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번째 수정본
나우누리 유머란에서 펌. 읽어보니 원문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은데 (아마도 키노?)...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49230번
제 목:The End of the Matrix 읽음:2291
올린이:olorin (김도연 ) 작성:03/05/27 03:03 추천:03/05/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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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레볼루션즈'의 마지막!
에이전트 스미스와 최후의 대결!
그 때 갑자기, 스미스는 의외의 한마디를 던진다.
"미스터 앤더슨. 나는 자네를 만나기 위해 태어난 건지도 몰라."
당황하던 니오. 결국 격투 끝에 스미스 사망.
"흑흑, 내가 스미스를 죽였어..."
니오는 방황하며 자이언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고민한다.
.
.
.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
잠을 깨는 니오.
앗, 모든게 꿈이었다는 말인가!
밤새 온라인 게임을 했는지 채팅을 했는지 컴퓨터 책상 앞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자고 있었
다. 전화를 받는다.
"지금 몇시인데 아직도 출근 안해?!"
트리니티의 전화. 시계를 본다. 헉. 10시다.
벌써 지각 연짱 3일째. 이러다가 진짜 짤리는 거 아닐까?
"넌 짤리지 않아."
무슨 수로?
"내가, 지켜줄테니까."
아.. 트리니티. 말이라도 고맙다. 그치만 자기야, 너도 퇴직 1순위라는 걸 알아야지.
코트 하나만 걸치고 총알처럼 달려간다. 회사로 달려가는데 너무 빠르게 달리니까 뒤에
바람이 일어난다. 폼나네.
회사 도착. 고개를 푹 수그리고 사무실 출근.
앗! 인사과 하이에나 스미스랑 그 떨거지들이다! 걸리면 당장 감봉. 근데 인사과 인간들
은 어떻게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냐. 면접볼 때 얼굴로 뽑나?
그때 마침 울리는 전화. "니오, 거기서 고개를 숙이고 곧장 직진하게나"
역시 우리 대머리 팀장뿐이다. 팀장의 가이드로 절묘하게 피해서 오늘도 지각출근 성공.
그치만 빌딩 밖으로 나가서 창문으로 들어오면 걸릴 일 없다는 제안은 오바다. 팀장은 나
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스파이더맨?
사무실 입성. 직원들이 나는 이제 포기하고 팀장을 째려본다. 3일 연짱 지각이면 짤릴법
도 한데 팀장은 여전히 니오를 보고 씩 웃을 뿐. 팀장이 항상 하는 말은, "우리 회사에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여 부도를 막을 이는 단 한사람, 니오 뿐."이란다.
당연히 개발팀원들은 안믿음. 팀장은 미친게 틀림없어. 내가 만든게 작년의 그 수퍼맨 게
임이랑 쿵후 게임 밖에 더 있냐. 팀장 옛날 애인이라는 그 비서실 빨간 가죽옷 아줌마 없
었으면 벌써 짤렸다. 나 하나 믿고 큰소리라니, 불쌍한 우리 팀장. 팀장님 미안해. -_-;
트리니티는 외근나갔다. 사무실 열쇠 고장났다고 열쇠공 아저씨 모셔온단다. 점심시간
다 됐는데?
"점심시간까지는 10분. 1분당 한블럭을 이동해야하는 건가. 훗, 금방 출근한 사람한테 이
런 걸 시키다니, 팀장님도 너무하네."
팀장한테 물어봤더니 시킨 적 없단다. 부르릉 소리가 나서 아래층을 보니 오토바이로 다
녀온 모양. 역시 오토바이 자랑하려는 거였어. 자기 멋쟁이. 열쇠 수리 아저씨는 트리니
티를 꼭 붙잡고 뒤에 매달려있다. 벌벌 떨고 있다. 불쌍한 노친네. 죽을까봐 무서웠을꺼
야. 내 애인이지만 쟤는 오토바이 운전 정말 살벌하게 한다. 저 오토바이 때문에 도로에
서 뒤집힌 자동차가 수십대는 될껄.
조용히 넘어갈 리 없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회장한테 불려나가다. 회장이 평사원 부르는
걸 보니 내가 사고를 자주 치기는 자주 쳤나보다.
오오.. 회사 들어와서 회장 얼굴은 처음본다. 생각보다 할아버지네. 회장실 벽의 폼나는
멀티비전에서는 회사 곳곳의 감시카메라 화면들이 나온다. 내 저럴줄 알았어. 나 지금 핸
드폰에 달린 디카로 다 찍고 있다. 나중에 프라이버시 침해로 고소해야지.
아.. 회장은 말을 정말 따발총처럼 늘어놓는다. 자기가 지금까지 회사 개편을 몇번 했
네, 개발부들은 맨날 오류만 만드는 떨거지 퇴출 1순위들이네, 자기가 지금까지 직접 짜
른 놈들이 총 5명이네, 기타등등 기타등등.
"그럼 개발부는 왜 있는 거에요?"
씩 웃더니 한마디.
"그것을 위한 개발부이다."
아아.. 회장님, 재미없어.
온갖 애매한 말로 내 머리를 휘저어놓더니만, 회장실에 달린 문 두개중 하나를 선택하란
다. 저쪽문이 화재비상구인 거 모를줄알고? 그냥 간단하게 이길로 회사 때려치라고 그래
라. 뭘 그렇게 배배 꼬아서 말하냐.
당연히 나는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나간다. 나도 웬만하면 때려치겠는데 다음달 월급까지
는 받아야 트리니티 카드값 막아줄 수 있다. 트리니티가 카드빛 못갚으면 빌딩에서 떨어
져 죽는다고 그랬다. 그러길래 누가 그 가죽옷 사랬나.
"사장님 또 뵐 일 없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회장이다. -_-; 나도 너 안봐."
그만좀 갈궈라. 그나저나 무지하게 복잡한 용어 써가면서 말하는 거 들어보니, 어디서 철
학공부 좀 했나보네. 다음에 또 볼 일 있을지 모르니 대비를 해야지. 내일부터 키노 정기
구독 해야겠다.
후회된다. 저번에 오라클 한국지사에서 온 헤드헌터라는 그 아줌마 말을 들을 걸 그랬다.
그 아줌마가 나보고 귀엽게 생겼다면서 사탕이랑 쿠키로 꼬실때 갈껄.
그래도 오라클은 외국계 회사잖어. 주 5일 근무면 트리니티랑 주말마다 나이트 한 건 더
뛸 수 있는데. 흑흑..
근데 소문에 의하면 그 아줌마가 우리 회장 돈 떼먹고 도망간 옛날애인이었다는데, 사실
일까. 본래 그 아줌마도 우리 회사 창업 멤버였단다. 그러니까 애인한테 잘 할 것이지.
오늘밤도 나이트에서 팀 단합대회. 트리니티와 광란의 밤을 보내다. 나이트에서 잘 노는
데 어느 양아치가 트리니티를 건드리려다 죽을 뻔했다.
"손만 대봐, 그 손으로 다시는 아무것도 못만지게 해주마"
흑흑, 우리 애인이지만 트리니티 무서워.
팀장은 스테이지 올라가더니 웃통벗고 뭐라고 막 외치고 있다. 사람들이 환호하는 걸 보
니 또 카드 긁어서 골든벨 쏘나보다. 저러다가 파산하지, 암.
트리니티랑 춤추다가 또 필 받았다. 광란의 춤을 춰댄다. 주위의 팀원들 다들 한마디씩.
"니오씨 설마 폭주인가."
"구속이 풀어졌군요."
"추하군."
3차로 단란주점을 갔다. 이집 마담은 오늘도 나를 꼬신다. 키스 한 번만 해주면 외상값
다 변제해준다나. 잘생긴 건 알아가지고. 그치만 저러다가 트리니티한테 죽을꺼다. 근데
마담은 맨날 비닐 옷만 입고 있다. 덥지도 않나.
마담 남편은 프랑스에서 하던 사업 망하고 놀고 있다는데, 맨날 양아치들 데리고 다니면
서 시비다. 저번에는 나한테 대고 불어로 막 뭐라고 하더라. 욕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불
어사전 사서 확인해보고 따져야지. 욕이면 넌 죽었다.
양아치들 재수없다. 특히 레게 파마 하고 다니는 저 면도날 브라더스 두명은 정말 걸리
적 거린다. 니네 그 면도날 가지고 다니는 거 경찰한테 걸리면 죽었다. 뭐라고 변명할 건
데? 이발소 직원? 소문에는 팀장이 계산안하고 튀었다가 쟤들한테 진짜 죽을뻔했단다. 고
속도로까지 따라오는데, 결국 차를 버리고 논두렁으로 도망가서 아침까지 숨어있었다나.
그런짓을 하니까 그 동네 형사들한테 끌려가서 심문을 당하지. 나라도 수상한 놈인줄 알
겠다.
집에 와서 또 채팅이다. 아.. 역시 채팅의 세계에는 현실 세계에 없는 무언가가 있다..
새벽 3시경에 퀸카 하나한테 작업 들어가고 있는데, 알고보니 트리니티였다. 전화로 무지
하게 욕먹었다.
"너도 전에 이러다 한 번 걸렸잖어!"
결국 서로 비긴 셈이네. 서로 더이상 언급 안하기로 합의하고 싸움을 끝낸다. 자기 사랑
해.
.
.
.
"그래, 이런 세상도 있을 수 있는 거야!"
"오라클님 감사합니다. 설계자님 고마워요."
매트릭스가 "쨍"하고 갈라지는 장면과 함께 영화 종료. 관객들 절망. -_-;
그리고 2010년 쯤 매트릭스 극장판 "에이전트 신생"과 "The End of the Matrix" 개봉.
"에이전트 신생"의 전반부는 극장판 1,2,3편의 총집편으로 때움.
(새로운 그래픽 시퀀스 수록. 주름살 완전 제거된 버전의 트리니티와 페르세포네 장면 추
가라든가.. -_-;)
물론 "The End of the Matrix"의 마지막 장면은 허허벌판으로 재부팅 된 매트릭스에 나란
히 누워있는 니오와 트리니티의 모습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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