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Culture 에서 주인장이 작성했던 글을 그대로 다시 씀.
게시판에 새 글을 쓰는 것과 위키사이트에 새 페이지를 하나 만드는 것은 똑같다. 그런데 전자는 아주 잘 하는 이들이 후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이유는?
게시판에는 "새 글 쓰기" 버튼이 있지만 위키에는 없다. 그래서 당장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른다.
그러고보면 지금껏 돌아다녔던 위키사이트에는 버튼을 먼저 누른후에 새 페이지의 제목을 작성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마도 고아페이지를 만드는 것을 막고자 최소한 한 군데에다 링크를 먼저 만들도록 권장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은데...
위키사이트의 운영자가, 설치 직후에 의욕이 넘친 나머지 너무 많은 것을 보여 주려 하는 건지도 모른다
웬만한 위키사이트에 가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포매팅 예문이다. 리스트는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고, 가로줄은 어떻게 긋고, 헤드라인은 어떻게 만들고, 결정적으로, 링크는 어떻게 만들고..
사이트 주인의 의도는, "이런 것도 가능하다. 놀랍지 않은가?"였을지 모르나,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해야 된다. 할 수 있지?"로 들리는 것 같다. (물론 물어본 적이 없으니 진짜 그런지는 모른다 ^^)
이 글을 쓰는 Raymundo만 하더라도, UseModWiki 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든 후 제일 처음 한 것이 위키위키사용안내 페이지 만들기였다. 자신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건데도 굳이 매뉴얼을 쓴 이유는 남들도 이런 것을 알아서 이용하면 좋겠다는 것이었으나, 막상 읽는 사람에게는 게시판보다 훨씬 요구사항이 많은 시스템으로 비춰졌는지도 모른다.
새 페이지 만들기 버튼을 두고, 지극히 평범하게 글을 쓰게 만든 후에, 나중에 운영자를 비롯한 익숙한 위키즌들이 보기 좋게 꾸며주고 주요 단어에 링크도 만들어주고.. 이렇게 시작을 하는 것은 어떨까.
계층적인 사이트맵이 없다는 것이 방문객을 당혹스럽게 하는지도 모른다.
어떤 사이트가 뭐하는 곳인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 곳인지는 일단 첫 화면과 메뉴를 보면서 짐작하는 법이다.
"홈페이지 만들었어요, 구경오세요~" 라는 곳을 가보면 왼쪽에 "프로필, 앨범, 게시판, 사진(영화, 만화, 기타 훔피 주인이 내거는 핵심 테마), 방명록 등등이 있고, 첫화면부터 시작해서 tree search 를 하면서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다. 제일 하위 노드 - 게시판의 각 글의 내용 같은 - 는 안 봐도 되고, 글 목록까지만 대충 보고 글 서너 개 읽어보면 된다
그런데 이놈의 위키사이트는, 첫화면이 낯선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도대체 tree search 를 할 수가 없다. 제일 처음 보이는 "주인장 프로필"을 클릭했는데, 눈앞에 링크가 보인다. 깊이우선탐색을 한답시고 제일 첫번째 링크를 클릭하니 또 글이 나오는데 곳곳에 링크.. 또 첫번째 링크를 클릭했는데... 아.. 관두고 딴 사이트 가자... :-)
미로를 만드는 사람이 "이거 길찾기 쉽네"라고 말한다고 나중에 그 미로에 들어온 사람이 쉽다고 느낄 거라는 보장이 없다. 자기가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데 그 와중에 문을 달고 방을 만드는 것은 무리일 듯.
시간에 흘려가지 않는다는 것이 부담을 주는지도 모른다
위키의 내용이 현학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유는, 글쓰는 사람 -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위키에 최소한으로 익숙해졌다는 것이라면 - 스스로가 그 사실에 메이기 때문이 아닐까.
게시판에 글을 쓸 때는, 어차피 며칠 있으면 (발길 뜸한 개인 홈페이지라면 몇 달도 가겠지만 ^^) 다음 페이지 뒤로 넘어갈 테니 쉽게 쓸 것을, 두고두고 남아서 남들이 볼 거라는 생각에 잘 써보려고 노력한 결과인지도.
음... 하나부터 열까지 "..지도 모른다"이다.. 당연하지.. 낸들 알리가 있나... :-)
관련 링크:
Diary/위키위키는어렵군요 - 자기가 직접 홈페이지를 만든다!는 경우에는 블로그나 게시판을 설치하고 설정하고 사용하는 과정에 비해서 결코 위키가 더 어렵지는 않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나, 남의 홈페이지에서 글 쓸 때는 좀 "귀찮은" 면이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