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영상정보시스템 연구실] 게시판
문제없는 문제풀기[원문]
문제가 있고 해답이 있을 때 이 문제를 푸는 것을 공부라고 한다.
문제가 있고 해답이 없을 때 이 문제를 푸는 것을 연구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연구는 매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비교적 쉽게 풀리는 문제는 이미 해답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이런 연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도 없고 해답도 없을 때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서 푸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연구이다. 정말 중요한 연구는 이런 연구이다.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도, 문제를 푸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데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여기에 소위 창의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건 학교에서 가르칠 수가 없다. 책에서도 얻을 수 없다. 각자 해 보는 수밖에 없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만 할 게 아니라 연구를 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공부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졸업과 동시에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진다. 사회에서는, 문제가 있고 해답이 있으면, 이 문제는 풀 필요 없이 해답을 참조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대학원도, 연구소도, 기업체도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갖고 싶어한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물론 공부 잘 하는 사람 중에 연구도 잘 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대학원에서도, 연구소에서도, 기업체에서도 성적증명서를 요구한다.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을 제일 잘 나타내는 것은 무엇보다 연구경력이다. 그렇다면 왜 일찍부터 연구경력을 쌓지 않는가? 소위 "연구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 보자.
1. 자신이 호기심을 갖는 분야의 technical magazine article을 찾아 읽는다.
2. Magazine article의 참고문헌에서 출발하여 technical journal article을 찾아 읽는다.
(Technical journal article은 다른 사람이 한 연구의 기록이므로 본받을 대상이다.)
3.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참고문헌과 질문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4. 읽은 논문에 대해 (1)틀린 것, (2)해결이 안된 것, (3)다음으로 연구되어야 할 것, (4)나의 idea를 적용할 것들을 발견하여 나의 연구문제를 만든다.
5. 나의 연구문제를 풀어 본다.
6. 연구 결과가 성공적이던지 그렇지 않던지 간에 연구의 내용을 논문의 형식으로 작성해 본다.
하기에 따라서 이렇게 작성된 논문은 발표(publish)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중요한 연구경력으로 쓰일 수 있다.
김태정
Re.. 문제없는 문제풀기[원문]
'문제없는 문제풀기' 즉 '연구'는 4학년이 되어 시도해 보려면 이미 늦는다. 왜냐하면 졸업에 가까우면 이미 '연구경력'이 필요한 때이지만 연구경력을 쌓으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연구(research)를 중학교에서 하기 시작한다. 소위 project라던지 term paper라던지 하는 형태로 연구를 하게 된다.
연구를 준비하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마치 글쓰기를 준비하기 위해서 하는 글읽기와 같은 것이다. 글읽기를 많이 한 사람이 대개 글쓰기를 잘하지만 글쓰기가 꼭 필요할 때 까지 글읽기만 하다가 그때야 글쓰기를 시작하려면 잘 되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글쓰기를 글읽기와 함께 훈련해야하는 것 처럼, 연구도 가능한 빨리 해 볼 수록 좋다.
대학생에 관한한, 연구는 입학과 동시에 시작해 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까지 너무 '공부'만 시키고 '연구'를 시키지 않는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이미 연구에 필요한 지식을 많이 갖고 있다.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인생 중에서 대학교 1, 2학년의 시간은 연구를 시작해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물론 그 밖의 의미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김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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