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그때그여중생/11편-20편

마지막으로 [b]

1. 11편
2. 12편
3. 13편
4. 14편
5. 15편
6. 16편
7. 17편
8. 18편
9. 19편
10. 20편

1. 11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4109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1)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08 20:24  읽음:441  추천: 72   비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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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탈 때 바가지 안 쓰는 방법 최곱니다. ㅋㅋ

저도 써봐야 겠군요.

아무튼..

과외를 가고 있는 중에

경락이를 만났다.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다.

 "어? 그거 니꺼야? 멋지다."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은 무슨... 그냥 형이라 불러"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한 마디 품평을 해주지 않을 수 없다.

 "후레쉬맨에서 본 거랑 비슷하네"
 
 "아..네.. 그거요..-_-;;"
 
경락이네 집은 

오토바이를 매매하거나 수리하는 일을 하는데..

이 오토바이는 아버지 가게에서 일하는 형의 것이란다.

 "저도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해서요.."

 "잘 됐네... 너네 집에서 태어난게"

녀석은 머리를 긁적 긁적 하며..

 "꼭 그렇치만은 않구요..."

언젠가는 오토바이 가게나 카센터를 하는게 꿈이란다.

 "음.. 멋지네.. 
    그런 의미에서 나 한번 몰아보면 안되냐?"

 "네..네?--;;"

곤란하다는 표정이다.

 "이거 꽤 배기량 높은건데.."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빼앗아 탔는데..

그려왔던 이미지처럼 되지는 않았다.
 
 "선생님 그만 내리세요"

녀석이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건 처음 봤다.

아무튼..

경락이 그 애네 집까지 태워다 줬다.

 "고마웠어..."

 "네 담에 뵈요.."

경락의 뒷 모습을 보며..

18세의 나는 무언가 꿈이 있었나..

잠시 생각 해봤다.

......없었다-_-;;

21살이 된.. 지금을 생각해 봐도..

음.. 역시

별로 성장하지 못한 것 같다.

(필자 주: 지금은?-_-;;)

초인종을 누르자 그 애가 나온다.

 "어서 오시와요"

나도 나지만..

이 녀석은 뭔가 미래에 대한 생각이 있는 걸까?

잔머리라면 뛰어나지만..

책상 앞에 앉아서.

물어 보았다.

 "너 커서 뭐 될래?"

 "왜 오늘은 만나자 마자 시비예요?"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는데..

어느새 이런 말투가 굳어져 버린 듯 하군..--;;

아무튼...

그 애는 놀랍게도..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 수의사와 함께

녀석에게 가장 권해주고 싶지 않은 직업 베스트3 이었다.

 "잘 생각 해봐.....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있어"

 "-_-+ 뭐야 지금 무시 하는 거예요?"

무시 한다기 보다..

 "왜 그게 되고 싶은지 들어나 보자"

 "얘기 하자면 긴데..."

그 애가 그런 얼토당토 않은 꿈을 가지게 된 건..

동네 소아과 의사의 영향을 받아서였다.

 "아 그 할아버지?"
 
 "아시네요..?"

몇 년 전에 문을 닫았지만..

20년 가까이 동네 어귀를 지켜온 터줏대감 이었다.

 "꽤나 꼬장꼬장 했던걸로 기억 나는데..."

 "꼬장꼬장한 정도가 아니지요.."

어렸을 때 병원 가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 했던 그 애..

애들이라면 누구나 그렇긴 하지만..

얘는 좀 유별날 정도였다.

그 애가 병원에 가는 날이면...

동네가 다 떠나갈 정도로 울어서..

지나가던 행인들이 저마다 손가락질을 해 대었단다.

 "그러고 보니 나도 본 것 같아... 미친 앤 줄 알았어"

 "뻥 치지 마요"

그 의사는 

그 애가 올 때 마다.

 "김간호사... 병원에서 제일 큰 주사기 가져다 놔요"

했다고 한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겠어요"

..-_- 그 그거야 의사라면 누구나...

그래서 그 애는

앙심을 품고.. 

 "죽였구나..."

 "얘기 그만 해요.."
 
 "아..아냐 계속해"

그의 집을 알아내어

복수를 하기 시작 했는데..

그 복수라는게 

벨 누르고 도망치기..-_-;; 였다고 한다.

삼 일간 피아노 학원을 빼먹어서 

빗자루 몽둥이로 맞는 희생을 치루고도..

별 반응이 없자..

동네 아이들을 규합..

집단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담당 시간까지 정해 주었다는 것에서..

이 녀석의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너는 태권도 다녀와서 한 번.. 너는 속셈 학원 가기전에 한 번..
  이런 식이었죠"

그래도 반응이 없자..

마침내.. 생각해 낸 것이..

소변 보고 튀기..

 "크...큰게 아니어서 다행이군"

 "물론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았어요.."

피아노 학원의 남자애 2인을 데려와..

그 집 앞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후..

벨을 누르고..

의기양양하게 뒤돌아서는데..

 "딱 걸렸죠..뭐.."

그 집 마당에서..

손 들고 서있는 녀석들에게..

노의사가 물었다.

 "저 오줌은 누구거냐"

-_-;; 그게 중요한가?

 "국과수에 보낸다고 위협했던 것 같기도 해요"

노의사의 다그침에도..

애들은 입을 열지 않자..

그는 냉철한 눈빛으로 휙 둘러보더니.

그 애를 지목 했다고 한다.

 "저 양으로 봐선 니가 틀림 없다"

지금도 170 가까이로 큰 편이지만..

그 때는 반에서 제일 컸다고 한다.

 "억울했어요"

...뭐가-_-?

 "의사라는 사람이 그렇게 비과학적인 발언을 해도 되는 거예요?"

아무튼 그 일로 인해...

부모님에게 엄청나게 야단을 맞았다고 하는데..

듣고 보니..

 "근데 그게 네 장래 희망이랑 무슨 상관이냐"

 "나이가 들면서 생각 했어요.."

뭘 생각 했을까..
  
 "이런 방법으론 부족하다고..."

 "그.. 그래서.."

 "가장 확실한 복수의 방법은..
  내가 의사가 되어 그 병원 옆에다 더 큰 소아과를 지어..
  그 할배를 망하게 하는 거라는 걸 깨달았죠.."

......-_-;;;

노의사의 인격에 감동했다던가 하는..

뭔가 감동적인 얘기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_- 응 잘 생각했다."

 "자본주의에 눈 떳다고나 할까?"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 할배가 어느 날인가..
  병원을 접는다고 하는 거예요.."

 "3년 전이었지 아마..."

 "아버지 복수를 위해 30년동안 수련 했는데
  원수가 백혈병으로 죽어 버린 것 같은 기분 이었죠."

...니 맘 알지..

 "그 할배는 아프리카로 의료 선교 활동 간다고 했어요"

노의사는 환갑을 앞 둔 나이에.. 

아프리카로 떠나면서..

그 애에게 한 마디를 남겼다고 한다.

 "철 좀 들어라"

동의...

 "제가 열받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응...그랬겠네..."

그 애는 

잠시 말을 멈추고..

오른쪽 벽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고 보니...

'씨발아 덤벼라...' 가 써있던 HOT 단체 사진 한 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사바나의 사자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래서 소아과 의사가 되려구요"

이건.. 필사적으로 말려야 된다-_-;;

2. 12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4166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2)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09 02:43  읽음:570  추천: 79   비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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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헉헉' 논란...

여러분들의 바램을

계속 무시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12편은 야설... 입니다-_-;;

이 시간에 미성년은 없겠죠...

여튼..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머니는 어디 나가셨고..

비디오나 한 편 볼까..

해서..

동네 렌탈 숍에 갔다.

자장면을 먹고 있는 알바생에게..

 "형 뭐 좋은거 없어요?"

 "요즘 잘 나가는게 하나 있긴 한데..."

'부인' 시리즈가 헤게모니를 잡고 있던

90년대 후반의 에로 비디오 시장...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전해지는

'여중생' 시리즈도 있었다.

 "마침 너 운이 좋았다."

그가 건네 주는 것은..

 [헉헉... 그 때 그 여중생 체험수기]

라는 타이틀의 조잡한 비디오 였다.

오.. 기대되는 군...

그런데 미성년자가 나오는 거 불법 아냐?

하며..

집에 와서 틀어보니..

여배우가 중학교 교복은 입었지만..

연세로 보아..

그 때 그 여중생 이라기 보다는..

그 때 그 여중 동창생에 가까웠다.

음.. 합법적이군..

아무튼..

한 참 재밌게? 보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야?"

짜증 내며..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놓고..

나갔다..

진이였다.

 "안녕하세요~ 놀러왔어요~"

오늘 따라 발랄하군-_-;;

 "어 와..왔어?"
 
 "별로 안 반가운가봐"

 "그..그럴리가"

하며 얼른 튀어 들어와..

정지 버튼을 누른다는게..

PLAY...

 "너 또 야한거 보고 있었구나"

진이는 쯧쯧쯧 하며..

비디오를 꺼낸다.

제목을 보더니..

 "너 이런 어린애 나오는거 좋아해?"

 "......"

 "저질.... 어린애를.."

거울 보고 와서 얘기해-_-+

아무튼

진이의 방문 목적은..

다름 아닌..

 "짜잔..."

그날이 바로..

발렌타인 데이 였던 것이다.

 "내가 만든거다"

진이가 내미는 것은

앙증맞은 초컬릿 케익 이었다.

 "우와 .. 감동"

이렇게 사랑스런 여자친구와

단 둘이 집에 있으니..

@!$*@)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초컬릿을 소파 위에 내려 놓고..

진이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지..진아"

"응"

"우..우리 있잖아.."

"왜?"

"그..그러니까.."

진이는 빙긋 웃으며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너 뽀뽀 하자구 할려 그러지.."

너무 쉽게 말하는 군-_-;;

그럭저럭 사귄지 3년이 되었지만.

아직 이런 말 하는데 죄의식이 느껴 지는 것은 왜 일까?

 '착하지.. 일루 와봐 아저씨랑 뽀뽀 한번 할까?"

... 이것과 비슷한 상황.

여튼..

의사 전달은 했고..

동의도 구했다.

서서히..

@$!@%#$ 하며..

@$(@!* 하려는 찰나..

 "꺄악."

 "왜?"

진이가 쳐다보고 있는 쪽에서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시다시피 [그 때 그 여중생]은

되도록 건전한 용어 사용을 지향 하지만.

이런 심야 시간대엔 예외다.

...이 개새끼

진이가 애써 만들어 온 초컬릿 케익을

멍멍이가 시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웅... 어떻해"

녀석을 들어서 방구석에 가둔 다음..

 "일단 이것 부터 먹자"

 "멍멍이가 먹던건데?"

 "그래두 먹을거야.."

약간은 찝찝했지만 먹었다..

 "맛있다."

아부가 아니라 진이는 정말 음식 같은 걸 잘 만든다.

자 그럼 하던걸..

진이는 뽀뽀 하려고 할 때..

눈을 꼭 감고..

입술을 쭈욱 내미는 버릇이 있다.

저건 좀 안했음 싶지만..--;;

...하려고 할때..

 '철커덕'

문이 열린다.

"아들아 엄마 팔 떨어진다 이것 좀 받아라"

어디 가셨나 했더니..

장을 봐 오셨군요..

오늘 저녁도 잘 부탁 드려요 어머니..

그래서 포기하고..

밖으로 나온 진이와 나..

꽃샘 추위가 제법 매섭다.

진이 손을 잡아서 내 주머니에 넣고..

 "춥다아~" 

하며 걷고 있는데..

저 쪽 편에서..

교복을 입은 여자애 한 명이..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이쪽으로 오고 있다.

 "어 안녕?"

진이가 먼저 알아보고 인사한다.

 "어.. 언니.. 선생님"

 "와.. 너두 발렌타인 데이라구 초컬릿 샀구나.. 예쁜거 샀네.."

진이는 까치발을 하고 그 애의 바구니를 들여다 본다.

 "누구 줄려구 산거야?"

 "네? 뭐라구요?"

왠지 흠칫 놀라는 눈치다.

 "경락이?"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든다.

 "그럼? 남자친구 생겼어?"

 "아..아뇨.."

진이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내 쪽을 올려다 보며..

 "너 줄려구 샀나봐"

한다..

그 애는 손사래를 치며..

 "무...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이 아저씨와 저는 계약 관계일 뿐
  용돈도 빠듯해 죽겠는데 내가 왜요"

 "후훗.. 귀여워"

 "-_-+"

평소 두 세수는 아래로 보던 진이에게 놀림 당하자..

발끈한 모양이었다.

 "이건 저 먹을려구 샀어요 얼른 먹어야지"

그 애가 부자연스런 연기를 하는 것은 처음 봤다.

  "그럼 맛있게 먹어... 안녕"

  "자.. 잠깐... 같이 안 놀아 줘요?"

진이는 뒤돌아보며..

메롱.. 한다-_-;;

어이 없는 표정의 그 애

이로서..

연패 끝에 1승-_-?

아무튼

그 애를 뒤로 하고.

까페에 들어가 앉았다.

 "쟤 너 좋아하는거 아냐?"

커피를 마시다 사래 들렸다.

 "별 소릴 다 들어 보겠다"

 "왜 충분히 그럴 수도 있지"

에이.. 그럴리가.

 "저 나이 땐 잘해주고 같이 놀아주고 그런 사람을 쉽게 좋아하게 되기도 해"

진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사였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진이 질투해?"

진이는 고개를 45도 정도 저으려다..

잠시 멈칫 하고..

끄덕 거린다.

저건..무슨 뜻의 바디 랭귀지일까..-_-;;

 "바보... 쟨 어린애야.."

 "사실 나이 차이두 몇살 안난다 뭐.."

그러고 보니 그렇긴 하다.

 "그리고 젤 중요한건..."

 "응?"

 "난 (       ) 야.." 

[필자 주: 가로 안은 차마 쓸 수 없었음]

진이는 그제서야 표정이 풀어지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진이를 바래다 주고 집에 돌아오니..

부모님이 멍~ 하니 쇼파에 앉아 계신다.

어머니가 사과를 드시다가..

문득 말씀 하신다.

 "오늘 발렌타인인가 뭔 가라는데..
     당신 나한테 줄 것 없수?"

아버지는 신문의 페이지를 넘기며..

 "이 사람.. 뭘 모르는 구먼..
     오늘은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 날이여.."

그 말을 들은 엄마..

잠시 멍하니 계시다..

 "아.. 그런가?"

 "허허...예끼... 이 사람"

 "......"

참 썰렁한 부부였다-_-;;

어쨌든 그렇게

부모님과 함게

사과를 먹고 있으니..

전화가 온다.

그 애다..

 "잠깐 나와 봐요 선생님네 집 앞이예요"

 "왜.. 추운데"

 "빨리"

그 애는 아직 교복 차림을 하고.. 잔뜩 어께를 움추리고 있다가..

날 보자 마자 투덜거린다.

 "이거야.. 조강지처 감시 피해 바람피는 것 같잖아.."

 "조그만한게 그 딴 소린 어디서 배웠냐 -_-+"

그 애는 분하다는 듯이..

 "덕분해 발끈해서 그 초컬릿 다 먹어 버렸잖아요"

 "훗..  아까 그거 나 주려던 거구나?"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오랜만에 신경 좀 썼더니 이게 무슨 꼴이람"

 "그냥 솔직하게 주지 그랬냐? 선생한테 초컬릿 좀 준다고  
  누가 뭐라는 것두 아니고"

 "맞어.. 뭐 죄짓는 것두 아니구 그쵸? 나 참.."

오늘 따라 그 애 답지 않게 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많았다.

 "이거나 받아요"

그 애가 주머니에서 손을 빼어

불쑥 건네는 것은..

한 봉지의

새알이었다.-_-;;

 "나 가요"

총총 걸음으로 뛰어간다.

그 애가 주는 새알을 받고 보니..

아까 낮에 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건 곤란한 일이었다.

 "야"

 "왜요?"

가로등 밑에 멈추어 서서는..

천천히 돌아선다.

찬 공기 때문인지 뺨이 빨개져있다.

......

 "......내일 숙제 해와"

 "짜증나"

다시 돌아서서 뛰어 가버린다.

이렇게 해서 12화는 끝...

이 아니라..

야설을 써야 되는데..

깜빡 했군..

그래서...

집에 다시 돌아 와보니..

부모님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여보 오늘 어떻소....."

 "이이가 배 나와가지구 징그럽게 왜 이래.."

 "어허.. 이리 오구료..

하면서 두 분은 안방으로 들어 가셨다.

진짜..

끝.. -_-;;

3. 13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4235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3)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09 21:05  읽음:808  추천:100   비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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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w님 몸 건강히 잘 다녀 오세요.^^


그 애는 무언가 고민이 있는 듯...

과외 시작한지 한 시간이 넘도록

별 말이 없었다.

 "잠깐 쉬자."

 "네"

쉬는 시간이 되자..

그 애가 심각한 말투로 한 마디 한다.

 "선생님.. 경락이 어떤거 같아요?"

 "경락이?"

그 녀석이라면.. 

일단 떠올릴 수 있는 단어...

근면..자조..협동

 "착하지..."

 "몸도 좋구"

 "몸은 언제 봤어 또-_-?"

그 애는 흐흐흐.. 하며

 "저번 체육 시간 전에 남자애들 옷 갈아 입을 때"
  
 "변태-_-;;"

 "어머 귀여운 18세 소녀한테 무슨 실례의 말씀"

귀여운 18세 소녀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있는 중..

 "근데 경락인 갑자기 왜?"

그 애는 흠... 하며 잠시 혼자 생각 하더니

 "웃지 말고 들으세요.. 이건 제 잘난 척이 아니라.."

 "응"

머뭇거리며 말한다.

 "경락이가 저 좋아하는거 같아요"

 "응.. 몰랐어?"

 "어랏?"

그 애가 발견한 최초의 징후는...

일주일 전..방과 후에 나타났다.

 "친구들이랑 교실에서 아이스 께끼 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거 하고 노냐..--;;?"

집에 가도 할 일이 없었던..

기집애 세 명..

아무도 없는 교실을 뛰어 다니며 

놀고 있었다..

친구A가 그 애의 치마를 들추는 순간..

마침..

무언가를 놓고 왔는지..

경락이 교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왔다.

 "나이스"

 ".....-_-+"

녀석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며...

잠시 굳어져 있다가..

체육 교과서에나 나올 듯 한...

'뒤로 돌아~ 갓' 을 구현하며..

돌아 갔다고 한다.

 "정말 그림같은 포즈였어요."

 "그거야.. 녀석 성격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아녜요... 원래는 그런 놈이 아니거든요"

학기초... 여자애들이 옷을 갈아 입는 중..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와서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미안 실수"

하고는 나간 적이 있는 놈 이었다.

 "최악인 것은 문을 열어 놓은 채로 갔다는 점이예요" 

두 번째 징후는..

저번 발렌타인 데이 때 나타났다.

진이에게 역사적인 1패를 당한 후..

분에 못 이겨... 

학교 운동장으로 돌아가서는..

초컬릿을 까먹고 있는데..

 "성격 참 안 좋단 말야-_-;;"

 "시끄러욧"

우연히 지나가던 경락... 발을 멈추고

 "나도 하나 줘"

그랬단다..

 "-_- 그게 뭐 어쨌다구"

 "그런 말 하는 놈이 아니거든요"

경락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해

정말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는...

물건을 빌리거나 달라고 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는..

숟가락을 빼 먹고 온 어떤날.. 점심

조용히 운동장 뒷 편에서..

도시락 통에다 입을 대고 먹는 것을 목격한 자도 있다고 한다.

 "-_- 그 놈이 그랬단 말야?"

 "세상 특이하게 사는 놈이죠"

마지막 

세 번 째 징후는

오늘 청소 시간에 있었다.

 "사실 이게 결정적인 거예요"
 
양동이로 물을 떠다 나르고 있는데..

녀석이 다가 오더니..

말 없이 양동이를 가져 간다.

 "뭐야 내 놔 힘 자랑 하냐?"

하며 

다시 양동이를 빼앗자..
 
경락이 

뜬금없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좋아해"

음.....

 "그렇담 사설 필요 없이 그냥 결론 난 거 아냐?"

 "네. 그렇죠... 
  근데.. 이러다 보니 과외 시간 끝이네요?"

말렸다-_-;;

 "오늘은 연장 수업이다"

 "그런게 어딨어요"

저항을 뿌리치고..

연장 수업에 돌입.... 

하긴 했지만....

"이 문제 풀어봐"

그 애는..

연필을 한 손으로 쥐고.

문제지 위에다 수직으로 세운다.

눈을 허옇게 뜨더니..

음산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분신사마 분신사마 분신사마..."
        
 "뭐...뭐야?"
 
 "3번!"

이 쯤 되면..

상황 종료였다...

 "그래.. 졌다..-_-;;
  그건 그렇고 넌 경락일 어떻게 생각 하는데"

그 애는 잠시 생각 하더니..

사뭇 진지한 말투로 

 "좋은 녀석"

..이라고 했다.

4. 14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4254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4)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10 00:05  읽음:421  추천: 74   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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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를 만나려고..

걔네 학교 앞에 갔다.

방학 중 평일의 학교 앞은 한산했다.

진이는 땅바닥을 쳐다보며..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서..

몰래 뒤로 다가가...

무릎치기..를 해야겠다.

이걸 당하면...

순간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오기 때문에..

아주 좋다-_-;;

 "안녕?"

하며 

힘차게 시도..

물컹한게..

뭔가 느낌이 다르다..-_-?

높이를 염두에 두지 않은게 낭패...

진이는 허벅지를 만지면서..

뭐하는 짓이냐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아.. 오래 기다렸지?"

 "아아니"

커다란 링 귀걸이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평소와는 왠지 달라 보였다.

 "귀걸이 샀어?"

 "응 마스카라도 했어.. 나도 이제 3학년 이잖아."

그러고 보니 

공들여 화장까지 한 폼이..

리틀 엔젤스 같다고나 할까..

 "오늘은 버스비도 어른거 내라구 하더라"
 
 "와...잘 됐다."

상당히 바보스런 대화..

진이는 팔짱을 낀다.

손 잡는 것 보다 팔짱 끼는 것을 좋아한다.

키 차이 때문에.. 

조금 불편 하지만...

손 잡고 다니면 애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영화 볼까?"

반칙왕을 보러 갔다.

 "버터구이 오징어 사자"

진이's favorite 

 "응"

버터구이 오징어 하나를 집어들어

계산 하려고 하니..

 "두 개... 그리고 이거랑 이거"

프링글스와 천하장사 소시지를 내민다.

 "-_-;; 응.."

흡족한 표정..

 "내가 음료수 뽑아 올게 뭐 마실거야?"

 "콜라"

 "응 기다려..."

해서..

진이가 원하는 걸 다 사고 보니..

꽤 그럴 듯 한...

소풍이 되어 버렸다-_-;;

영화가 시작되자..

부시럭 부시럭..

프링글스를 먹는다.

 "버터구이 하나만 주라"
 
 "이건 젤 나중에 먹을거야"

-_-;;

 "치사하게... 에잇"

진이가 물고 있는 프링글스를 공격..-_-;;
 
 "앗"

순간 놀란 듯...

멍하니 있다가.

잠시 뒤 정신을 차리고 

 "죽어"

하며..

내 팔뚝을 툭툭 친다.

시원 하다..

 "거기 앞에 좀 조용해 주세요"

 "네.. 죄송"

나도 모르게 닭살스러운 짓을 해버렸군..

민망하게시리..

영화의 진행과 함께..

진이는..

천하장사를...

밭다리걸기에 이은..

엉덩배지기 콤보로 가볍게 해치우고..

중반을 넘기자..

드디어

버터구이 1호 개봉 

하나를 집어 먹고..

하나를 집어서 내 입에 넣어 주더니..

귀에다 손을 모으고 속삭인다.

 "맛있다 그치?"

영화를 보긴 보는거야-_-?

부지점장의 횡포는 점차 심해지고..

설상가상으로 친구 두식마저 상사에게 반항하다 퇴출 당할 무렵..

버터구이 2호 개봉

냠냠 거리면서 먹는다.

저 조그만 배 어디에 저만한 공간이?

그럭저럭..

영화는 종반으로..

레슬링계 최고의 테크니션 유비호와의 일전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진이는 내 팔을 쿡쿡 찌른다.

돌아보니..

멍한 표정..

 "어떻해.. 떨어뜨렸어"

-_-;; 어쩌라구

 "어차피 다 먹지 않았어?"

 "아껴 먹어서 반이나 남았단 말야"

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보다 말고..

의자 밑에 엎드려.. 

바닥을 뒤지기 시작했다.-_-;;

진이는 조용히 속삭인다.

 "미안"

 "...아냐-_-"

얼마나 찾았을까..

마침내..

옆에 앉은 여자의

하이힐 뒤에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말릴 틈도 없이..

진이는 그 사람의 다리를 툭툭친다.

쓰윽 내려다본 그 여자..

재작년에 죽은 시누이를 본 듯...

 "허억..."

적잖이 놀람..

진이는 당황하며 손가락을 입에다 갖다 댄다..

 "쉿"

어이가 없다는 표정..

 "미안해요.. 발 좀 잠깐만.."

버터구이를 건져낸 진이..

장하다-_-;;

그래서 결국 나는 아직..

송강호가 이겼는지 졌는지 모른다.

뭐 분위기상.. 이긴 것 같군.

극장을 나오며.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듯한 진이.

뜬금없이..

 "너 참 좋아"

후후.. 당연한 말씀.

......

아무튼..
 
이제 곧...

시험 기간-_-;;

여러분 잠시.. 안녕히 계시구..

입대 하시는 분들..

힘 내세요 ㅜ.ㅜ

5. 15편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53931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5)                                   읽음:2346 
 올린이:boryry  (박종혁  )   작성:03/12/11 19:06       추천:03/12/1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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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피아노곡이 좋아졌다.

아는 거라고 해봤자..

조지윈스턴 정도 뿐이지만.

'캐논'을

꼭 직접 연주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망설였지만..

피아노를 배우기로 결심 했다.

동네 피아노 학원을 둘러보니..

'꾸러기 피아노 학원'

'꼬꼬마 피아노'

-_-이건 아니다.

'영재 음악 스쿨"

이게 제일 나았다.

쭈뼛 쭈뼛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니..

날카로운 여자의 고함 소리가 들린다.

 "너 손가락 똑바로 해
 야! 오늘 여기까지 안치면 집에 못가 
 그리고 너! 건반에다 코딱지 묻히지 말랬지"

이것도 아니다...-_-;;

하고 다시 문을 여는 순간

 "어떻게 오셨어요?"

그 여자는 20대 중반 쯤이었다.
 
 "아.. 저기 그러니까"

 "아.. 등록하러 오셨구나 이리 오세요"

의외로 일이 쉽게 진행 되려나 보다..

사무실 탁자에 앉아 있으니

현미 녹차 한잔을 내주며..

 "애들 때문에 시끄럽죠?"

댁이 더 시끄러웠수

 "아.. 아뇨"

그녀는 서류 파일을 꺼내더니.

 "자제 분은..."

-_-;;

 "저.. 그게 아니라 제가.."

 "네?"

그녀는 잠시 머뭇하다가.

알겠다는 듯이 빙긋 웃으며...

 "피아노는 얼마나 치셨어요?"

 "어떻게 생겼다는 건 아는 정도랄까..."

난감한 표정..

 "그렇군요....."

간단한 등록 서류를 작성하고.

나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교재가 이런 거 밖에 없는데"

하며 

피아노를 치고 있는 스머프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꿀을 먹는 푸우가 그려진..

'어린이 바이엘'을 꺼낸다.

저 표지 디자인...

컨셉이 뭐야-_-?

 "자 그럼.. 이거 부터.."

어른이 피아노 배우겠다고 온 건 처음인지..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다.

아무튼..

그 날 부터 놀라운 속도로..

어린이 바이엘을 마스터 해나갔다.

 "진도가 참 빠르시네요"

으쓱..

그녀는 눈이 작고 반달 모양이라

가만 있어도 웃는 것 같지만.

진짜 웃을 때는 참 귀염상이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베토벤.. 모차르트의 인생이 그랬듯이..

예술가의 길은 고난의 연속.

연습하고 있으면..

4~5학년 쯤 되는 여자애들이 

뒤에서 수근댄다.

 "저 아저씨 되게 못친다"

 "난 저거 옛날에 뗏는데.."
 
 "병신"

-_-;; 제발 저리로 가주렴..

그럭저럭..

70번 정도를 마스터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을 때.

그 애에게 말했다.

 "너 피아노 칠 줄 알아?"

 "뭐... 보통 여자애들 하는 만큼"

 "나도 좀 칠 줄 알지"

그 애는 의외라는 표정.

 "오... 선생님에게 그런 면이?"

 "흠.."

존경해라..

 "그럼 이따가 함 들려 주세요"

 "응? 피아노가 있어야지"

 "옛날에 쓰던거 있어요"

-_-;;

과외가 끝나고..

그 애는 나를 발코니로 데리고 간다.

주섬주섬 박스들을 치우니..

거기에는 작은 어린이용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왜 여기다 처박아 놨어?"

 "어릴 때 내가 피아노 천재인 줄 알고
  엄마가 목돈 들여 산거예요.

먼지를 쓰윽 닦아보며..

고개를 설레 설레 젓더니...

 "피아노 학원 빼먹는다고 많이도 맞았죠...
  보기도 싫어져서 여기다 가져다 놨어요"

건반 뚜껑을 살며시 열어본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

잠시 어릴 적 생각을 하는 듯..

 "자 선생님 이리로 앉으세요"

종이 박스를 피아노 앞에다 놓는다.

 "우와.. 기대 되요"

그 애는 눈을 감고 두 손을 다소곳이 가슴 앞에 모으며..

감상할 준비를 한다.

오버 하진 마..-_-;;

이렇게 되면.. 

한 곡 시연 해주지 않을 수 없지.

그래서 

[BGM : 나비야]

 "-_-;; 장난 치지 말구"

 "장난 아니다.."

그 애는 나를 힐끔 내려다 본다.

오랜만에 보는......

'니가 그렇지 뭐.'

하는 표정

그 애는 옆 자리에 앉는다.

 "잘 될까 몰라."

하며 건반 위에 올려 놓은

손가락이 참 길고 하얗다.

몇 곡을 쳐보더니..

잘 안된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이래서... 개성을 무시한 강압적 교육은 소용 없다니까"

 "잘 치는데 뭘.."

그 애는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선생님 그 동안 빚 진것도 많으니 
  제가 스페셜 서비스 한 번 해드릴까요?"

 "뽀뽀라면 사양이다."

그 애는 씨익 웃으며..

장난스럽게

입술을 쭉 내민다..

 "왜요... 제 성의인데."

 "절루 가-_-;;"

그 애가 해주겠다는 스페셜 서비스는..

피아노 공연이었다.
 
 "제가 다음 과외 때 까지 열심히 연습해 놓을게요"

기대 되는 군..

다음날 피아노 학원에 갔더니..

선생님은 폭팔 직전...

 "야~~~!! 너~~! 이게 뭐야 건반에다 코딱지 묻히지 말랬지?"

그러고 보니 그날은..

유난히 크고 점도가 높아 보였다.

열 받을만 하군. 

나는 고개를 꾸벅 하고..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졌다.

선생님은..

내 옆에 와서 봐주면서도..

계속 짜증...

웃는 상으로 짜증내니 더 무서웠다.

 "아니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집중을 안해욧.."

 "죄송.."

그 날 따라 애들은 

더욱 말을 안 듣는다.

 "나는 초싸이안이다."

 "초싸이안2"

 "3.."
 
 "4.."

나까지 머리가 혼란 스러우니...

드디어 폭팔한 선생님.
 
 "야 니들! 조용하고 연습 안해?"

순간 장내는 조용해지고..

성큼 성큼..

내 쪽으로 다가온다. 

떠드는 애 이름 적으라고 하진 않겠지-_-?
 
 "니들도 자꾸 그렇게 연습 안하면 "

내 어께에 손을 집는다.

움찔..

 "커서 이렇게 된다~!"

......-_-;;;

그래서..

마음 속으로 조용히...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었다.

다음 과외에 가보니..

그 애는 하얀 슬리브리스 원피스를 입고

헤어밴드까지 하고 있다..

 "선생님 제 공연에 오신 걸 환영해요"

아래 위로 훑어 보니...

 "그거 엄마꺼지?"

 "-_-;;"

아무튼 

아파트 베란다..

그 애의 공연이 시작...

뭔지는 모르지만..

어디선가 들어 본

꿈을 꾸는 듯한 선율..

 "좋다..."

솔직히 진짜 감탄했다.

 "감사합니다. 이 곡은 쇼팽의 녹턴 2번 이랍니다"

짝짝짝..

 "자 그럼 공부하자"

 "잠깐! 

 "왜?"

 "앵콜 안해요?"

 "너 또 과외 쨀 생각은 아니겠지?"

 "아녜요.. 두 곡 뿐이예요"

그 애가 연주하기 시작한 곡은..

인형의 꿈..

연주가 계속되자..

그 애는

스스로 심취한듯-_-;;

피아노 소리에 맞춰 조용히 노래도 부른다.

아직은 선선한...

봄의 저녁 이었다.

PS.
박성주님 해주신 말도 있고 해서 민망하지만..
오늘은 구질구질한 짓 한 가지만 해볼게요.

읽어 주시는 분들의 반응을 보니..
문득 한 가지가 궁금한 점이 있어서...

설문 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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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령/성별

2)'그 애' 와 진이 중 어느 쪽이 더 좋은가?
(내지는 괜찮다고 생각 하는가)

3)왜?
-------------------------------------------------

여기다 쓰시진 마시구요..
저에게 쪽지 남겨 주세요.

많이들 남겨 주시면... 
다음 글에서 통계를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가 시험이라 당분간 안오겠다고 했었거늘..
정말 나우중독 인가봅니다.-_-;;

그럼 전 정말 셤 공부를...
만약 다음 주에도 제 글이 올라 오면 왕따 유머로 보내 주세요 ㅠㅠ

6. 16편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53969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6)                                   읽음:1683 
 올린이:boryry  (박종혁  )   작성:03/12/14 16:05       추천:03/12/14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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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 피일 미루다보니...

군입대가 엄청 늦어졌다.

새학기가 되니.

같이 다니던 동기 녀석들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혼자 다니기엔 따같아서..

여자애들 하고 다니는 때가 많아졌다.

그 모양새가 상당히 쪽팔렸다.

그래도..

우리과 여자애들은 

걱정스래 안부도 물어 주고는 했다.

 "넌 안가냐?"

 "좀 있음 사라지니 걱정 마라.-_-"

자연히..

당구장이며 게임방과도 멀어지고

집에서 혼자 고스톱을 치는 날이 많아졌다.

생활은 무기력..

나와 달리 그 애는 

새학기가 되어 더욱 활기차다.

 "방송반에서 아나운서를 맡았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방송반이라고 했었지.

 "그러냐..."

 "뭐야 그 반응은.. 제자가 출세 했다는데"

고등학교 방송반 아나운서라는게..

기껏 점심 시간에 음악 틀어주며..

시그널이나 읇는 정도일게다.

근데 웃긴건..

그 애가 'ㅁ' 고등학교를 다니는 관계로..

방송반 이름이 MBC 라는 것이었다.

 "팬레터 오구 그러면 귀찮은데.."

 "김칫국을 원샷 하는 구만.."

어쨌든 들 떠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조금은 힘이 났다.

 "이번 주는 쵸티 스페샬을 꾸며 볼까 해요"

 "-_-;; 그러려무나"

그 애... 아주 신났다..

 "1집 부터 틀려면 한 달 가지고도 모자란데..."

그리하여...

'ㅁ' 고교 학생들은..

당분간 매우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예정 이었다-_-;;

 "멘트 한번 해봐"

 "쑥스러운데.."

하면서도

흠흠.. 하며..

 "지금까지.. 정의,사랑,노력의 소리.
  'ㅁ' 고등학교 방송반.. M.B.C 였습니다."

 "그럴 듯 한데.."

 "얼마나 연습 했다구요"

남자 학교여서 그런지..

아님 우리 학교가 유별났는지 몰라도.

내가 나온 고등학교의 서클은..

주먹질 내지는 여자 꼬시기에 열중할 뿐..

문예반... 맞춤법 모르는 놈이 태반.

보이스카웃... 하다 못해 '뒷 뜰 야영' 한 번 안하며..

RCY(적십자)... 헌혈 한 번 해본 놈 없고

카톨릭반... 예수가 누구인지는 아는게 신의 은총

그 애네 학교는..

역시 남녀 공학이다보니.

오손도손 서클 활동도 알차게 하는 모양 이었다.

 "하지만 아직 미숙해서 방송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나요"

음악 걸어놓고

도시락 까먹다가

목이 막혀 멘트를 못했다는 등의 사고였다.

-_-미숙한거랑 상관 없는거 같은데.

 "어이 없는 일도 있었죠"

그 애네 학교에는...

유명한 라이벌이 있다고 한다.

학생주임...뭐 어차피 가명이니까 이병권 이라고 하자.

VS

2학년 7반 김태식군

어느 날.. 점심시간.

잔뜩 열받친 이병권 선생..

방송실 문을 확 열고 들어오더니.

 "나와바라"

그날도

음악을 걸어놓고 도시락을 까먹던 중이던 그 애..

다짜고짜 난입한 이선생의 태도에 살짝 발끈했다.

 "방송 중인데요"

이선생 눈을 부라리며.

 "퍼뜩"

할 수 없이...

이 선생에게 마이크를 넘겨 준다.

 "2학년 7반 김태식이 이 자식아 
  니가 간땡이가 배 밖으로 티 나왔나?
  퍼뜩 방송실로 안오나?"

잠시 후...

2학년 7반 반장이 왔다.

쭈뼛거리며...

 "선생님 태식이 3교시 부터 안들어 왔습니다."

 "뭐시 어째? 이 개노무자슥!"

무슨 일 인고 하니..

이선생은 김태식군에게..

복장 불량 및 흡연..담치기 등등의 경범죄 100회 이상시..

베스트 유머...가 아니라.

중형에 쳐하겠다고 엄포를 내려놓은 상태였는데..

어제의 담치기로 88회를 마크한 태식군..

몰래 학생부로 잠입.

뒷칠판에 적혀 있던 

'김태식 뒤지는 날" 항목의 수치를 

임의로 하향 조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 분명 88개였는데 오늘 보니 83인기라..누굴 속일라고"

그딴 걸 외우고 다니는 점을 보아...

고교 학생 주임의 업무란 것도 상당히 널널한 모양이었다.

아무튼..

한참을 길길이 뛰던 이선생

결국 포기하고 떠나가는데..

잠시 후

방송실 문이 쓰윽 열리며

남학생 한명이 들어왔다.

 "어? 김태식"

그 애 조차도 태식군의 대담함에는 놀랐다고 한다.
 
태식은 그 애에게 쪽지 하나를 전해 주며

 "이걸 방송해다오"

하고는 순식간에 튀어 버린다.

그 애는 내용을 보고 잠시 망설였으나.

청취자 사연을 거부 할 수는 없지..하며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2학년 7반 김태식군의 사연 입니다.
  
  제목: 저는 억울 합니다.
  
  선생님께서 칠판에 적어 놓은 88은 맞지 않는 숫자 입니다.

  1.작년 10월 4일
  담배를 피우던게 아니라 물고만 있었던 것입니다.
 
  금연 학교 1주일 연수를 다녀온 후 
  정말 금연을 해야겠다 다짐했지만 
  그날 따라 너무 생각나서 

  그냥 물고나 있어야 겠다고 
  하나 빌렸던 것입니다.
  
  선생님께선 듣지도 않으시더군요
  
  2.올해 3월 7일
  이날은 담치기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지각은 했지만...
  새학기가 되어 진정한 남자가 되기로 한 저는
  당당하게 정문 돌파를 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 녀석이 나타나더니
  '뭐해 새꺄 지금이 기회야'하면서
  담을 타려 하는 것입니다.
  
  녀석이 너무 뚱땡이인 나머지.
  담을 타다가 그만..
  바지가 걸려버렸습니다.
   
  저는 녀석을 구하려고 올라간 것입니다.
 
  (중략)

  ......그래서 83이 맞습니다"

그걸 날짜까지 기억 하고 있다니.

과연 라이벌이군 -_-

그 애의 코멘트

 "이병권 선생님... 불쌍하니 한 번만 봐주죠?"

그 일로..

그 애를 비롯한 방송부 전원은 

반성문 10장을 썼다고 한다.


PS.
자꾸 와서 죄송...
셤 과목도 몇 개 안되고.
공부도 안되고 해서
그냥 간간히 글 올리겠습니다.-_-;;
의지 약한 놈이라고 욕하지 마시길..

그나저나.. 
kokori02님 리플..
정말..
대략 난감하군요..

7. 17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5064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7)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15 10:16  읽음:1033 추천:100   비추천:  4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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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중간 고사 기간이어서

과외를 쉬고 있었다.

동네 병원을 지나가고 있는데.

그 애가 들어간다.
 
 "어 안녕"

한쪽 뺨의 반을 가릴 정도로 

커다란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얼굴은 왜 그래"

 "그냥 좀.."

 "다쳤어?"

하고 반창고를 살짝 떼어보니..

멍이 들어있다.

이건 분명... 맞은 자국이다.

 "어쩌다 이랬어?"

 "걱정해주는 거예요?"

 "그럼... 임마.."

그 애는 빙긋 웃으며.

몸을 베베 꼰다.

 "별거 아녜요 좀 손 볼 녀석들이 있어서.."

 "싸웠어?"

나는 녀석의 머리를 콩 치며.

 "다 큰게 싸움이나 하고 다니냐?"

그 애는 주먹을 쥐고 우드득 소리를 내는 시늉을 한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제가 이 정도면 상대는 어떻게 되었는지 아시겠죠?

하긴..  

-_- 그것도 걱정이긴 하군
  
그 애는 눈을 아래로 깔며.. 

싸늘한 목소리로..

 "지금 분향하러 가는 길이예요.. "

 "-_- 똑바로 말해봐 왜 다쳤는지.."

그 애는 내 팔짱을 끼고 병원 안으로 끌어들인다.

 "사실은 경락이가 여기 입원 했거든요 
   선생님도 온 김에 병문안 좀 하고 가세요"

 "경락이랑 싸웠어?-_-"

302호 병실을 열고 들어가니..

경락이가 팔 다리에 깁스를 하고 앉아

창 밖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어 선생님 오셨어요?"

 "많이 다쳤네"

그 애는 

 "선생님 뭐라도 마실래요? 빈손으로 왔지만 손님 대접은 해야지"

하면서 밖으로 나간다.

 "어쩌다 이렇게나 다쳤냐"

경락은

첫 날 시험을 망치고..

가라 앉은 기분으로 집에 가려고

오토바이의 시동을 켜는데..

 "어 이거 니꺼야?"

하면서 그 애가 나타났다고 한다.

 "응.. 가게 형이 오토바이 바꾸면서 나한테 넘겼어"

 "우와.."

이리 저리 둘러 보더니.

 "나 한번만 몰아보자"

-_-;; 어디선가 들어본..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밖고

출발 하려 하는데.

그 애가 뒤에 올라탄다.

 "그럼 한 바퀴만 태워줘"

경락은 잠시 말을 멈추고

얼굴을 붉히며

바보같은 웃음을 짓는다.

이 녀석 참...

생각이 얼굴에 금방 들어 난다니까-_-

아무튼 그래서..

동네 한바퀴를 돌다가.

좀 멀리 까지 가게 되어

'ㅅ' 고교 근처에 잠시 섰다고 한다.

 "어 거기 나 나온 학교야"

 "그래요?"

순간 그 그녀석의 얼굴에 열받은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오토바이를 세워 놓고..

 "뭐 마실 것 좀 사올게"

하면서 잠시 다녀오니..

'ㅅ' 고교 애들이 오토바이와 그 애를 둘러 싸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그 애들은 경락을 돌아보며.

 "어? 깔따구가 있었네"

무시하고.

오토바이에 오르려 하니.

녀석들이 한마디 한다.

차마 옮길 수 없지만..

그 애에게 상당히 모욕적인 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좀 다퉜어요"

 "그랬구나..."

상당히 격렬하게 다툰 모양 이다.

 "중간 고사 기간인데 괜찮겠어?"

 "시험은 퇴원하면 따로 보기로 했어요.."

때 마침 그 애가 음료수 캔 세 개를 들고 들어오며

 "시험 보나 안보나 비슷하긴 하지만."

저..싸가지 -_-+

경락은 씨익 웃으며..

 "쟤가 매일 여기 와서 같이 공부해주거든요..
  덕분에.. 오히려 이번에 공부를 제일 많이 한 것 같아요."

의외로 의리 있는 녀석이었군..

아무튼..

한 30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럼 갈게..빨리 나아..

 "제가 이 앞까지 바래다 줄게요"

하면서 그 애가 따라 나선다.

묵묵히 옆을 걷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 때문에 경락이가 저렇게 되어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뭘.. 니 잘못도 아니지.. 
  경락이 입장에선 너한테 기분 나쁜 소리 하는 걸 참을 수 없었을거야"

그 애는 고개를 푹 숙이며..

 "참 좋은 녀석이예요"

참 좋은 녀석이지..

나는 그 애의 머리를 말 없이 쓰다듬어 주었다.

 "참... 저번에 경락이가 한 말에는 대답해 줬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럼 어정쩡하지 않냐? 대하기.."

 "뭐 별루"

하긴..

그런 것에 신경 쓸 만큼 섬세하진 않지..
 
 "그나저나 너는 왜 다쳤어?"

경락이 한 때 날릴 만큼 싸움을 잘하긴 했지만..

4:1은 역부족 이었다.

맞고 있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왠만하면 손을 더럽히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녀석들을 몇 대 주물러 주고..

오토바이로 깔아 뭉갠 다음에..

시체를 뒷산에 묻으려고 삽질을 하는데....

지나가던 다람쥐가...

 "똑바로 말 안하지...-_-+"

 "헤헤.. 아무튼 맞고 있는 걸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어서
  뛰어 들었다가 이 모양이예요"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고 건들건들 하는 모양이..

제법 무슨 여고 일진회 같다.

 "너 그러고 있으니 잘 어울린다."

 "그래요? 앞으로 과외할 때 이러고 있어야 겠다."

제발 참아 주라..

신호등 앞에서

 "이제 들어가.."

하고 돌아서려는데..

그 애는 갑자기 뺨을 잡으며

 "아야. 진통이 시작 되요"

-_-그.. 그건 임산부가 하는 대사 잖아.

 "선생님 호~ 한번만 해주세요 그럼 나을지도 몰라요"

하면서 빰을 들이 댄다.

 "까불지 마.."

 "아야.. 죽을 것 같아"

어떻게 된 애가..갈수록 더 유치해지는지..

 "어이구 알았다 대라"

볼에다 호..-_- 를 하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뺨을 홱 뒤로 빼며..

 "우헤헤 하란대로 다 한다니까. 쪽팔린지도 모르나봐"

.....-_-+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정말 

열받게 하는 녀석 이다.

8. 18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5085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8)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15 13:25  읽음:1335 추천:100   비추천:  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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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를 하고 있는데

문이 빼꼼히 열리며

 "누나 엄마가 나와보래"

그 애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꼬마의 머리에 한방 먹이며

 "너 엄마랑 누나한테 반말 하지 말랬지
  오늘 아침에 말했는데 또 까먹었냐?"

꼬마는 머리를 부비며..

울상으로

 "...요"

잠시 후.. 그 애가 돌아오자

 "너 애를 왜 그렇게 괴롭혀"

 "괴롭히긴요... 다 교육적인 차원에서..."

 "애가 반말 좀 할 수도 있지"

 "그렇긴 하지만 쟤는 좀 심해서 버릇을 고쳐 놓을 필요가 있단 말예요"

녀석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

일가 친척에게는 물론..

학교에서 조차 존댓말을 쓰는 법이 없다고 한다.

 "자... 착하지.. 실내에서는 밖에서 신었던 신발 신으면 안되요.."

 "너도 신었잖아"

막내 때문에..

어머니는 수시로 학교로 불려 다니며..

갖은 쪽팔림을 겪었다고 한다.

보다 못한 그애..

특단의 조치로..

작년 부터는 식구들 한테 반말을 할 때 마다 

한 대씩 쥐어 박고 있지만..

1년이 다되어 가도록 버릇은 그대로..

 "그러게 엄마두 늙어가지고 주책이지 애는 왜 낳아가지구."

늦동이라 오냐 오냐 해서 키운 것이리라..

 "순진해서 그렇지.. 귀엽잖아.. 철들면 나아져"

 "순진이요?"

시니컬한 웃음을 짓는다.

 "저 녀석이 얼마나 영악한데요"

핏줄이 어디 가겠냐..

 "저번 크리스마스에는 말예요"

꼬마는...

산타가 가공의 존재라는 것을 

유치원 때 부터 알고 있음에도..

아는 척을 하면 선물이 끊길 것을 우려..

몇 년째 시치미를 떼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엄마의 앞을 왔다갔다 하며..

 "산타 할아버지가 포켓몬 게임팩 가져다 주시네..."

라는 자작 캐롤을 부른다.

 "그거야 정말 소원을 빈게 아닐까?"

그 애는 흥.. 코웃음을 치며

 "그럴 리가"

재작년 겨울인가..

꼬마가

친구들과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뭐하나 지켜 보니..

친구의 머리를 탁 때리며..

 "어휴 병신아 산타가 어딨냐?"

그 애는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고 한다.

 "그랬구나"

 "뭘 먹구 낳았는지.. 어이가 없는 놈이죠.."

그 애는 그 길로 집으로 달려와..

엄마에게 그 사실을 일렀다.

 "-_-똑같은 수준이네 너도"

 "뭐가요? 그럼 녀석의 사기극을 보고만 있으란 말씀 이세요?"

엄마는 그 제보를 듣고도..

못 들은체 웃으시며..

 "너도 산타 선물 받고 싶으냐?"

했다고 한다.

 "분통 터져서 죽을 뻔 했어요.."

그 때의 일을 회상하며..

그 애는 정말 흥분한 듯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아직 모르는 척 하는 건데"

그게 고2가 짜리가 할 말이냐-_-;;

지난 크리스마스..

그 애는 극구 반대 했지만..

아버지는 또 꼬마의 선물을 사오셨다.

녀석이 원하는 게임 이었다.

 "뭐예요 아빠! 또 사왔어요? 당장 물르러 가요"

아버지는 허허 웃으실 뿐..

말이 통하지 않자..

자고 있는 녀석을 깨워 질질 끌고 와서는..

 "자 두 눈 뜨고 똑바로 봐! 이게 바로 산타다 알겠지?

하며 아버지를 가르켰다.

녀석은 잠이 덜 깬 듯

눈을 부비적 거리는 연기를 하며..

 "어? 어디? 어디?"

하더니..

 "누나는 바보 뻥쟁이야"

하면서 다시 눈을 비비고 방으로 들어간다.

드디어 폭팔한 그 애..

방으로 따라 들어가

 "야! 너 식구들한테 반말 하지 말랬지"

하고 트집을 잡으며

DDT*를 날렸다.

[*주: WWF 제이크 스네이크 로버츠가 창시한 필살 기술]

아버지가 겨우 뜯어 말렸다고 한다.

 "넌 나중에 애는 낳지 않는게 좋겠다"

 "-_-+"

아무튼 그래서..

야심한 밤..

엄마는 슬쩍 그 애의 머리 맡에다

선물을 가져다 놓았다.

새벽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잠이 깬 그 애..

아버지가 동생 방의 문고리를 잡고

살며시 쳐다 보고 있다.

옆으로 가서 쪼그리고 앉으며

 "아함~ 아빠 뭐하세요"

 "쉿.."

꼬마 녀석은 잠에서 깨어..

머리 맡을 더듬다가..

선물을 발견했다.

 "어? 산타 왔다 갔네"

선물을 뜯어보니 원하던 거다.

갑자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앗싸"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산타야.. 고마워.."

하다가..

문고리를 잡고 서 있는 

아버지와 누나를 발견 했다.

순간.. 꼬마..

잔뜩 얼어서...

다시 한번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는..

 "산타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했다고 한다.

그 애는 다시 한번 분하다는 표정으로..

 "이게 바로 결정적 증거예요"

 "애가 얼마나 겁에 질렸으면 자다 깨서도..."

참 무서운 집안 이었다..

아무튼..

여러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9. 19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5241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19)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16 15:08  읽음:792  추천:100   비추천:  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선생님 있잖아요"

 "뭐가 있어 또?"

 "대학교 축제는 봄에 한다면서요?"    
  
 "응"

녀석은 연필 자루를 입에 물며..

 "가보구 싶다..."

 "가보려무나"

 "데려가 줘요"

 "안돼"

 "어머? 무조건 안된데... 안되는 이유 백가지만 대봐요"

자야돼... 만화책 봐야돼.. TV봐야돼.. 게임해야돼..

녀석은 팔짱을 끼며 아양을 떤다.

 "아이 선생님... 진짜 가고 싶어요..
  데려가 주면 숙제도 맨날 해오고 착한 제자가 될 것 같단 말예요..."

그럴리가 없지..

닭살 돋는다는 제스츄어를 해 보이고..

무시
 
 "뭐야! 대학생이라고 째는거예요!"

하면서 벌떡 일어나더니 침대에 누워 이불을 푹 뒤집어 써 버린다.

-_-+ 저걸 그냥...

이 쯤에서 버릇을 고쳐 놓을 필요가 있다.

 "받아랏.."

왜 그렇게 유치한 짓을 했는지 모르나..

순간 발끈한 나머지..

녀석을 한바퀴 굴려 김밥 말이를 한 다음..

굳히기 자세에 들어갔다.

 "어떠냐 숨막히지.."

 "으악 꺼내줘 어두워 답답해"

 "계속 까불거냐"

 "물론!"

-_- 맛을 덜봤군

비겁하지만.. 

간지르기..

 "항복! 항복!"

 "십초도 못 버틸거면서 덤빈거냐?"

녀석은 이불을 헤치고 나와서 숨을 몰아쉰다.

머리가 산발이 된 꼴이 귀여웠다.

 "이 치사한 인간"

베개로 등짝을 가격한다.

그 때..
 
 "뭐하고 계세요?"

어머니가 주스와 과일이 담긴 쟁반을 들고..

망연 자실한 표정으로 서 계셨다.

-_- 이거 또 실업자 신세?

 "아.. 저 그게.."

 "잠시 쉬는 중이예요 엄마"

어머니는 쓰윽 내 얼굴을 한번 째려 보시더니..

쟁반을 책상에 놓고 나가신다.

 "후아.. 십년 감수했다."
 
 "그나저나 선생님이 저한테 무슨 짓을 한 줄 알아요?"

녀석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다 큰 여자애를 이불로 덮어놓고 누르고 있는 장면을
  그 애 모친이 목격 하셨다면... 
  쯧쯧... 인생 끝이군"

신문 사회면에 뜬 내 사진이 뇌리를 스쳐갔다.

 "뭐.. 뭐야 그런 느낌이 아니었잖아"

그 애는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며..
 
 "쯧쯧 불쌍하게 됐어.. 젊은 나이에..."

-_-;; 그래서.. 

입을 다무는 조건과 황금 휴일을 교환..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그 애한테 전화가 온다.

 "선생님 미안 나 30분만 늦을게요"

-_-;; 죄인이 별 수 있나.

20분쯤 기다렸을까...

부드러운 손이 내 눈을 가린다.

 "학교 안내좀 해주시겠어요?"

 "왜 늦었어?"

 "이유가 있었죠"

손을 치우고 돌아보니..

 "어? 너?"

그 애는 화사한 파스텔톤 원피스에

흰색 가디건을 걸치고..

화장까지 하고 있었다.

 "짜잔~"

하며 요상한 포즈를 취한다.
[주:나중에 안거지만, 세일러문 변신 후 포즈]

 "이만하면 데리고 다니기 쪽팔리진 않겠죠?"

아닌게 아니라..

어설프게 화장까지 한 모습이..

평소와는 전혀 달라 보였다.

그 애는 깡총 뛰며 내 옆으로 와서

팔짱을 낀다.

 "그럼 가실까요?"

 "이거 놔 쪽팔려.."

 "어머? 그렇게 예뻐요? 긴장 풀어요 팔에 힘 들어 갔어요"

....-_-;;

이제 막 사람이 하나 둘 씩 몰려들어..

축제는 한창 절정이었다.

 "아니 저건?"

뽑기였다. 

-_- 대학 축제에 저런게?

 "제가 또 뽑기 매니아 거든요.."

설탕 녹인 물을 철판에 얇게 편다음

별모양을 꾹 누르고.. 조심스래 뜯어 낸다.

 "앗 실패"

그 애를 넋 놓고 바라보던 뽑기 담당..

 "그냥 드릴게요.."

하면서 상품을 내민다.

 "왜요?"

 "예쁘시니까"

저 놈도 마누라 고생시킬 스타일이군-_-;;

그 애는 포장을 뜯어 보더니.

 "어? 별모양 핸드폰줄? 나 핸드폰 없는데"

하면서 나에게 건낸다.

 "선물 고맙죠?"

 "내가 돈 냈는데 뭐가 고맙냐"

녀석은..

솜사탕 사내라.. 풍선 사내라 하면서..

계속 졸라대었다.

 "-_- 애냐 그만 좀 사지"

 "오늘 같은날 안사면 언제 사요"

 "너네집에서 과외비 얼마 주는줄 아냐? 
  너 같은애 과외하는건 적자야 적자"
 
 "헤헤.. 그런가? 앗 저건?"

하면서 물풍선 던지기 쪽으로 달려간다.

 "야!-_-+"

뒤따라 가보니 녀석은 벌써 흥정을 하고 있다.

 "풍선 다섯개 던지는데 왜 1000원이나 해요 깎아 줘요"

 "에이 재미로 하는건데.."

그 애는 나를 가르키면서

 "이 분이 우리 과외 선생님인데 더 이상 돈 쓰게 하기 미안하단 말예요"

-_-;; 생각해 주니 고맙다.

그 애와 흥정을 하고 있던 녀석..

그 앨 아래 위로 훒어보더니..
 
 "고딩이예요?"

 "네~"

녀석은 피식 웃으며..

 "에이 깍아 준다 500원"

타겟에 불쌍하게 생긴 녀석 한명이 끌려 들어가고..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사정없이 물풍선을 던진다.

제 5구

볼카운트는 2스트라익 2볼..

 "얍"

그 애가 던진 물풍선은 스트라잌 존을 크게 벗어나..

내 얼굴을 강타..

 "-_-+ 야.. 너"

 "어머 미끄러졌네 꺅"

내 손을 피해 쪼르르 뛰어 달려간다.

여기서 따라 잡으려 하면..

'나 잡아봐라' 가 되기 때문에..

자제했다.-_-;;

아무튼..

여기저길 둘러다니다 보니.

그럭저럭 저녁이 되었다.

 "이제 집에 가자"

 "벌써요?"

 "볼거 다 봤어.."

녀석의 저항을 뿌리치고..

교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홀아비 100명 대기 팁 무료'

라고 써있는 리어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는 낯 익은 녀석들이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 형? 안녕하세요"

 "안녕?"

우리과 후배들 이었다.

 "뭐하냐...."

그러자 녀석들은 우루루 몰려들어 내게 매달린다.

 "형 털 좀 말려 주세요"

이야기를 들어 보니..

너무 구석 자리여서 손님이 없는

우리과 일일 주점...

적자를 면치 못할 위기였다.

그 때 94학번 복학생...

서구적인 신체 특징으로 '털' 이라 불리는 남자가..

타개책을 내 놓았다고 한다.

어디선가 리어카를 끌고 오더니..

 "1학년들은 3 교대조로 여기다 손님을 태워 온다"

그런 일이 있었군..

 "그럼.. 이만 수고들 해"

하며 발걸음을 떼자..

 "형~ 뭐라고 좀 해줘요"

 "오늘 하루 종일 리어카 끄느라 죽는줄 알았단 말예요"

불쌍하긴 했지만..
 
 "내가 그 인간 백정을 어떻게 말리냐? 요령 피워가며 해.."

하고 그 애를 돌아보며..
  
 "가자"

하는데..

그 애는 이미 리어카에 올라 쪼그리고 앉아있다.

 "이거 출발 안해요?"

....-_-;;

그리하여

그 때 그 여중생 축제편

to be continued...

10. 20편


『우스개 게시판-우스개 (go HUMOR)』 365398번
 제  목:[혁혁] 그 때 그 여중생(20)                                  
 올린이:boryry  (박종혁  ) 03/12/17 18:22  읽음:570  추천: 94   비추천:  3
 E[7m관련자료 있음(TL)E[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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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여대 1학년 이예요"

 "아... 그러시군요"

그러시긴 뭐가 그래-_-+

잠시 화장실에 다녀 오는 사이..

그 애는...

우리과 녀석들을 상대로.

00 여대 01학번 전지현(가명)이라는

가공의 프로필을 작성 중 이었다.

 "무슨과 이신지.."

 "아.. 음대요"

 "00여대에 음대가 있었나..?"

 "있어요!... 아무튼 만나서 반가워요"

하며 생긋 웃는다.

 "아 있었지..."

녀석들도 따라 웃는다.

-_-;; 저것들 바보 아냐

옆자리에 털썩 앉으며..

 "뭐하는 짓이냐?"

그 앤 앙큼한 표정을 짓더니..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대학생 놀이"

-_-;;;

뭐 어떠냐.. 냅두자..

털이 한마디 한다.

그 애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무슨 관계?"

뭐라고.. 입을 떼기도 전에..

 "보시다시피... 사귀는 사이예요"

라고 말해 버린다.

순간 녀석들이 뿜는 살기에

단전이 찌릿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너 여자친구 있지 않았냐?"

 "그래 왜 그 조그만하구.."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다.

 "사실은 이 녀석....아얏"

그 애는 내 허벅지를 꼬집으며..

 "진이 언니 말씀이시죠..."
 
더 없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한숨을 푹 내쉬며..

 "사실은 언니가 오빠랑 사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래..-_- 무슨 소릴 하나 들어나 보자..

 "오빠에게 다가갔어요"

이래서 3류 드라마가 되려나 보다.

 "이러면 안된다는거 알면서도..."

그 목소리가 어찌나 애절한지..

청중은 모두 몰입..

침을 꿀꺽 삼키는 녀석도 있었다.

 "제 마음을 멈출수가 없었요..."

나는 분명히 보았다.

넘실대는 감동의 물결을..

 "전 나쁜 앤가 봐요 그쵸?"

눈물까지 글썽이려 한다..

-_- 놀고 있네

털... 그 애의 손을 덥썩 잡으며

 "아... 아닙니다!"

그 때 전화가 울린다.

 "우와~ 오늘 힘들었다"

진이였다.

 "아르바이트 끝났어?"

녀석을 흘끔 쳐다보니..

통화 상대가 누군지 알아 챈 듯..

약간 뜨끔 하는 표정

이 드라마의 끝을 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럼 우리 학교 와....응...오늘 축제잖아"

그 애의 얼굴을 보며 씨익.. 웃어 주었다.

진이는 임신한 언니가 감기에 걸려 가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 그럼 이따 정문 앞에서 보자"

전화를 끊자...

문자가 날라왔다.
 
 [@_@ 무슨 소리얌?]

답문을 보내 주고 있는데..

그 애가 벌떡 일어난다.

 "자 그럼 이만... 귀가 시간이네요"

팔목을 잡아 앉히며

 "뭘 벌써 가려구..."
 
 "저희 아빠 엄하신거 아시잖아요"

너네 아버지 본 적도 없다.-_-

우리과 녀석들..

다들 한마디씩 거든다.

 "그래요. 오늘 같은 날 아니면 언제 이런 자리가 있겠어요"

 "좀 있다 가세요"

 "제가 택시비 드릴게요"

그 애는 몇 번이나 자리를 뜨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그 때마다 잡혀서 돌아왔다.

 "어쩔려구 이래요 -_-"

꽤나 난감한 표정

 "글세다......"

털이 그 애에게 잔을 권한다.

 "자 한잔 하세요. 이런 날엔 한잔 하면서 기분 푸는 거예요"

고딩 데리고 나와서 술 먹일 수야 없지.

 "얜 술 못마셔요"

 "넌 빠져 임마."

하면서 막걸리를 따라 턱 내민다.

 "못 마신다니까 왜 그래요"

 "괜찮아 괜찮아"

그 애는 잠시 생각 하더니..

 "주세요"

하고 잔을 받아 마시려고 한다.

나는 얼른 빼앗으며

 "까불지마.."

 "왜요~ 이리 주세요! 맨 정신에 어떻게 있어요 이 상황에서"

 "안돼"

털.. 열받은 표정으로..

 "네가 뭔데 나서고 그래 지현씨가 마시겠다는데"

나도 약간 발끈.

 "형도 나이 먹어가지고 그만 좀 하세요"

 "뭐야 이 자식아?"

분위기 험악..

잠시 나를 노려보다가..

 "정 니가 그렇게 나온다면... 자신이 있어서 하는 짓이겠지?"

나에게 1:1 술 내기를 걸어온다.

놈의 특기이다.

 "무식한 짓은 사양"

 "말 밖에 없는 놈"

뒤에서 다른 녀석들도 

우~ 하며.. 

코러스를 넣는다.

-_-+

뭐.. 이렇게 된 이상.

 "좋아 그럼 덤벼"
 
 "지면 지현씨 일에 군소리 하지 않기다"

 "맘대로 해보슈"

큰 소리야 쳤지만...

털 놈의 평소 주량이야 익히 알고 있는 터..

저글링으로 아칸 치기였다.

녀석이 한 잔을 쭈욱 들이키고 

한 잔 가득 부어..

나에게 잔을 내민다.

잔을 들며..

그 애를 돌아보니.

흥미 진진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누구 때문에 내가 이 짓을 하게 된 줄 알긴 하냐?-_-+"

들은체도 안하고..

주먹으로 내 어께를 통통 치며

안마하는 시늉을 한다.

 "선새...아니 오빠 화이팅! 날 지켜줘요!"

-_-;; 

아무튼

술이 몇 순배나 오갔을까..

나의 주량도 보통에 떨어지는 편은 아니지만..

최대치의 서너배는 옛날에 통과했다.

 "으윽.."

속이 뒤집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던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깨어보니..

벤치 위에 뻗어 있었다.

 "으음... 몇 시야"

 "이제 곧 12시 반..."

속이 아직 울렁거린다.

 "얼마나 누워 있은거야 그럼"

 "한 3시간 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 애가 쪼그려 앉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야 너 왜 안갔어.. 어쩔려구"

 "여기까지 끌고 오는게 한계였어요"

그러고 보니...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하철 역이었다.

 "차 끊겼겠네"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나는 아픈 머리를 잡고 일어나며..

 "택시타고 가자. 이거 완전 적자라니까"

앞장서서 비틀비틀 가는데..

녀석은 슬며시 내 손을 잡는다.

 "왜.. 왜 이래?"

 "선생님..."

갑자기 내 팔을 위로 들어 올리며..

 "승리!"

-_-얼떨결에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보니.

우리들 앞에 거울이 있다..

잠시 멍하니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다가..

 "쿡.."

 "킥킥..."

우리는 양팔을 하늘로 치켜든 자세로..

한참을 웃었다..

그건 그렇고..

그 날 그 애는 

모친에게..

다리 몽뎅이가 부러지도록 맞았다고 한다-_-;;


잡담분류

마지막 편집일: 2003-12-19 7:36 a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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