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횡설수설/귀차니즘의황제

마지막으로 [b]

1 번째 수정본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47310번
 제  목:귀차니즘의 황제.                                             읽음:644  
 올린이:kyi1001 (강유일  )   작성:03/03/09 01:26       추천:03/03/0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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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이었습니다.

타고나서 한 두 정거장쯤 지났을까..

웬 남자가 버스를 타더군요.

그의 용모는 상당히 시선을 꽃게 만드는 묘한 얼굴이었습니다.

뭔가 보여줄듯한. 심상치 않은 남자였습니다.

그는 잠바에 손을 넣고 있는채로

천천히 버스카드를 찍는 기계 앞에 섰습니다.

이윽고 무릎을 굽히더니 왼쪽가슴으로 그 기계를 턱턱 쳤습니다 -_-

삐~~익!! -_-

아마도 가슴에 지갑을 넣어놓은듯 했습니다.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엉덩이를 들이댔다는 사람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이건 좀더 심했습니다. 그는 단지 손 빼는게 엄청 싫은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약간의 사고가 생겼습니다.

무릎을 굽혀서 카드를 찍다가 턱이 기계에 찍힌것입니다.

버스안에 타고있던 저 이외의 3명은 저도모르게 풋. 하고 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는 별로 당황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제 대각선 자리에 털썩 앉았습니다.

당연히 이쯤되면. 그를 주시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는 다소 빨개진 턱을... "씨X"라고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여전히 손은 빼지 않은채 옷깃에 비벼대었습니다.

정말 손 빼는걸 싫어하는구나... 혹시 사고가 난 사람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섯불리 웃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옷깃에 그가 턱을 비벼대는 그 찰나. 전화가 왔습니다.

그는 좀 당황한 표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전화를 받으려면 손을 빼야겠지 생각을 했지요.

그는 잠바에서 천천히 손을 뺐습니다. 오른손에는 전화기가 쥐어져있더군요

주머니속에서 아마 들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발신자를 확인하는것 같던 그는. 아무말없이 종료버튼을 누르는듯 하더군요 -_-

분위기가 싸... 하는걸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는 다시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었습니다.

난 문득 그가 내릴때 과연 어떻게 할지 궁금해졌습니다.

벨을 누르려면 결국 손을 빼야 할텐데.

다행히도 그는 제가 내리기 전에 먼저 내릴 채비를 하더군요.

어떻게 할까. 그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벨좀 눌러주쇼."

그의 다소 오만한 말투는 미처 정신을 차릴틈도 없이 복종하게 만들었습니다 -_-

제자리 옆에 있던 벨을 눌러준뒤.

"저기.. 왜 직접 안누르셨어요?"

여기서 제가 생각했던 대답은 두가지였습니다.

1. "추우니까 그렇지!"

2. "손빼기가 귀찮수다. -_-"

하지만 그는 안타깝게도 저보다 한수위였습니다.

"귀찮게 말걸지 마쇼. -_-"
 

        아~아~여기는 니노미야 아미. 들리나요? 지금은 8월 25일 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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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분류

이 수정본 편집일: 2003-3-9 10:41 a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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