서 말해볼게"

 "그래줘. 고마워"

 "응 안녕~"

은경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쭐래쭐래 뛰어간다.

드디어..

후속편을 보겠군..

집에 와보니..

작은 누나 뿐이다.

올해 드디어

삼수생으로 업그레이드.

 "왠만하면 아무데나 가지? 때려 치던가"

라고 말했다가 싸대기를 맞은 후로..

기분이 나빠져서 아는 척도 안하는 중..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야 너 누나한테 인사도 안하냐?"

 "학원 안갔어?"

 "오늘은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일찍 왔어"

한 번 들었으면 됐지 오리엔테이션은 또 왜-_-;;

 "너 엄마가 이거 사다 놓으래"

장 봐올 물건이 적힌 쪽지다.

 "뭐야 누나가 좀 사다 놓으면 안돼?"

 "난 수험생이다"

 "나도 고3이야"

 "난 삼수생이거든? 개기는 거냐?"

말을 말자-_-;;

돈과 쪽지를 받아..

그대로 돌아 나와서

장을 보고..

돌아 가려는데..

앗!

저건..

애처럼 엄마 옆에 꼭 붙어있는

프랑소와 이야기의 작가였다.

생글 생글 웃는 모습은 처음 본다.

어머니가 잠시 딴데를 간 틈을 타서..

말을 걸었다.

 "안녕?"

그 조그만 얼굴을 밝은데서 보니..

중학생도 과분하다 싶은게..

왠지 존댓말을 쓰기 민망했다.

 "아.. 안녕하세요

날 못알아 보는 듯..

 "말 놔.. 나도 고3이야 
  나 니 국민 윤리책 가지고 있는데"

 "어?"

이제서야 그 날 일이 생각 난 듯..

벌써 얼굴이 빨개진다.

 "줘"

 "응 줄께.. 하지만 지금은 보다시피 없어.."

 "그럼?"

 "너네 학교앞에 가져다 줄까?"

고개를 설레 설레 젓는다.

 "챙피해? 그럼 우리 집에 있는데 지금 따라 올래?"

잠시 망설이다가..

 "엄마한테 말하구"

그 애의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집에 갔다.

그 애는 아무말 없이

딴데를 보며 걷고 있었다.

뻘쭘..

 "너 손예진이지 'ㅎ'여고"

 "응"

 "너네반에 은경이란애 있지? 
  걔가 내 친구야"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하긴 학기 첫날이니..

그러다가 집에 도착..

 "잠깐 들어왔다가"

 "아니.. 그냥 갖다줘"

책을 가져다 주니..

 "고마워"

하고 돌아서려 한다.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보려고 한 건 아닌데..
  니가 그린 만화 봤어"

얼굴이 빨개지며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

나도 당황스럽다.

 "아.. 미안 미안 어쩌다 보니..
  그런데 말이야"

 "......"

 "그거 후속편 볼 수 없을까?
  궁금해서... 
  영어책에 있다며.."

말하고도 쪽팔렸다.

진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알듯 모를듯 미소를 지으며

 "재밌어?"

 "응"

헤헤 웃으며..

몸을 베베 꼰다.

 "집에 그 책 있을까 몰라..."

 "꼭 보고 싶어"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어떻게 받을까? 내가 학교 앞에 가도 돼? 내일"

 "아니.. 그건"

곤란하다는 표정.

 "그럼... 이거 우리 집 전화번호거든
  꼭 연락해 줘"

쪽지를 적어주자..

말없이 받고는..

 "그럼.."

하며 발걸음을 뗀다.

이리하여..

드디어..

2편이 손에 들어오겠군..

과연

프랑소와는

신분과 이념차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룰 것인가.-_-?

4. 4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6909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4)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3 08:20  읽음:861  추천:100   비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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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기다렸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수업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축구도 재미 없었다.

멍하니.. 교실에 앉아.

창 밖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점심시간..

 "야 뭐하냐 축구나 하자"

고개를 돌려보니..

 "어.. 색마.. 우리 반엔 왠일이냐"

녀석의 인상이 다이나믹하게 구겨지더니..

달려들어 목을 조른다..

이 놈이 귀찮게 시리 왜 이러지.

아무튼 소개를 하면..

녀석의 이름은...  홍 뭐시기지만..

필요없고..

별명이 색마였다.

승용, 나, 색마 셋은 중학교 때 부터 친구이다.

놈이 왜 색마가 되었는지..

그 사연도 좀 기구하다.

놈은

원판도 꽤 잘생긴 편이지만..

꾸미고 다니는 걸 좋아해..

브랜드 같은 것에 관심이 지대했다.

누군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길에서라도 붙잡고 물어 볼 정도였다.

보통 남학교에는...

젊은 여자 선생님이 오질 않지만.

우리 학교엔 날씬하고 예쁜 정경 선생님 한 분이 계셨다.

어찌나 섹시한지..

정경 시간에는 조는 놈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같은 이유로... 필기 하는 놈도 거의 없었다)

2학년 때의 일이다.

그날 정경 선생님은..

늘씬한 다리에 딱 달라 붙는 청바지를 입고 오셨다.

물론 나는 언제나 처럼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었을..라나?

홍군은 자고 있었다.

그 놈의 자리는 맨 앞이다.

키가 그리 작은 편이 아니지만..

눈이 나빠서 담임이 앞으로 빼 준 것이다.

아무튼..

수업 중반쯤..

부시시 잠이 깬 홍군의 눈 앞에..

맘에 드는 청바지가 보인다.

아..

바지 참 

괜찮다.

상표가 뭐지?

이런 생각을 한 홍군..

게슴츠레한 눈으로..

침을 닦으며

고개를 쭉 내밀어

정경 선생님의 가랭이 쪽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물론 그는 바지의 버클을 본 것이었다.

순간..

교실의 시선이 집중

이상을 느낀 선생님도 힐끔 그를 쳐다보았다.

당황한 선생님..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사태 파악 못한 홍군..

주섬 주섬 주머니에서 안경을 꺼내 쓰더니..

다시 뚫어져라 쳐다본다.

 "악"

비명을 지르며..

선생님은 교탁 뒤로 들어가..

그 시간 내내 움직이지 않았다.

녀석은 그제서야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일...

 "너 한번만 그렇게 부르면. 정말  죽을 줄 알아라"

 "아 ..미안.. 입에 베어서.. 그런데 너 이름이 뭐였더라?"

어느새 잊혀졌군..

아무튼 홍군을 따라  운동장에 나가보니..

승용이 녀석도 있다.

 "오 너희들!"

승용이 녀석은 나에게 전해 줄게 있다고 한다.

가방을 열더니... 

 "너 지금 학교 왔냐?"

 "하하하"

녀석은 나에게 포장지에.. 쌓였다기 보다

돌돌 말린 물건을 건내 주었다.

 "뭐냐"

 "은경이가 너 주라더라"

아.. 손예진이 보낸 거구나..

포장지에는.. 

작고 예쁜 글씨로..

 [절대 열지 말 것]

이라는 경고가 써 있었다.-_-;;

이 글 귀를 보고도 열어보지 않은

은경이와 승용이 녀석의 인내심을 칭찬해 주고 싶었다.

운동장 구석으로 와서..

포장지를 풀었다.

겹겹이도 싸 놨군..

한 꺼풀 벗길 때 마다..

 [열지 말 것]

이라는 글 귀가 적혀 있었다.

열지 말아 버릴까 보다-_-;;

신경질이 좀 나려는 찰나에..

고등학교 영어 책이 나타났다.

아..

설레이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페이지를 넘겼다.

앙뜨와네뜨의 부친 프랑소와 백작이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 찰나..

그녀의 애인이 구해 주었다.

그 애인은 동료를 배신하고 쫓기는 몸이 되는데..

3편은 가정책에...-_-;;

5. 5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6985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5)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3 18:24  읽음:681  추천:100   비추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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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에 대한 여러분의 질문들..
답해 드리고 싶지만..
너무 같은 내용으로 도배하는 것 같아서.. 그만 두었습니다.
^^ 이해해 주시길..

그로부터 한달 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내일은 'ㅎ' 여고 앞을 찾아기로 결심했다.

그냥 무작정 찾아갈 수는 없고

은경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자다 깼잖아"

 "벌써 자냐?"

 "미인은 잠꾸러기~"

-_-;; 원래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그.. 그렇다 치고.. 

  너 내일 너네반 손예진 좀 데리구 나와 학교 끝나고

  내가 부른다는 얘기는 하지 말구"

은경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너 걔한테 홀딱 반했구나?"

무.. 무슨..

 "아니야"

 "취향도 독특해"

다음날 방과 후..

당구 치자는 승용과 색마를 뿌리치고 

'ㅎ' 여고 앞에 갔다.

은경이와 손예진이 서 있었다.

손예진은 나를 보자..

뒤 돌아서 달아나려 한다.

은경이가 턱 하니 뒷덜미를 잡았다.

 "너 쟤한테 돈 꿨냐? 왜 튈려고 그래"

 "으아..."

바둥거리는 폼이...

예방 주사 맞기전의 강아지 같다.

다가가서..

 "안녕? 예진아"

 "아..안녕.."

은경이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둘이 잘 어울리네"

 "에..엣?"

진이의 어께를 툭툭 치면서..

 "우리반 귀염둥이 잘 부탁해 난 간다"

하고는..

특유의 쭐래쭐래 걸음으로 가버렸다.

둘 만 있으니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저기..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

 "......"

 "뭐라도 마실래? 내가 살게"

우리는 근처 패스트푸드 점으로 들어갔다.

 "근데 갑자기 왜 달아난거야?"

 "창..피해서"

 "뭐가?"

말은 안했지만.. 

아무래도 프랑소와 이야기 2편을 

나에게 공개 한 것이 창피한 모양이었다.

 "너무 재밌어서 열번 넘게 읽었어"

 "그 얘기 그만해..."

얼굴이 참 쉽게 빨개지는 아이다.

그 빨간 얼굴을 보니..

 "딸기.."

 "응?"

사실은 방울 토마토 쪽에 가까웠지만..

여자애한테

 "야 방울 토마토"

할 수는 없고.

그 애의 닉네임은 딸기로 낙찰..

 "니 별명"

 "뭐..뭐야"

발끈한 표정은 처음본다.

그 애는 잠시 생각하더니..

머뭇 머뭇 거리며..

 "그..그럼 넌 호박!"

 "왜?"

 "그..그냥.."

나름대로 모욕적인 말을 해주고 싶었던게지..

 "너네 전화 번호 가르쳐줘."

 "아..안돼..."

 "왜? 너 전화도 안하잖아. 답답했단 말이야"

진이는 고개를 푹 숙인다..

미안하다는 뜻일 것이다.

 "사실은.. 니가 준 쪽지..."

학교에서..

쪽지 뒤에다 그림을 그리다가..

친구들이 보자고 하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서 그만 찢어 버렸단다.

 "반 쪽이 사라져 버렸어."

 "너 그림도 잘 그리면서 왜 그렇게 감출려고 그래" 

진이는 한참을 조용히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애 같잖아.. 유치하구"

 "하하.." 

 "웃지마.."

한 번 말문이 트이자..

띄엄 띄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안하려구 마음 먹는데...

  정신을 놓고 있으면 어느새 만화를 그려버려.."

 "네 만화 재밌어...그거.. 앙뜨와네뜨 이야기

  스토리도 괜찮고"

고증은 필요 하지만..

 "창피해.."

손으로 뺨을 감싸고 도리도리 한다.

은경이의 말로는..

목소리 한번 들어보기 힘들 정도로 평소에는 말이 없다고 했는데..

오늘 보니

꽤 수다쟁이다.

 "난 어린애 같다구 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

-_- 그렇다면 

그 개구장이 스머프 도시락 가방은 좀 바꾸는게 어때?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의외라는 표정으로..

 "너 어리게 봐? 사람들이?"

고개를 크게 끄덕끄덕..

진이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꽤 귀여운 얼굴이니.. 

초등, 중학교 때는 예쁘다는 소리 좀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친구들은 점점 자라나고..

자기만 시간이 멈춘듯.. 그대로..

소외감을 느끼겠지...

 "너 하나도 어리게 안보여.."

 "그래?"

사람은 남들이 봐주는 만큼 성장 한다고 했던가? 

주위 사람들이 모두 어린애 취급 하니..

알게 모르게 어리버리함이 몸에 베었을 것이다.

 "손 좀 줘봐"

하면서 진이의 손을 잡아 내 앞으로 끌고 왔다.

진이는 놀라서 멍 한 표정

컴퓨터 싸인펜을 꺼내

손바닥에

전화 번호를 적어 주었다.

 "으아.. 뭐 야.."

 "흐흐흐 이제 잃어 버렸다는 소린 못하겠지?"

 "지워 지워 지워"

손바닥을 내 옷에다 문지른다.

30초 정도 하더니..

지쳐 버린듯.  

숨을 헥헥 거린다.

나는 손바닥을 내밀며...

 "자 너도 복수해"

진이는 얼른 싸인펜을 들어 전화 번호를 적어 주다가..

 "앗.. 속았다"

하면서..

까맣게 덧칠해버린다.

손바닥의 반이 먹자국..ㅜ.ㅜ

 "전화 번호 알려줘"

 "안돼 엄마가 함부로 알려주지 말랬어"

메롱 한다..

-_-;; 이러면서 어린애 취급이 싫다고?

 "사탕 사줄게...착하지? 가르쳐줘.." 하려다가..

참았다.

아무튼 진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니..

잊어 먹은 게 있다.

 "프랑소와 이야기 3탄!"

그런데..

이상하게도 

후속편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졌다.

아무렴 어떠냐..

그나저나..

진이가 먼저 전화를 할 리는 없고..

당분간 은경이 녀석을 닥달 해야 겠다.

6. 6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6996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6)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3 20:08  읽음:680  추천:100   비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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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을 나서는데..

2학년 선도부 놈 들이 문을 막는다.

 "왜 그래 집에 가겠다는데.."

 "저 형 그게요.."

보통 애들 공부 시킬 열의가 없는 학교들이 그렇지만.

우리 학교는 유달리 일찍 끝나서..

초등학생들 보다 먼저 집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학부모 항의가 들어와...

교장이 해결책이라고 내어 놓은 게

6시 이전에는 운동장 안에라도 잡아 놓자는 것 인가 보다.

 "-_- 그렇다고 문을 막아?"

 "그렇게 되었어요"

어이가 없는 학교군 정말..

할 수 없이 돌아서는데..

승용이와 색마 놈이 오고 있다.

 "여~"

색마가 호들갑스럽게 말한다.

 "셋이 모인 것도 기적인데...오늘 당구나 한판 칠까"

기적은-_-;;

승용이 녀석은 손사래를 치면서..

 "안돼 오늘은 은경이 만나기로 했단 말야 
  이러다 늦겠다.. 
  우리 이쁜이 기다리게 하면 안되지..
  그럼 안녕~"

담위로 튀어 올라간다.

선도부 놈들 그걸 보고 아연실색..

 "형! 그러시면 안됩니다"

 "안되긴 뭐가 안돼 너 말하면 죽는다"

선도부 놈들은 닭쫓던 개 꼴..

네 놈들의 고충도 알만하군..

색마는 매우 화가난 표정이다.

 "썅.."

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뒤따라 월담...

녀석은 잘생긴 외모에 비해

의외로 여자친구가 없었다.

염장질을 그냥 봐 넘기지 못한다.

속 좁은 놈..

그 모습을 보던 3학년들..

우루루 담을 넘기 시작..

 "형들! 그러시면 안됩니다!!"

이미 통제 불능...

그렇다면 나도..

집으로 가보니..

작은 누나가 나풀거리는 반바지 차림으로..

하복근 운동을 하고 있었다.

뱃살을 뺀다고 일주일째 저 짓이다

다리를 들 때 마다.. 흉한 꼴이..-_-;;

 "긴 거 입고 하지 좀?"

 "안보면 되잖아 이 변태야"

 "눈에 거슬려"

그 여자는 들은채도 안하고 계속 운동을 한다.

 "그 팬티 3일째 똑같다. "

 "죽을래?"

그 여자는 벌떡 일어나더니

성큼 성큼 다가와 내 뒤통수를 갈긴다.

 "아퍼 씨"

이래서 내가 점점 성격이 안 좋아 지는 것이다.

방에 들어와서..

 "그러고 보니 내가 고3이군.."

공부를 좀 하려고 자리에 앉았다.

30초도 안되어 누나가 부른다.

 "야. 너 누나랑 어디 좀 가자"

 "공부하는 거 안보여?"

두 마디도 안하고 뒤통수를 갈긴다.

 "아이 씨.. 내가 힘이 없어서 맞고 있는 줄 알아"

한 대 더..

-_-;; 힘이 없어서 맞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군..

누나는 요즘 나온 것 중 좋은 문제집을 골라달라고 한다.

 "돈 아깝게"

서점으로 가서..

대충 이름을 들어본 문제지들을 골라줬다.

계산을 하려는데..

앗..

 "안녕? 자주 만나네?"

진이다.

그 애는 사려고 계산대 위에다 올려 놓았던 책을

얼른 집어들어 품에 안는다.

 "아..안녕"

어색하게 웃는다.

 "책 사러 나왔구나"

 "응.."

진이는 내가 얼른 가기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무슨 책 샀는데?"

하면서 슬쩍 보려고 하니..

 "보지마.."

가슴을 획 돌려 버린다.

무슨 책인지 알만하다..

더 이상 묻지 않는게 좋겠군-_-;;

 "누구야?"

누나가 말을 붙인다.

 "알 거 없어"

 "싸가지 누나한테 말버릇 하고는"

누나는 진이가 안고 있는 책을 보더니.

 "앗 이거"

말릴 틈도 없이

책을 빼앗아 든다.

 "이거 '밍밍' 이다.. 
 내가 옛날에 되게 좋아했던 만화 잡진데..
 아직 파는구나.."

나도 이름을 들어본 잡지..

사춘기 소녀들에게 인기 폭팔.

진이는 난감한 표정..

나는 화난 목소리로.

 "돌려줘.."

그 여자 들은 체도 안하고.. 진이의 머릴 쓰다듬으며

 "너두 이거 좋아하는 구나"

 "......"

얼굴이 빨개진다.

 "초등학생은 아닌 것 같구.. 중학생?"

뾰루퉁한 표정..

진이는 책도 놔둔체..

서점 문을 열고 뛰어가 버린다.

 "이상한 애네.. 너랑 어떻게 아는 애야?"

나는 그 여자를 한번 째려봐주고..

진이를 뒤따라 갔다.

 "진이야 잠깐"

돌아 보지도 않고 뛴다.

근데..

저게 뛰는 속도?-_-;;

금새 따라 잡았다.

진이는 숨을 쌕쌕 거리면서도 뛰는 걸 멈추지 않는다.

 "미안.. 저거 미친 여자야."

급한 나머지 평소의 느낌을 말해 버렸다.

 "저리 가.. 따라 오지마.."

더 이상 뛰면 죽어 버릴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기에..

진이의 팔을 붙잡았다.

 "미안..."

 "놔"

단단히 삐진 모양..

아무리 달래도 듣지 않는다.

휴.... 이럴 땐..

화제를 돌리는게 상책

 "너 근데 왜 만화책을 사서봐 돈 아깝게"

 "그럼?"

 "만화방에서 보면 되지"

 "한 번도 안가봤어"

 "지금 가 볼까?"

순간 눈이 반짝 거린다..

기회..

 "저 쪽에 좀 가면 한 시간에 천원 하는 만화방 있어 가볼래?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그럼 가자 따라와.."

오월 어느날 저녁에 있었던 일이었다.


PS.. 
오늘은 도배를 해버렸군요-_-;;
3일치 입니다..
크리스마스에는 빌려다 놓은 비됴 다 봐야 됩니다.^^;;

7. 7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174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7)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4 19:58  읽음:787  추천:100   비추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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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진이와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져서..

같은 독서실을 끊어 공부를 하기도 하고..

만화방등을 다니기도 했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내면 지낼 수록..

내가 얼마나 진이를 좋아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가을..

 "안녕? 오랜만?"

은경이다.

 "수능도 한달 남았는데 여기서 돌아 다녀도 되냐?"
 
 "그 얘기는 그만둬 짜증난다"

평소에 전혀 신경 안쓰던 애들도..

그 무렵에는 모두 날카로워져 있었다.

 "승용이 보러 왔어?"
  
 "그렇지 뭐... 왜 이렇게 안나오냐"

 "지금 학주한테 깨지는 중인데 한두시간 걸릴거야"

 "아씨.. 배고픈데.. 야! 떡볶이 먹자"

근처 분식점으로 들어갔다.

 "진이랑 잘 되가냐?"
 
 "그냥 그렇지 뭐"

혀를 쯧쯧 차며...

 "너네 둘도 참 걱정이다.. 
  하나라도 빠릿빠릿 해야지
  꼭 노인네들 연애하는 것 같다니까"

니네가 더 걱정이다-_-+

 "요즘 진이랑 친해져서 밥도 같이 먹구 하는데..
  네 얘기 자주해..."

 "뭐래?"

 "착하다구."

씨익 웃으며..

멋쩍어서..

머리를 긁적긁적 했다.

은경이도 따라 웃는다.

 "흐흐 구여운 자식... 좋으냐?"

 "까불지마"

그래도 기분은 좋군..

 "너 진이랑 키스는 해 봤어?

 "응? 무슨 소리야"

은경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역시 그럴 줄 알았다.

키스는 커녕..

손 잡고 다녀 본 적도 없다.

은경이 녀석은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이 화상아.. 넌 그러니까 안되는 거야 임마
  남자가 나설 줄도 알아야지.."

 "승용이는 잘 해주나보지?"

 "뭐.. 짐승이라고 할 수 있지."

말하고도 쪽팔린 듯 피식 웃는다..

나도 그런 욕구가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진이에게는 왠지 함부로 할 수 없다.

 "좋아.. 이 누님께서.. 의지를 불러 일으켜 주지..
  자 생각해 봐..
  진이를 슬며시 품에 안아...
  니 팔에 쏙 들어오지 않겠어?"
 
 "......." 

 "천천히..
  그 병아리 부리같은 입술에..
  입을 맞추고...
  그 다음엔..
  작고 귀여운 혀를..
  톡톡 건드리다가..
  입술로 깨물어 주는거야..
  따뜻하고 촉촉한 느낌..
  아우 짜릿해.."

녀석은 꽤나 리얼하게 짜릿한 표정을 짓는다.

 "너 그런 쪽으로 재능 있어 보인다... 
  에로물이나 쓰지 그래? "

 "안 그래도 생각 중이야"

은경이와 헤어지고..

독서실로 와보니..

진이가 벌써 와있다.

팔을 팔랑팔랑 거리며..

독서실 문 앞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노래도 흥얼거린다.

나비 흉내인가?-_-;;

 "왜 밖에 서 있어"

 "혼자 들어가면 심심해요오.."

몸을 베베 꼬면서.. 쑥스러운듯 말한다.

너무... 귀엽다.

독서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니..

아까 은경이가 한 말이 계속 떠올랐다.

이 녀석..확실히 나의 의지를 불러 일으켰군..

두 시간 후..

잠깐 쉬러 나왔다.

진이도 커피를 마시러 나온 모양 이었다.

그 생각을 하며.. 진이의 얼굴을 보니..

괜시리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공부 열심히 했어?"

 "응. 너는?"

 "나는 또 그림을 그려 버렸지 뭐예요오..."

헤헤 웃으며 문제지를 펴 보여준다.

요즘 들어 나에게는 그림을 자랑하는 일이 많았다.

과연 잘 그리긴 했지만..

-_-;; 공부는?

나는 진이의 머리를 부비부비 하며..

 "이 바보 또 공부 안했구나"

 "이거 마시고 할거야."

나도 커피 한잔을 뽑으며..

 "진이야... 저 쪽에 잠깐 앉아서 쉴까?"

어두컴컴한 주차장 구석..

자..

이제 뭐라고 말을 꺼낼 것인가?

 "저..저..저..저기 있잖아.."

 "왜?"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날씨 많이 추워졌다"

 "들어갈까?"

 "아니 좀 만 더 있자"

잠시 정적이 흐르고...

에잇..

이 정도 말도 못하면 남자도 아니다.

굳은 결심을 하고..
  
 "진이야!"

진이의 어께를 잡았다.

 "으아.."

깜짝 놀란 듯..

 "우리 뽀뽀하자!"

말하긴 했지만..

엄청 바보 같았다.

 "응"

어랏-_-;; 너무 쉽게 대답 하는데.

 "그럼.."

내 쪽으로 획 돌리고..

부들부들 떨면서..천천히 다가갔다.

진이는 눈을 꼭 감고..

입술을 쭈욱 내민다.

저건... 영락없는..

문어다-_-;;

아무튼..

문어든 오징어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입을 맞추려는 순간..

 "이 노무 자식들!"

호통소리가 들린다.

화들짝 놀라 돌아보니.

대머리 아저씨가 뒷짐을 지고 우리를 째려 보고 있다.

그는 독서실장..

 "우리 독서실에서는 연애질 금지인거 모르냐 이놈들아!"

빌어먹을-_-+

할 수 없이..

독서실 안으로 쫓겨들어가는데..

계단에서 진이가 슬며시 내 팔을 잡는다.

 "잠깐만.. 할 말이 있어"

 "뭔데?"

 "귀 좀..."

허리를 숙이며..

 "무슨 말 이길래... 귓속말을.."

순간..

볼에 따뜻한 느낌..

 "헤헤"

계단을 뛰어 올라가 버린다.

나는 뺨에 손을 댄 채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PS.
민감한 시기에..
-_-대략 염장질..
왕따 게시판행이 우려 되는군요..

8. 8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197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8)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4 22:30  읽음:794  추천:100   비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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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도 쳤겠다..

집에서 놀고 있었다.

전화가 온다.

 "야 나와라"

승용이 녀석이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다 모였다고 한다.

우리 동네의 대표적 랜드마크..

버거왕 앞으로 가보니..

승용, 색마, 은경 

그리고 친구B를 포함 기타 등등이 모여 있었다.

 "한 잔 할까?"

 "내가 신분증 검사 잘 안하는 집 알아"

우리는 근처 술집으로 갔다.

 "자 한잔 받아"

수학여행 이후로 처음 마셔보는 술이었다.

몇 잔씩 마시자...

다들 취기가 도는 듯..

제각기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유도란게 말이야"

 "너 이 옷 어디서 샀냐?"

어쩌구 저쩌구..

 "며칠전에 우리반 애들하고 롯데월드 갔었다"

은경이는 내 쪽을 쳐다보며..

 "진이도 갔었는데

 "그랬어? 말 안하던데"

수능이 끝나고 뭔가 놀아야겠다는 생각에...

어디 갈까 고심 하고 있는데..

 "저.. 저기 롯데월드 가면 안될까?"

진이의 제안으로..

롯데월드에 가기로 했다고 한다.

이것 저것 타면서 놀다가..

퍼레이드를 구경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툭툭 친다.

 "저기요 같이 안 노실래요?"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롯데월드 헌팅..

은경이네는 좀 빼는 척 하다가.

 "우린 올해 시험 봤는데..
  그 쪽은 몇살들이예요?"

남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우리도 시험 봤어요.." 

뭐 나쁘지는 않지만..

잊지 말고 확인 해야 될 게 있다.

 "너네 자유 이용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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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롯데월드 헌팅의 필수 아이템.. 
     자유 이용권.. 

헌팅 당하는 여자애들은 
반드시 물어본다 

"너네 자유이용권 있어?" 

그렇다.. 
모험과 신비의 동산 
롯데 월드 안에도 
신분의 격차는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나중에 가서는 
나이트에서 부킹할 때 

"너네 차 있어?" 

로 이어지게 된다. 

--------------------- 

남자애들은 자랑스럽게 펴 보인다.

아무튼 그래서 같이 놀기로 했는데

 "뭐야 딴 놈들하고 놀아 났단 말이야?"

승용은 삐진 표정

 "조용하고 얘기나 들어 밴댕아"

가볍게 무시하고..

계속 이야기 진행..

아무튼 그래서..

프랑스 혁명 열차..

지하 탐험 보트..

신밧드의 모험

등을 타고 놀다가..

앉아서 쉬는 시간..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다가..

결국 관심사인 수능과 대학 얘기가 나온다.

 "너넨 특차 쓸거야?" 

은경이 묻자.

 "으..응"

 "어디 쓸건데?"

남자애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여..연대"

각자..

서울대, 포공, 고대등을 부른다.

 "오 너네 공부 잘하는 학교 다녔나봐?"

 "그.. 그렇지 뭐"

그 때..

남자 녀석들 중..

좀 얼빵하게 생긴 한명..

 "누나들은 시험 잘 봤어요?"

나머지 녀석들..

당황하며.. 그 놈의 뒷통수를 친다.

오호라.. -_-; 이것들.. 하며

 "야 너네 왜 3학년인 척 해"

은경이 호통을 치자..

 "아..누나 언제요.."

갑자기 말투가 바뀐다.

 "원서 쓴다며?"

 "내..내년에 쓴다는 얘기죠.."

 "뭐야 그럼! 셤 봤다며?"

대답이 궁색해진 녀석들.. 

서로 쳐다보며

우물쭈물 하다가..

 "아.. 그건 말이죠..

 기말고사 봤다구요"

-_-;;

은경이는 킥킥 거리며..

 "귀엽더라구.. 그래서 음료수도 사줬어"

 "별로 안 웃긴데"

승용은 계속 삐진 표정..

 "어이구 삐졌어? 화 푸셔.."

은경이는 안주를 집어 먹여 준다.

승용은 금새 표정이 풀어져서..

 "하하 아니야 내 스타일 알잖아"

 "그럼 그렇지 우리 승용이 마음은 바다"

지들끼리 킥킥 거린다.

-_- 쇼를 해라 아주..

기분이 나빠지려는데..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색마..

어두운 표정으로..

들릴 듯 말 듯 한마디 한다..

 "...썅.."

9. 9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294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9)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5 17:04  읽음:146  추천: 21   비추천: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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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으로서 맞는..

첫번째 토요일.

신입생 환영회..

진이한테 삐삐가 온다.

공중전화로 달려가서..

음성을 들어보니..

 "신입생 환영회에서 술 먹고 죽은 사람도 있데..
  조심하구 많이 먹지마"

진이도 마찬가지로 신입생 환영회였다.

고마워.. 너두 많이 먹지마.. 하구 음성을 남겨두고..

다시 내 자리로 들어왔더니..

우락부락하게 생긴 녀석이 앉아 있다.

다른데로 가려하니..

 "이리 와봐"

그 놈이 부른다.

복학생 선배로..

인간 백정..

내지는 '털' 이라고 불리는 남자였다.

누가 지었는지 둘 다 딱 어울리는 별명이다.

그 놈은 나에게 맥주잔을 턱 내밀더니..

소주를 까서.. 콸콸 부어준다.

 "먹어라"

-_-;; 

나는 신입생.. 

마시고 나니..

뱃 속은 아비규환..

 "으윽.."

놈은 내 어께를 툭툭 친다.

 "꽤 하는데"

 "오..오바이트 쏠려요 치지 마세요"

놈은 하하하 웃으며 더 세게 친다..

확 녀석의 면상에 쏟아 버릴까 하다가..

겨우 참고 화장실로 달려왔다.

 "망할 자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참 우스워 보였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보니..

다행히 털은 딴데로 가고..

갈색 파마 머리를 한 여자가 앉아 있다.

 "안녕?"

한 학번 선배였던가 그럴 것이다.

 "안녕하세요"

 "너 속이 안 좋아 보인다?"

 "좀..'

 "털한테 당했냐?"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그 갈색 머리는 털 쪽을 노려보더니.

 "저 인간은 왜 자꾸 이런 자리에 나오는 거야"

그러게 말이예요..

이 갈색 머리 여자도..

작년에 털 한테 된통 당한 모양이다.

 "저 인간한테는 또 다른 별명이 있지.."

 "뭐..뭔데요"

 "푸우.."

-_-?

 "푸라면... 그 아기곰 푸?"

 "사연이 있지.."

작년 신입생 환영회 때의 일이었다.

 "아 그 전에... 내 이름은.."

이나영 정도로 해두자..

 "만나서 반가워"

아무튼 작년 신입생들도..

털 덕분에 초토화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 열 댓명인가 놈의 자취방으로 실려갔지..
  나도 갔었구.."

깨 보니..

벌써 창 밖은 환했다..

방안에는 온통 오바이트에..

시체더미들이 뒤엉켜 자고 있었다..

 "우욱"

 "괜찮니?"

그 장면을 상상하니 갑자기..

아무튼..

나영 선배는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쓰린 배를 움켜잡고..

일어나려는데..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방 한가운데에..

털..녀석이..

윗도리는 잠바 까지 입고..

아랫도리는 모두 벗은채..

대자로  뻗어 자고 있는 것이었다.

 "우욱.."

 "괜찮니?"

 "아뇨.. 잠시만"

화장실에 다녀오니..

 "얘기 그만 할까?"

 "아뇨.. 듣던거니 마저 듣죠"

그래도 짐승같은 다리 털 때문에..

인간의 하반신으로 느껴지지 않은게 다행이었다고 한다.

당황한 나영 선배..

다시 누워서 자는 척을 했다.

나중에 일어난 선배 한명이..

얼른 그 놈에게 바지를 입혀주고..

그래도 여자애들이 안 봤으니 다행이라고 안심 했다는데..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모두 한번씩 깼었는데..

나영 선배처럼 다시 자는 척을 한거였다..

그래서 그 놈은 또 하나의 별명을 얻게 되었다.

 "그래도 푸...라니.. 너무 앙증 맞군요."

 "그러게 말이다..
  저 인간은 자기가 성격 좋고 귀여워서 그런 줄 안다니까..."

-_-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그 꼴을 볼 수야 없지..

 "누나... 전 이만 가볼께요"

 "어? 벌써 가게?"

 "네.. 아무래도 속이..."

몰래 빠져 나와서..

막차를 타려고..

지하철 역 쪽으로 가는데

삐삐가 온다.

진이다.

전화 부스로 들어가 음성을 들어보니..

 "나 죽을거 같애.. 얼른 와줘
  학교 정문 앞인거 같애...."

여대라서 별 일 없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급한 마음에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진이네 학교 앞으로 갔다.

교문 앞에는..

진이가 괴로운듯 쪼그려 앉아 있고..

몇 명이 옆에서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다.

 "진이 남자 친구?"

 "네"

얼굴이 백짓장 같은게..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

나는 화가 나서..

 "아니 술도 처음 먹어 보는 애 한테 
  왜 이렇게 많이 먹였어요"

여자애들은 선배들 인 듯..

 "미.. 미안해요..
  쪼그만게 홀짝홀짝 잘 받아 마시는게 신기해서.. 그만.."
   
  "......-_-+"

  "그..그럼 잘 부탁해요"

슬금슬금 가버린다.

진이를 업고..

큰 길가로 나와서 택시를 잡았다.

괴로운 듯 신음 소리를 낸다.

 "우..우.."

 "속 안좋아?"

손 써볼 틈도 없이..

시트에다..

 "뭐야!"

기사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택시비까지 물고서는..

길거리로 쫓겨났다.

이제 어쩐다..

택시비로 올인... 지갑도 텅텅 빈 상태였다.

진이를 부축하고...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다가..

 "그래 진이도 돈이 좀 있겠지"

주머니를 뒤져서..

지갑을 꺼내 열어 보았다.

하트 표시를 한.. 내 사진이 끼워져 있다.

흐믓하게 미소를 지으며 한참을 들여다 봤다.

아..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지갑을 살펴보니..

3 천원-_-;; 아싸 조쿠나

진이는 추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어께에 덮어주고..

얼굴을 자세히 바라 보았다.

정신이 좀 드는지..

부시시 깨더니..

 "어.. 너네"

빙그레 웃더니..

안심을 한 듯 다시 잠든다.

너무나 평온한 얼굴이다.

머리 아프다고 투정부리는 진이를 업고..

근처 편의점으로 갔다.

생수와 신문지를 샀다.

진이에게 물을 먹이니..

다 토해낸다..

 "배 아파.. 머리 아파.."

전화부스로 들어갔다.

신문지를 깔고 

진이를 앉혔다.

아직 3월 초..

꽤 추웠지만..

신문지를 덮으니 견딜만 했다.

진이는 나에게 스르르 기대며..

자그만 머리를 가슴에 뉘인다.

따뜻한 진이의 체온이 느껴졌다.

눈을 꼭 감고..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고마워.."

하고는 깊이 잠들어 버린다.

진이의 자는 얼굴을 한 참 쳐다보다가..

나도 잠이 들었다.

깨어나 보니..

시끄러운 차 소리가 들리고..

벌써 길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어떻게 나가지?-_-"

고민하고 있는데..

전화기 부스의 문이 열린다.

정장을 입은 아저씨..

 "헉"

매우 놀란듯..

나는 진이를 업고..

그대로 뛰어 달아나 버렸다.

10. 10편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54122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0)                                         읽음:898  
 올린이:boryry  (박종혁  )   작성:03/12/25 19:47       추천:03/12/26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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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기간이었다.

교양 심리학 시험을 마치고 나왔다.

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야 이 자식 너 전화도 한번 안하냐?"

색마였다.

 "오랜만이다."

 "지금 승용이 은경이랑 같이 있다 너도 나와"

내일 모레 시험이 하나 남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녀석들이 보고 싶기도 하다.

적당히 마시려 했건만..

당시의 내 주량을 1.5배 상회하는..

소주 1.5병을 마시고..

다음날...

벼락치기라도 해봐야겠다고 동네 도서관에 갔다.

공부하고 있는데..

옆 자리에 여중생이 앉는다.

주섬주섬 책을 펴놓는데..

중학교

 강   타

    3

-_-;;

요즘 중딩들은 저러고 노는군..

하긴 나도..

고등학교

 북    어국
 
     1 

같은 책을 가지고 있기는 했다.

그 애는 하루 종일 엉덩이 한번 안 떼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나를 압박했다.

갖은 수를 써서..

녀석을 흔들어 놓을려고 했지만..

허사..

졌다.. 하면서 집에 가려는데..

그 애가 인사를 한다.

 "참견쟁이 아저씨 안녕히가세요"

-_-+ 맹랑한 것..

그 후로도..

눈에 거슬리는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자주 마주쳤다.

 "아저씨 도서관에 자주 오네요? 범생인가봐"

 "-_- 그런가보다'

그 무렵 김용의 영웅문을 빌리느라..

자주 도서관에 들르고는 했다.

 "무슨책 봐요?"

들고 있는 책을 빼앗는다.

한자로 써있는 양장본 표지를 보더니..

 "와.. 어려운 책 읽네요?"

뭐-_- 세계관이 좀 깊기는 하지..

그 애에게 책을 받아. 

돌아 서려 하는데..

내 옷깃을 잡는다..

 "부탁이 있어요.."

아랫 층으로 끌고 가더니.

손가락으로 서가 윗쪽을 가르키며..

 "아저씨 저기 꼭대기에 책 있잖아요..
  저거 좀 꺼내줘요"

얼른 책을 봐야 되는데..

귀찮게 하는 녀석이군..

 "어떤거"

 "저기 저거요"

왠 놈의 서가를 이렇게 높게 만들어 놨는지..

까치발을 하고 낑낑대며 겨우 뽑았다.

 "이거 말구 옆에거."

-_-;; 젠장

옆에 있는 책은.. 

전화 번호부를 압도할 정도로 두꺼운

국어 대사전 이었다.

매우 무겁다.

쪼그만게 이런 책도 보나.. 하면서.. 

책을 건네주니..

 "이거면 되겠다"

하면서 그냥 돌아선다.

아무리 요즘 애들이라지만...

저 버릇은 그냥 두고 봐선 안된다.

 "야 너"

 "왜요?"

 "고맙다는 인사도 안하냐?"

녀석은 겨우 그걸로 불러 세웠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마워요"

하고는 가버린다.

저..저.. 싸가지-_-+

책을 대출해서 밖으로 나가보니..

도서관 앞 마당에서

녀석이 친구 3명과

고무줄을 하고 있다.

그 애는 꽤나 고무줄에 조예가 깊은 듯..

최종 단계를 가뿐하게 클리어 하고 있었다.

다리를 번쩍 들때마다..

치마 속이 다 보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그런데..
 
피카추 팬티군-_-;;

한편..

방금 내가 낑낑 대며 내려준 국어 대사전은..

고무줄을 잡고 있는 기집애의 발 밑에 깔려 있었다.

 "너 책을 이렇게 밟으면 어떻해 나와"

하고 그 기집애를 밀쳐내려하니..

그 애가 고무줄을 멈추고..

내 앞에 다가왔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고무줄을 들고 있던 애를 가르키며

 "얘가 키가 작은데 어떻해요 그럼"

-_-;; 뭐야 이 당당함은..

 "이건 시민의 자산이야"

 "저두 시민 이예요"

말이 통할리가 없지..

저항을 뿌리치고..

책을 반납하고 나오니..

그 애는 팔짱을 끼고 삐딱하니 서서 나를 째려본다.

 "참견쟁이"

 "아무리 애지만.. 철 좀 들어라 
  너네가 저 책 망가뜨리면 다른 사람이 못 보잖아'

하고 가려는데..

그 애가 앞을 가로 막는다.

 "방해 했으니 책임 지세요"

 "뭘 어떻게 책임 지라는 거야?-_-;;"

그 애는 고무줄을 집어 건내주고는..

나를 끌어 당긴다.

 "여기 서요.. 아니 여기요"

-_-;; 뭐.. 뭐야

 "자. 아저씨는 이 높이로 들면 되겠네요"

녀석은 끝끝내 마지막 판을 클리어 하고는..

고맙단 인사도 없이 돌아갔다.

다음날..

그 이야기를 진이한테 했더니..

 "난 고무줄 못하는데.. 부럽다.."

 "하하.."

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무튼 

요즘 애들이란..-_-;;


잡담분류

마지막 편집일: 2003-12-28 10:15 p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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