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횡설수설/11월3일이무슨날인지아십니까

마지막으로 [b]

3 번째 수정본
 『우스개 게시판-100명을 웃긴 베스트 유머 (go HUMOR)』 43224번
 제  목:★11월 3일이 무슨날인지 아십니까?★                          읽음:1510 
 올린이:무제세상(성창현  )   작성:02/11/03 00:21       추천:02/11/03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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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변함없이 아침에 학교를 갔습니다.

 저희 담임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평판이 좋으시죠.

 왜냐구요? 뻔하죠머 

 애들을 잘 이해해주시고, 청소안한다구 모라구 안하시구

 시험을 전교에서 꼴지를 해도 뭐라고 안하시고...

 그래서 저희는 이런 우리 담임선생님을 친구처럼 대하고 지냈었죠.

 그런데 학기초가 지나다 보니까... 

 따른반 선생님들은 반강압으로 야자를 시키고 하는데 

 우리반은 늘 남아봤자 고정맴버 5명.. 이런수준이었죠...

 애들이 선생님을 만만하게 보기 시작한것입니다.

 아침에 원래 7시 40분등교인데 조례가 시작하는 9시가 다되서 오고

 이런식으로.. 우리반 아이들은 흐트러져 갔습니다.

 선생님도 이거에 적응이 되셨고, 뭐라고 소리 한번 지른적 없으셨죠.

 그런데... 저역시도 오늘 지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늦은 시간에 버스에서 내려서 오는데 저 육교위에서

 선생님께서 봉다리 하나를 들고 내려 오시더라구요.

 저는 지각한거때매 혼날꺼같아서 부랴부랴 교실로 뛰어 들어갔고,

 다행이 저를 못보신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침 조례시간...

 선생님께서는 그 봉다리를 가지고 들어오셨고

 반 아이들이 다 왔나 체크하시더니 그 봉다리에서 꽃을 한송이씩..

 정성스럽게 포장된 꽃을 한송이씩 건내주셨습니다.

 저희는 생각했었죠

 '아우... 이거 가지고 3학년 시험 잘보라구 주는건가?'

 '에씨 귀차나 ;; 여자믄 주는데 -_-+ 남자반이자나~ 아 실타 -_-'

 이렇게 애들하구 수근거리고 있는데 

 꽃을 다 나눠주신 선생님께서는 이번엔 프린트되어있는 A4용지 2장씩을

 나눠주셨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본 순간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고,

 순간 가슴이 찡한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A4용지의 내용---------------------------

 먼저 축하합니다.
 내일은 여러분의 날이군요.
 무슨날인지 모르는 여러분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11월 3일은 학생의 날이랍니다.
 함께 기뻐하고 싶고 또 뭔가 함께 나누고 싶은데 고민하다가
 그래도 여러분들의 날을 맞아 나도 뭔가 작은 선물이라도 하고 싶어서
 장미꽃 한송이와 여러분께 편지를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이라고 부족하고 모자란 선생에게 축하를 해주고
 꽃에다 선물까지 건네주던 여러분들에게 늘 빚으로 생각해왔고
 여러분들의 생일날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무튼 이 하잘것 없는 선물이 여러분들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안겨준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지난 몇개월동안 여러분과 지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분들의 가정, 학교생활, 친구관계, 성적 등등....
 그리고 담임과는 잘 지내고 있는 것인지...
 담임은 오늘 여러분들에게 몇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고 슬枯윱求?

 선량하면서도 나약하지않고
 날카로운 이성으로 생각할줄 알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으며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서도
 결코 자만하거나 오만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매일매일 여러분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하고 
 끊임없이 가꾸어 가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은 누구보다 자랑스런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니까요

 불행하고, 안타깝고, 부끄럽고, 고통 많았던 우리의 근대, 현대 역사를 보면
 여러분 학생들만큼 사회적 정의와 민족의 운명을 위해
 그리고 자유와 민주를 위해 용기있게 행동한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어른들이 지키지 못하고 빼앗긴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서
 독재에 항거하여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학생들은 언제나 제일 먼저 나섰지요.
 누구보다 순수하고 용기있었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진보와 사회의 발전은 바로 이런 순수한 열정과 용기에서 나오는 것인데
 바로 여러분들이 이런 자랑스런 전통을 가지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결코 우리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보호 대상만이 아닙니다.
 스스로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으로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여러분들 삶의 당당한 주인공입니다.
 아니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만큼 여러분의 날인 오늘 학생의 날은
 여러분들이 좀 의젓하게 보내야 합니다.
 선배 학생들의 자랑스런 전통과 뜻을 되새겨 보면서
 스스로 더욱 멋있는 학생이 되도록 다짐도 하고
 친구들과 더불어 여러분의 날을 보다 의미있게 보내야 하겠습니다.
 그게 여러분의 날인 '학생의 날'을 보다 뜻있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 어울리는 시 3편을 들려 드립니다.

 1. 내가 지금보다 어렸을적엔... - 백창우
 2.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 백창우
 3. 너희들에게... - 조재도


 때론 고단하고 힘든 학교 생활에 뭔가 꽉 막힌 것 같은 답답함에 짓눌려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여러분들의 안쓰런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철딱서니 없이 굴거나
 아무 생각도 없이 경박하게 자신을 마구 내팽계치는 
 여러분들의 일그러진 모습들을 볼때도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무튼 나도 이렇게 여러분 날을 맞아 축하해 줄 수 있어서
 참 기분이 좋기 기쁩니다.
 그럼 늘 건강하고 아름답고 멋진 여러분이 되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이 담임의 말을 도종환 선생님의 시로 대신할까 합니다.

                                   2002년 11월 2일
                                  못난 담임  한 상 현


                             스승의 기도
                                           도종환
 날려 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요.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
 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 주십시요.
 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 
 아이들이 저희를 뜨거운 가슴으로 믿고 따르며
 당신께서 저희에게 그러하듯
 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요.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저희가 있을 수 있듯
 저희가 있음으로해서 
 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요.
 힘차게 나는 날개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아이가 될 때까지
 저희를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요.
 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얘들아 사랑한다..!!


 ---------------------------여기까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몇일전에 선생님 부인되시는분께서 아이를 낳으셨는데도

 저희는 조그마한 선물 하나 해드리지 못했던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런 존경스런 선생님 아래서 배우면서 고작 이거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

 마지막으로 한번...

                            선생님 사랑합니다..!! 저희두요..!!
                                             무척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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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정본 편집일: 2002-11-24 10:00 pm (변경사항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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