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그녀는곰/11편-20편

마지막으로 [b]

1. 11편
2. 12편
3. 13편
4. 14편
5. 15편
6. 16편
7. 17편
8. 18편
9. 19편
10. 20편

1. 11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517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1)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7 20:17  읽음:727  추천:100   비추천: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집에 가는 길이었다.

맞은편에서 

도서관에서의 그 여중생이 오고 있었다.

아래는 교복 치마에..

윗도리는 체육복 차림..

머리에 

하복 반바지를 쓰고 있다.

 "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너 왜 머리에 그런걸 쓰고 있냐?"

 "내 스타일"

이상한 애다.

 "너 그렇게 안해도 충분히 웃기게 생겼어"

 "남 말하지 마요.."

머리에 츄리닝 바지를 쓰고 째려보는 모습이..

너무나 눈에 거슬려서..

반바지를 확 벗겨 버렸다.

그 애는 얼른 머리를 가린다.

 "어라 왜 그러는데?"

손을 떼보니..

이마의 일자 가위질이 포인트인..

간난이 스타일..
[주 : 비달 사순 스타일 이라고 하기도 한다]

 "우하하..."
 
 "웃지 마요 짜증나게"

확 째려 본다.

 "어쩌다 이 꼴이 되었냐?"

 "엄마 따라 미용실 갔다가요."

어제는 엄마가 하도 예쁘다고 하는 바람에..

진짜 그런 줄 알고 신나서 학교에 갔다가 망신 당했다고 한다.

 "큭..어울리네.. 그럼 이만"

가던 길을 가려고 하니..

 "잠깐! 모자좀 빌려줘요"

나는 야구 모자를 쓰고 있었다.

 "안돼.. 널 언제 또 본다고 빌려주냐"

 "금방 드린 다니까요"

까치발을 하고.. 내 모자를 벗긴다.

써보더니..

 "아 머리는 대따 크네"

-_-;;난.. 성인 남자거든..

 "모자 예쁘네요"

옛날 디자인의 오클랜드 모자.

MLB 모자 중에 제일 예쁘다.

그 애는 마음에 드는 듯..

유리문에 비춰보며..

 "나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과연 좀 귀엽기는 했다.

다시 모자를 빼앗으며..

 "안 돌려줄 생각인 것 같군."

 "돌려 줄거란 말예요 내놔요 내놔.."

팔을 위로 들자..

폴짝 폴짝 뛰어서 모자를 나꿔채려 한다.

꽤 재밌었다.

 "자 이거 잡으면 줄게.."

이리 저리 뛰어 다니다가..

열받았는지..

 "더러워 안써 안써"

하면서 머리에 반바지를 푹 뒤집어 쓰고 가버린다.

저거보단 간난이 머리가 나을텐데..-_-;;

뒤 돌아서 몇걸음 가니..

 "얍"

무언가 뒤에서 등을 짚더니..

모자를 벗겨간다.

 "우헤헤.."

-_-+

그 애는

뒤를 돌아보며 달아나다가..

돌부리에 걸렸는지..

철퍼덕 넘어진다..

-_-;; 아프겠다..

아무튼..

그 애가 놓친 모자를 주워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썼다..
 
 "조심하지 그랬어..."

가던 길을 가려고 하니..

그 애가 벌떡 일어난다.

 "나쁜 놈!"

-_-;; 어허 쪼그만거 한테 별 소릴 다 들어보네.

무시하고 가니..

그 애는..

나에게 돌진해서..

내 허리에 강력한 박치기를 날린다.

 "억.."

 "쌤통이다"

뻑큐를 날리며 달아난다.

-_-+ 저걸 그냥

쫓아가서 잡았다.

 "놔요 놔"

 "뭐하는 짓이야 깜짝 놀랐잖아"

 "사람이 넘어졌는데 쳐다도 안보고 가니까 그렇죠"

 "니가 까불다 그런거잖아"

자세히 보니..

사지의 관절에서 피가 철철..

-_-;; 이 꼴로 잘도..

시라소니 박치기를 흉내 냈겠다..

 "안 아프냐"

녀석은 그제서야 통증을 느끼는듯..

얼굴을 찡그리며..

 "아야..

조금 불쌍했다. 

근처 약국으로 데려가..

빨간약을 샀다.

 "자 발라"

 "발라줘요"

 "애냐? 니가 발라"

 "아저씨 땜에 이렇게 된거잖아요"

그런거였을까-_-?

자리에 앉히고..

빨간약을 발라 주었다.

 "앗 따거"

약을 다 바르고 나니..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아파 죽겠다고 난리던 그 애..

씩씩하게 일어나서..

 "다 나았다!"

약효 즉빵!?

머리에 반바지를 덮어쓰고..

사지에 빨간약을 바른 그 꼴은..

무엇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했다.

나는 빨간약을 주며..

 "그럼 이만 가라 이거 가지구"

 "그건 아저씨 허리에다 발라요"

약국 문을 열고 나가..
 
 "그럼 빠빠이~"

뛰어가는 그 애의 뒷모습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유혈 사태는 왜-_-?

2. 12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610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2)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28 15:20  읽음:521  추천:100   비추천:  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방학을 맞아..

진이와 같이 영어 학원에를 다니기로 했다.

아침 9시 반부터..

TOEIC와 회화를 한 시간씩 수강한다.

2주 쯤 되었을 무렵엔..

진이는 처음 영어 배운 초등학생 처럼..

만날 때도..

전화를 할 때도..

영어를 섞어 쓰기 시작했다.

 "Hello? This is Ye-Jin"

 "응.. 헬로?-_-"

 "What are you doing now?"

 "놀아"

 "Play alone No.... Play with me.."

-_-;; 뭐 수준은 이정도였다.

진이는 늦잠을 좋아하는 데다가..

동작이 워낙 느리고..

아무리 급한 길을 가다가도..

뭔가 주의를 끄는게 있으면..

멍하니 서서 쳐다보는 버릇이 있었다.

그대로 놔두면 1교시는 반드시 결석..

덕분에 나는 3~40분씩 미리 일어나서 진이네 집에 데리러 가야했다.

그나마

 "아주머니..진이 데리러 왔어요"

 "아직 자는데"

30분 쯤 후에야..

부시시한 머리로..

눈을 비비며 나타난다.

 "아함...안녕?"

 "에이 눈꼽 좀 봐 디러"

 "으아.."

이런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누나가 자고 있는 날을 발로 차서 깨운다.

 "야 나가봐.. 너 때문에 깼잖아 자식아"

 "뭐야..."

졸린 눈을 비비며.. 나가보니..

진이였다.

상냥하게 인사한다.

 "Hi"

스트라이프 반팔 티셔츠에.

하얀 반바지를 입었다.

그 동안 거의 츄리닝에 야구모자 푹.. 차림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는 깔끔한 모습..

 "왠일이야?"

 "응.. 맨날 니가 데리러 오는 것 같아서.. 미안해서 
  오늘은 내가 왔어요~"

어께까지 으쓱대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그거야 좋지만..-_-;; 

지금은 여섯시 반도 안됐잖아..

뭐 아무튼..

 "그래..그럼 잠깐 들어와.."

 "여기서 기다릴래 새벽에 어떻게 들어가.."

 "나 씻고 할려면 오래 걸려 괜찮으니 잠깐 들어와"

진이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아침 드라마를 보던 엄마와 누나가 쓰윽 쳐다본다.

 "엄마 진이예요... 얘기 드렸죠..
  학원 간다고 저 데리러 왔어요
  잠깐 들어와 있으라고 할게요"

진이는 꾸벅..

 "죄송합니다 일찍부터.."

엄마는 대략 황당한 표정..

 "그래요 어서 와요.. 학생 부지런하기도 하네.."

 "어라?"

누나는..

벌떡 일어나더니..

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 이거랑 사귀는 사이였냐?"

나는 손을 탁 치며..

 "만지지마"

 "어머 웃겨.."

누나는 진이를 보며..

 "뭐 아무튼 잘 됐다.. 너 '밍밍' 혹시 집에 모아 둔거 있니?"

고개를 끄덕끄덕 거린다.

 "와 잘됐다.. 그거 나 좀 빌려줘.."

 "네.."

그 때 안방 문이 열리며..

아버지가 나오신다.

 "으아함"

팬티와 런닝 셔츠 차림..

 "우아아 저 아저씨가 미쳤나봐"

누나는 달려가더니 얼른 아버지를 방으로 밀어 넣는다.

 "뭐... 뭐냐 왜 그래"

 "아빠 집 안에서 옷 좀 입고 다니라고 했죠"

 "어떠냐 늘 이래 왔는데"

이래저래 남 보이기 쪽팔린 집안 이었다.

진이를 내 방에다 앉혀 놓고..

씻고 나오는데..

엄마가 말씀하신다.

 "진이도 같이 와서 아침 먹자고 그래라"

 "네. 물어 보구요"

진이에게 물어보니..

 "그래두 될까..."

그래서 식탁에 둘러 앉은 다섯 사람..

 "뭐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먹어요 진이 학생.."

 "잘먹겠습니다."

우리 집은 아버지 부터 모두 매운걸 좋아해서..

식탁은 대체로 빨간색이다.

진이는 매운 걸 잘 못먹는다.

몇 가지를 집어 먹어 보더니..

포기하고 맨 밥만 먹기 시작..

 "진이 학생 반찬이 맛 없나봐.."

 "아뇨 맛있어요"

엄마에 말에..

당황한 진이..

얼른 앞에 있는 오징어 젓갈을 집어 먹고는..

알약을 삼키듯 얼른 물을 마신다.

 "으..아.."

누나가 눈치를 채고는..

 "너 매운거 못 먹는 구나?"

진이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거린다.

 "하긴 우리집 음식이 좀 그렇긴하지.."

누나는 물을 한 그릇 떠다 주더니..

 "여기에 씻어서 먹어.."

-_-;; 

 "아...아녜요.."

 "괜찮아.. 나도 많이 그랬어.."

멸치 볶음을 씻어서 숟가락 위에 올려준다.

 "자 아.."

저 여자가 왠 일로 저렇게 상냥하지?

얼떨결에 받아 먹고..

꼭꼭 씹는 진이를 물끄러미 쳐다 보던 누나..

 "나도 여동생 있었음 좋겠다..."

엄마의 팔짱을 끼며..

 "하나 나아 줘""

 "너네 셋 키우는데만도 질렸는데 무슨 헛소리냐.."

나를 가르키면서..

 "그러게 저런건 필요 없다구 그랬잖아 내가"

이건 비화지만..

누나는 내가 태어 났을 때..

이름을 캔디로 하자고 3일 동안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천만 다행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그 때 자기 마음대로 안 된 것에 앙심을 품고..

나를 계속 괴롭히는 것이리라..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정신이 없는 진이..

거의 맨밥을 먹다시피 하고는..

 "잘 먹었습니다." 

옷을 챙겨 입고..

문 밖으로 나오니.

 "진이야 또 놀러와~ 밍밍 가지구와.."

누나가 밖에까지 따라 나오면서 인사한다.

왠지 모르지만 완전히 맘에 든 모양이군..

학원 가는 전철 안에서..

진이가 문득 말한다.

"너네 언니 처음엔 무서운 사람 인 줄 알았는데..
 좋은 사람이다아...."

이 것만은 절대 동의 못함..

3. 13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763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3)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30 02:02  읽음:670  추천:100   비추천:  4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오랜만에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다.

여름을 맞아 어딘가 놀러가지 않을 수 없다는..

은경의 말에..

어디를 갈까 하다가..

설악산을 넘은 다음..

속초 바닷가에서 놀기로 했다.

 "진이도 데려와"

녀석들의 강력한 요구에..

진이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다..

 "놀러가는 건 좋긴 하지만..
  난 사람들 많은거 싫은데.."

한 자리에 세 사람만 모여 있어도 

정신 없어하는 진이였다.

 "은경이도 너 보고 싶데.."

 "그..그래? 그럼 그럴까..?"

썩 내켜하지 않는 투로 승낙..

이리하여.. 

상봉 터미널에 모인 우리..

진이는 자기 덩치 만한 베낭을 지고 

낑낑대며 나타났다.

 "그게 다 뭐야?"

 "응.. 뭐.. 먹을거랑 입을거지 뭐.."

피난가냐-_-?

저게 결국 내 짐이 될 걸 생각하니 아찔..

아무튼 버스에 오르니..

날씨는 쾌청에...

조금 들 뜬 기분..

승용이가 말한다..

 "야 뭐 하고 놀자"

버스 안이고 하니..

침묵의 공공칠 빵을 하기로 했다.

극구 빠지겠다는 진이를 억지로 끼워넣고..

게임 시작..

했지만..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서로 아무 말도 안하고 삿대질 하는 걸..

멀뚱 멀뚱 보고만 있는 진이.

등짝이 남아나질 않음..

 "아파..."

살짝 보니 빨갛다..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

 "이건 무리다... 일방적 폭력 행사야"

다들 동의하는 눈치..

 "그럼 진이가 할 줄 아는 게임을 하자"

색마가 제안..

 "뭐 할 줄 알아 진이야?"

진이는 한참 곰곰히 생각 하다가..

 "아 그거!"

제목은 모르겠고..

어렸을 때 해본 게임이란다..

설명..

우선 '비 바람이 치는 바다~' 노래에 맞추어..

옆 사람과 짝짜꿍을 한다..

하다가 노래가 끝나면..

가위 바위 보 중 하나를 낸다.

이긴 사람은 가만 있고..

지는 사람 끼리 다시 한판 더 한다..

제일 마지막에 지는 사람이 패배자..

설명을 다 들은 애들의 표정은..

그게 어쨌다구-_-..였다.

썰렁한 분위기를 모면하고자..

 "해.. 해볼까? 의외로 재밌을 수도"

재미 없었다.

 "좀 잘까? 산 오르려면 피곤할텐데.."

그래서 그냥 자기로 했다.

한 숨 자고 일어나니..

목적지인 용대리에 도착..

버스에서 내리니..

은경이가 비명을 지른다.

 "버너!"

-_-;;

우리는 한 참 격렬한 토론을 하다가..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무튼 첫 날은 등산 코스 밑의..

백담 산장에서 1박 하기로 했다.

 "뭐 먹을거 없냐.."

산장지기에게 부루스타를 빌려..

진이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큰 베낭에서는..

산해 진미가 쏟아져 나왔다..

 "집에서도 이런거 못 먹어 봤는데.."

다들 감탄하는 눈치..

밥을 먹고 일찌감치 잠 들려 하는데..

한 무리의 남자들이 도착했다.

모 대학 역도부였다.

뭐가 꼬였는지 열받은 듯..

한 녀석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그러자 다른 녀석들도..따라서 소리를 지른다.

험악한 분위기..

 "저 녀석들 뭐가 저리 시끄러?"

 "새끼들 매너도 없네"

우리는 불평을 해대었고..

특히 승용이 녀석은..

당장이라도 뛰어 나갈 듯한 태도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녀석들.. 우리와 한 방 이었다.

더 이상 한 마디도 안하고 잠 들었다.

다음날 새벽..

일찌감치 짐을 챙겨 나섰다.

어제의 만찬으로 많이 줄기는 했지만..

진이의 베낭은 여전히 한짐..

진이가 저걸 들고 산에 오르다간 죽을게 틀림 없다.

 "가방 바꿔 들자.."

 "정말?"

그 가방을 직접 메어 보자..

나도 죽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로가 길기는 했지만..

워낙에 경치가 좋아서 지루하진 않았다.

진이는 혼자서 신나게 재잘거린다..

 "가도 가도 끝없는 정글.. 우린 길을 잃었다"

 "지금은 조난 30일 째.. 식량이 떨어져 간다.."

뭐..뭐하는 거지-_-?

 "동료들은 모두 죽었고 우리 둘만 남았다.."

 "우앗! 티라노 사우루스를 발견했다! 쫓아온다!"

알고보니...조난당한 모험가 놀이....

한참을 떠들며 걷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들어진 모양이다.

 "다리 아파 요오.. 쫌만 쉬어요..~"

쉬엄 쉬엄 오르다 보니..

선두 그룹과는 한 참 뒤 떨어져..

오후 늦게야 두번 째 숙소인.. 소청 산장에 도착했다.

돌아보니..

발 아래 펼쳐지는 운해..

 "우~아.. 멋지다.."

 "오길 잘했다 그치?"

진이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 끄덕 한다.

이리하여..

그녀는 곰? 설악산 로케이션..

to be continued...

4. 14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7859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4)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31 00:34  읽음:579  추천: 90   비추천:  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일단 궁금증에 대한 대답...
간단 합니다..
살짝 셔츠 목 부분을 제끼고.. 보았다.. 입니다.
역시 딸리는 표현력 ^_^;;

한 여름이지만..

산 위의 밤은 추웠다.

우리는 긴 팔 옷을 입고..

산장 바깥에 모여 앉았다.

밤 10시가 되면..

자가 발전기가 꺼지고..

멀리 속초시의 불 빛 외에는..

모든 전기 불이 나간다..

순간

하늘에서는..

전등 불을 켠 듯.. 

갑자기 별들이 나타난다.

 "와..."

저마다 가벼운 탄성..

 "예쁘다.."

진이는 감탄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90도로 꺽어 하늘을 쳐다 보다가..

너무 뒤로 넘어간 탓에..

 "아얏.."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하필 짱돌이 박힌 자리였다.

은경이가 문질러 보더니..

 "만져봐 혹났어"

저마다 한번씩 만져본다.

 "하지마 아파.."

우리는 진이가 싸온 과자를 먹으며...

한참 별을 구경했다.

 "나 이제 잘래.. 피곤해"

은경이가 먼저 일어난다.

승용과 색마도 뒤이어 일어났지만..

진이는 아직 별을 보며 감탄중..

 "이렇게 하면 별 밖에 안보여.."

고개를 또 90도로 꺽고 있길래..

나는 뒤에서 무릎으로 등을 받쳐 주었다.

한참을 넋놓고 하늘을 바라보던 진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내 무릎에 손을 올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화장실 가자"

철제 계단을 내려가면

간이 화장실이 있다.

 "너무 어두워.."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 되었다.

 "거기 있지?"

 "응"

잠시 후 나온 진이..

 "넌 안들어가?"

 "괜찮은데 아까 다녀 와서"

 "다녀와.. 안무서워 내가 지켜줄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안나오는 소변을 억지로 보려니 

발동 시간이 좀 걸린다.

진이는 밖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다 됐다"
 
내가 나오자..

진이는 하품을 한다.

 "이제 우리도 자러 가자"

 "응"

진이는 내 손을 꼬옥 잡는다.

참 작고 따뜻하다.

난 진이를 돌아보며..

잠시 미소 짓다가..

 "손에 오줌 묻었는데.."

라고 말 해 주었다.

 "으앗.."

얼른 손을 빼는 진이..

 "하하하"

 "씻어야돼"

손을 씻으려면 꽤 먼 샘 까지 가야된다.

 "농담이야 그냥 자자"

 "안돼 디러.."

결국 어두운 길을 더듬어가며 샘가 까지 가게 되었다.

진이는 손을 씻고는..

 "자 너두 씻어.."

내 손을 잡고 물 속에 집어 넣더니..

뽀득뽀득 씻어 준다.

-_-;; 그렇게 더럽냐?

물이 얼음장 같다..

진이는 손을 호호 불다가..

 "손시려..

내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나는..

 "나두..손시려.."

하면서 티셔츠 밑으로 손을 넣었다.

진이는 화들짝 놀라며..

 "차가워 빼.."

내 배를 토닥거리다가..밀쳐 내려 한다.

더욱 힘을 주어 끌어 안아 버렸다.

허리에 손을 대고 있으니..

조금씩 녹는다..

 "따뜻해.."

잠시 버둥거리다가 진이도 가만히 안겨 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그러고 보니 상당히 $#@%#한 자세가 되었군..

아무튼 좋다..

 "진아.."

느끼하게 부르며..

손을 점점 %@#$% 하며...

$%!@$!@ 하니..

무언가 말랑말랑한 것이 만져진다.

 "진아.. 너.."

진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 보았다.

어두워서 표정은 안보이고..

눈 동자만 반짝인다.

 "배 나왔다"

-_-;; 내..내가 무슨 소릴..

진이는 나를 밀쳐내고 삐져서 가버린다.

그래서 아무튼..

다음날 아침..

은경이가 일찍 일어나 우릴 깨운다.

 "자 정상으로 가야지"

새벽 안개가 짙게 낀 풀섶을 헤치며..

30분쯤 걸었을까..

드디어 대청봉이다.

 "에게 이게 뭐야.."

안개 때문에 아래 경치가 안보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썰렁했다.

우리는 후레쉬맨 포즈로 기념 사진 한방을 박고..

잠시 쉬다가..

하산길에 올랐다.

내설악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굽이굽이 웅장한 폭포..

오를 때와는 또 다른 느낌..

우리는 멋진 폭포가 나올때 마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 보았다.

오후 늦게야 산 밑에 도착..

승용이 제안한다.

 "하산 후 막걸리 한잔 안할 수 없지"

진이는 막걸리는 처음이라며..

한잔 쭈욱 들이키더니..

캬아.. 하는 표정을 짓는다.

 "한 그릇 더줘"

진이의 술 실력은 익히 아는 터..

말리는 나를 밀치고..

 "그럼 이런 때 한잔 해야지"

승용과 색마가 번갈아가면서 따라주는 통에..

곧 헤롱헤롱..

진이는 신났는지..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나를 홱 돌아본다.

잠시 째려 보더니..

갑자기 내 배를 꼬집는다.

 "너두 배나왔다 뭐"

그러고는..

스르르 잠들어 버린다.

그런 진이를 보고 있으니..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아무튼 그래서..

설악산편 끝..

5. 15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332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5)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1 21:30  읽음:901  추천:100   비추천: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설악산을 내려온 우리는..

우리는 예정대로 속초의 해수욕장에 갔다.

민박집을 잡아 짐을 풀어 놓자

모두 피곤했는지..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이거 너무 야한가? 어때?"

은경이는 분홍색 비키니 상의에 청치마를 입고 나왔다.

아래 위로 훑어보니..

음..

 "그 몸매에 대단한 용기군"

 "죽을래"

진이는...

노랑색 원피스 수영복을 위에다

흰색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커다란 물안경에...

허리에는 튜브를 걸치고 있었다.

 "단단히 준비 했구나"

 "응 바닷가는 오랜만이거든"

우리 다섯은 바닷가로 향했다.

돗자리를 깔자...

진이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먹을 것을 꺼내 놓는다.

 "아직 이 만큼이나 남았어?"

조난 당해도 한달 쯤은 버틸 수 있을 듯

승용은 웃옷을 벗고

모델 같은 자세로 드러 눕더니..

배에다 힘을 꽉 준다..

 "왕자 생기지 않냐?"

가슴에다가 힘을 주자..

갑바가 불끈불끈 한다.

자아도취에 빠진 표정..

진이는 울끈불끈 움직이는 것이 신기한 듯 

멍하니 쳐다본다. 
 
 "못 써 저런거 보면"

은경이는 얼른 진이의  눈을 가렸다.

 "너 옷 입지 못하냐?"

 "그렇게는 안되지 헬스를 얼마나 열심해 했는데"

은경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다가 한숨을 푹 쉬며..

 "어련 하시겠어..."

진이의 손을 잡고 바다 쪽으로 가버린다.
 
 "야 같이가"

우리는 바다에서 한참 놀다가..

다시 백사장으로 돌아왔다.

 "진아 모래 찜질 해줄까?"

땅을 파서 진이를 눕히고..

얼굴에 밀짚 모자를 덮어 주었다.

모두 모여 앉아 모래를 덮어 주다가.

색마가 한마디 한다.

 "이상적인 몸매를 만들어 주지.."

가슴 부분에 모래를 쌓아 올리고..다듬는다..

완성하고 보니 꽤나 리얼했다.

우리는 감탄하며..

 "섹시해"

 "얼굴이랑 좀 언벨런스군"
  
 "사진 찍어두자"

 "안돼 창피해"

진이는 일어 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잡아"

팔다리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보니 아둥바둥 거리는 진이의 표정이 코믹했다.

승용이 옆에 땅을 파고 누우며..

 "자 이제 나 덮어줘"

녀석의 몸에 모래를 쌓아 올리고 있는데..

승용은 씨익 웃으며..

 "갑바랑 왕자도 만들어줘.."

어이 없이 쳐다보니..

  "뭐해? 얼른 나의 나이스 바디를 리얼하게 표현해"

은경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하게 변한다.

색마와 나를 돌아 보며...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생매장 시켜 버려 못 떠들게."

-_- 저 녀석이랑 사귀더니 성격 많이 바뀌었군..

아무튼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다.

 "엣퉤퉤.. 입에 모래 들어 갔잖아"
 
 "뭐하는거야 아직 말 하잖아"

여자는 나이가 들 수록 잔인해 진다더니..-_-;;

그렇게 놀다보니..

저녁이 되었다.

여자애들은 샤워를 하러 가고..

우리는 대충 씻고 나와 벤치에 걸터 앉았다.

 "이런 말 뭐하지만.."

색마가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한다.

 "응 말해봐"

 "진이 너무 귀여운 것 같아.. 생각보다 빈약하지도 않고"

-_-칭찬인데도 이 놈이 말하면 기분 나빠지는 이유는 뭘까?

색마는 여자 탈의실 쪽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나는 녀석의 뒤통수를 한 대 치면서..

 "뭘 상상 하는거야?"

 "안했다..."

잠시 무언가를 떠올리는 표정을 짓더니

 "근데 니 덕분에 하게 되었다."

-_-+ 이 자식

헤드락을 걸고 DDT 자세로 돌입하려는 순간..

 "뭐해?"

진이와 은경이가 다 씻고 나왔다.

방금 씻고 나와서인지 뽀송뽀송 하다.

진이는 내 옆에 털석 앉아서 머리를 빗는다.

샴푸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머리에 코를 가져다 대고 숨을 들이쉬었다.

 "음 샴푸 냄새 좋다"

 "뭐하는거야아..."

진이는 쑥쓰러운듯 웃으며 

내 턱에다 이마를 '콩' 하고 부딪힌다.

색마 녀석 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중얼거린다.

 "귀여워..."

한 숨을 푹 쉬더니..

 "나도 여자친구 있었음 좋겠다"

솔로생활 20년째...

한 숨이 나올만도 하겠지..

연민의 정을 느끼려고 하는 순간...

녀석은 턱을 내밀며..

 "나도 박치기 한 번만 해줘"

-_-;; 벼..변태 자식..

 "내가 해주랴?"

 "사양이다."

방으로 돌아와 밥을 해 먹었다.

당번이어서.. 설거지를 끝내고 돌아오니..

승용 은경 색마는 고스톱을 치고 있었고..

진이는 은경이 옆에 붙어 앉아 구경하고 있었다.

 "너도 들어와서 광 팔아라.."

진이도 해보고 싶은 눈치..

 "가르쳐 줄까?"

 "응"

30분 설명 끝에 겨우 규칙을 알게 된 듯..

 "그럼 해봐.. 내가 뒤에서 봐 줄게"

 "아냐 내가 하다가 모르는 거 있음 물어볼게"

쌩초보는 마음을 비우고 하기 때문에 잘 된다고 하는 고스톱의 속설이 있다.

진이는 신 들린듯 패를 먹어 나갔다.

 "이거 먹는거야?"
 
 "응"

세 판 연속 쓰리고..

애들은 어이가 없는 표정..

 "순진한 척 하면서 사실은 타짜 아니야?"

나는 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했어 이걸로 맛있는거 사먹자"
 
 "나 잘했어?"

환하게 웃으며 어께를 으쓱 한다

 "그럼 우린 나갔다 올게"

돈을 챙겨 자리를 뜨려 하니

승용이가 발목을 잡는다.

 "잠깐! 따고서는 어딜가"

열받은 표정..

 "놔라"

뿌리치고 밖으로 나와..

아이스 크림을 하나씩 물고 바닷가를 걸었다.

 "꽁돈으로 사먹으니까 맛있다 그치?"

 "응"

진이는 파도가 빠져 나가면 바다로 달려 나갔다가

다시 피해 들어오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바닷 바람에 머리카락이 살짝 살짝 날린다.

 "나 날쌔지?"

그다지-_-;;

 "응"

내 말에 자신감이 생겼는지..

이번엔 좀 멀리 까지 뛰어 나갔다.

좀 위태해 보였는데..

결국 파도에 따라 잡히고 말았다.

 "우.. 젖었어"

 "하하 바보 이리와"

진이의 바지를 걷어주며..

 "우리 꼭 신혼 여행 온 거 같다"

 "응?"

진이는 내 쪽을 돌아보며..

잠시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천천히 말한다.

 "나중에 나 꼭 신혼 여행 데려 가야돼..."

쑥쓰러운듯 혀를 쏙 내민다.

나는 진이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6. 16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634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6)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4 20:21  읽음:571  추천:100   비추천: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요즘 사실은 제가 싸이 월드에 빠져서..
나우 접속을 잘 안했습니다.
늦게 배운 싸이질이 무섭다더니..


2학기가 시작 된지도 일주일..

교양 수업에 들어갔다.

필기 도구를 꺼내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누군가 옆에 앉는다.

 "야"

 "어라? 누나"

나영 선배다.

신입생 환영회때 처음 마주친 이후로..

꽤나 친해졌다.

평소에는 여성스런 옷만을 고집하던 그녀가..

오늘은 왠일인지..

청바지에 딱 붙는 면티 한장 걸치고..

머리는 질끈 묶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은 처음 본다..

 "너 이거 듣냐?"

 "네"

그녀는 씨익 웃으며..

 "대출 걱정은 없겠군"

무리이지 않을까 싶은데-_-;;

 "리포트도"

...너 나랑 친하냐-_-?

라고 묻고 싶었다.

 "처음 보네요 수업 두번이나 했는데"

 "수강 변경 기간엔 안들어와도 되잖냐"

초보와 고수의 차이랄까..

출석을 부르자 마자.. 그녀는 책상에 엎드리더니..

끝날 때 까지 깨질 않는다.

그냥 놔두고 갈까 하다가..

 "누나 강의 끝 났어요.."

 "어 벌써?"

누나는 부시시한 표정으로 일어났다.

 "저 가요.."

하고 돌아서니...

내 옷깃을 끌어 당긴다.

 "나 배고프다 밥사줘"

 "저 수업 있는데요"

 "그럼 돈 줘.."

-_-이게 선배가 할 대사냐..

돈을 줄수야 없고..

수업을 째고 같이 밥먹으로 나갔다.

선배는 핸드백에서 담배갑을 꺼내서 탈탈 털어보더니..

 " 너 담배피지?"

내 점퍼 주머니를 뒤적뒤적 하더니 담배를 꺼내간다.

 "돗댄데요.."

 "사줄게 임마."

밥 값도 없는게.. 호언 장담은..

돗대에다 불을 붙이더니..

후~ 내뱉는다..

뭐 이런게 다있지..

우리는 학교 앞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를 훑어 보더니..

 "난 오징어 볶음밥"

 "저두요.."

아무 말 없이 담배를 아껴서 빨다가..

음식이 나오자 팍팍 퍼먹는다.

 "배고팠어요?"

 "말도 마라.."

그녀는 부산이 고향인 자취생이다.

엄마랑 한판 했더니 이번달 생활비를 부쳐 주지 않고 있는 모양 이었다.
 
 "자식 굶어 죽는 꼴을 보겠다 이거지"

그녀는 새삼 분한 표정이다. 

 "아침도 안 먹었어요?"

 "아침? 어제 점심에 너 같은 놈 하나 잡아다 얻어 먹은 뒤로
  소화 기관이 전면 휴업 중이시다."

-_-;;이런 인생도 있구나..

그녀는 볶음밥 한 접시를 순식간에 다 먹어 치웠다.

 "여기 왜 이리 양이 작아?"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한다.

나는 내 밥을 좀 덜어서 주었다.

 "왜? 입맛이 없어?"

하더니 그 마저 다 먹어 치운다..

밥을 다 먹은 후..

 "너 수업 있냐?"

 "아뇨 오늘은 끝이예요"

 "그럼 나랑 어디 좀 가자"

이건 분명 저녁 때 까지 잡아다 놓겠다는 의도-_-;;

 "전 약속이.."

그녀는 내 얼굴을 확 째려보며..

협박조로 말한다.

 "절박한 선배가 있는데 놔두고 갈거냐?"

 "뭐 하시게요"

 "알바 자리 구하러 같이 다니자구"

 "그거야 혼자서도..."

 "요즘 이상한데가 얼마나 많은데...
  내가 속아서 나가요 알바라도 하면 좋겠냐?"

-_-;; 학교 앞에 그런데가 어딨다구..말도 잘 갖다 붙이는군..

나는 너무나 의지가 약한 걸까..

이렇게 강력하게 주장하는 걸 거절하지 못한다.

선배의 강요로 담배를 한 갑 산 후..

열심히 발품을 팔았으나...

적절한 데가 없었다.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문구가 적혀 있는 노래방이 있다.

 --------------------------
    *아르바이트생 구함*
      
  일단 들어와 봐.
  시간:왜? 잠 안재울까봐?
  급료:왜? 밥 굶길까봐?
  
  --------------------------

별로 구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하고 돌아서려는데..

선배는 눈을 반짝인다.

 "이거다."

-_-;; 뭐가?

쇼부를 보겠다며..

씩씩하게 들어가더니..

잠시 뒤..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온다.

V자를 그리며..

 "붙었어"

붙긴 뭘 붙어 고시 쳤냐?

내 등을 팍 치며..

 "자 기념으로 밥 쏴라"

 "벌써요?"

 "너 언제 갈지도 모르는데 그 전에 먹지 않음 곤란 하잖아"

그렇긴 하군-_-;;

그래서 근처 돈까스 집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돈까스를 맛있게도 먹으며..

 "너 좋은 투자하는 거야.. 난 은혜는 두배로 값거든"
 
 "네..."

밥을 다 먹으니..

내 어께를 툭툭 치며..

 "덕분에 오늘은 잘 버텼다.. 알바비 타면 술 한번 거하게 쏠게"

 "-_- 아뇨..."

더 이상 친분을 만들어서 좋을게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전 이제 정말 가볼게요.."

 "왜? 어디?"

 "여자친구 만나러요.."

약속은 없었지만... 

오늘은 진이도 수업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전화라도 해볼까 생각 중이었다.

 "어? 너 여자친구 있었냐?"

사진을 보여 달란다.

사진을 보더니..

 "뭐야 이게.. 원조 교제 하냐?"

그런 말 할 줄 알았다.

 "저랑 동갑 이예요"

누나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며..

고개를 푹 숙이며..

 "실망이군...여자친구가 있었다니.."

소름이 돋는다.

 "저..저.."

 "하하 농담이야 농담.. 귀여운 것"

내 등을 퍽퍽 친다..

 "누나도 사실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 불쌍한 인생이 누굴까..

 "네.. 그럼 이만"

 "누군지 묻지도 않냐?"

 "안 궁금 한데요.."

나영 선배는 큭큭 웃으며..

 "너야 말로 누나가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하니까 실망 했구나"

-_-;; 네..그런 거죠 뭐..

 "맥주 한잔 하면서 자세한 말해줄게"

정말 궁금하지도 않거니와..

이 선배와 더 이상 친한 사이가 되고 싶은 생각은 털끝 만치도 없었다.

 "돈 없어요"

 "내 방에 맥주 한짝 있어 먹을 건 없지만"

이..이건..

순진한 신입생을 꼬드겨 자취방으로 데려간 다음..

술을 먹여 @!$!@ 한다는..

XXX 소설의 뻔한 레파토리 아닌가..

이런 류를 이미 중학교 때 모두 섭렵한 내가 말려 들 리 없지..
 
 "그건 안돼죠.."

그녀는 씨익 웃으며.. 

 "왜? 내가 잡아 먹을까봐 그러냐?"

-_- 이것도 뻔한 대사..

아무말 못하고 있으니..

 "너 누날 그런 사람으로 봤냐?"

..오빠 그런 사람 아니야...

다음은..

손만 잡고 잘게..겠군-_-;;

 "돼..됐어요.. 그게 아니라 정말 가봐야 되요"

그녀는 킥킥 웃으며..

 "어머 얘 좀봐 기분 나쁘네 진짜 겁먹었잖아"

어쨌든 뿌리치고..

지하철 역 쪽으로 가고 있는데..

졸졸 쫓아 온다.

 "야 너 여자친구 한번 보여줘"

 "남 데이트 하는데 왜 껴요?"

 "심심하잖아.."

이대로 놔뒀다간 정말 쫓아 올 것 같아서..

지하철 역으로 뛰었다.

한참 뛰어서.. 없는 것을 확인하고..

한숨을 돌리며..

전화를 했다.

 "Hello this is Ye-jin speaking"

 "Play with me"
 
 "hum... I can't... sorry.. homework.. many"

 "homework? Oh..No.. cheer up.."

 "woo... Thank you"

영어로만 통화 하기로 하니.. 

전화비가 적게 나와서 좋다.

할 수 없군..

집에나 가야지..

 "뭐야 여자 친구가 외국인이야?"

 "뭐예요?"

진짜 놀랐다.

 "할 일이 워낙 없다 보니.."

스.. 스토커?-_-;;

나영 선배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암튼 약속도 없어진 것 같으니. 나랑 좀 놀아줘."

그걸 알아 듣다니 영어의 고수?

누나는 갑자기 정색을 하며..

 "오늘 아무나 붙잡고 얘기라도 안하면 미쳐 버릴 것 같단 말야."

그 표정이 너무나 절박해 보였다..

그래서..

 "들어와.. 좀 지저분 하다"

많이 지저분 하다.

 "자 받아.."

맥주를 한 캔 던진다.

방을 둘러보니.. 혼자 쓰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남자 옷도 더러 보였다.

아무튼.. 술을 몇 캔쯤 마셨을까..

 "룸메이트 있어요?"

 "있었는데 나가 버렸다"

 "남자였어요?"

 "응"

아무래도 애인과 헤어진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좀 우울해 보이기도 했다.

 "그랬구나... 얼마나 사귀었는데요"

 "한 일년쯤 되었나?"

남자는 한살 연상의 우리학교 학생이라고 한다.

둘 다 지방 학생으로..

소개팅으로 만나 사귀기 시작한 모양이다.

혼자 외롭게 객지에 나와 있다보니..

가족처럼 서로를 깊게 의지 했었다고 한다.

명목상 방은 두개 얻어 놓았지만..

서로의 방을 오가며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한 모양..

 "그런데 왜..."

 "내가 잘못 했지.."

나영 선배의 성격이 워낙에 불같아서..

남자친구는 그게 참을 수 없었다.

저번 겨울.. 눈 오는날..

옆 방의 자취생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눈 오는날 남자 친구가 창문 밖에서 전화해 주면 좋겠다"

라는 택도 없는 꿈을 꾸게 되었다.

꿈까지야 괜찮지만..

그걸 실행에 옮기기로 한 두사람..

더욱 나쁜 것은..

누구의 남자 친구가 먼저 오는지를 걸고..

통닭내기를 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집도 가깝고 하니 자신 있었던 나영선배..

 "오케~"

했지만..

친구들과 술 마시느라 늦게 도착한 나영 선배의 애인..

 "뭐야 뭐야 뭐야~!!!!"

 "미안..."

 "가! 가! 가!"

하고 문전 박대를 해버렸다고 한다.

-_-;;;

 "너무 했네요 기껏 왔는데"

 "그렇지..정말 내가 미쳤었나봐.."

후.. 하고 한숨을 쉰다.

 "그 일 때문에?"

 "그건 아냐.."

발렌타인 데이를 까먹은 나영 선배..

일주일이나 지난 후에..

갑자기 퍼득 생각이 떠올라서..

가나 초컬릿을 하나 산 후..

남자친구를 집에 불렀다..

 "정말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지.."

 "그랬겠죠..-_-"

그런데 한 달 후..

화이트 데이날은 그렇게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더란다..

늦잠을 잔 남자친구에게 노발대발..

 "그것 때문에 헤어지쟤요..?"

 "아냐... 그것 만도.."

그 일 후로.. 남자친구가 조금씩 자기를 멀리하자..

잘못을 깨닫고 부드럽게 대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다가온 남친의 생일날 

그러니까.. 일주일 전..

선물도 미리 준비하고..

정말 예쁘게 화장도 하고 옷도 입고..

새벽 같이 남자 친구의 방으로 갔다..

그의 방에는 못보던 여자가 누워 있었다.

 "뭐 그렇고 그런 얘기지.."

그렇고 그런 얘기구나..

 "누나 성격에 뒤집어 졌겠네요...."

 "아니..."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왠지 그러지 못했어..
  더욱 절망적인건... 
  오빠가 별로..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는 거야.."

그 말을 하는 나영 선배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

 "너무 후회돼... 너무 마음이 아파..
  난 왜 이렇게 성격이 그지 같을까"

그러게 말이예요..

할 수는 없고..

 "성격 나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더라구요.."

 "-_- 그걸 위로라고 하는 거냐"

문득 내 경우를 생각해 보니..

진이와는 싸운 적 한 번 없이.. 항상 사이가 좋다.

너무나 순조로와서..

오히려 어떨 땐..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 때 조차 있었다.

이런게 리얼한 연애담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다 보니..

열 한시 반이 다 되었다.

 "어라? 벌써 저 가볼게요.."

나영 선배는 일어나는 내 손목을 덥썩 붙잡는다.

드디어 올게 왔구나..

이제부터..

손만 잡고 자려고?-_-;;

..가

아니었다.

 "만원만 꿔주고 가.."

-_-;;

그녀가 돈을 갚은 것은 6개월 뒤였다.

PS.
요즘 삶이 무료하다 하시던 우리 어머니..
드디어 재밌는 걸 찾아 내신 모양 입니다.

 "야 요즘 인터넷에 얼짱인가 그거.. 사진만 올리면 그냥 스타 된다매?"

 "네.. 그렇더라구요.."

앨범을 뒤지시더니.. 
자신의 사진 한장을 꺼내 주신다.

 "올려라"

 "......"

 "올려"

 "......네-_-"

상황이 이리 되었습니다.
잘나가는 얼짱 사이트 좀 가르쳐 주시길..

7. 17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767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7)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5 21:44  읽음:27   추천:  4   비추천:  0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진이네 언니의 결혼식 이었다.

 "안녕?"

 "좀 늦었다. 시작했어?"

 "응 얼른 들어가자"

진이의 정장 입은 모습은 처음 본다.

 "예쁘네"

 "쑥스럽게.."

그러면서도 

매우 좋아하는 눈치..
 
진이네 언니는 세 살 터울로..

고등학교 때 부터 사귀던 남자와 결혼 한단다.

 "그래도 좀 이른거 아니야?"

 "그치? 아무리 말려도.. 
  너무 좋아서 어쩔수 없다나봐.."

23살 밖에 안먹기도 했지만..

어리게 보이는 것은 집안 내력이라..

소꿉 장난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리 언니 저렇게 보니까 되게 예쁘다아.."

 "응 그렇네.."

시종일관 뚫어져라 쳐다본다.

식이 대충 끝나고..

 "배 고프다.. 피로연장은 어디야?"

진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부케 받을거야"

 "그거 니가 받아도 되냐? 친구들이 받는거 아냐?"

 "아무나 받음 임자지 뭐"

너무나 진지하게 결의에 찬 표정이어서..

피식 웃음이 났다.

 "시집 가고 싶어?"

 "언니 보니까 나두.."

 "남자는 있구?"

눈을 동그랗게 뜨며.

볼에다 바람을 잔뜩 집어 넣는다.

이건 삐졌다는 뜻의 바디 랭귀지..

 "선 볼꺼다 뭐"

 "어? 진짜? 난 너한테 장가 가려고 했는데?"

금새 표정이 풀어지며..

주먹으로 내 배를 토닥토닥 거린다. 

 "칫 누가 결혼해 준데?"

 "하하.." 

삐... 염장질 금지 

부케를 받기위해 줄지어 서 있는 여자들 틈에..

진이가 껴있으니..

모두 어이가 없어 하는 표정..

대기중인 여자들은 진이 언니의 직장 동료들 인 듯..

모두 올해를 넘기면 꽤나 위험해 보였다.

고등학교 동창생들인 듯한 사람들도 아예 물러나 있는데..

난데없이 조그만게.. 그 자리에 파고 들어갔으니..

상당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그래도 진이는 꿋꿋이 자리를 버티고 서 있다.

저런 강단이 있었다니..

신부가 부케를 던지려 하자..

치열한 스크린 아웃 싸움이 벌어진다.

문득 이 말이 생각났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

부케가 날아오자..

정신 없이 달려드는 그녀들..

결혼 적령기를 넘긴 여자란 참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진이가 그 틈에서 힘이나 써 볼 수 있으랴..

백호와 채치수 사이에 낀 달재 같았다. 

부케를 잡아낸 여자...

의기양양한 표정..

미신에라도 의존하고 싶겠지..

진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하하.. 할 수 없지 뭐"

 "우우..."

부모님과 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피로연장으로 갔다.

부페식이었다.

음식들을 보자..

진이는 금새 기분이 좋아진 듯..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 이거.."

 "-_-응"

 "그리고 이거도 먹자"

진이가 특히 좋아하는 음식은..

새우 초밥.

한 입 넣더니..

싸아~ 하는 표정을 짓는다.

눈물까지 찔끔.

 "최고~"

어찌나 귀여운지.

 "너두 먹어봐.."

 "잠깐.. 난 와사비 매운거 못 참아"

 "맛있어"

다짜고짜 입에다 넣어준다.

 "으윽.."

나도 눈물이 찔끔..

 "울어?"

난 와사비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

진이는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내 등을 툭툭 쳐준다..

 "울지마 잘못 했어"

 "다시는 그러지마.."

 "응 이제 안그럴게.."

먹다 보니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화장실에서 진이 아버지를 만났다.

소변을 보고 계신데..

뒤에서 인사를 했더니 움찔 하신다.

 "어.. 그래 자넨가?"

 "섭섭 하시겠어요"

딸 둘 집의 첫째인 진이의 언니는..

아버지와 무지하게도 싸웠다고 한다.

가출도 밥 먹듯이..

진이와 생긴건 비슷해도 성격은 정 반대.

 "섭섭하긴.. 시원 하지..허허.."

그래도 표정은 그게 아니신데요..

 "밥은 먹었나?"

 "네 지금 먹고 있어요"

 "많이 들고 가게..

참 인자하신 분이다..
 
다시 들어와 보니..

진이는 생글생글 웃는다.

 "어서와~"

웃는게 어딘가 어색한 것이..

-_- 뭔가 이상하다.

밥을 먹고 있으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목 안말라? 물 좀 마셔가면서 먹어"
 
 "응?"

물 컵을 보니..

색도 이상하거니와..

와사비 덩어리가 둥둥 떠다닌다.

거기다 결정적 증거로..

접시위에..

새우초밥 몇 개가 분리 된 체 나뒹굴고 있었다-_-;;

너 지금 이걸..

함정이라고 파놨냐-_-;;;;?

 "물 마셔봐..."

초등학생도 안 걸려들 장난...

잠시 고민했다.

 "얼른.. 목 막히잖아.."

천진난만한 표정..

저런 얼굴을 보고 있으니 안 걸려 들어 줄 수 없다.

나는 눈 딱 감고..

와사비가 떠다니는 물을 원샷 한 뒤..

오버해서 매운 표정을 지었다.

 "크아아"

 "아하 걸렸지롱.."

손뼉을 치며 좋아라 한다.

나는 진이의 머리에 꿀밤을 콩 먹이며..

 "이 악마-_-" 

 "헤헤헤 바보"

그래-_-;; 내가 바보다..

밥을 다 먹고 진이가 앞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따라왔다.

나를 놀려 먹은게.. 매우 신난듯..

계속 재잘 거린다.

 "담에 또 해야지~"

-_-;; 제발 참아 주라..

진이는 내 손을 잡고 힘차게 앞뒤로 흔들며..

노래까지 부른다.

  "시집 가고싶은 내마음~ 아마 엄마가 아셨나봐~ ♪"

저건 무슨 노래-_-?

한편 나는..

만약 진짜로 진이와 결혼하게 된다면..

매일 아침밥에 와사비를 넣지나 않을지...

진지하게 걱정 하고 있었다.

8. 18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8856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8)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6 20:25  읽음:184  추천: 24   비추천:  1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중간 고사 기간이다.

나영 선배한테 전화가 온다.
 
 "야 나 내일 시험 볼 거 책 없어졌다"

 "책이 왜 없어져요"

내일 시험은 선배와 내가 같이 듣는..

생물학의 이해

 "그게 말이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선배..

너무나 졸려서

한숨 자기로 하고 집으로 향하다 보니..

책이 너무 무겁더란다.

좀 쓸데없이 두껍긴 하다.

 "그래서요?"

집에 가서 공부를 할 것도 아닌데..

이대로 들고 간다는 것은 불합리한 짓이란 판단이 든 그녀..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기도 귀찮았다.

 "관목 숲에다 숨겨 뒀었거든"

 "그게 사람이 할 짓 이예요?"

 "응.. 난 했다"

한 숨 자고 다시 그 자리에 와보니.

책이 없다.

 "나 좀 도와줘"

시험이 걱정 되긴 하나보군-_-;

 "지금 9시가 다 되어가요"

 "야 이 교수 노망나서 재시 준단 말야"

정보가 없어서 수강 신청을 한 거지만..

이 교수는 정년을 훌쩍 넘긴 살아있는 화석..

전설에 따르면..

5년 전에 이미 정년 퇴임식까지 치루었다고 한다.

현재는 학생들에게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을 보여주기 위해

강단에 서고 있다.

 "걍 재시 봐요"

 "너 그러는거 아니다"

 "나도 공부 별로 못했어요"

 "너 나 피해다닐 자신 있어?"

협박에 쉬 굴하는 약한 남자인 나는..

밤9시에 책을 챙겨서 학교로 향했다.

중도 앞에는..

나영 선배가 벤치에 앉아

여유 만만하게 반쯤 누운 자세로..

담배를 꼬나 물고 있었다.

 "반갑다 야"

-_-;;

아무튼 공부 시작..

책도 하나고 해서..

그냥 가르쳐 주기로 하는데..

한 참 떠들다 보니..

꾸벅 꾸벅 졸고 있다.

옆구리를 볼펜으로 쿡 찌르며..

 "이나영!"

 "왜?왜? 나 듣고 있다.."

-_-;;

그러다 보니..

나도 어느새 스르르 잠들어 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그녀가 흔들어 깨운다

벌떡 일어나 보니..

동창이 밝았구나~ 노고지리 우지진다.

 "씨발"

나영 선배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어? 너도 욕 할 줄 아네?"

 "몇 시예요?"

그녀는 시계를 보더니.

 "아직 6분 남았어 커피 한잔 마시고 들어가면 되겠네"

 "젠장.."

그녀를 질질 끌고..

시험을 보는 강의실로 뛰었다.

 "자네들 시험 시간에 늦으면 되나?"

 "안돼죠.."

노교수는..

그녀의 대답에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더니..

조교에게 턱짓을 한다.

자리에 앉아 시험지를 펴보니..

단답식 30문항..

1.아메바의 이동 속도는?

2.플라나리아의 이동 속도는?

3.꼬마선충의 이동 속도는?

....

이 놈의 속도 시리즈는..

3년에 한번 정도 10문제씩 나온다는 말을

선배에게 들어 알고 있었지만.

설마 하고 외우지 않았다.

욕이 절로 나왔다.

오늘 욕 많이 하네..

아무튼 제끼고..

11번 부터..

머리를 쥐어 짜며 답을 쓰고 있으니..

나영 선배가 벌떡 일어난다.

 "자네는 벌써 다 풀었나?"

 "네"

저럴 거면서 그 야밤중에 나를 부르다니-_-;;

어찌어찌 다 풀고..

밖으로 나와보니..

선배는 담배를 피고 있다.

 "표정이 생각보다 밝네요"

 "나름대로 잘 본 것 같아"

여기서 잠시..

독일 출신의 유명한 심리학자 

지그문트 폰 고트슈타인 UCLA 교수의 이론을 짚고 넘어가자.

---------------------------------------------------------------
(전략)
... Comes to seem from statistics. 
College lifestyles of usual. It does not study no matter how. 
70% of test range studies and it enters.. 
Middle-school that 70% memory 
because a preparation which is born is.. 
 "It knows to be many that it does not know compared to," It thinks.
0.7x0.7x100=49 By the formality which is.. 
Real image score.. 49 pieces come out and.

[reference: Monthly Zo-Sun Aug.1997 361 page "the 70-70 theory"]     

----------------------------------------------------------------

다 아시겠지만..

혹시해서 번역 해보면 다음과 같다.*

...통계에서 보여 지듯이.

보통의 대학생들은

아무리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시험 범위의 70%는 공부하고 들어가며..

그 중 70%는 기억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게 많았어"

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0.7x0.7x100=49이라는 공식에 의해..

실상 점수는.. 49점이 나오게된다.

아무튼..

얼마 후..

수업이 끝나자.

조교가 강단 위로 올라간다.

 "이거 재시 명단입니다.
  여기 있는 학생들은 월요일 오후 7시 까지 301호로 모이세요"

게시판에 붙여 놓고 나간다.

나영 누나는 벌떡 일어나더니

번개같은 속도로 애들을 밀치고 달려나가..

게시판을 보더니..

 "휴..."

한 숨을 쉰다.

운 좋게 넘어간 모양이군..

내 쪽으로 오면서.

비실 비실 웃는다.

 "너 바보냐"

 "왜요?"

 "재시 떴어."

달려나가서 명단을 보니..

정말 있다..

-_- 난 정말 바보인 걸까.

나중에 아는 형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너 그거 공부하고 들어갔어?"

 "네 대충은.."

 "왜 그랬냐.. 그거 점수 랜덤이야.."

일설로는..

답안지를 쭉 쌓아놓고 선풍기를 '강'으로 틀어서.

멀리 날아간 순서대로 점수를 매긴다..

라고 한다..

 "설마요-_-"

 "진짜 라니까.."

그래서..

그 과목은 그대로 포기..

주* : It was translated By Altavista

9. 19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9156번
 제  목:[혁혁] 그녀는 곰?(19)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09 15:51  읽음:968  추천:100   비추천: 1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어쩌다 보니 골초가 되었지만... 나에게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진이 앞에서는 담배를 피지 않는 것..

그래도 어디선가 피우고 들어오면..

 
 "아이 냄새나 콜록 콜록"


귀신같이 알아낸다.

그래도 별 이야기는 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너 이제 담배 피지마"


진이한테 들어보는 최초의 잔소리이다.

 
 "응? 갑자기 왜?"


 "오늘 비디오를 봤는데.. 

  담배 피는 사람들은 폐도 시꺼멓구..

  턱두 반 잘라내야 되구.. 

  나중에 죽으면 머리속에서 뇌를 꺼내서 칼로 썰어 버린데.."


그 이야기를 하고는 몸서리를 친다.


 "응?"


 "정말 이라니까.."


어디선가 금연 홍보 비디오를 본 모양..

 
 "뇌를 썰다니-_-;; 그게 무슨 소리야?"

 
 "진짜야.."


뭘 봤는지는 모르겠지만..정말 걱정되는 표정이다.


 "난 니가 그렇게 되는거 싫단 말이야."


울 것 같은 표정... 깨물어 주고 싶다.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구.. 갑자기 끊기는 힘들어"


 "안돼~ 안돼~"


진이는 내 주머니를 뒤지더니 담배갑을 꺼내서..

휙~ 던져 버린다.

 
 "야~ 그거 새로 산건데"



반사적으로 튀어 나가 담배갑을 주웠다.

먼지를 툭툭 털며.. 주머니에 집어 넣으려고 하니..

진이는 날 째려본다.

정말 화난 표정..



 "지..진이야 길에다 휴지를 버리면 어떻해"



...하고 쓰레기 통에 집어 넣었다.

진이는 단단히 삐진 모양..


나도 담배를 끊어보려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때 냄새나는 화장실 구석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이게 무슨 짓이야"

나의 추한 모습에 회의가 들어서.. 8시간 30분 동안 끊었었다.
  

역시 무리이다..


 "진이야 담배 끊은 사람은 독하다구 결혼도 하지 말래..

  나 장가 못가면 어떻해.."


말도 안되는 핑계-_-;;

진이는 내 팔을 잡고 흔들며..


 "아무도 안해준다구 그럼 내가 해줄게..제발 피지마아~"


그런 진이를 보니..

코끝이 찡해진다.

내가 무슨 짓이람.. 이렇게 착한 여자친구를 걱정시키다니.

그래서.... 결심했다.


진이랑 만날 때는 절대 금연 하기로..


 "응 이제 절대 안피울게.."


 "정말?"


정말 안들킬 자신 있다.


진이는 새끼 손가락을 내면서..

 "약속"

 "잠깐! 나 담배 끊는 대신 뭐 해줄건데.."

치..치사한놈-_-;;

 "뭐? 뭐해줄까?"

 "있잖아... 담배 끊으면 매일"

 "매일 뭐?"

 "뽀.."

진이는 머리를 긁적긁적 하다가..

 "그 정도야 뭐...."

앗..

-_-;; 더 센걸 부를걸..


진이는 갑자기 내 손을 잡고 끌어 당긴다.

따라가 보니.. 인적이 없는 골목길.

수줍은 듯이 몸을 베베 꼬다가..


 "오늘 담배 끊은 기념이야..."


목을 쭉 빼고.. 까치발을 한다..

하지만..

키가 닿지를 않는다-_-;;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조.. 조금만 숙여.."


 "아? 응.. 미안"


나는 허리를 숙이고..진이에게 입을 맞추었다.

팔을 등 뒤로 둘러..뒷짐을 쥐고 있는 양 손을 꼭 잡았다.

진이의 어께가 파르르 떨린다.

좋아..

혀를-_- 사용해 보는거다.


 "앗."


갑작스러운 침입에.. 진이는 놀란듯..

이를 꼭 깨문다..


 "아야.."


 "어맛.. 미안해 아파?"


아프지 그럼!


입을 막고 아픔을 달래고 있으니..

진이는 내 손을 잡으며..

 "아퍼? 많이 아퍼?"

걱정스러운 듯 계속 묻는다.

그런 진이를 보고 있으니..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짐짓 화난 듯이..

 "복수할거야."

진이의 볼을 잡고..

다시 한번 입을 맞추었다.

 "자 얼른 내밀어"

너.. 너무 치사한거 아니야?-_-;;

 "에? 엣?"

 "얼른.."

진이는 머뭇 머뭇 거리다가..

조그만 혀를 살짝 내밀었다가..

다시 쏙 집어 넣는다.

 "다시해"

 "왜? 했잖아.."

 "이번엔 보리야"

 "그런게 어딨어?...무..무서워"

 "얼르은~"

진이는 마지못해..

천천히 혀를 내밀었다.

나는 입술로 진이의 혀를 @$!!@ 했다.

촉촉하고 따뜻한 느낌..

 "이.. 이번엔 쌀이야?"

 "응.. 쌀이야"


몇 분이나 그렇게 있다가..풀어주었다.

진이는 상기된 표정..

 "후아.. 온 몸에 힘이 없어.."

 "나도 그래.."


우리는 손을 잡고 골목길을 빠져 나와..

다시 대로변을 걸었다.

시끄럽게 차와 사람들이 오가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걷다가.

진이가 나를 올려다보며..

 "담배 끊을거지?"

재차 확인을 한다.

 "응.."

무...물론이지!

이 약속을 깨면 사람도 아니다..

개다.. 그래 개..


실제로 그 때 나는..

내 평생 최장 기간 금연 기록을 세웠다.

3일..-_-;;

나는 개다.

10. 20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9309번
 제  목: [혁혁] 그녀는 곰?(마지막)                                  
 올린이:boryry  (박종혁  ) 04/01/10 19:51  읽음:932  추천:100   비추천:  7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진이야.. "

 "응?"

 "너 다가오는 토요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

 "글세..."

 "우리 처음 만난지 3년 되는 날이야.."

 "어? 정말? "


다른 커플들은 100, 200일 꼬박 꼬박 잘도 챙긴다는데...

우리에게는 이렇다 할 기념일 같은 것도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아직 사귀자는 말도 제대로 해 본 적 없다.

그러니 기념일이 있을리 없지..


진이는 내 손을 꼬옥 잡는다.


 "벌써 3년이나 되었구나... 우리.."


솔직히 말하자면 그 날이 정확히 3년인지 아닌지도 자신 할 수 없다.

나도 나지만... 진이도 참 무던한 애다.


나는..

한 번도 깜짝 이벤트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것을 준비 해 본 적이 없다. 

이벤트는 고사하고..

눈 오는날 갑자기 찾아간다는 등의 사소한 것이라도..


재미라고는 멸치 지느러미 만큼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잘난 것도 없는 내 옆에 늘 있어주는 진이..

고맙기만 하다. 


  "고마워.."


진이는 뒷 짐을 지고 에헴~ 헛기침을 한다.


  "그럼 그럼"

  
  "하하"


그래서 다가오는 토요일..

가까운 남이섬이라도 놀러가기로 했다.


그 동안 모아둔 돈으로..

반지를 한쌍 맞추었다.


내가 하는 아르바이트라고는 과외 밖에 없었지만..

그나마 몇 달 만에 짤리고는 했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건 하지 못했다.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

완연한 늦가을의 날씨..



 "안녕?"



진이는 완전히 소풍가는 복장..

 
  "먹을거 많이 싸왔어?"


  "그러엄~"


청량리 역으로 가서.. 춘천 가는 기차를 탔다.

자리에 앉자 마자.. 진이는 꾸벅꾸벅 졸더니...

이내 잠들어 버린다.


늦가을의 햇살을 받으며..

유리창에 기대어 병아리 처럼 꾸벅 꾸벅 졸던 그 모습은..

아직도 선명한 사진처럼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야 일어나.. 심심해.."


 "우웅.. 쫌 만 더 잘게"


 "안돼 심심해"


진이는 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며.. 기지개를 켠다.

 
 "어제 별루 못잤어?"

  
 "응"


나는 씨익 웃으며..

   
 "설마 소풍 간다고 신나서 못 잔건 아니겠지?"


뜨끔하는 표정..


 "나 어린애 아냐아~"


진이는 가방을 열어 먹을 것을 꺼내 놓는다..

과자.. 초컬릿.. 과일.. 찐계란..

끝없이 나온다.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터구이 오징어"

 
따로 챙겨 놓는다.

 
 "뭐야.. 그건 

 
 "이건 너 먹음 안돼 내거야"


 "치사하다-_-;;"


진이는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그 대신 이거 줄게"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꺼낸다.


 "어랏?"


포장을 뜯어보니..

고등학교 가정책이다


 "이건?"


 "완결편이야"


그렇구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프랑소와 이야기의 마지막회..


전편에서..

프랑소와와 그의 애인은 도피행에 올랐었다..


그들은..

추적대를 기적적으로 뿌리치고..

스페인에 도착 했다.

  
  "오.. 이거 흥미 진진한데?"


  "그렇지?"


스페인에서 카르멘이라고 이름을 고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두 사람...

하지만 귀족 사회에서 화려하게 살던 프랑소와는..

힘들기만 하다.


그러던 때에 나타난 것이..

투우사 페르난도 였다.


 "어? 새로운 등장 인물이네?"


카르멘..그러니까 프랑소와와 페르난도는 서로에게 어쩔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카르멘의 애인은 그 사실을 알고 괴로워 하다가..

페르난도에게 결투 신청을 한다.

지는 쪽이 깨끗하게 카르멘을 포기하기로 하고..


거기 까지 읽은 나는 책을 덮어 버렸다.

 
 "더 이상 못 읽겠어.."

  
 "왜?"


 "왠지 슬프게 끝날 것 같아.."


진이는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음.."


그러던 사이에..

가평역에 도착 했다.


 "자 내리자."


가평역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남이섬에 도착한다.

우리는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갔다.


 "예쁘다.."


작고 아기자기한 섬이다.

우리는 섬을 걷다가..

인적이 드문 모래 사장에 이르렀다.

우연히 온 것은 아니고..

이 쪽이 좋다고 친구들한테 들었다.


 "진이야.."


 "응?"

 
 "눈 감아봐.."


진이는 쌜쭉한 표정을 짓으며..


 "너 또 쌀보리 하려구 그러지.. 이 뽀뽀쟁이야"


 
-_-;;;

최근에 이미지가 좀 실추 되긴 했다.



 "아니야.."


 "거짓말.."


 "정말.. 얼른 눈 감아봐.."


그 때..

강 쪽을 바라보고 있던 진이는..

무언가를 발견 한 듯..


 "어? 저거 좀 봐.."


돌아보니..

물새가 자맥질을 하고 있었다.

 
 "그냥 물새 잖아.."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해..."


이상 하기는 한 것이..

물새는 끊임없이 머리를 물 속에 집어 넣었다 뺐다 하면서..

푸드덕 거리고 있었다.


 "쟤 물에 빠진 것 같아"


말이 되냐-_-;;

 
 "물새가 어떻게 물에 빠져.."


 "아냐 좀 이상해.. 들어가보면 안될까?"


중요한 순간에 저 미물이..

나는 바지를 걷고..

강으로 들어갔다..


늦가을의 강 물은 차가웠다.

물새는 그리 깊지 않은 모래 톱 위에 떠서..

내가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았다.
  
 
 "음..."


나는 물새를 안아서 뭍으로 데려왔다.

진이는 물새를 보자..가벼운 비명을 지른다..


 "아앗..."


부리 안에는 낚시 바늘이 꽂혀 있었고..

발에는 줄이 칭칭 감겨 있었다.

줄이 너무 짧아서.. 목을 물 밖으로 뺄 수 없었던 것이다. 


 "물새 주제에 물에 빠져 죽을 뻔 했군.."


그랬다면 그야 말로 개죽음..


나는 새의 부리를 벌려 낚시 바늘을 빼고..

다리에 감긴 것을 풀어 주었다.

새는 모래톱에 앉아 날아 가지 않는다.


 "이상해... 죽는게 아닐까?"


진이는 걱정 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좀 쉬면 괜찮아 질거야.."


진이는 자기의 스웨터를 벗어 새에게 덮어 주었다.

한 참을 쳐다보고 있어도 움직일 줄 모른다.


저녁이 되자..

날씨는 점점 추워졌다.

산 그늘이라 옷이 마르지 않아 덜덜 떨렸다.

진이는 떨고 있는 날 보다 못했는지..


 "우리..얘 어디 동물 병원에라도 데려가보자.."


물새 전공 의사가 있을까 싶지만-_-;;

어쨌든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서..

새를 안아 올렸다.


그러자..

새는 푸드득 날아 올랐다.


 "우아~"


그 순간 진이의 표정이란..


새는 멀리 날아가지 않고..

우리와 서너 걸음 떨어진 곳에 착지했다.


 "꾸욱~ 꾸욱~"


뭐..-_- 의성어에 약하지만.. 이런 소리 였던 것 같다.



 "우리 한테 인사 하나봐.."


정말 그러기라도 한 듯이..

새는 자리를 뜨지 않고 우리 쪽을 바라보며..

계속 끼룩 거린다..


 "정말 인사 하나봐.."


신기한 일이었다..



진이는 귀를 쫑긋 하더니..


 "내가 번역해 줄게..

  고맙습니다 잘생기고 착한 오빠 복 받을 거예요..

  예쁜 언니한테 잘해주세요.. 맛있는 거 많이 사주고요.."


 "으..응?-_- 너 새 말도 할 줄 알아?"


 "응.. 쫌 해"


 "하하.."


잠시 새를 쳐다보고 있다가..

빠이 빠이를 하고..


 "너 춥겠다.. 이만 가자"


  "응.."


아.. 잠깐..

으슬으슬 떨렸지만..
 
할 건 해야지..


 "잠깐 눈 감아봐.."


진이는 피식 웃으며..


 "그렇게 하구 싶다면.. 착한 일 했으니까.."


하며 눈을 감고 입술을 쭉~ 내민다.


 "그런거 아니래두-_-"


반지를 꺼내려고..

주머니를 뒤졌다..

그런데..


 "없다"


진이는 눈을 뜨고..


 "뭐가 없어?"


 "우리 커플링 샀는데 없어.."


 "어? 정말?"


아까 물에 들어 갔을 때 빠진걸까..

내가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

진이는 생긋 웃으며..

저 쪽으로 달려간다.


쪼그려 앉아서 무언가를 깨작깨작 거리더니..

잠시 후..


 "여깄지롱~"


풀꽃으로 만든 반지다.


정말..

코 끝이 시큰해진다..

난 정말 복 받은 놈이야..

벅차오르는 감정에..

진이를 와락 끌어 안았다.


 "진이야 진짜 좋아해"

 
 ".. 나두"


잠시 그러고 있다가..


  "자 반지 끼구 가자. .춥다"


그러고 보니.. 진이도 젖어 버렸다.

  
  "아-_- 미안"


진이는 오들오들 떨면서..

자기 넷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더니..

내 손을 잡고..

반지를 끼워준다.


 "앗-_-"


 "튿어졌다"


 "손가락 크기를 계산 안 해 버렸어요오.."


이.. 이런-_-;;


그래서..

우리가 커플링을 한 것은 결국...

4주년 기념일..


                   -그녀는 곰? 끝-

                    감사합니다아~       


잡담분류

마지막 편집일: 2004-1-12 5:58 am (변경사항 [d])
2450 hits | Permalink | 변경내역 보기 [h] | 페이지 소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