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장은 아파트 8층에 산다.
오늘 집에 들어오는데, 뒤에 중년 부부가 뒤따라 엘리베이터에 들어왔다. 내가 open 버튼을 누르고 있는데 (문이 열리기 전에 같이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니었으니, 이 시점에서 고맙다는 말 - 바라고 한 것도 아니었지만 - 이 나와야 했다. 이것은 전조였는가..) 먼저 탄 부인이 내 뒤에서 "10층 좀 ..." 하고 말을 흐린다. 양손에 짐이 있어서 버튼을 누르기 힘든 경우도 있고, 그런 게 아니더라도 내가 버튼 앞에 서 있었으니 그런 부탁 충분히 할 수 있다. 이건 불만 전혀 없다.
문제는 그 다음. 뒤이어 탄 남편이 부인에게 "아니 왜 직접 누르지 않고"라고 뭐라고 한다. (남편은 괜히 자기가 민망했나 본데, 내 눈치를 봐 준 것은 고마우나 그러기 위해서 부인을 무안주는 방식을 택한 것은 악수인 듯. 게다가 그 결과로 1초 후 내 기분까지 엉망이 된다) 잠시 머뭇거린 부인이 내 등뒤에서 남편에게 대답한다. "귀찮아서~"
가끔은, 내가 키가 10cm 쯤 더 크고, 몸무게는 20kg 쯤 더 나가고, 머리를 스포츠로 하고 다니면 좀 나았으려나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가 그런 경우다. 그래, 앞으로도 계속 귀찮게 버튼 누르지 말고 딴 사람 부리며 사세요.
도대체, 예의는어디로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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